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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재리뷰(교육/여성학)
교육 현장이 바뀌기 위해서는 학부모들의 의식이 변해야만 한다! | 여중재리뷰(교육/여성학) 2020-12-04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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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포노 사피엔스 학교의 탄생

최승복 저
공명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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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노사피엔스란 전화기를 뜻하는 (phone)’과 인간이란 의미의 사피엔스(sapience)라는 말의 합성어일 것이다. 왜 저자가 그런 제목을 붙였는지에 대해서는, '스마트폰 종족을 위한 새로운 학교가 온다'란 부제가 충분히 설명해주고 있다고 하겠다. 그리고 책의 제목과 부제 만으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 교육부 공무원으로 지내면서 현재 한국 교육의 문제점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으며, 대학 현장에서의 강의 경력도 소유하고 있는 저자의 교육의 문제와 미래에 대한 진단이 담긴 책이라고 할 수 있다.

 

21세기에 접어든 지금의 시점에서 전통적인 지식 위주의 암기 교육이 더이상 통용되기 힘든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변화를 이끄는 것은 바로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문화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바로 저자의 진단이다. 이러한 세대를 일컬어 '포노사피엔스'라 명명하고, 이러한 변화에 맞추어 우리의 교육 현실도 바뀌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적어도 30년 후를 내다보고 현재의 교육 문제를 풀어가야한다는 것에도 우리의 교육 문제에 대해 고민을 해본 사람이라면 충분히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교육 현장의 변화를 이끌어가는데 가장 큰 장애 요인은 바로 대학입시로 귀결되는 우리의 교육 현실에 있다고 할 것이다.

 

저자 역시 교육 문제를 고민하던 공무원으로서 현재 한국 교육 현장이 지닌 현실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출하고 있다. 하지만 결국 새로운 환경에 맞춰 우리의 교육 제도와 교육 방식도 바뀌어 하며, 지금 세대에게 익숙한 디지털 기기를 통해 획득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핵심이 될 수밖에 없다고 할 것이다. 크게 2부로 구성된 목차에서 1부는 '학교의 종말'이라는 제목으로, 그 내용은 근대국가가 형성되면서 정착된 기존의 학교 교육은 더 이상 유지하기가 힘들다는 진단이 전제되어 있다. 그래서 근대 학교의 탄생이야말로 '비극의 탄생'(1)이라고 할 수 있으며, 특히 대학입시를 무엇보다 중시하는 한국 교육의 현실은 더욱 그렇다고 말하고 있다. 2장에서는 '인쇄-지식과 디지털 네트워크 지식'이라는 제목으로, 문자와 책으로 상징되는 전통적인 지식 습득 방식에서 벗어나 디지털로 접속하는 양상과 그 의미에 대해서 상세히 고찰하고 있다. 그래서 '새로운 지식, 포노 사피엔스의 학습법'(3)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다양한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다.

 

'인쇄-지식의 시대에서 다지털-정보의 세계로!' 저자가 주장하는 포노사피엔스 세대에게 적합한 교육 방식을 이렇게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산업화와 함께 출발한 '근대 학교'의 수업 방식은 디지털 정보가 넘쳐나서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에는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 핵심적인 내용이며, 그러한 저자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래서 저자는 4장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는 근대 학교를 거부한다'라는 제목으로 그 이유에 대해서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상의 내용들은 결국 기성세대와는 다른 환경에서 살아가는 이른바 '포노 사피엔스'들이 지닌 특징을 이해하고 그들과 함께 소통하고 공감하는 법을 익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의 진단은 명료하지만, 과연 대학입시 위주의 교육이 지배하는 현실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하는 점이 먼저 풀려야만 할 것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교육 방식은 과연 어떤 방식이어야 하는가? 포노사피엔스 학교의 탄생'이라는 2부에서, 저자가 생각하는 교육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구체적으로 '개별화된 학습자 중심 학교'(5), '지식 주입 교육에서 실천 역량 학습으로'(7), 그리고 '디지털 네트워크 학습 플랫폼'(7)을 활용하는 교육이 바로 그것이라고 하겠다. 저자는 지금부터 30년 앞을 내다보고 이러한 방향으로 변화를 꾀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실상 이러한 형식의 교육은 부분적으로나마 학교 현장에서 조금씩 시행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변화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학생들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순간 모든 관심이 대학입시에 맞춰지는 우리의 교육 현실이 가장 큰 장애 요인이라고 하겠다.

 

한국에서는 '전국민이 교육전문가'라는 말이 통용될 정도로, 학부모들의 대학입시에 대한 관심이 높다. 모든 것이 대학입시에 초점이 맞춰져있기에 학원과 개인교습이 성행하는 거대한 사교육 시장이 형성되고, 아이들에게 하고싶은 것은 대학 진학 이후에 실천할 수 있다고 독려하는 실정이다. 때문에 이 책에서 주장하는 교육 방식으로 변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을 누구나 인정하지만, 고동학교 교육 현장에서 시도되기가 쉽지 않다는 현실이 가로막혀 있다. 그럼에도 지금부터라도 우리 교육 현실을 바꾸어나가는 것이 필요하며, 저자와 같은 교육을 전담하는 공무원들과 현장의 교사들이 서로 협력하여 그 방안을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물론 이러한 주장에 공감하고 그에 발을 맞추는 학부모들이 더욱 많아질 때, 그러한 방향으로의 변화가 조금 더 빨라질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이론상으로는 완벽한 것처럼 보이는 진단과 처방이 실제 학교 현장에서 제대로 접목될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졌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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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의 가치를 깊이 음미하다! | 여중재리뷰(교육/여성학) 2020-12-01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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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사람을 옹호하라

류은숙 저
코난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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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마땅히 누리고 행사하는 기본적인 자유와 권리를 일컬어 인권이라고 한다. 누구도 차별받지 않고 정당한 자기 몫을 누릴 수 있을 때, 인권이 보장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여전히 차별이 존재하고, 때로는 그러한 차별이 누군가에게는 폭력적인 양상으로 다가서기도 한다. 국가인권위원회가 기획한 이 책은 인간의 존엄은 취약함 속에 깃들어 있다는 명제를 내세우고, 저자가 인권의 기본적인 항목들을 설정하여 그 의미를 자세히 짚어주고 있다. 인권의 기본적인 자세가 바로 제목에서 드러내고 있는 바 <사람을 옹호하라>라는 구호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에서는 인권의 최전선이자 최후의 보루인 소중한 가치들에 대하여모두 12개의 단어를 통해서, 각각의 의미를 규정하고 그것이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발현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당위성을 설파하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항목들을 설명하면서, 우리 사회에서 그러한 가치들이 어떻게 왜곡되고 있는지를 살피고 그것을 바로잡기 위한 의미와 행동 양삭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덕목이라고 할지라도 자기중심적인 관점에서만 접근할 때, 오해가 발생하고 그릇된 인식과 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때로는 양보하고, 때로는 소수자들의 입장에서 함께 외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의 인권 의식을 올바르게 정립하고 고양시킬 수 있는 태도라 할 것이다.

 

1장에서는 인권 -가치들의 나침반이란 제목으로, 인권에 대한 정의와 그 가치에 대해서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어지는 내용들에서는 인권을 위한 가치들에 대한 설명과 그것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오해되고 있는지를 서술하고, 바람직한 우리의 태도에 대해서 논하고 있다. 이제 그 덕목들을 하나씩 짚어보자면 존엄 -평가가 아니라 존중이다’(2), ‘권리 -권리는 관계 속에서 존재한다’(3), ‘상호성 -차이를 이해하는 방법’(4), 그리고 자유 -서로를 만나는 힘’(5) 등 각각의 항목들이 지니는 핵심적인 사항들을 제목에 병기하고 있다. 그리고 각 항목의 앞부분에서 그러한 가치들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서 설명하고 있다.

 

다음으로 평등 -차이를 고려하는 세심한 힘’(6), ‘연대 -인권의 동력’(7), ‘반인권적 가치 -누가, 왜 인권의 진전을 허물려고 하는가’(8), 그리고 안전 - 가만있으라는 사회가 위험하다’(9) 등에서 나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을 돌아보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주고 있다. 벌써 6년이 지났지만, 세월호 참사를 통해 어린 학생들이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서 희생되었던 사건이 있었다. 당시 선장을 비롯한 기성 세대는 어린 학생들에게 가만있으라는 방송을 했고, 그 결과 구할 수도 있었던 아이들이 희생되어야만 했더 것을 아직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통제와 제약에 길들여진 사회는 반인권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자신의 이익을 취하기 위해서 상대방의 고통쯤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태도 역시 공동체의 유지를 방해하는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의 인권의식을 키우고 그 가치들을 제대로 이해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저자는 인권의 마음 -인권은 왜 마음을 중요하게 다루는가’(10)에서,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타인에 대한 상상력이 발동되어 인권 감수성’(11)이 생겨날 수 있으며, 공동체의 성원으로서 자유의 다른 이름책임’(12)이 함양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인권을 구성하는 이러한 가치들에 대해서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그 의미를 짚어내고,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살아가야할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덕목들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누구나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또한 자기중심적인 태도로 인해서 오해하고 있는 내용들도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그래서 나와 타인의 위치를 한번쯤 바꾸어 생각해보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태도가 필요한 것이다. 더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읽고 인권의 의미를 깊이 고민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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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을 진심으로 대할 때, 아이도 부모를 진심으로 믿게 된다! | 여중재리뷰(교육/여성학) 2020-11-28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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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아이는 학교 밖에서도 자란다

최신애 저
SISO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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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학교 시스템으로 규정되는 이른바 '공교육'이란 것이 최선일까? 사람에 따라서는 그렇다고, 또는 그렇지 않다고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교육이란 '사람'에 초점이 맞춰져야지, 지금 우리 교육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처럼 성적이나 결과에 치중하는 '제도'가 강조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결과를 특히 중시하는 한국의 교육제도 하에서 자신의 자녀들을 좋은 대학에 입학시키려는 부모들의 욕망이 어쩌면 교육의 본질로 되돌리려는 개혁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진단에 공감할 수 있다.

 

좋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엄마의 정보력과 아빠의 무관심 그리고 할아버지의 경제력이라는 3대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는 말이 널리 통용되고 있다. 그러한 관점에서 대학 진학률이 높다는 이른바 '명문 학군'을 찾아다니고, 그것도 모자라 거대한 사교육 시장에 자식들을 밀어넣고 자신의 경제력으로 모든 것을 감당하는 것이 최선의 부모노릇이라는 생각에 다름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아이들 개개인의 개성은 고려치 않고 사교육을 해서라도 이른바 'SKY'로 상징되는 일류대학에 진학시키는 것이 이 시대 대부분의 부모들이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을 하고 있는 와중에,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자신의 자녀와 소통하면서 공감하는 내용의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부모의 입장에서 차츰 아이와 공감하면서 친구와 같은 위치에 서게 된 저자의 경험을 통해서, 어쩌면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얻어진 생각이야말로 몸으로 체득한 교육의 본질을 실천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느리지만 단단한 성장 기록'이라는 책의 부제는 '학교 밖'을 선택한 자녀를 지켜보면서 느꼈던 저자의 입장을 정확히 대변하고 있다.

 

처음에는 성적을 중시했던 여느 부모들과 다르지 않았던 저자가 아이들과 진심으로 소통하고 공감하면서, 자녀들과 함께 성장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성적이나 등수가 조금만 떨어져도 도태된다고 믿는 많은 부모들과 달리, '스카이 캐슬'의 세계와는 다른 자신만의 견고한 삶의 방식을 만들어가는 저자의 교육관이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누구나 다 실수를 할 수 있다. 실패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고, 똑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는 것이다. 이 책은 학교 밖을 선책한 자녀를 키우는 과정에서 느낀 부모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실은 자녀와 공감하는 방법을 잃어버린 부모들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을 저자의 입장에서 진솔하게 풀어내고 있다고 여겨졌다.

 

진심으로 아이를 믿고 응원한다면, 어느새 아이도 부모와 나란히 서서 대화를 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마지막 항목의 제목처럼 내 인생 내가 살게, 네 인생 네가 살아!”라는 말을 건넬 수가 있게 될 것이다. 아이를 돌봐줘야만 하는 존재로 여기면서 조바심을 달고 사는 이 땅의 많은 학부모들이, 진심으로 이 책을 읽고 자녀 교육의 길잡이로 삼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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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있는 위치가 다르면 보는 것도 달라진다! | 여중재리뷰(교육/여성학) 2020-11-04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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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여자들은 다른 장소를 살아간다

류은숙 저
낮은산 | 2019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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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장소를 대하더라도 사람마다 그에 대한 감정과 의미가 다를 수 있다. 그런데 그것이 남성과 여성이라는 성별에 따라 다르게 느껴진다면, 분명 그 의미를 깊이 있게 탐색할 필요가 있다 하겠다. 인권운동가로 살아온 저자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서 스스로 '명예남성'으로 인식하였고, 그러한 삶을 반성하며 젠더 관점에서 우리의 문화를 자각하게 되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그리하여 같은 장소라도 성별에 따라, 그 역할과 의미가 다르게 다가오는 것이 우리의 고착된 관습과 문화에서 비롯되었음을 이 책을 통해 서술하고 있다. 차츰 변하고 있다는 것이 인지되고 있지만, 이 책을 통해 여전히 남성중심 문화가 지배하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자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저자가 주시하면서 그 의미를 고찰한 장소는 모두 13개로 부엌, 연단, 교실, 광장, 거리, 쇼핑센터, 여행지, 장례식장, 화장실, 일터, 헬스클럽, 파티장, 회의장 등이다. 어떤 부분에서는 저자 개인의 특별한 경험이 반영되어 있지만, 대체로 저자가 소개하는 공간들의 특징은 여전히 남성중심의 문화가 짙게 녹아들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가장 먼저 제시한 부엌은 한 가정의 건강을 책임지는 장소이면서, 전통적으로 '여성들의 공간'으로 인식되어온 곳이다. 과거에는 남자들이 부엌 근처에만 가도 '남자가 부엌에 가면~'하는 잔소리를 들어야 했다. 우리 사회에서는 부엌은 여자들의 장소라는 관습이 지배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마도 21세기의 현실에서는 쉽게 납득할 수 없는 이러한 말들이 통용될 수 있었던 것 역시 남성중심적 문화에 기인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가 제시하는 두 번째 장소인 연단은 대중들에게 연설을 하는 곳이다. 저자는 그동안 '연단은 성별화된 이분법의 중심 장소 중에서도 두드러진' 곳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제 사회가 변해가고 있기에 '잘나고 높으신 분들이 독점하는 권위주의 장소로서의 연단'이 아니라, 격식과 지위를 따지지 않는 장소가 되어야만 할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많은 사람들 앞에 서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그러한 생각의 저변에 아마도 연단이 가지는 기존의 권위적인 고정관념이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남성과 권력자들에 의해 독점되지 않는, 여성과 소수자들도 자유롭게 올라설 수 있는 연단을 만들자는 저자의 생각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지금과 달리 한 반에 60명이 넘는 학생들이 공부하던 시절, ‘교실은 어쩌면 성차별이 발생하는 현장이기도 했다. 대체로 여학교에서는 '신사임당'으로 상징되는 '현모양처(賢母良妻)'가 바람직한 여성상으로 그려지곤 했다. 그런데 실제의 신사임당은 '현모'일지언정, 결코 오늘날의 기준으로 양처라고는 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권위적인 남편을 떠나 친정에서 자식들을 키웠던 매우 주체적인 여성상이었음에도, 20세기의 교실에서는 신사임당의 모습을 왜곡시켜 학생들에게 강요했었다. 어쨌든 모든 가치가 남성중심적인 문화에 침윤되어 있었기에, 저자가 겪은 '교실'의 풍경은 여성차별로 기억되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리하여 남성중심적인 문화의 조선시대 에 주체적인 삶을 살았던 신사임당처럼 오늘날의 여성들이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거론되는 장소는 바로 광장이다. 대중들이 모인 장소를 '광장'이라고 명명할 수 있다면, 그곳에서도 어김없이 남성중심적 문화가 관철되고 있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렇지만 상대적으로 폐쇄적인 공간보다는 보다 자유로운 '평등 관계'가 형성되었고, 소수자들도 자신의 목소리를 표출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저자는 '넓다고 광장이 아니고, 모인 사람이 많다고 광장이 아니라, 소속 출신 성별 등을 따지지 않고 공동의 세계를 함께 만들려는 포용의 광장이라야 진짜 광징'일 것이라고 강조한다. 장소에 대한 단순한 기억이 아니라, 그것이 지닌 사회적 문화적 맥락까지를 고려해야만 한다는 자각이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저자가 경험한 거리역시 남성과 여성에게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장소라 할 수 있다. 과거 여성들의 옷차림이 남성들의 성적 호기심을 유발한다는 해괴한 논법이 통용되기도 했었고, 여성들이 밤늦게 돌아다니는 것을 경고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이러한 인식 역시 일종의 '거리의 성차별'이라고 할 수 있으며, 성별에 따른 박탈과 배제의 논리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진단이다. 성별이나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안정한 거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특정한 사람에게 안전하지 않은 거리는 누구에게도 안전하다고 단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흔히 쇼핑센터로 대표되는 장소는 여성들을 위한 공간인 것처럼 이해되기도 한다. '소비자이자 동시에 응대하는 노동자로서 시장과 쇼핑센터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존재는 여성'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저자는 '다수일 뿐 아니라 그 장소를 떠받치는 역할을 하면서도' 여성들이 괄시받고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여행지에서 느꼈던 여성에 대한 부당한 시선에 대해서도 진술하고 있다. 특히 혼자 여행을 하는 경우, 여전히 여성을 특별히 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어떤 숙소의 경우 여성 혼자 투숙하려고 하면 방을 제공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던 것 같다. 남학생들에게는 이른바 '무전여행'이라도 갈 것을 강조하면서, 여성은 그저 조신하게 지내는 것이 최선이라는 그릇된 인식이 바뀌어야 할 것이다. 나이와 성별에 상관없이 누구든 안전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전제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한국에서의 장례식 문화는 남성이 주도를 하고, 여성들은 배경처럼 여겨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남편이 죽으면 아내가 아닌 아들이 상주가 되고, 아내가 죽으면 남편은 상복조차 입지 않는 것이 당연시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차별적 관습'이 당연한 풍속인 것처럼 여겨지는 문화는 평등한 관뎨가 성립하는 환경으로 바뀌어야만 한다. 저자 역시 이러한 장례식장의 문화에 대해서 그 부당성을 절감하면서, 반드시 고쳐져야 할 관습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새삼 발견하게 되는 우리 일상에서의 성차별적인 문화들의 실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도 집을 벗어나 많은 사람들이 사용해야만 하는 화장실은 여성들에게 편안하지 못한 장소로 인식되고 있다. 여러 해 전에 벌어진 '강남역 살인사건'이나 '화장실 몰카'로 대표되는 각종 범죄의 주된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주변에 화장실을 찾아볼 수 없는 환경에서 정작 '볼일'이 급할 때 남성들과 달리 여성들은 대부분 그냥 참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래서 저자의 다음과 같은 주장에 공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모든 사람에겐 존엄성을 존중받는 화장실, 안전하고 위생적인 화장실에 접근할 권리가 있다. 화장실 평등은 모든 평등의 출발이다." 화장실에 대한 남성과 여성의 인식 차이가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하겠다.

 

이밖에도 저자는 일터와 헬스클럽, 그리고 파티장과 회의장 등에서 발견되는 성차별의 현상을 서술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그동안 무심하게 생각했던 장소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하는 계기가 되었다. 자신이 서있는 위치가 다르면 보는 것도 다를 수밖에 없다는 말이 실감할 수 있었다. 나 역시 남성으로 살아오면서 어렴풋하게 느꼈던 것들을 저자를 통해서 여성의 위치에서 조금은 바라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상 그것은 어느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문화가 오랜 동안 습속으로 만들어 온 것일 터이다. 누군가는 그러한 습속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다른 입장에서 그것은 그저 불평등의 지속이었을 뿐이다. 그래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표현이 나왔을 것이다. 여전히 평평한 구도를 만들어내지 못했는데도 불구하고, 일부 남성들은 평등으로의 변화를 혜택의 박탈 혹은 상실감으로 느끼는 이들도 있다. 결코 쉽지 않겠지만 그래서 서로의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보는 '역지사지'의 인식이 필요한 것이라고 하겠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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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을 조장하는 허황된 내용들! | 여중재리뷰(교육/여성학) 2020-10-30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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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대한민국 교육의 진실

김성일 저
원북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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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은 어쩌면 서열화된 대학의 시스템과 그에 영합하는 교육 정책만이 펼쳐지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진리 탐구인격도야를 통한 전인교육의 실현이 결코 쉽지 않게 된 것이 현재 대한민국 교육 현장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입시 위주의 정책이 아닌, 교육 본연의 모습을 회복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하겠다. 그런 점에서 <대한민국 교육의 진실>이라는 책의 제목이 처음에는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과연 저자는 우리 교육의 현실을 통해서 어떠한 진실을 말하고 싶을 것일까? 일말의 기대를 하고 읽기 시작했지만, 책을 펼쳐든 순간부터 나의 기대는 산산히 부서질 수밖에 없었다.

 

저자는 자신을 서울 강남의 사교육 시장에서 15년 동안 활동했던 경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리고 책의 내용은 결국 모든 것을 대학입시라는 프레임에 맞춰, 어떻게 하면 대학 입시라는 관문을 통과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과연 저자가 주장하는 바를 교육이라고 할 수 있을까? 사범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나로서는 이러한 내용을 가지고 교육의 진실운운하는 것이 너무도 허탈하게 다가온다. “지금 모든 학부모들과 학생들은 속고 있다는 거창한 부제를 내걸고, 저자가 주장하는 바는 결국 나에게로 와서 컨설팅을 받으라는 것에 귀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내신 성적이 좋지 않았던 학생들이 자신의 지도를 받아서 짧은 시간에 높은 성적을 올렷다는 성과를 내세워, 사교육을 찾을 것을 권장하는 것이 어떻게 교육의 진실일 수가 있다는 것인가. 사교육으로 점철된 작금의 현실에서 공교육의 본질을 찾고, ‘대학입시라는 성과에 매몰된 교육 현장의 모습을 본연의 역할로 되돌려놓는 것이야말로 대한민국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현재의 편법을 그대로 두고, 자신과 같은 사교육 능력자들에게 자식을 맡긴다면 일류 대학 입학으로 보장하겠다는 허황된 공약을 남발하고 있을 뿐이다. 아마도 그 대가는 적지 않은 비용의 청구서일 것이라는 것은 불문가지라 할 것이다. 그러한 경제력을 소유한 일부의 독자들에게는 내심 혹할 내용일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이들에게는 허탈함과 상실감만을 안겨줄 수 있는 내용이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차니)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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