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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의 세 딸 | 기본 카테고리 2023-02-02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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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이브의 세 딸

엘리프 샤팍 저/오은경 역
소담출판사 | 2023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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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을 배경으로 튀르키예의 사회적, 종교적 혼란이

고스란히 잘 녹아져있는 엘리프 샤팍의 장편 소설을 만나보았다.

낯선 나라이지만 소설에 담긴 내용들을 읽는 것만으로도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어느 정도 엿볼 수 있었다.

페이지 수가 상당하지만 가독성이 좋고 몰입도가 상당하다.

제목에서도 누굴까 궁금했던 세 사람,

쉬린, 모나, 페리 이 세 사람의 이야기를 다룬다.

주인공 페리를 중심으로 두 친구인 무신론자 쉬린,

독실한 이슬람 신자이자 페미니스트인 모나의 조합이

어울리지 않겠다 생각했으나

이들이 가진 유대감을 통해 잘 어우러지는 이야기에 금방 몰입하게 된다.

친구들과의 우정과 종교 문제를 그린 신념의 차이는 분명하게 나타난다.

그럼에됴 묘하게 연대되어 살아가는 이 세 사람의 조화로움은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단지 이 들이 살아가는 보편적인 사회 의식이라고 봐야 할지,

소녀들의 의기투합이 넘치는 의리라고 봐야할지.

대단히 극명한 차이를 보이면서도 묘하게 어울려간다는 것이 참 신기하다.

페리의 어린 시절을 살펴보면

독실한 이슬람교도인 어머니와 과학론적인 아버지 사이에서

두 사람이 종교적으로 서로 상반된 가치관을 가지고 있어 생기는

파열음을 페리가 중간에서 고스란히 다 느끼고 산다.

페리가 느꼈을 억압과 두려움, 혼란스러움을 가슴 답답해 하면서

읽는 내내 어린 페리에 대한 동정심을 처음부터 느끼게 되었다.

그녀가 만난 아주르 교수에 대해 신뢰하게 되는 모습을 보면

나또한 공감하면서도 수긍하게 된다.

편협적인 시각과 생각으로 사고하지 않고

한 가지 관점에서 시선을 두지 않도록 이야기하며

종교적 신념에 대해서도 다루어 페리에게 말해준다.

기댈 곳 없는 부모의 그늘 아래에서

정체성의 혼란을 느낄 법한 페리에게 아주르 교수의 존재와

그의 말은 좋은 지적 자극과 영감을 주었으리라 본다.

물론 그가 언급한 내용들에 대해 나또한 수긍하지만

이또한 맹신하지 못하고 경계를 늦추지 못하며 비판에 날이 서 있는 건 뭘까.

혼란스러운 유년기를 보낸 주인공 페리가

현재 안에서 과거를 회상하며 국가적 상황의 혼란 속에 놓인

자신을 발견하며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지대한지를 인상깊게 느꼈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몸부림으로 볼 수도 있겠으나

이 세 여성의 모습을 통해

현재 튀르키예의 인권, 사회, 종교,정치 문제들이 더 크게 부각되어 다가온다.

부디 어떤 집착도 신념으로 굳어지진 말길..

그녀들의 자율과 자유가 말살되지 않기를…

“신앙을 가진 사람들은 질문보다는 답을 원한다. 혼란을 정리해 줄 명확한 답을.

어떻게 보면 무신론자들도 마찬가지다. 이상하게도 하나님에 대한 우리의 지식은 매우 제한적인데도

일어나서 ”나는 모릅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다.

우리 주변에는 늘 ‘많이 아는’사람들로 넘쳐난다. 나는 아직 ”확실치 않아, 아직 결정하지 못했어,

아직 답을 찾고 있어.“라고 말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 이런 말을 하는 건 어쩌면 나 혼자일지도 모르겠다.

p219

한 지붕 아래에서도 신앙의 문제란 세대에 따라 그리고 사람에 따라 이토록 다를 수 있는 걸까.

같은 사건을 겪은 가족들은 이런 경험을 통해 서로 다른 결론을 내렸고,

같은 기억인데도 모두 각각 다르게 기억하고 있었다.

p444

”사랑도 사실 신앙과 같아요.

결과를 알지 못하고, 알 수 없어도, 자신을 쏟아붓는 거죠.

이 세상의 많은 것이 실제로 신앙을 갖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책을 쓰는 것도, 새로운 도시에 정착하는 것도, 끝을 알 수 없는 모험을 시작하는 것도 말이죠.

이것들 모두 일종의 신앙과 같은 거죠. 사랑은 감정을 강하게 만들죠.

황홀경에 빠지게 돼요. 제한된 자신의 존재를 넘어 누군가와 연결되는 아름다움.

그러나 사람이 사랑 또는 신앙에 지나치게 집착하면 모든 것이 독단적 신념이 돼 버려요.

사랑도 믿음도 과장되어서는 안 돼요. 어떤 것도 우상황해서는 안 되는 거죠.“

p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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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아닌 시간이 나를 만든다 | 기본 카테고리 2023-02-02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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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엄마가 아닌 시간이 나를 만든다

강소영,som,이슬,홍예슬,임채은,윤가영,스텔라 저
시즌B | 2022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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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시간을 사수하고

지키고 싶은 나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었던 시간.

책에 기대어 지내는 걸 좋아하고

육아를 하면서 다시 회복해 가는 나의 길 찾기는

책을 통해 조금씩 발걸음을 떼고 있다.

가성비 좋은 취미를 가지고 있기도 하고

나에게 더없이 좋은 반려 취미이기도 한 독서가

안내해주는 조그만한 기대와 희망, 용기는

엄마로 살아가지만 나로 살아가길 좀 더 응원하는 기분이 든다.

이 책에 나오는 엄마들의 이야기는

고군분투하며 나의 자리와 정체성을 찾기 위해 애쓰는

그 흔적들이 고스란히 책 속 문장들로 나타나있다.

선물처럼 받은 카페에서의 시간.

그 누구의 방해도 없이 2시간 동안 책에 몰입할 수 있었던 시간을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뻔하고 단순하지만 ‘행복’이라는 단어 이상으로 알맞은 단어는 없었다.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오늘이 내일 같고, 내일이 오늘 같은 나날을 보내는 동안

나는 그 무엇보다 독서에 갈급해 있었다는 걸 알았다.

그렇다. 나만의 꿀 같은 시간,

내가 좋아하는 책을 집중해서 읽을 수 있다는 것.

그것이 나를 기쁘게 하고 사랑하는 최고의 방법이었다.

p148

내가 목표를 이루고 성취감을 느낄 때 행복하다면,

고단함을 선택하더라도 목표를 세우고 행동할 것이다.

엄마인 내가 행복하다고 충문할 때, 그 사랑이 아이들과 남편에게 흘러간다고 생각한다.

나는 오늘도 가족을 위해서라고 꼭 나의 중심을 잡아주는 그 ‘행복’을 챙기고 싶다.

p175

갈증이 나던 나의 시간이

언제 오게될지 몰라 조급했던 시간이 떠오른다.

출구도 비상구도 구원투수도 보이지 않던

막막한 독박육아를 힘겹게 버텨내면서도

나로 좀 살아보겠다고 뭐라도 찾아보려 했던 지난 날들이 말이다.

 

자라나는 아이들과 못다한 것들이 많은 미련과 함께

제법 큰 아이는 자기만의 시간에 빠져 살고

이젠 온전히 내 시간을 누려도 좋을 지금의 때에

난 여전히도 정체성의 혼란과 방황을 반복한다.

그럼에도 잠깐 흔들리다 마는 것에 지나지 않는 건

나의 원동력이 어디서 오는 것인지를

좀 더 명확하게 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읽고 쓰는 삶은 나를

이전의 나와 다른 궤도로 옮겨주었다.

이 시간은 대단히 축복같으면서도

대단히 혼자가 되는 고독의 시간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엄마가 아닌 나로 살아가는 시간이라 더없이 소중하다.

 

목말라왔던 내 시간을 지금은 온전히 누리고 살게 된 것에 감사하며

이 하루를 난 꽤 밀도있게 살고 싶어서

읽고 싶은 책을 마음껏 읽고

가끔 쓰면서 산다.

이 시간을 통해 난 무얼 이뤄 나갈지 보다도

나로서 온전하게 설 수 있는 단단함을 채워갈 생각이다.

길 위에서 방황하는 모든 엄마들에게

희망과 설렘으로 다시 조우할 나를 떠올려보며

피곤에 찌든 오늘의 나를 좀 더 안아주라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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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사서, 고생 | 기본 카테고리 2023-01-31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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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솔직담백한 도서관의 일과 고충들을 가까이서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아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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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 고생/문학동네 | 기본 카테고리 2023-01-31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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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사서, 고생

김선영 저
문학수첩 | 2023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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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나에게 ‘사서’라는 직업은

굉장히 동경하는 직업군에 속해보이는 일이었다.

책을 좋아하면 정말 딱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하루 종일 도서관에서 책과 둘러쌓여

책을 만지는 일을 업으로 삼는 건 축복이란 생각이 들 정도이다.

허나 약간의 오해를 풀 수 있었던

현직 사서 공무원의 담백한 일화를 통해

현실과 이상의 차이와 간극이 생각보다는 크겠구나 싶었다.

뭔가 흥미롭고 재미있게 느껴졌던 건

그 세계의 비밀스러움이 봉인 해제되는 느낌이랄까.

오히려 더 친근하고 인간미있게 느껴지는

솔직담백한 도서관의 일과 고충들을 가까이서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아서 좋았다.

사서에게 필요한 자질은 무엇이 있을까?

‘사서’하면 보통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갖는 직업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나는 공공도서관 사서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은 ‘사람을 좋아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도서관은 지역 주민을 위한 서비스 기관이자 책을 매개로 한 커뮤니티 허브이기 때문이다.

즉 사서는 ‘책’보다는 ‘오는 사람’에게 관심을 기울일 수 있어야 한다.

p20

굉장히 큰 오해를 하고 있었던 부분이었다.

그런데 사람을 좋아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사서의 자질을

곰곰히 생각해보니 매일의 다양한 사람들이

도서관에 드나들게 되고 책도 책이지만

사람과 사람과의 소통이 원활하고 좋은 서비스를 위해 노력해야하는 자세를

생각지 못한 부분이기도 했다.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하는 관계의 기술도,

다양한 책과의 매개체를 다각화해서

이용자들의 편의를 생각할 줄 아는 사서가

책을 좋아하는 이상으로 필요한 자질이라는 것을.

평일에 매일 오시는 단골 어르신들을 보면서 도서관이 그분들의 외로움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자책과 오디오북 시장이 커지면서 도서관이 없어지면 어떻게 하나 걱정한 적이 있다.

영국에서는 외로움 장관을 선정하여 관리할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외로움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하는데

도서관이 사람들의 소외감과 고독감을 달래는 데 일조할 수 있다면

책이 없어져도 아니 그 어떤 역경이 닥쳐도 도서관은 끄떡없지 않을까?

p157

지금 사는 곳으로 이사를 하게 된 것이 ‘도서관’이 가까워서였다.

 

단지 안에 작은 도서관은 물론이고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이

3-4군데 더 있다는 건 정말 책을 좋아하는 나에겐

더없이 매력적인 곳이었기에 망설임없이 계약했다.

일주일에 3번 이상 여러 도서관을 순회하며

이용하는 나 역시 도서관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기에

가까운 미래가 될지 좀 더 먼 미래가 될지 모를

존폐의 위기를 걱정했던 적이 있었다.

오랫동안 도서관 다니는 할머니로 살고픈 나의 바램을 이루기 위해선

도서관이 굳건히 그 자리를 지켜줘야 하기에

나의 이 고민이 제발 쓸데없는 고민이었길 바랄 뿐이다.

이른 오전 시간에 도서관에서 신문과 책을 보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보면서 내 마음이 너무 흐뭇해지는 걸 보면

그 분들의 외로움의 문제를 덜 수 있을 집합 장소가

도서관이길 바라는 마음에 이곳이 영원불멸하길 간절히 원하다.

책으로 연대하고 오래도록 사람과 사람이

맞닿아 있는 이 사랑스러운 곳에서

고생스럽지만 자신의 위치에서 오늘도 최선을 다해주는

‘사서’님들의 수고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단골 이용자로 오래도록 도서관을 이용하며

수고로운 그 분들의 손길을 오래도록 기억할 것 같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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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여섯 시, 일기를 씁니다 | 기본 카테고리 2023-01-26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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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매일 아침 여섯 시, 일기를 씁니다

박선희 저
나무발전소 | 2023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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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는 행위를 사모하고 좋아한다.

시시콜콜한 것도 적다보면 사소하고 새로운 세계로 연결된

나를 조우하는 벅찬 기분이 느껴질 때가 있기도 하고

정리해야 할 많은 일들을 차곡차곡 담아두기도 하고

잊고 싶은 기억도, 차마 말 못할 이야기도

일기라는 비밀스러운 기록의 형태로 남겨두는 것이

나에겐 은밀한 일탈과도 같다.

그런 누군가의 기록을 조용히 관찰하다보니

더 쓰는 것에 대한 오랜 애정을 품게 되어 좋다.

뜨개질을 시작한 건 그래서였다.

바늘을 찔러 넣고 실을 돌리고 빼내는 일을 반복하는 동안엔

그럭저럭 불안하지 않을 것 같아서.

막상 시작해 보니 너무 간단해서 손을 놀리면서도 잡생각이 끼어든다.

다음엔 좀 더 복잡한 방법의 뜨기를 시도해 봐야겠다.

마음을 다스리는 일이 이렇게나 어렵다.

P77

조그마한 일에 몰두할 수 있을 만드는 건

나역시도 작은 불안과 걱정을 잠시나마 잊어버리는 시간이기도 하다.

좀 더 촘촘한 시간간격을 두고 잡생각이 틈타지 않게 할 방법을

마땅히 구상해내지 못하는 것에 안타깝긴하지만

그나마 불안에 잠식당하지 않으려하는

나의 의지와 몸부림에 조금은 덜 두려워하고

온종일 불안으로 괴롭지만은 않다.

지금도 글을 타이핑하는 중간 중간에

생각의 틈 사이로 걱정이 밀려오는 걸 보면

완전히 벗어날 수도 없는 이상 같이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한 해의 마지막이나 새해의 시작 같은 거 별 의미 없다고 생각했을데

첫날부터 와준 걸 보니 영 의미 없는 날은 아닌가 보다.

살면서 계속 힘내기란 쉽지 않다는 거 안다.

속속들이 들여다보지 않아도 이제는 누구나 힘에 부치는 일 한 두 개쯤 품고 산다는 것도 알겠다.

부디 너무 초조해하지 말고 천천히 둘러보며 올 한 해도 무사히 보내면 좋겠다.

p213

사는 게 매일 힘에 부치는 일들의 연속인 듯 싶다.

그럼에도 작년 한해 많은 일들을 지내오면서

무탈하게 잘 넘겨왔던 한 해에 마지막을 감사할 수 있어서 어찌나 다행인지.

조급하게 서두려고 한다고

일이 해결될 것도 아니고

맘 먹은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속상할 때가 많았지만

또 다른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어서 반가웠던 지난 날들을 떠올려보면서

올해는 어떤 일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걱정이 앞서면서도 기대가 된다.

벌써 이 달의 마지막을 향해가고

많은 다짐들을 해보긴 하지만

정확히 목표물을 조준할 수 있을지는 좀 더 겸손한 마음으로 지켜보려 한다.

그저 다정한 응원 쯤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용기 내라고 전할 수 있는 가벼운 인사 정도로

자기 자리를 잘 지켜갈 수 있는 그저그런 평범한 하루 하루가

쌓여만 가도 다행이지 싶다.

매일 꾸준히 무언가를 해 나가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쓰는 일기라는 것도

지극히 개인적인 서사를 혼자서 묵묵히 써내려가야 하는 것이기에

대단히 나에게 관심을 가지고 탐구해야 할 시간을 가진다는 건 대단히 큰 일처럼 느껴진다.

그런 쓰는 생활자로 살도록 스스로를 격려하고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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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김신지 | 기본 카테고리 2023-01-25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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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김신지 저
잠비 | 2023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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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일상의 순간 순간들이 이처럼

많은 여백을 남기고 사랑할 마음이 물씬 솟아나게 하는 건

글을 쓰는 작가의 필력인건가.

대단히 감사했던 시간을 가졌던 터라

책을 덮고도 한동안 멍하니 자리에 앉아 있었다.

왜 이토록 고마웠던 게 많았던건지.

여백마저도 아름다운 것들로 가득 채워져있었다는 것에

놀랍고도 가슴 찡해진다.

그 이야기가 이 책 속에 가만히 담겨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문학이 뭔지는 정확히 몰라도, 쓰고 싶어지게 만드는 장면들을 안다고.

그 앞에서 나는 항상 마땅한 말을 찾지 못한 채 허둥거리다가 돌아서서 웃거나 울지만,

제때 하지 못한 말들이 모여서 나를 책상 앞으로 이끈다고.

여태까지 내게 흰 봉투를 건넸던 다정하고 결함 많고 고유하게 평범한 이들에게

언젠가 설명할 수 있다면 좋겠다.

'우리 같은 사람들'과 상관없다고 여겨지는 바로 그 곳에 제자리처럼 깃드는 것.

그게 내가 아는 문학이라고.

p46-47

끝도 없고 닿을 수도 없이 넓은

문학의 바다에 침잠해 있는 편을 좋아하는 일인으로

하루의 아늑한 휴식과 쉼을 이것에서 얻는 유익이 꽤 흥미롭다.

삶에 기대어보기도 하고 처소를 이곳 저곳으로

옮겨다니는 약간의 홀가분함을 가지고

내일 손에 들고 있는 책 한 권이면 충분하다고 조용히 만족할 수 있는 나란 존재.

오래도록 이 문학이라는 세계 안에 머물며

사랑하고 사랑하며 살고 싶다.

자식은 언제나 부모보다 늦게 도착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다.

이제야 조금은 의지가 되는 자식의 자리에 서서 나는 할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다는 듯

장바구네 무얼 주섬주섬 주워 담는다.

꿈에서도 없는 시간이 현실에서 넉넉할 리 없고, 올려다본 하늘은 꼭 해 질 녘처럼 노랗다.

서둘러도 삶에 자꾸만 지각하는 사람에게 유일한 위로가 되는 것은,

시간이 없다는 자각 속에서만 비로소 제대로 하게 되는 일에 사랑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

p133

놀랍도록 정확하고 공감되는 말이었다.

그렇지, 사랑하는 데 남은 시간 말이다.

넉넉하면 넉넉한데로 부족하면 부족한데로

둔하리만큼 사랑 표현에 서툴고 더딜까.

참 아리송하면서도 속상하다.

맘껏 다 사랑하지 못한 걸 알아서 더 속상하고

이젠 너무 늦은게 아닌가 싶어 뒤로 주춤거리는 꼴이라니.

난 여전히 사랑하는 일에서만큼은 어설프고 서툴다.

속 깊은 마음 안을 그대로 보여줄 수만 있다면

내가 사랑했던 방식과 표현을 상대가 이해할 수 있을까.

복잡하기만 한 사랑의 언어가

너무 베일에 쌓여만 있어서 깨닫지 못하고

지나칠 때가 많거나 오해하기 십상인 나의 서툰 사랑이 지독히 싫어질 때가 많다.

남은 시간을 사랑하는 데 아낌없이 써보자고

그래야만 한다는 걸 알면서도

마음이 가는 일을 왜 행동과 말로 따뜻하게 잘 옮기지 못했는가.

끝까지 자삭 노릇 제대로 못하며 살았다는 후회가 남지 않으려면

조금이라도 더 사랑하고 사랑할 것을.

여전히 뒤따라 걷는 느린 나를

끝까지 사랑과 희생으로 감싸준 건 부모님의 사랑은

값을 도리가 없는 걸까.

자꾸만 문장 속에서 긴 여운에 사로잡혀

느린 속도로 천천히 책을 읽어 나가야만 했다.

단숨에 읽어버릴 수 없는 곱씹게 되는 말들이

지금의 나와 지난 날을 쉴새없이 떠올리게 만든다.

김신지 작가의 서정적이고 새밀한 감성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이 책에 금새 매료되어 버릴지도 모르겠다.

이 한 권의 책에서 무한한 사랑과 겸손, 경쾌한 삶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어서 더없이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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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제인 오스틴, 19세기 영국에서 보낸 편지 | 기본 카테고리 2023-01-22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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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영국의 분위기가 담겨있는 일러스트와 함께 그녀의 삶을 가까이 관찰할 수 있었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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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 19세기 영국에서 보낸 편지/허밍버드 | 기본 카테고리 2023-01-22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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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인 오스틴, 19세기 영국에서 보낸 편지

퍼넬러피 휴스핼릿 저/공민희 역
허밍버드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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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 19세기 영국에서 보낸 편지



 

제인 오스틴 그녀의 작품과 삶이 녹아 있는

굉장히 특별한 편지집을 만나게 된 건

대단히 큰 영광처럼 느껴진다.

이 책이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건 72통의 편지와 함께

중간중간 살펴볼 수 있는 근사한 일러스트가 소장가치를 더 높여준다.

이런 자료를 한번에 눈으로 읽고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책이라 좋았다.

당시 여인들의 삶과 사랑 이야기를

제인 오스틴만큼이나 로맨틱하고 열정적으로 표현한 작가가 많을까 싶지만

작품 너머의 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편지는

기대와 설렘을 안겨주기 충분한 작품집이라 말하고 싶다.

'오만과 편견'을 몇 번이나 보았던지

그때 그 설레던 감정이 고스란히 지금도 남아 있어

지극히 사적인 그녀의 필담을 함께 엿보고 싶은 팬심을 또 드러내고 만다.

가장 가까운 이에게 보내는 편지만큼 솔직한 매력이 돋보이는 것이 없다.

작가 제인이 아닌 개인의 그녀를 대면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체셔 출신의 한 장교가 있었는데 아주 미남으로 무척 날 소개받고 싶었대.

하지만 그 말이 진짜일 만큼 충분히 날 원한 건 아니었나 봐.

우리는 결코 대화를 나누지 못했으니까.....

언니가 <첫인상>을 다시 읽고 싶어 하는 걸 알아.

다 읽은 적이 좀처럼 없고 아주 오래전에 보고 말았으니까....

오늘 이 편지를 우체국에 가서 부치면 난 인간으로서 더할 나위 없는 행복에 정점을 찍을 거고

번영의 햇살을 한 몸에 받거나 언니가 좋아할 만한 언어로 된 다른 즐거운 센세이션을 얻겠지.

편지지를 가득 채우지 못했다고 토라지지 않길 바라.....

p64

언니 커샌드라에게 쓴 편지가 주로 많았는데

살짝이 작품 이야기와 사적인 이야기들이 솔직히 담겨있어

점점 더 그녀에 대한 사랑스러움이 배가 되기도 했다.

당시의 멋과 정취가 느껴지는 삽화가 더해져서 그런지

뭔가 모르게 시간 여행을 떠나

제인 오스틴에게 편지를 전달받아 봉투를 열어

그녀와 소소한 만담을 주고받는 듯한 기분마저 느낀다.

작업물은 아주 가볍고 밝고 반짝거려. 그래서 그늘이 필요해.

여기저기 더 긴 챕터로 늘려야 해.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럴 수 없다면 침통하고 허울뿐인 헛소리가 되겠지.

이야기와 결합되지 않은 무언가가 있어야 해.

글 속 에세이나 월터 스콧에 대한 비평 혹은 보나파르트의 역사 혹은 뭐든 대조를 이룰 수 있는 걸로.

p170

독자들에게 안겨줄 작품의 즐거움을

언니에게 넌지시 이야기 건네는 걸 보면서

좀 더 심층적인 고민을 가까운 가족에게 털어놓고 고민을 나누는 것처럼

나에겐 굉장히 큰 이상을 가진 존재인 작가 제인 오스틴이지만

가족들에겐 언제나 쉽게 푸념을 늘어 놓을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간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이 밖에도 사적인 이야기로 제인의 당시 고민과

사사로운 이모저모를 더 친근하게 느낄 수 있어

그녀의 작품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애정하며 대할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19세기 영국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일러스트와 함께

그녀의 삶을 좀 더 가까이 관찰하며 제인의 매력에 푹 빠져보시길..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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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씽킹 101 | 기본 카테고리 2023-01-20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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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흥미롭고 유용한 인지 심리학에 대해 습관과 방향을 점차 바꿔볼 수 있는 좋은 지침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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씽킹 101/흐름출판 | 기본 카테고리 2023-01-20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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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씽킹 101

안우경 저/김보람 역
흐름출판 | 2023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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씽킹 101

더 나은 삶을 위한 생각하기 연습



 

사고의 과정에서 일어나는 오류들과 편향은

대단히 현실적인 문제들을 불러 일으킨다.

심리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더 나은 삶을 위해

어떻게 사고하며 사는 것이 올바른지를

오류와 편향이라는 큰 주제를 두고서 많은 깨달음을 얻게 된 책을 만났다.

수도 없이 많은 사고의 오류 속에서

더 나은 선택을 하는 데 도움이 될만한 것이 무얼까.

여러 사례들을 토대로 그 원인과 해결 방안을

함께 제시하고 있는 이 책의 흐름을 천천히 따라가보길 바란다.

익숙함을 기반으로 하는 건 큰 노력 없이 적당히 맞는 답을 찾으려는

휴리스틱으로 지나치게 의존하는 걸 피해야 한다.

정말로 알고 있는 것에 적용할 때는 다르지만

휴리스틱에 의존하게 된 것에 경계를 말한다.

체중 조절을 위해 단순히 덜 먹어야 한다는 생각만으로 부족하듯이

구체적인 전략을 필요로 하는데

메타 인지가 유창성 효과를 피해가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유창성의 착각 때문에 생기는 과신.

이를 줄이기 위해 해야 할 일과 직접적으로 부딪히는 법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부정성 편향에 대해

어감 자체가 주는 불편함도 있지만

이것이 과연 필요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으나

다른 인지 편향과 마찬가지로 초기 역사에선 필요했다는 주장이 있다.

흥미로운 건 생존이 위협받는 환경에선

잠재적 손실을 예방하기 차원에서 필요하다는 점이었다.

번식을 위해서라도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내재된 부정적 편향을 부인할 수 없다.

대게는 큰 도움으로 작용하나

극단으로 가면 해로울 수 있다고 하는데

우리집 사례로만 봐도 엄마의 지나친 간섭이 그러하다.

타고난 부분도 있어서 인식하는 것만으로 해악을 피해갈 도리는 없으나

대응할 방법으로 소유 효과의 영향에서 벗어나는 것을 좀 더 생각해보게 만든다.

또한 편향 해석은 좀 더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해결의 필요성을 느낀다.

제도적 수준의 변화도 필요하겠지만

다수를 보호하도록 공정하게 고안된 다른 체제를 활용하는 것밖에 없다는 점에서

개개인의 교육과 지속적인 관심은 물론이고

편향을 최대한 줄여 나가는 방향으로 해야 차별에 맞설 힘이 굉장히 필요해보인다.

살아가면서 이처럼 수많은 오류와

사고의 회오리 속에서 중심을 잃고 살 때가 많음에도

여전히 방향성을 찾기 위해 애쓰고 수고하는 이들이 많다는 생각에

개인의 삶에 생각하기 연습이 주는

유익함은 물론이고, 삶의 소중한 지혜를 더해주는 기분마저 느끼게 만든다.

흥미롭고 유용한 인지 심리학에 대해

습관과 방향을 점차 바꿔볼 수 있는 좋은 지침에 따라 걸어가보길 바란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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