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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재리뷰(에세이/한국문화/한국사)
우리 사회에 만연한 반지성주의를 비판하다! | 여중재리뷰(에세이/한국문화/한국사) 2021-11-30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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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반지성 주의보

현병호 저
씽크스마트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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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적 존재로서의 인간을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주변 상황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가졌다는 것이라고 하겠다. 이와 달리 자신의 생각만을 고집하고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모습을 일컬어 반지성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신념을 품고 살아가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고 하겠지만, 때로는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믿음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행동은 다른 사람들에게는 정신적 폭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오늘날 세계에는 반지성주의라는 유령이 배회하고 있다.’라고 단언하고 있다.

 

아울러 반지성주의는 최근에 새롭게 나타난 현상이 아니라, 인류의 역사에서 오랜 역사적 배경을 지니고 있었음을 강조한다. 진시황에 의해 자행된 분서갱유(焚書坑儒)’도 하나의 예로 거론되고 있으며, 서구에서 주류 신앙과 배치되는 지식에 대한 거부감을 다른 사례로 거론하기도 한다. 20세기 들어 대학살로 진행되었던 반유대주의의 광기도 반지성주의가 낳은 비극적 산물이라고 할 수 있으며, 21세기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당선은 그러한 현상의 정점에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나아가 최근 가짜뉴스가 양산되고, 인터넷과 SNS를 통해 교묘하게 정보를 왜곡해서 퍼뜨리는 움직임 역시 반지성주의의 현재진행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권력화한 지식은 주먹보다 더 폭력적일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우리 사회에 만연해있는 반지성주의의 실체를 정확히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단언한다. 저자 자신이 한때 자연주의에 경도되어 병원을 찾는 대신 민간요법으로 병을 다스리려고 애를 썼던 사실을 고백한다. 물론 기존의 문명을 대신하여 자연주의로 회귀하는 것은 반문명주의이지만, 그것을 맹신하고 음모론으로 설명하는 자세는 반지성주의라고 설명한다. 나 역시 대안은 일상적 삶에 적응하지 못핳 때 택하는 하나의 대안일 뿐이지, 그것이 모든 사람의 삶의 형태를 지배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현재 우리 사회에 만연해있는 반지성주의적 현상을 소개하면서, 이 책을 코로나 펜데믹과 인포데믹 현상이 횡행하는 시대에 곳곳에 들어서고 있는 반지성주의의 거미줄을 걷어내는 데 힘을 보태기 위한 작은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일단 목차만 보더라도 저자가 강조하고 있는 바를 이해할 수 있는데, 머리말으 제목을 반지성주의의 거미줄을 걷어내는 일이라고 제시하고 있다. ‘들어가는 이야기에서는 지금 아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이라는 제목으로, 자연주의에 빠져 살았던 자신의 과거의 경험을 소개하고 있다. 나아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 혼자만의 공부가 아닌 함께 공부해야 하는 까닭을 설득력 있게 설명하기도 한다.

 

코로나와 반지성주의백신괴담, 누가 이익을 얻는가라는 글에서는 사람들의 불안을 자극하여 그릇된 정보를 유통시키고, 그 와중에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행태가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먹거리를 둘러싼 논란들에서는 음식과 영양 성분에 민감한 현대인들에게 사소한 효과를 부풀려 경제적 이익을 취하는 세력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강조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대안의 함정을 경계하며살아야 함을 역설하면서, ‘사이비, 비슷하지만 아닌것들을 정확히 판단하는 통찰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한때 길거리의 사람들을 유혹했던 도를 아십니까?’라는 질문을 상기시키며, ‘도통과 소통 사이라는 항목에서는 다른 이들과의 활발한 소통을 통해서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마지막 항목에서는 교육계에 파고드는 유사과학의 실태를 지적하고 있는데, 이른바 창조과학이라는 신앙과 뇌과학그리고 민족주의에 편승한 유사역사학이 지닌 문제들을 지적하고 있다. ‘사이비들의 속임수가 통하는 것은 속을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라는 저자의 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하겠으며, 저자는 그래서 누가 이익을 보는가라는 질문을 던져보면 그러한 현상의 배후에 있는 진실을 엿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어쩌면 반지성주의의 이면에는 특정 정보를 일방적으로 믿고자 하는 맹신이 자리를 잡고 있다고 여겨진다. 이제 우리 안의 반지성주의를 경계하며’, 각자가 주어진 상황을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자세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차니)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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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 부재의 교육 현장과 현실에 대해 진단하다! | 여중재리뷰(에세이/한국문화/한국사) 2021-11-10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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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변방의 사색

이계삼 저
꾸리에북스 | 2011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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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교단을 떠난 저자가 고등학교 교사이던 시절에 낸 책이다. ‘희망은 우리 스스로의 영토를 넓혀가는 길밖에 없다.’라는 부제에 걸맞게, 저자는 이후 안정적인 직업이었던 교사를 그만두고 밀양송전탑 반대 투쟁을 하던 단체에서 사무국장으로서 활발하게 활동을 했다. 끝내 밀양에 송전탑이 세워지고, 그 이후 그로 인해서 마을 공동체가 파괴되는 모습을 고통스럽게 지켜보던 경험을 주위 사람들에게 토해내곤 했다. 한동안의 침잠기를 거쳐 얼마 전에는 다시 공부를 시작하겠다고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아직 교사로 재직하던 시절에 쓰여진 이 책의 글들은 우리 교육 현장의 상황에 대한 저자의 치열한 고민들이 담겨있다. 스스로 비관주의에 가까운 인간임을 자처하면서 글 쓰는 일이 힘겹다는 고백과 함께, ‘글쓰기로써 세상을 바꾸려 했던 분들의 닮기 위해 끊임없이 글을 쓰고 있음을 토로하고 있다. 이 책에는 교사로서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과 만나면서 느꼈던 고민들이 한 축을 이루고 있지만, 세상의 불합리한 상황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제시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지금은 집권 당시의 범죄로 인해서 감옥에 갇힌 이명박 전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걸었던 공약에 대해서 반론을 제시하는 시골 교사가 이명박에게라는 글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교육 현장의 문제점들을 적실하게 짚어내는 글이라고 여겨진다.

 

부조리한 현실에 대해 비판하면서 합리적으로 개선하려는 노력에 대해서 좌파 포퓰리즘운운하면서 딱지를 붙이던 당시의 세태에 대한 지적은 지금도 유효한 내용이라고 여겨진다. 이 책을 읽으면서 글쓰기의 어려움을 토로하면서도, ‘글 속에서 나 자신을 몽땅 드러내야 하고, 세상 앞에서 같지도 않은 웅변을 해야 한다는 저자의 마음만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저자는 스스로의 위치를 변방이라 표현하고 있지만, 그의 깊은 사색은 이 시대의 핵심적인 고민들을 담아내고 있다고 생각된다. 새로운 공부를 시작한 저자가 다시 오랫동안 묵혔던 사색의 결과물을 세상에 내어놓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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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사의 흐름을 이야기 형식으로 소개하다! | 여중재리뷰(에세이/한국문화/한국사) 2021-11-04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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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이야기 한국역사 1

이야기한국역사편집위원회 편
풀빛 | 1997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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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출판사에서 기획한 한국사 시리즈 가운데 첫 번째 권으로, ‘초기 국가의 형성과 삼국의 발전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모든 역사가 그렇듯이, 고대의 역사는 당시의 기록이 그리 많지 않기에 고고학적 증거에 의해 추론되어 서술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책 역시 역사의 여명이라는 제목으로 시작되는, 첫 번째 항목은 지구의 탄생으로부터 신석기 시대의 모습을 일반 이론에 맞추어 기술하고 있다. 미세한 시대 구분으로는 제대로 조망할 수조차 없는 거대 역사의 흐름을 지구의 탄생인류의 첫 걸음그리고 이어지는 신석기 시대라는 소제목들로 정리하고 있다. 이러한 선사시대의 역사는 비단 한국사가 아니더라도, 어느 나라의 역사에서든 공통적으로 기술될 수 있는 내용이라고 하겠다.

 

책의 제목에 걸맞게 한국역사의 특징이 드러나는 부분은 바로 두 번째 항목으로, 한민족 역사의 시작이라는 제목으로 서술되어 있다. 여기에서는 한반도에서 발견된 다양한 고고학적 증거들을 바탕으로 선사시대의 삶의 모습들을 추적하고, 당시에 촌락을 이루어 살던 모습을 유추하여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 민족의 신화인 단군신화의 내용을 바탕으로 최초의 국가인 고조선이 건국된 내력과 이후 국가의 향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록들을 바탕으로 이야기 형식으로 정리하였다.

 

세 번째 항목인 초기 국가의 성장에서는 부여의 건국과 그로부터 파생된 고구려의 건국 등이 동명왕신화와 기타 기록들을 바탕으로 서술되고 있다. ‘고대 삼국의 성립이라는 제목의 네 번째 항목은 주몽이 부여를 탈출하여 남쪽으로 내려와 고구려를 건국하고 비류와 온조에 의해 백제가 건국되는 과정, 그리고 박혁거세의 탄생에 얽힌 신라의 건국 과정 등이 상세히 거론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삼국의 주요한 역사적 사건이 <삼국사기>를 비롯한 다양한 역사서의 기록을 바탕으로 신라를 중심으로 서술되고 있다.

 

마지막 항목에서는 고구려와 백제의 발전이라는 제목으로 두 나라의 역사와 주요 사건들을 기술하고, 그 의미에 대해서도 밝혀놓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의 고대사를 연대기적 나열이 아닌 이야기 형식으로 정리함으로써, 역사에 대해서 알고자 하는 어린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함께 읽어도 좋게끔 쉬우면서도 풍부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여겨졌다. 특히 고대사는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역사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우리의 근본적인 뿌리를 이해하는데 중요하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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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가치를 생각하다! | 여중재리뷰(에세이/한국문화/한국사) 2021-11-02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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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춤추는 평화

홍순관 저
탐 | 2012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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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오랫동안 가수로 활동하면셔, 일본군 성노예로 끌려갔던 할머니들을 위해 여전히 노래와 공연을 하고 있다. 평화박물관을 건립하기 위해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1백회가 넘는 모금 공연을 했다고 하는데, 이 책은 저자 자신의 평화에 대한 생각을 펼쳐놓은 에세이집이다. 10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우리의 삶과 평화의 중요성에 대해 서술하면서, 그들이 각종 기계경쟁에서 벗어나 자연과 놀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글 속에 담아내고 있다. 그래서 딱딱한 문어체가 아닌, 자연스런 구어체를 택해서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저자 자신의 이야기들과 상상력을 풀어놓고 있지만, 전쟁과 갈등이 아닌 평화의 미래를 가꾸어 나갈 수 있는 절실한 마음을 담아냈다고 밝히고 있다. 어렵지 않고 쉽게 읽힐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으로 다가왔으며, 책을 읽는 동안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사람으로서의 섬세한 감정의 결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모두 5개의 항목으로 구성된 소제목을 통해서, 저자가 밝히고자 한 의도를 엿볼 수가 있을 것이다.

 

평화가 숨쉬고 있어라는 제목의 첫 번째 항목에서는 8개의 글이 수록되어 있는데, 나에게는 특히 유씨 아저씨의 명언이라는 내용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저자 자신과 오랫동안 교류를 했던 미장이 유씨 아저씨의 일화를 담고 있는데, 평창동에서 용인까지 먼 길을 왔지만 비가 와서 일을 하지 못하게 되자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고 한다. ‘하나님도 말리시는 일을 우리가 어떻게 해유~?’ 일당을 받고 일하는 입장에서 새벽부터 움직여서 일하러 왔는데, 하루를 공친다는 것이 속상한 상황이었을 것이라 여겨진다. 하지만 이런 대답을 남긴 유씨 아저씨의 대답을 통해서 저자는 그의 삶이 얼마나 평화로운가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굳이 이러한 에피소드를 소개하는 것은 아마도 평화가 자신의 삶의 조건을 거스르지 않고 살아가는 자세임을 강조하려는 의도라고 이해되었다.

 

이어지는 내 것이 아니어서 평화!’나로부터 평화를 시작해등의 항목에서는, 서예를 하셨던 아버지와의 일화나 쌀 한 톨의 무게에 담긴 노동의 의미를 되새기는 자신의 노래 가사를 소개하기도 한다. ‘역사 앞에서 평화를 만들어라는 네 번째 항목에서는 평화박물관 건립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곳곳을 누볐던 사연들이 담겨있기도 하다. 그리고 들어봐, 평화의 상상을...’이라는 마지막 항목을 통해, 평화는 자유로운 상상을 통해서 꿈꾸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서 자신의 노래를 직접 만들고 노래하는 사람으로서의 마음을 충분히 드러내고 있다고 여겨졌다. 단지 추상적인 표현으로서의 평화가 아니라, 독자들 스스로 욕심경쟁에서 벗어나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기를 바라는 저자의 의도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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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가치를 생각하며 사는 삶의 자세! | 여중재리뷰(에세이/한국문화/한국사) 2021-11-01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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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개인주의자 선언

문유석 저
문학동네 | 2015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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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속한 집단의 가치보다는 개인의 삶과 행복을 추구하는 것에 더 큰 의의를 두는 자세를 일컬어 개인주의라고 할 수 있다. 오랫동안 국가나 공동체의 가치를 앞세웠던 탓에 우리 사회에서는 개인주의를 마치 이기주의의 다른 이름인 것처럼 인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개인주의는 다른 사람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이기주의와는 명백히 다르다. 개인주의자들은 비록 개인의 삶을 중심에 두고 살아가지만, 그것을 위해서 공동체와 다른 사람의 삶을 무시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스스로 개인주의자로 자처하는 저자의 생각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어쩌면 나 자신도 개인주의자에 가깝다고 생각하지만, 필요하다면 내 개인의 이익보다는 공동체의 대의에 공감하며 행동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판사 문유석의 일상 유감이란 부제에서 보듯이, 저자는 판사라는 직업과 개인의 삶을 조화롭게 영위하기 위해서 나름의 철학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이해되었다. 저자는 프롤로그를 통해서 자신이 사람들을 뜨겁게 좋아하는 편이 아니, 오히려 인간 혐오증이 있다고까지 할 수 있다고 고백한다.

 

집단주의 성향이 강한 한국 사회에서 투사가 되기 싫으면 연기자라도 되어야 하는현실을 일찍부터 체득하고, 간혹 타인들이 원하는 연기를 잠시 해주면 내 자유가 더 확보된다는것을 진즉 깨우친 결과라고 설명한다. 실상 오늘도 언론매체에서 떠들어대는 각종 논란에 휩쓸리면서, 그것이 마치 자신의 생각과 가치인양 떠들어대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런 이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거창한 대의에 대한 울분만 가득 차 있지, 자신의 주체적인 관점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오히려 철저히 개인주의자가 되어 자신의 관점을 정립한 후에, 우리 사회의 폐해를 고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따지고 행동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자 역시 자신이 철저한 개인주의자이기 때문에 나와 아무 상관없어도 타인들이 고통을 당하는 옆에서 나 혼자 행복한 일상을 누린다는 것이 얼마나 죄스럽고 마음 무거운 일인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고 밝히고 있다. 즉 나라는 개인의 삶과 가치가 중요하듯 다른 이들 한 사람마다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하겠다. 공동체의 가치를 추구하는 이들에게 사회를 구성하는 개인들의 처지는 별로 중요하게 취급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공동체를 위해서 개인이 희생되어야 한다는 무지막지한 논리가 횡행하기도 하는 것이다. 개인주의자의 시선으로 볼 때 공동체를 구성하는 개인의 가치를 존중할 뿐만이 아니라, 공동체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 관점이 확립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저자가 일상을 영위하면서 느꼈던 바를 에세이 형식으로 풀어놓은 이 책은 모두 3개의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는 만국의 개인주의자여 싫은 건 싫다고 말하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주체적인 삶을 강조하는 글들이 수록되어 있다. 저자는 세상은 완고하고 인간은 제각기 어리석기 때문에, ‘의미를 따지지 말고 자기만족이든 뭐든 마음이 가는 대로 자유롭게 움직여야한다고 강조한다. 물론 그러한 개인의 자유로움이 타인의 삶을 방해하거나 피해를 까치지 말아야 한다는 전제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하여 최근 우리 사회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갑질이라는 것도 결국 수직적 가치관의 사회에서 쥐꼬리만한 권력이라도 있으면 그걸 이용해 상에 대한 자신의 우위를 확인하려는작태에 불과하다고 단언한다. 이것인 타인에 대한 관용 부족으로 이어져 약자 혐오와 위악적인 공격성을 야기하고, 나아가 약자는 자기보다 더 약자를 찾아내기 위해 필사적으로 행동하여 그 결과로 결국 갑질의 재생산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타인의 발견이라는 제목의 2부에서는 개인주의자로 살아오면서, 우리 사회 곳곳에 존재하는 사회적 약자들의 처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는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최근 젊은 세대들 사이에 공정이라는 문제가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주요한 화두로 등장하고 있는데, 그것이 과정의 공정만 문제를 삼고 있지 애초 개인이 발딛고 있는 출발선의 불평등한 현실에 대해서는 그리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어린 시절부터 과도한 입시 경재, 취업 경쟁에 내몰려야 했던 젊은이들이 노력의 결과가 정당한 평가를 받기를 원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으나, 그것인 결국 배타주의 성향으로 발현되어 결과만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소확행)을 찾고자 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으며, 우리 주위의 소수자들에게 관심을 기울이면서 타인과의 비교에 집착하지 않고 살아가는 이들이 존재하는 현실에 위안을 표명하기도 한다.

 

저자에게 7년 전의 세월호는 자신의 삶의 가치를 송두리째 흔들리게 했던 충격적인 사건으로 다가왔던 것으로 이해된다. 나 역시 그 이후 가만히 있으라!’는 기성세대의 말을 따르며 희생되었던 이들로 인해서, 공동체의 대의보다는 내 주위의 사람들에게 애정을 쏟으면서 개인주의적 가치의 소중함을 발견하게 되었다. 더욱이 선실에 갇혀 이유도 노른채 죽어갓던 이들이 왜 그렇게 되었는지 이유라도 알려고 투쟁했던 유가족들 앞에서 '폭식투쟁'을 하고, 당시 정권에서는 공권력을 이용하여 갖은 방법으로 사찰과 미행을 진행했다는 사실이 적나라하게 밝혀지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 분노를 표하고 나아가 우리 주변에 살아가는 사회적 소수자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으며, 그들과 더불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이해되었다.

 

마지막 3부는 세상의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기라는 제목으로, ‘정답 없는 세상에서 획일적인 정답 찾기에 혈안이 된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하나하나 짚어보고 있다. ‘내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면서 다른 사람의 티눈만을 비난하는 작금의 세태에 대한 따끔한 질책이라고 하겠다.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우연히 들렀던 단원고등학교 2학년 418번 빈하용 전시회를 방문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그림을 좋아했던 친구가 수학여행을 떠나 더 이상 이 세상에서는 그림을 그리지 못하게된 현실을 소개하고 있다. 그 시절 딱 그 이이들만한 나이의 아들이 있었기에, ‘세월호유족들에게 가했던 당시 정권의 폭력과 그에 부화뇌동했던 이들의 만행을 지금까지도 그리고 앞으로도 결코 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 하나하나는 이 험한 세상에서 자기 아이를 지킬 수 있을 만큼 강하지 못하기에, ’우리는 서로의 아이를 지켜주어야하며 그것이 바로 내 아이를 지키기 위한 방법이라는 저자의 생각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개인주의자는 결코 자기만을 생각하는 이기주의자와는 다르며, 오히려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만들어나가면서 주위 사람들과 공존하는 방법을 찾는 이들이라고 하겠다. 이 책을 통해서 개인주의의 개념을 곱씹어 볼 수 있었고,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자세의 소중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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