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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의 글은 그냥 좋은 겁니다. | 기본 카테고리 2020-12-05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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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일인칭 단수

무라카미 하루키 저/홍은주 역
문학동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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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은 하루키의 단편입니다.

하루키를 처음 접한지 25년이 넘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고무신 거꾸로 신은 첫 사랑 여자친구에 대한 상심을 40대 중반의 소설가가 썼다는 [노르웨이숲]으로 달랬습니다.

(실제로는 노르웨이 숲을 1987년, 서른아홉에 출간했습니다. 하루키는 1949년 생입니다)

이후로, 줄곧 하루키의 책만 모아서 읽었습니다.

수필이 좋았던 20대를 지나, 양을 쫓는 모험같은 장편소설의 메타포가 좋다는 30대를 거쳤습니다.

이제 20대의 군인 아저씨의 마음을 묘하게 달래주던 하루키의 나이를 지나버렸습니다.



당시 작가는 수필에서 젊고 경쾌한 삶을 보여주었습니다.

'아, 나도 이렇게 나이를 먹어야지...'라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작가는 자신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아버지의 부재는 작가의 특징처럼 굳어졌습니다.

나의 아버지는 불굴의 한신 타이거스 팬이었다.

어렸을 때, 한신 타이거스가 지면 아버지는 늘 심기가 급격히 불편해졌다.

인상까지 바뀌었다.

술이 들어가면 그런 경향이 한결 심해졌다.

그래서 한신 타이거스가 진 날은 가능한 한 아버지의 신경을 거스르지 않도록 조심했다.

내가 남들처럼 열성적인 한신 타이거스 팬이 되지 않은, 혹은 되지 못한 데는 그 탓도 있을지 모른다.

[야쿠르트 스왈로즈 시집 中]

이 책에서 드디어 작가의 아버지 이야기가 나옵니다.

실제로 소설을 읽는 중간-야쿠르트의 2루타를 보며 소설을 써야겠다고 결심을 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부분에서야 하루키 자신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루키는 그동안 자신의 이야기를 소설에 그대로 사용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그럼 앞의 이야기들도 자신의 어렸을 때 이야기인가?'

하루키의 자전적 이야기일거라 생각하고 다시 훑어 보았습니다.

첫 단편, [돌베개]

스무살 때 우연히 함께 밤을 보낸 단카(일본 옛 정형시)를 쓰는 여자의 이야기.

'이 이야기도 하루키의 실제 이야기인가? 프로작가라지만 그래도 엄연히 아내가 있는 그가 이렇게 자신을-오래전 이야기라지만 에로스한 부분까지 드러내도 되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 묘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열아홉 살 무렵의 나는 내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거의 알지 못했고,

당연히 타인의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

그래도 기쁨이나 슬픔이 뭔지는 대충 알고 있다고 내딴은 생각했었다.

다만 기쁨과 슬픔 사이에 있는 수많은 현상을, 그것들의 위치 관계를 아직 잘 분간하지 못했을 뿐이다.

그리고 그 사실은 종종 나를 몸시 불안하고 무력하게 만들었다

[돌베개 中]

.

“사람을 좋아한다는 건

보험 적용이 안 되는

정신질환이랑 비슷해.”

그녀가 말했다.

벽에 적힌 글자를 낭독하듯이

담담한 목소리로.

[돌베개 中]

두 번째 단편, [크림]

함께 피아노 학원을 다닌, 얼굴만 알던 여자에게 열리지도 않은 피아노 연주회에 초대받은 후 헛걸음을 치고 이상한 노인에게 이상한 질문을 받는 이야기.

이 단편의 묘사는 너무나 사실적이어서 '이 소설도 하루키의 자전적 이야기인가?'라는 생각이 거둬지질 않았습니다.

이어서 대학시절 픽션으로 기고한 찰리파커의 이야기.[찰리파커 플레이즈 보사노바]

당신은 이 이야기가 믿어지는가?

믿는 게 좋다. 어쨌거나 실제로 일어난 일이니까.

[찰리파커 플레이즈 보사노바 中]

그 다음은 비틀스와 함께 하던 중학시절 만났던 소녀의 집에서 만난 그녀의 오빠, 그리고 20여년이 지나 우연히 길거리에서 그를 만나 그녀의 죽음을 듣게 되는 이야기 [위드 더 비틀즈]

질리도록 듣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수동적으로 귀에 들어와서 의식을 그대로 통과해 빠져나가는 유행음악.

파나소닉 트랜지스터 라디오의 작은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청춘시대의 배경음악에 지나지 않았다.

음악적 벽지, 라고 해도 좋을지 모른다.

[위드더 비틀스 中]

그리고, 하루키 팬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1978년, 서른 살의 하루키가 소설을 쓰겠다고 다짐하게 했던 이야기가 담긴 [야쿠르트 스왈로즈 시집].

이 이야기는 분명 자전적인 소설이고 실화를 기반으로 쓴 내용이리라 생각했습니다.

어쩌면 또 하루키가 독자들에게 적당히 장난을 친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몇 년 후 이런 저런 글에서 이 이야기가 실화가 아니었냐고 따지는 독자에게

'하지만 어쩌란 말인가? 그 이야기는 명백히 소설이라고 명명되어 있는 책에 실린 이야기이다. 나는 수필이 아니라 소설을 썼고, 독자도 소설로 인지하고 그 책을 구입했으리라. 그 이야기가 허구여서 분통이 터진다고 하소연을 하면 미안한 마음은 생기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쩝...'하는 식이 글을 쓸 것이라는 상상까지 뻗어나가 버립니다.

나도 소설을 쓰면서 그 소년과 똑같은 기분을 맛볼 때가 종종 있다.

그래서 세상 사람들 하나하나에게 사과하고 싶어진다.

“죄송합니다. 저기, 이거 흑맥주인데요.”라고

[야쿠르트 스왈로즈 시집 中]

이제와서 녹색창에 5년전부터 작년말을 기준으로 하루키가 직접 만들었다는 [야쿠르트 스왈로즈 시집]을 검색해 보았습니다.

없습니다.

정말 하루키가 쓴 책이라면 분명 하루키 매니아인 누군가가 일본에서 그 시집을 보았다던가, 구했다는 이야기가 하나쯤 검색될텐데.... 없습니다.

'그럼 이 이야기도 허구인건가?'

그래도 하루키가 직접 300부 정도를 만들었다는 [야쿠르트 스왈로즈 시집]은 저도 갖고 싶습니다.

정말 희귀해서 그 가격도 엄청날텐데...

[사육제]에 이어서도 하루키 스스로가 겪었을거라 생각하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우린 누구나 많건 적건 가면을 쓰고 살아가.

가면을 전혀 쓰지 않고 이 치열한 세상을 살아가기란 도저히 불가능하니까.

악령의 가면 밑에는 천사의 민낯이 있고, 천사의 가면 밑에는 악령의 민낯이 있어.

어느 한쪽만 있을 수는 없어.

그게 우리야.

그게 카니발이고.

[사육제 中]

그리고, [사나가와 원숭이의 고백]에서 확실한 허구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말하는 원숭이라니. 말하는 원숭이가 등을 밀어주고, 원숭이와 함께 맥주를 마시며, 원숭이의 비밀을 알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실제 경험했다기 보다는 '생생한 꿈을 모티브로 옮긴 이야기일수도 있겠다.'

'역시 작가의 꿈은 개꿈이어도 다르구나'하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제일 마지막 [일인칭 단수]는 특별한 이유없이 슈트를 입어보고 거리를 나왔다가 근처 바에 들려 책을 읽는 그의 모습에 시비를 거는 한 여성을 상대하는 이야기입니다.

하루키의 글을 읽다보면 딱히 누군가에게 적의를 드러내거나 원한을 살 일을 만들지 않고 살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고로 이 이야기도 허구일거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베스트 셀러 작가의 얼굴도 못 알아보고, 갑자기 시비를 거는 사람(그것도 여자가 남자에게)이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으니까요.

물론 하루키는 기본적으로 세상은 거칠고 폭력적이라고 말합니다.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지금까지 내 인생에는 ? 아마 대개의 인생이 그러하듯이 ? 중요한 분기점이 몇 곳 있었다.

오른쪽이나 왼쪽, 어느쪽으로든 갈 수 있었다.

그때마다 나는 오른쪽을 선택하거나 왼쪽을 선택했다.

(한쪽을 택하는 명백한 이유가 존재한 적도 있지만, 그런 게 전혀 보이지 않았던 경우가 오히려 많았는지도 모른다. 또한 항상 스스로 선택해 온 것도 아니다. 저쪽에서 나를 선택한 적도 몇 번 있었다.)

그렇게 나는 지금 여기 있다.

여기 이렇게.

일인칭 단수의 나로서 실재한다.

만약 한 번이라도 다른 방향을 선택했더라면 지금의 나는 아마 여기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거울에 비친 사람은 대체 누구일까?

[일인칭단수 中]

오래 기다려 온 책이라 단 숨에 읽어버렸습니다.

“뭐가 뭔지 잘 모르겠는데,

실제로는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거죠?

무슨 의도라든가 원리 같은 게 작용했던 걸까요?”

[2편, 크림 中]

완독한지 일주일도 되지 않았는데 이야기의 끝도 단편 제목도 기억 못 할만큼 뿌옇고 몽환적인 이야기이고, 이렇게 다시 되새겨보아도 이야기가 주는 교훈이나 방향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원고를 다 읽은 편집자의 난처한 얼굴이 눈 앞에 그려진다.

“작가에게 직접 이런 질문을 드리고 싶지는 않지만, 이 이야기의 주제는 대체 뭔가요?”라고 물을지도 모른다.

주제? 그런 게 있을라고.

그저 인간의 말을 할 줄 아는 늙은 원숭이가 군마현의 작은 마을에 살면서, 온천 료칸에서 손님 등을 밀어주고, 차가운 맥주를 즐기며, 인간 여자를 연모해 그녀들의 이름을 훔치고 다녔다는 얘기일 뿐이다.

그런 이야기의 어디에 주제가 있고 교훈이 있을까?

[시나가와 원숭이의 고백 中]

하루키의 글은 그냥 좋은 겁니다.

한때 소녀였던 이들이 나이를 먹어버린 것이 서글프게 다가오는 까닭은 아마도 내가 소년 시절 품었던 꿈 같은 것이 이제 효력을 잃었음을 새삼 인정해야 해서일 것이다. 꿈이 죽는다는 것은 어찌 보면 실제 생명이 소멸하는 것보다 슬픈 일인지도 모른다.

그것은 때로 매우 공정하지 못한 일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위드 더 비틀즈 中]

이제 하루키의 노벨 문학상 수상을 응원하는 것도 그만두었고, 돌아가신 아버지와 비슷한 연배인 그가 10년전, 20년전에 보여주었던 글맛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이 고맙고 반갑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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