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수익률을 올리는 투자 기법'이라는 부제에 속지 마시길.
제목과 부제만 놓고 보면 ,돈 버는 데 기가 막힌 투자 기법을 실어 놓은 책이다.
그리고 따지고 보면, 틀린 말도 아니다.
그러나, 보이는 게 다가 아니고 쓰인 글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원래 중요한 건, 보이는 것 뒤에 숨겨진 행간의 의미, 저자가 꿍쳐 놓은 본심이 핵심 아니겠는가
책의 6페이지에 실린 저자의 말에 중요한 힌트가 있었다.
'투자'라고 부르는 행위에 대한 풍자아자 블랙코미디라고 이 책을 소개하며 적합한 예상 독자군으로 첫째, 금융자본주의와 주류경제학에 반하는 의견을 가진 사람 둘째, 오직 높은 투자 수익률에만 선택과 집중한 사람을 꼽았다. 그러나 일부분 저자의 예상과는 어긋난 결과가 심히 예상되는 바, 그건 바로 '높은 수익률을 낳은 황금 기법'을 한껏 기대하며 웃는 얼굴로 책을 펼쳤다가 오만상을 찡그리며 중도에 책을 던져버리고는 다시는 그쪽으로 볼일도 보지 않을 두번째 예상 독자군이다.
인생이 뒤집힐 만한 높은 수익률을 보인 투자 기법인 건 분명하지만 시작, 과정, 끝에는 우월한 지적 능력, 자본력, 통찰력, 사회적 장악력, 정보력, 그리고 타인의 피눈물에 유독 냉정한 가슴과 끝없는 탐욕 추구가 필요하다. 이것을 가진 자라면,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크게는 4방향, 구체적으로는 10가지 비법을 능히 개인 입맛에 맞게 활용할 수 있음을 확신한다.
이 책의 가치는 '돈을 불리는 비법'이 아니라, '돈에 대한 각성'이라고 생각한다.
그 외 중요한 이점을 나열하자면
1. 금융, 경제, 투자 관련 전문 개념들의 정보가 아주 상세하며 최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구체적 실제 사례와 관련 사회 문화 역사적 배경지식까지 잘 제시되어 있다.
2. 최고의 백미는 책의 분량을 두 세배 뛰어 넘는 정보의 높은 밀도다. 하나의 투자 기법과 관련된 그 외 배경지식과 관련 사례 등이 너무도 풍부하여 일독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울 뿐더러 아깝다. 다독할 때마다 얻게 될 경제학 기본 지식들이 아마 새록새록 할 것이다.
3. 높은 수익률을 올린 역사적 투자 기법과 연관된 실제 사례들의 엔딩 대부분이 비극적이다.작가의 주관적 관점을 유추할 수 있는 지점이다. 개인적으로 '투자' 이전에 '투자의 명확하고 확실한 주관'을 정하는 데 좋은 지침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되므로, '투자'에 관심이 높은 독자라면 작가의 염려를 유념하면 좋겠다.
4. 이 책의 주제는 '모두가 자기의 이익만 최대로 하려고 하면 사회는 개판이 된다.'이다. 사익 추구의 끝판왕 비법이 발전 순차적으로 잘 정리되어 있고,그걸 통해 나만 좋자고 한 일에 수천 만명의 무고한 사람들이 피눈물을 흘리고, 또는 한 국가 전체가 도탄이 빠질 수 있으니 부디 탐욕이라는 민낯을 잘 다스려 달라는 저자의 마음이 담겨져 있다고 느꼈다.
어렵게 읽었지만, 보람이 있는 책이다. 담겨 있는 내용, 정보가 정말 고급지다. 적게 읽으면 손해이고 읽을수록 이득이다. 여기서 이득은 돈 버는 법보단, '돈 보는 법'을 가리킨다. '코스모스'를 읽곤 우주 속 한 점 먼지 보다 못한 나를 자각했듯 이 책을 읽곤 한 톨의 쌀알 같은 내 통장이 떠올랐다. 그러나 한 점 먼지 같은 내 생명력이 신기하게도 느껴졌듯이 쌀알 같은 내 경제적 위치와 방향에 대한 바른 길이 어렴풋이 보였다.
마음 속에 새겼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라는 책 속의 한 글귀를.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