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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역사 | Review 2019-08-04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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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철학의 역사

나이절 워버턴 저/정미화 역
소소의책 | 2019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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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그대로 철학자들의 이야기이다.  표지에서 우선 눈에 띈 것이, "삶과 죽음을 이야기하다." 였는데 철학이라는 것이 워낙,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이런 복잡다단하고 정답도 없는 것들에 대한 생각을 추구하는 것이어서 삶과 죽음을 언급하는 글귀가 들어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겠다.  밥만 먹고 살아가는 사람이 아닌 다음에야 정신을 채우고 마음 속의 빈 공간을 다독여 가는 것이 바로 이런 생각의 집합들이 아니던가. 이 책은 그렇게 살아왔던 철학자들의 삶과 그들의 사상, 생각의 결과물들을 딱 맞는 제목 하나씩 붙여 가며 책을 만들어 냈다. 빠질 수 없는 철학자 분이 소크라테스이고 이야기의 시작도 이 분 부터 시작해 간다. "질문하는 남자" 라는 제목으로.  


피터 싱어 라는 현대 철학자까지 다루는 이 책은 처음 읽는 독자들 이라면 내용이 좀 많고 복잡할 수도 있다는 점, 미리 알려 드리고 싶다. 학교 때 중구난방으로 철학자의 이름과 사상을 줄긋기 식으로 알고 있었던 사람이라면 제목으로 철학자의 기본적인 분위기를 먼저 가늠해 보며 서서히 내용을 읽어가 보길 권한다. 그러면서 순서대로 철학자들의 사상과 분위기가 스며들듯이 닿아 오게 되면서 그다지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다. 다만 이름 정도만 어렴풋하다는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하여 내용이 집중적으로  짜맞춰져 가는 성과를 기대할 수가 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하여 한 가지 크게 얻은 점은 큰 덩어리로써 개념을 잘 잡게 되었다는 것이다. 우선적으로는 일상 생활 속에서 걱정을 좀 많이 하는 편인데, 특히나 다가오지 않은 일에 대해서도 당겨가면서까지 걱정을 하던 걱정쟁이에 속하고 있을 정도였다. 에픽테토스, 키케로, 세네카를 지나치면서 현재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웠고, 그다지 가깝게 여겨지지 않았던 토마스 홉스를 통해서도 우리 인간의 본질과 인생을 "끔찍하고 야만적이고 짧은" 이라는 제목이 말해 두듯이 심각하지도 무겁지도 않음을 돌아 볼 수 있었다. 이런 것들이 한데 뭉쳐 죽음이라는 결론적 부분에 이르러서도 크게 느껴지지 않게 하는 효과도 생겨날 수 있을까?  그것 까지 이르기에는 아마도 너무나  깊고도 넒은 경지이리라. 


개인적으로는 크게 생각해 볼 명제로써, 자유, 신, 그리고 행복으로 나누어서 생각을 해 봤다. 각각의 철학자들이 남기고 간 유산들을 되짚어 보면서 철학자 따로, 사상 따로 물과 기름처럼 어울리지 못했던 그 지점을 벗어나서 이제는 그런 생각들이 실 생활과 삶에 어떻게 적용이 되어지는지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한다는 그 점이 좋았던 것 같다. 이런 부분에서 수확을 했다는 느낌도 갖게 해 줬던 것 같다. 서술 방법에서도 교과서 적이었다기 보다는 오히려 소설 느낌이 나는 쪽이어서 가독성도 좋았다고 본다.


좀 어렵게 느껴졌던 한나 아렌트 조차도 질문하지 않은 일상이 쌓여 어떤 결과를 가져 왔던가를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했고, 질문과 생각을 거듭해 가면서 착오를 다시 고쳐 나가고, 그것이 다시 진리가 되어 가는 과정이 바로 현대 철학에서 추구하고 있었던 바 라는 것도 쉽게 이해하게 했다. 특히, 트롤리 이론으로 다가왔던 사고 실험 부분도- 5명과 1명이 따로 분리되어 있는 상태에서 5명을 살리기 위해서 1명을 희생시켜도 될까, 하는 이론 - 이번에는 확실히 개념을 잡을 수 있었다. 그리고 컴퓨터의 판단, 인간과 지능적 컴퓨터의 미래, 이런 것들까지 뻗어 나가는 철학은 오히려 철학의 역할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게 한다. 


글자 그대로의 자유, 행복이 아닌 그런 사고의 힘은 실 생활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으며 사물을 바라 볼 때 어떤 시선을 갖게 하는지, 더 나아가서는 생활 방식의 변화까지도 철학이 미치는 영향은 거대하다는 느낌도 지울 수가 없는 것을 보면 역시 적지 않은 수확을 거두었다는 생각이다. 소설을 읽어가듯 정리의 시간을 가져보고 독자 나름대로의 생각의 늪으로 빠져 들 수 있는 기회를 가져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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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순간을 남기면 보이는 나 | Review 2019-08-03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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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인스타그램, 순간을 남기면 보이는 나

사라 태스커 저/임지연 역
프리렉 | 2019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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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범한 아이 엄마에서 성공한 사업가로",  인스타그램으로 어떻게 성공한 사업가 까지 가능할까, 전혀 예감하지도 생각해 보지도 못한 구절이 앞장 서 있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한 궁금함은 인스타그램때문 만은 아니었다. SNS 는 여기저기 말도 많고 탈도 많고, 그만큼 영향력도 파급력도 있기에 나처럼 소심하고 나서기 꺼려하고, 내 생활을 낱낱이 보이고 싶지도 않은 사람에게는 전혀 무관한 일인 까닭이다. 남들 스마트폰 잡고 여기저기 연결하고 있을 때에 나만의 세계를 즐기는 나로서는 개인 일기와도 같은 조용한 한 구석, 그것도 인기도 없는 블로그의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을 뿐, 하루하루 변화롭게 연결하는 인스타그램은 내게 그다지 매력있진 않아서 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왜 이 책을 잡게 되었냐고?  바로 일상 기록, 나를 찾아가는 그 부분이 강하게 끌어 당겼기 때문이다. 하나의 목적만을 위해 책을 읽지는 않을 것이다. 혹자는 인스타그램 성공적인 방법을 구하여 이 책이 매력있기도 하겠지만 혹자는 바로 나처럼 자신을 찾아가는 방법 중 하나로써 일상을 찾아내고 기록하고 남기는 방법에 조언을 구하고 싶기도 한 이유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여러가지 목적으로 볼 수 있는 책이라고 할까.


평범한 아이엄마, 아이만 바라보던 여인은 저자로서 어느 새 많은 연결 고리와 망을 갖게 되었다. 영향력이 생겨나고 자신의 세계가 확장되어지는 효과를 얻은 것이다. 그렇게 발걸음을 떼어낸 저자의 사진 찍는 법, 일상 속 보물을 발견하는 법, 그리고 기록으로 남기는 법과 같은 것들은 마치 남에게 나의 생활을 알려지게 하는 느낌도 있지만 이 과정에서 놓치기 쉬운 부분을 더 많이 알게 한다. 나 스스로 일상의 보물을, 그것도 한 가지로 압축할 수 있는 그것은 대체 무엇일까. 늘상 같은 일상의 시간들이 단 하나의 사진으로 대표 하라면 어떤 사진을 들이밀 수 있을까, 를 생각해 볼 때 이 책은 방향을 지시하고 어떻게 할 수 있을지 그 정도를 소개한다. 매장 실려있는 사진들도 평범한 듯 예사로운 사진들은 아니다. 욕조에서 발을 내밀고 있는 사진 하나만으로도 많은 의미를 구사한다. 특별한 강의 시간에 배워야만 나올 수 있는 사진은 아닌 것이다. 나를 찾아가는, 24시간 스쳐 지나가 버리면 그만일 하루를 딱 한 장의 사진으로 남겨 둔다는 자체는 작지않은 과제 임에 틀림없다. 또 그만큼 재미있고도 매력있는, 그러면서 나를 알아가는 과정임에도 분명하다.


"비쥬얼 스토리텔링"과  "클릭 어필", 저자는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소개로써 인스타그램에서의 관심 집중과 팔로어들 관리, 지금까지 해 오고 앞으로도 계속 해 갈 그 비법들을 쉽게 잘 설명해 주고 있다. 그 첫걸음으로 나온 것이 바로 사진 찍기 이다. DSLR 뿐 아닌 주로 스마트 폰으로 모든 것을 해 낼 수 있는 방법도 자세하게 꼼꼼히 소개하고 있다.  주로 사진에 관련한 이야기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긴 하지만 그 나머지, 소중한 일상의 한 단면을 잡아 내는 법, 그것으로 하나의 이야기를 구성해 가는 법과 같은 것은 한 번 쯤 되새겨 읽어 볼 만한 부분이다. 사진과 나의 일상, 그리고 그것으로 세상과의 연결, 이런 식으로 한걸음씩  시작을 해 가는 것이다. 자신만의 작은 일상을 잘 찾아내고 잘 꾸려간다면 그것이 곧 세상과의 좋은 만남이고 성과가 됨을 볼 수 있다. 특히 "프로젝트의 힘", 주제별로 찾아내 가는 일상, 주말마다 해시태그 붙여가기, 같은 것들은 정말 실천해 보고 싶은 부분이기도 하다. 일상이 금방 풍부해 지고 무궁무진해 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자신의 삶을 저장하여 세상과의 연결을 시도하는, 그리고 공유해 가는 그 과정이 자신을 개발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한 방편으로 알차게 꾸며져 있다. 인스타그램에서의 성공을 염두에 두는 독자라면 더욱 도움될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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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미술관 | Review 2019-08-03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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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다락방 미술관

문하연 저
평단 | 2019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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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종류의 책을 가끔씩 읽어가다 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내용면에서도 시대별로, 쟝르별로 화가들과 작품들은 거의 비슷비슷해 지기 마련인지라 어느 덧 명화들과 화가들의 뒷 이야기들 조차 진부해 지기 십상이다. 이 책 또한 화가들과 작품들, 그 배경에 얽혀 있는 이야기들을 엮어 낸, 그림도 감상하고 화가들의 생애와 에피소드 등을 소개한 책이다. 더불어 세계 곳곳에 있는 미술관들도 알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이 좀 더 추가되었다고 할까.


그런데, 이 책에 이르러  약간 다른 점을 찾자면 여류 화가들이 꽤 많이 눈에 띈다는 점이다.  특히, 인상파 야수파 부분에서 나혜석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좀 다르게 보였다. 지금까지 많은 책을 접해 왔던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명화와 화가들 이야기를 때로는 흥미롭게, 때로는 파고들면서 읽어 왔던 터라 왠만한 화가와 명화들은 거의 다 섭렵해 보지 않았을까 생각해 오던 차였다. 혹시라도 생소한 작품, 낯선 화가는 누구일까, 하는 기대가 생겨나기 마련인데 이번에는 나혜석이 등장하여 눈길을 끌었다.  그녀의 유럽 여행기를 읽어 본 지 얼마 되지 않은 터라 그녀 자신의 자화상을 들여다 보는 기분은 또 남달랐다. 조선 여자로서 파리에서 그림 공부를 했었던 그녀의 자화상은 개인의 재능만으로 반짝였어야  했을 그녀만의 일생이 조선 여자 였다는 시대적,공간적인 장애로 인해 생겨난 탓이었던지 무겁고 어두워 보였다.


첫 번째 소개하고 있는 르네상스   시대의 아르테미시아부터 근대 미술의 베르트 모리조, 매리 카사트, 수잔 발라동, 현대 미술에 들어서서도 다양한 분야에서 여류 화가들을 소개하고 있어서 이들을 비교해 보는 것 하나 만으로도 새로운 즐거움을  발견해 냈다.  케테 슈미트 콜비츠, 모더존-베커 같은 작가는 화가로서도 작품으로서도 많이 생소하였다. 또한, 그림을 보면 익숙하여도 다시 한 번 더 그 이름들을 반복하게 하는 프리다 칼로나 마리 로랑생같은 작가도 등장한다. 


여전히 불행했던 화가들의 모습, 특히 마지막 장의 모딜리아니 부부, 그들의 비극적인 삶은 여기에서도 소개 되었고 거의 대부분의 여류 화가들의 불행은 예술가로서의 삶이 녹록하지 않았음을 다시 한 번 더 보여 주었다. 남자들 때문에 불행했어야 했던 삶들, 재능을 가진 여인이었기에 거쳐갔던 불행들이 시대별로 나타났던 여류 화가들에게서 각기 다른 모습, 혹은 비슷한 방식으로 불행을 보여 주고 있어서 역시나 안타까웠다.


전문적인 그림 해설 방식은 아니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명화와 작가들을 접하고 대할 수 있다는 장점 또한 빼놓지 않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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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여행자 | Review 2019-07-28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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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지구별 여행자

류시화 저
연금술사 | 2019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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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 나에게 말했다. 이 삶은 나 스스로 선택한 것이라고. 삶에서 겪게 되는 대강의 줄거리들을 나 자신이 선택해서 태어난 것이라고. 자신에게 필요한 배움을 얻어 더 높은 영혼의 단계로 올라가기 위해.... 하지만 누구에게나 어떤 순간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내가 나에게 한없이 낯설어지는 순간, 내가 살고 있는 삶이 내 삶이 아닌 것 같은 순간이.      (58쪽)


이 문장에 이르렀을 때에 공감 100% 느끼면서 나아가게 하던, 류시화의 지구별 여행자. 이 책은 김영사에서 출판한 이후 올 해 다시 새로이 연금술사에서 나왔다. 문장 구절마다 삶의 이유와 존재, 목적을 향해 나아가고 그 이유와 답을 얻고자 하는 구도자의 느낌과 깨달음이 순간순간 나타나 있다. 당연히 밑줄 그을 만한 부분과 문장들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인도를 여행하며 부딪혀 간 수 많은 스승들, 제자들에게서 뿐만 아니라  평범한 장수들, 인도 특산품을 팔던, 노인과 소녀에 이르기까지 그들로 부터 얻은 깨달음은 인도였기에 얻을 수 있었던 행동과 답변이었던 것 같다. 우리네 삶에서 이들 방식대로 언급한, 신이 정해 주신 그대로, 신은 모든 곳에 있고, 사람은 그저 존재할 뿐이고 다음 생에서, 라는 그런 부분들은 당연하지도 않고 평범하지도 않은 부분 아닌가.  물론 우리 드라마 중 최근 인기였던 도깨비, 라는 소재에서는 다음 생과 또 그 다음 생을 표현하고 있지만 특정 종교인에게는 부활과 재생의 의미는 좀 다르리라 생각해 보기도 한다. 작가가 만나 온 그 인도인들은 생을 달관하고 오늘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었기에  내일로 미루는 사람에게는, "내일이 먼저 올 지 다음 생이 먼저 올 지", 와 같은 말을 던지는 것으로 현재, 지금 여기, 이곳을 강렬하게 강조한다. 특히 원숭이가 낚아 채어간 공으로 시작점을 다시 정한다는 그 지점에서, 뭔가 이뤄가는 그 중도 지점을 방해하고 나아가지 못하게 하는 것들에 대해 좀 더 너그러워지게 하는 마음을 갖게 하기도 하는 것을 본다면, 작가가 만났던 그 사람들이 보여 준 말들의 집합, 지구별 여행자, 라는 이름으로 태어나 수 많은 독자들에게 공감과 현재의 삶을 소중하게 여기며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가다듬음 과도 같은 문장들을 선사해 주는 것 같다.



::: 결국 나는 완벽한 인간이 아니며 생은 온갖 시행착오를 거치기 마련이라는 것, 자신의 시행착오를 너그럽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야 말로 가장 큰 시행착오라는 것, 따라서 자신을 괴롭힐 일이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113쪽)



실수와 시행착오는 있기 마련인 일상에서 잠시 스쳐 지나가 버리지 못하는고 오래 붙잡아 두며 괴롭히게 되는  소심한 마음에 작은 약과 같은 문장이기도 하고, 지금 여기 현재를 소중히 생각하게 하는 문장들도 마음을 붙들어 맨다.


"우리 생에 다음 이란 없는 것", 지금이 아니면 없는 것과도 같음을 다시 한 번 일깨우기도 한다. 그래서 "아 유 해피?"  라고 인사하듯 확인하고 말하는 그들이야말로 살아있는 행복 실천자들이다. 교육, 재산, 신분, 각자의 소유물, 이런 눈에 보이는 가치와 양으로 결코 비교할 수가 없는 그들만의 정신적인 유산은 눈에 보이는 것 만으로 확인하려 드는 우리네 삶에 조금이나마 다른 시선, 생각, 안목, 느낌을 던져 주기도 한다. 삼복 더위를 이겨내는데에 몸을 위한 보양탕을 찾듯이 늘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면 지구별 여행자와 같은 깨달음의 문장들을 음미하고 찾고 되짚어 보며 마음과 정신들을 돌 볼 필요에 대해서는  다시 말 할 필요조차 없지 않을까 싶다.


"아 유 해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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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요리 노트 | Review 2019-07-2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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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요리노트

레오나르도 다빈치 저/김현철 역
Nomad(노마드) | 2019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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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오나르도 다빈치, 르네상스 시대를 주름 잡던 거장 중 한 사람으로 알고 있었던 그 사람이 요리와 관련이 있다고? 이것 자체가 바로 작지 않은 발견이 될 텐데 이 책 내용에 들어서니, 알면 알수록 이 사람 양파 같은 사람이었구나, 싶다. 무엇보다 책 내용이 피식, 웃음이 날 정도로 희극의 장면들을 보는 것 같다. 주방에 있는 다빈치라니 이것 부터가 상상이 가지 않는, 익숙지 않은 장면이고, 또 그 당시 그림과 조각으로 유명했던 예술가가 요리에도 일가견이 있었겠지, 하는 뒤늦은 발견 쯤이야 있을 수 있다 쳐도, 주방에서 야단법썩으로 음식을 만들며, 불편할 적마다  불편함을 없애주는 기계들을 발명해 냈다는 것 자체부터가 웃음이 막 날 정도였다.


가령, 주방 안으로 장작을 들이는 일을 반복할 때 마다 불편했던 다빈치는 장작 들여 놓는 기계를 고안해 냈고 음식 재료를 빻고 가는 기계가 필요하면 그 기계를 또 만들어 냈다. 이러다 보니 하나 둘 늘어나는 기계들이 어느 사이 주방 구석구석을 차지하게 되고 몇 사람이 움직이던 주방에 온갖 종류의 기계가 넘쳐나는 장면을 상상해 보라.  그 기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그것을 다루고 치우는 일꾼들이 더 늘어나게 되는 현상, 생각만 해도 무슨 코미디를 보는 느낌이었다. 그 당시 다빈치의 후견인이었던 스포르차의 주방에서 양을 잡고 국을 끓이고 국수 가락을 뽑아내던 다빈치가 동분서주하며 주방을 오고 갈 때의 모습이란, 저절로 웃음이 날 지경이었다.


우리가 알 수 없었던 다빈치의 다른 모습을 발견해 낸 색다른 즐거움을 한껏 느꼈다고나 할까.  그의 요리 노트, "코덱스 로마노프" 라는 것이 최근에 발견되어 새롭게 알게 된 그의 다른 모습은 장엄한, 웅장한, 영예로운 예술품의 작가로서가 아닌, 음식을 즐기고 그 음식을 만들어 내길 즐겼던, 아주 인간적 이었던 다른 다빈치를 볼 수 있었다. 스포르차의 연회 모습에서 그 당시 그들이 즐겼던 음식 문화와 연회 속의 모습도 덩달아 잘 구경하였다. 식탁 테이블보가 음식 먹던 나이프를 닦던 용도였다니, 연회가 끝난 후의 테이블 모습은 전쟁이 한차례 휩쓸고 지나간 분위기였다고.  이러니 다빈치가 가만 있을 수가 있나. 식탁보를 살리기 위해서 그는 냅킨을 고안해 낼 수 밖에. 그러나 그의 의도를 알아 차리지 못한 손님들은 냅킨을 가지고 장난을 치거나 몰래 숨겨 가지고 갈 음식을 싸는 용도로 사용했다하니 다빈치는 아마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을 듯 하다. 이게 아닌데, 하면서.



대단한 요리의 요리법도 있었으나 현대의 우리가 만들어 낼 만한, 따라할 만한 요리는 거의 없을 지경이다. 너무나 엽기적, 이상한 음식이 들끓으니까.  가축의 발들만 모아서 끓인 음식, 듣기만 해도 끔찍한 기분이 든다. 그러나 그의 시대에 그 사람들이 해 먹던 요리 재료이고 음식이었던 만큼 그 시대적인 음식을 잘 구경할 수 있는 계기이다 싶다. 페스트 환자를 위한 음식, 동면 쥐고기 요리등 재료 부터가 희귀하고 역한 느낌의 음식들이 즐비하게 나온다. 게다가 양치기들이 하루 종일 갖고 다니면서 먹던 음식같은 경우는  그 때 부터 벌써 고안되었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한다.  그것이 바로 오늘날의 샌드위치나 햄버거 종류 아닐까. 단지 그 속에 들어가는 재료만 다를 뿐이겠다.  실제로 다빈치는 고기 두 장 사이에 빵 하나 끼우거나 빵 두 장 사이에 고기 끼우는 시도도 해 본 흔적이 나온다. 국수 면발을 탱글탱글하게 뽑아 내는 다빈치의 모습까지도 생각의 범위가 편리를 위해 달려가는  발명가 스럽다. 1400년 대 그 시대에 스파게티를 해 먹을 생각을 했다는 자체,  놀라운 일이 아닐 수가 없는 것이다.


온갖 그림들과 메모가 가득한 노트에는 이렇듯 재미있고 유별난 요리들과  그 당시 다빈치의 고뇌가 담뿍 담겨있으니 독자들은 미소를 한껏 머금고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전 재산이나 다름 없었던 포도밭을 자신의 전용 요리사와 제자 두 사람에게 반씩 유산으로 남겨 준 것만 봐도 얼마나 음식과 요리를 사랑했었는지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한 편으로는 엽기적인 것 같으면서도 한 편으로는 너무나 인간적으로 다가 오는 다빈치를 새롭게 들여다 본 좋은 책, 재미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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