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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클, 기사회생한 13명 물로 동굴에 갇힌 사람들/ 북극곰 | 일반 서적 2023-02-0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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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모두 열세 명

크리스티나 순토르밧 저/이승숙 역
북극곰 | 2022년 1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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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서 피상적으로 알았던 내용을 이 책을 통해서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다. 뉴스를 통해서 실종되었는가? 거기에 얼마나 사람들이 고통스러웠고 마음이 힘들었을까? 그리 추상적으로 인식했는데, 이 책을 통해 사실적으로 알게 되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고 소중한 생명을 구하는 세기적인 일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사람들이 자신을 희생해서까지 생명을 구하는 일을 위해서 모든 힘을 다 한다는 것을 보았다. 정말 대단한 논픽션을 그리고 있는 책을 한 권 읽었다.

 

매사이 국경 소도시에 유소년 축구부가 있었다. 그들을 가르치는 부코치 엑까폴 찬타윙은 아이들이 연습을 끝내면 그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일을 하곤 했다. 물론 아이들이 좋아하고 운동이 되는 일들로 그 일은 행해졌다. 그날 그들은 잠자는 여인의 동굴탐루앙낭논을 가기로 약속을 했다. 5시에 부원 중 한 명의 생일잔치가 있어 5시까지는 돌아오기로 하고 자전거를 타고 동굴로 갔다. 가지 않는 부원들 빼고 12명의 축구부원들과 엑코치가 동행해 13명이 동굴 탐험을 떠났다.

 

동굴은 아이들에겐 익숙한 곳이었다. 하지만 우기 동굴을 신성시된다. 아이들의 동굴 탐험은 미지의 세계에 대해 조금만 더 가보자는 생각들이 동굴의 깊이 들어가는 계기가 되었다. 들어가면서 험난한 코스도 많았다. 배를 대고 가야할 정도로 벽이 가까이 붙어 있는 곳도 있고, 물웅덩이가 있는 곳도 있었다. 웅덩이가 나왔을 때 엑코치는 아이들에게 묻는다. 돌아나갈까? 조금 더 가볼까? 아이들이 어떤 곳에서는 조금 더 가보자고 한다. 물웅덩이를 건너 동굴의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들이 큰 물웅덩이를 만나고 돌아섰을 때, 우기의 물이 웅덩이에 차고 넘쳤다. 돌아 나오던 그들은 길을 잃었다. 결국 더 안으로 들어가게 되고 부원의 생일 파티는 갈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아이들이 약속된 생일 파티에 나타나지 않자 부모들은 사실을 확인했다. 자전거가 동굴 밖에 있고 그들이 동굴에 갔다는 이야기를 같이 가지 않은 축구부원들을 통해 듣는다. 결국 동굴에 갇혔다는 결론에 이른다. 비가 계속해서 내리고 있었다. 상우트 대장(구조요원)과 구조대원들이 동굴입구에 투광등을 설치하고 삼약 3 갈림길까지 가본다, 하지만 삼약엔 물이 가득 찼다. 동굴 안 홍수로 인해 동굴에 물바다가 되고 있었다. 아이들이 이 물의 홍수에 갇혔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우기가 끝날 때까지 수위가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상우트 대장은 알았다. 그곳은 입구로부터 1시간 30분 걸어 들어온 곳으로 1.6km 떨어져 있는 곳이다. 그들은 물을 빼기 위해 노력했으나 헛수고가 되고 결국 물이 빠지기를 기다려야 하는 상태가 되었다. 그래서 동굴 탐험가 번, 네이비실 대원(잠수부) 등이 참여하게 되었다. 우선 아이들을 찾는 일에 총력을 다 하는 상태가 되었다. 하지만 동굴 수중 탐사가 쉬운 것은 아니다. 장비와 숙련된 잠수부들이 있어야 했다.

 

동굴 잠수의 최종 위험은 수면으로 돌아가기 전에 공기가 바닥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 말고도 다이버를 암울한 상황으로 내모는 수백 가지의 일이 있다. 장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동굴 출구로부터 너무 멀리 와서 제시간에 밖으로 못 나갈 수도 있다. 몸이 꽉 끼는 곳에 갇히거나, 장비가 바위나 동굴 벽에 걸려 찢어질 가능성도 있다. p71

 

아이들을 찾는 일은 동굴 속 불어난 물 때문에 진전이 없고, 3일째 갇혀 있는 아이들은 고통에 휩싸이고 있었다. 그들은 물이 없는 곳을 찾아 좀 더 높은 곳으로 이동하곤 했다. 그들에게 먹을 것은 물 뿐이었다. 다행히 물은 깨끗해 그냥 마셔도 되었다. 배가 무척이나 고팠다. 그것은 아픔이 되고 있었다. 엑코치와 아이들은 체온 유지를 위해 노력하고 또 마음의 안정을 얻기 위해 명상 수행을 하면서 인내하며 견뎠다. 밖에서는 수위를 낮추기 위해 펌프를 설치하고 아이들을 찾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고 있었다. 지역 사회의 관리들과 많은 자원 봉사자들이 함께 노력했다.

 

그들은 미 특수부대에 도움을 요청했다. 미 공군 지휘관 하지스 소령은 도움 요청을 받고 현지에 도착했다. 그리고 상황을 살피며 작전을 짰다. 아이들을 찾는 방법이 몇 가지 있다고 제시했다.

* 산 측면에 구멍을 뚫는 방법

* 동굴 밖으로 물을 충분히 빼내어 걸어서 구조하러 들어가는 방법

* 동굴로 들어가는 다른 입구를 찾는 방법

* 잠수부를 보내는 방법

하지만 모든 방법이 쉽지가 않았다. 결국 잠수부를 보내 물웅덩이 너머의 동굴로 들어가 보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런데 물은 계속 붇고 있다. 비는 계속 내리고 있다. 동굴의 모든 통로가 물이 가득해 지고 있다. 아이들의 상태가 무척이나 걱정이 되었다. 그들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수도 없다. 이런 상황이 방송을 통해 전 세계로 실시간 나가고 있었다. 전 세계 이목이 탐루앙으로 집결되고 있었다.

 

밖에는 수천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함께하고 있었다. 봉사자들은 다양한 사람들의 참여해 일처리가 빨리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었다. 하지만 13명의 지인들의 상실감이 컸다.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아마 이런 상태는 당연한 일일 것이라 여겨진다. 수도승이 희망을 가질 것을 주문하고 구조의 중요한 인물인 영국의 동굴 잠수부팀 (, , 로브)가 구조에 참여했다. 타닛 나티스 물 전문가도 이곳에 나타났다. 전 세계에서 아이들을 구조하기 위해 많은 전문가들이 찾아 왔다. 타닛은 둥굴 안의 물을 빼내기 위해 산의 모든 곳에서 노력을 했다. 결국 그것은 물이 줄어들게 하는데 약간의 도움이 되고, 아이들 구조에도 도움을 준다. 구조팀의 전초기지는 3동공에 만들어졌다. 그곳을 중심으로 더 안으로 들어가 아이들을 찾는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 결국 영국의 잠수부들이 9동공에 있는 아이들을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엑코치는 아이들에게 견디자가 아니고 싸우자라고 하면서 하루하루를 이겨나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분명 소년들에게 이보다 더 황량하고 처참한 공간은 없을 것이다. 음식도 온기도 없고 잠도 거의 잘 수 없지만, 이 위기 상황에서 빛을 발하는 아주 중요한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생존의지이다. p149

 

엑코치는 축구선수들의 승부욕, 지기 싫어하는 마음을 이용했다. 그들에게 밖과 소통할 수 있는 노력을 하자고 한다. 돌로 긁어내고, 자신이 살아있음을 땅에게 지속적으로 말한다. 갇힌 지 8일이 지났다. 온 나라가 난리를 겪고 있었다. 뉴스도, 학교에서도, 곳곳에서 기도로 아이들의 무사생환을 갈구하고 있었다. 동굴에 아이들이 갇힌 지 10일이 되는 날, 영국의 잠수부들이 다시 만들어진 3동공 전초기지에서 최대한 멀리 가보길 원했다. 그들이 9동공까지 갔을 때 배설물 냄새가 진동하는 것을 발견하고 아이들을 그곳에서 찾아냈다. 하지만 아이들을 당장 데리고 나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일단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구호물품을 다음날 그곳까지 보냈다. 또한 네이비실 대원, 군의관 1, 태국인 4명이 아이들과 함께 남아 아이들을 보호하고 지켜보며 동행했다. 영국 잠수부들이 찍어 나온 아이들의 동영상은 전 세계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들이 갇힌 후 10일 만에 그들의 생존이 확인된 것이다. 그것은 미라클이었다.

 

찾은 아이들을 데리고 나오는 일이 또한 지난한 일이었다. 어떻게 데리고 나오는가? 구조를 위한 핵심적인 사람들이 회의를 거듭했다. 그들은 방법을

* 시추

* 물 빼내는 것

* 물 빠지기를 기다리는 것

* 잠수부들이 아이들을 물을 통해 구출하는 것

등으로 압축된다. 대다수 물을 해결하고 아이들을 구출하자는 쪽으로 모였다. 즉 우기가 끝나고 건기가 되면 가능하다는 뜻이다. 그동안 물품을 제공하면 되고,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첫 번째 음식을 배달할 때, 고에너지 젤리, 주인공이 좋아하는 사탕 등을 아이들에게 내놓았다.

 

아이들을 구조하려다 비극적인 사고도 일어났다. 13일째 구조를 위해 노력하던 사만 구난이라는 네이비실 대원이 동굴 안에서 죽었다. 또 더 많은 비가 몰려오고 있다는 일기예보도 있다. 이 일들은 아이들의 빠른 구조가 필요함을 알게 했다. 구조에는 2가지 의견이 있다. 물을 타고 구조를 하든지 아니면 우기가 가고 건기가 오기까지 기다리든지 하는 일이다. 건기를 기다린다는 것은 6개월 후에나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밖에서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 갑론을박이 이루어진다. 건장한 사람도 죽었는데 아이들이 어떻게 잠수해 나올 수 있겠는가? 6개월을 동굴에 두면 모두 죽는다. 두 가지 내용이다. 상하나트 대령, 타넷 등은 바로 잠수를 통해 구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관리, 학자들은 건기를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동굴 전문가들이 관리들을 설득하기 위해서 애를 선다. 태국은 계급의 중요하다, 상관의 명령에 무조건 따르도록 되어 있는 문화다. 그래서 구조방법의 선택에 건기를 기다리자는 뜻이 우세하게 흐른다. 하지만 동굴전문가들은 그렇게 두면 모두가 죽는다는 것을 너무 잘 알았다. 그들은 아파콘 소장을 찾아갔다. 그리고 설득을 했다. 또 그를 통해 파오친다 내무 장관이 잠수 구조 계획에 동의하도록 했다. 고관으로 그 일을 결정하는 것은 정치 생명에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하는 일이었다.

 

잠수를 통해 구조하기로 결정하고 비가 더 내리기 전에 빨리 구조를 해야 한다고 마음을 모았다. 아이들이 쓸 마스크 준비한다. 아이들의 공황을 걱정해 완전히 기절시켜 데리고 나오자는 의견을 진행한다. 해리스 박사가 아이들에게 진정제를 투여(마취제)할 하기로 한다. 그리고 보안을 지킨다. 예행연습까지 한다. 시간이 무척이나 촉박했다. 7810시에 9번 동공에서 3번 동공까지 데리고 오는데 5시간 순조롭다면 첫 번째 4명이 구조될 것이다. 하지만 살아서 나올 확률은 60- 70%라고 한다.

 

해리스 박사는 이 무서운 상황을 앞둔 아이들의 표정이 상당히 편안해 보여서 감명 받고 안도했다. 단 한 명의 아이도 주사를 맞거나 잠수해서 동굴 밖으로 나가야 하는 것을 불안해하지 않았다. 박사로선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반면, 아이들은 상당히 예의 바르고 현실적인 것 같았다. 소년들은 두려움에 소란을 피우는 건 나쁜 행동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p255

 

구조되는 상황을 자세히 기록해 두었다. 하루에 4명씩 구조하는 3일이 걸리는 대작전이었다. 영국 구조대원이 주도하는 구조가 되었다. 대원 한 사람이 한 명을 데리고 잠수해서 나오는 과정을 밟았다. 물에서 머무는 시간이 너무 많았다. 구조하는 강건한 사람들도 생명을 걸고 지친 몸을 이끌고 하는 구조였다. 4명이 무사히 구조되었다. 전 세계는 열광의 도가니가 되었다. 세계에서 장비와 기타의 도움이 되는 여러 물품들이 이곳으로 몰려들었다. 개인적으로 아이들이 구조되는 것은 지난한 일이었다. 그것을 구조대원들이 무사히 임무를 다했다. 아이들이 동굴에서 물에 갇힌 후 16일이 지났다. 결국 사상자 없이 13명 모두가 구조되었다. 그리고 함께 그들을 보살폈던 4명까지 17명이 무사히 동굴 밖으로 나왔다.

 

이 일은 세기적인 일이었다. 동굴 속에서 침착하게 자신들을 돌보며 희망을 잃지 않았던 아이들도 대단하고 구조에 참여했던 대원들도 사투를 벌인 일이었다. 동굴 탐사의 전문가들조차 기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일이 일어났다. 그 수중 동굴의 암울한 구조 상황을 극복하고 아이들 전원의 구조에 성공한 것이다. 수중에서 수 시간을 아이를 데리고 나오는 과정은 말로 다 할 수 없는 지난한 일이었다. 그 상황이 눈에 잡힐 듯이 그려지고 있다. 감동이 마음에 물밀 듯이 밀려온다. 대단한 동굴 구조작업의 실상을 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능력을 보여준 인간들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는 대단한 책이다. 다 읽고 나서 가슴 한 쪽에 인간애에 대한 진한 사랑이 머물렀다.

 

불가능이 가능으로 바뀌는 위대한 일을 보았다. 사람들의 힘이 대단하다는 것을 인식했다. 대단한 일이 동남아 조그만 도시에서 일어났다. 그 일은 세상 모든 사람들을 감동으로 몰고 갔다. 12명의 어린 아이들이 물로 덮인 동굴 속에 갇히고 그들을 구조해 내기 위해 세계에서 동굴 전문가, 구조 전문가, 물 전문가, 정부의 고관 들이 동굴 앞에 모였다. 그리고 많은 자원봉사자들도 함께 했다. 그곳에서 아이들을 구조해 내는 일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런데 그들이 공조해 아이들을 구조해 낸 일은 기적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었다. 지난한 어려움이 모두에게 따랐다. 그것을 슬기롭게 다스리고 결국 모든 아이들을 부모에게 안기게 했다. 세상은 놀라고 흥분했다. 그 흥분 너머엔 따뜻한 기운이 머물렀다. 책을 읽어보는 사람들은 다시 한 번 진한 감동을 느낄 것으로 여겨진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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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성장을 도우는 지혜가 가득한 이야기/ 책고래 | 문학 서적 2023-01-30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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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쉿! 위대한 토끼님

김경숙 글/솜보리 그림
책고래출판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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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를 아는 어린 아이들이 읽으면 좋을 만한 책이다. 그림보다는 글이 많은 그림책이다. 책 속에 욕심도 들어 있고 아집도 들어 있으며 깨달음도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들이 읽을 책이 아닌가 한다. 주인공도 초등학교 1학년 입학생이다. 자기중심적인 성향이 강한 강짜를 부리는 아이다. 무엇이든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으면 같이 있는 사람들을 곤란하게 만든다. 울음과 거친 행동으로 사람들이 힘들어서 물러나게 한다. <똥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 하는 말이 떠오르게 하는 아이의 행동이다.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이는 입학식 중에 무척 산만한 행동을 보인다. 그런데 입학식에 참석한 엄마와 눈이 자주 마주친다. 눈이 마주친다는 것은 자신이 바라는 것이 엄마와 관련되어 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엄마는 입학식에 가기 전에 아이와 약속을 한다. 아이의 이름은 김태정이다. 태정아, 입학식에 말 잘 듣고 행동을 잘 하면 돈가스 사줄 게. 잘 할 수 있지? 태정의 마음속에는 선생님들의 말씀보다는 돈가스가 지배하고 있다. 그것이 입학식의 모든 일정 중에 엄마와 눈이 마주치는 이유다. 엄마에게 내 잘 하고 있지? 하는 시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태정이 조금만 잘못 해도 엄마가 눈짓을 한다. 엄마의 눈짓은 태정에게 어떻게 하라는 지시를 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태정은 입학식 시작부터 끝까지 엄마를 의식하는 시간을 보내면서 지겹다고 생각하는 입학식을 견딘다. 학급으로 이동하면서 5명이 한 학급에 편성된다. 담임선생님이 출석을 부르고. 아이들을 확인한 후 입학식을 마친다. 태정은 엄마와 함께할 돈가스 생각 때문에 행복한 입학식이 된다.

 

태정의 학교생활이 시작된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쉽지 않다. 육체적으로도 힘이 드는데, 재미가 없고 친구도 없어 가기 싫은 학교에 가야한다는 것도 고통인데, 학교에 가기 위해 일찍 일어나는 일은 짜증나는 일이 된다. 그래서 스스로를 불쌍하고 가엾은 아이라고 칭하기까지 한다. 어린아이의 자기중심적인 생각이 잘 드러나는 모습이다. 아마 이 연령의 아이들은 거의 이렇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태정이가 좀 더 심하다는 생각은 든다.

 

학교생활 중에 이름 때문에, 행동 때문에 떼쟁이라는 별명을 얻는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다. 선생님이 국어수업을 하는데 재미가 없다고 생각한 태정이는 벌떡 일어나 바닥에 들어 누워 버린다. 선생님의 말씀에 따르지 않고 자기 멋대로 떼를 쓰는 행동을 하는 것이다. 타인들이 보기기엔 엉뚱하고 황당한 일이다. 선생님도 결국 안하무인격인 그를 달래는 수밖에 없다. 그런 일은 태정이의 성격을 잘 드러내는 일화가 된다. 그래서 떼쟁이라는 별명이 태정이를 부른 또 다른 이름이 된다. 그 후 자신이 별명으로 불리니 그도 친구들의 이름을 금동이는 금도끼로, 은실이는 은도끼로 부른다. 그 외 학급에는 이서준, 임시반장으로 임명된 황민철이 있다. 이렇게 5명이 한 학급에서 생활한다.

 

태정이는 늘 말썽만 부린다. 떼를 쓰면 아무도 이기지 못한다. 선생님도 다른 아이들도 부모들도.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떼를 부리는 태정이, 곁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힘겨워 한다. 한 번은 점토를 이용한 만들기 수업을 했다. 반장인 민철이가 점토를 나눠 주려하는데 태정이가 자신은 노란색 점토가 좋다고 냉큼 빼앗아 가버린다. 다른 아이들이 공평을 얘기해도 막무가내다. 결국 태정이에게 노란색을 주고 다른 아이들은 다른 색의 점토를 가지고 수업을 한다.

 

선생님이 태정이에게 일을 준다. 토끼 당번을 시킨 것이다. 학교 뒤편에서 키우고 있는 토끼를 관리하는 것을 태정이에게 당부를 한 것이다. 태정은 처음에는 간을 본다는 느낌으로 거부를 한다. 그러니 다른 아이들이 하겠다고 나선다. 그 후 태정이는 자신이 하겠다고 떼를 부린다. 결국 아이들이 양보하고 태정이가 토끼 당번을 하게 된다. 당번은 토끼 먹이도 준비해야 한다. 선생님은 태정이에게 기대한다며 태정이의 떼를 어쩔 수가 없어 이마를 짚으며 할 일을 일러 준다.

 

학교 일과를 마치고 스쿨버스를 타고 집으로 간다. 도중에 엄마가 기다리고 있는 게 보인다. 급하게 뛰어가다가 웅덩이에 걸려 넘어진다. 태정이는 너무 아프다. 그래서 병원에 가게 되고 깁스를 한다. 그러면서 의사와 어머니가 겁을 준다, 휠체어에서 꼼짝도 말아야 한다고. 다음날 학교에 가게 되고 태정이는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야 움직일 수 있게 된다. 태정이는 휠체어를 타는 것이 무슨 벼슬을 하는 양 의기양양하다. 친구들에게 어디에 갈 것을 요구하기도 하고, 불필요한 일을 시키기도 해 친구들이 짜증이 나게 한다.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가야 하는데 친구들이 먼저 사라진다. 엄마를 기다리는 태정이는 짜증을 부린다. 그때 교실 문을 열고 토끼 한 마리가 들어온다. 그러면서 내 당번을 하기로 해놓고 오지 않은 아이가 너로구나 하고 토끼가 말한다. 그리고 자신을 위대한 토끼라고 불러라 한다. 토끼는 자신이 길을 잃어 지금 이렇게 살고 있다고 하면서 휠체어를 밀고 나선다. 그러나 길을 가다가 제멋대로 행동한다. 태정이가 하는 행동을 그대로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태정이는 빨리 집에 가야하는데 황당하기만 하다. 토끼는 길에서 주변의 모든 사물들을 살피고, 천천히 걸으면서 태정이를 힘들게 한다. 하지만 그것을 얘기하면 토끼가 명령을 한다고 크게 소리친다. 태정이는 어떤 말도 토끼는 들어주지 않는다. 부탁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데도 토끼는 태정이를 힘들게 한다.

 

태정이는 토끼에게 맛있는 당근을 많이 주겠다고 하면서 자신의 말을 잘 들어줄 것을 부탁한다. 그러나 토끼는 제멋대로다. 가다가 잠도 자고, 먹을 것을 보았다고 뒤돌아 가기도 한다. 휠체어를 신나게 몰면서. 태정이는 하늘이 무너진다는 말의 뜻을 알 것 같다고 한다. 그러다 힘이 쏙 빠진다. 그런데 토끼는 불공평하다고 하면서 자신이 휠체어를 타겠다고 한다. 왜 너만 타느냐는 것이다. 빨리 일어서라고 재촉한다. 일어서도 괜찮다고 부추긴다. 태정이는 어쩔 수 없이 일어나 토끼가 탄 휠체어를 민다. 다리가 아프고 눈물까지 난다. 그러다 갑자기 휠체어가 가벼워진다. 토끼가 갑자기 사라져 버린 것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같이 있던 토끼가 없어지니 태정이는 두려움이 몰려온다. 위대한 토끼님을 찾아 마음이 분주하다. 혼자 길을 잃을까 불안감이 증폭한다. 그때 떼쟁아 하는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가 그리 반가울 수가 없다. 금도끼, 은도끼의 소리다.

 

그 후 떼쟁이는 때를 부리는 일도 적어지고 다른 아이들을 생각하는 마음도 자란다. 얼마 후 깁스를 풀고는 학교 뒤편에 있는 토끼를 찾아가 큰 당근을 내민다. 그러면서 나 토끼 당번 자격 있지? 하고 말한다. 토끼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처럼 느낀다. 그때 학급의 아이들이 토끼가 있는 곳으로 몰려온다.

 

떼만 부리면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 아이가 어떤 일을 기회로 생각이 자라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토끼의 등장은 독자가 각자의 느낌으로 생각하면 되겠다. 정말 위대한 토끼님이다. 아이의 성격을 개조시키는 역할을 훌륭히 수행한 이력을 가졌으니까 대단한 토끼다. 위대한 토끼는 누가 되어도 좋다. 하지만 아이에게 두려움을 줄 수 있고 아이의 잘못 된 점을 분명하게 얘기해 줄 수 있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주로 그 역할을 선생님이 하는데, 이곳에서는 토끼가 하고 있다. 나쁜 버릇은 충격 요법을 사용해 마음에 새기게 만들면 고칠 수가 있다. 아이의 성장 이면에 만나는 다양한 장애를 토끼를 통해 표현함으로 아이가 건강하게 성장해 나가게 하는 얘기가 싱그럽게 느껴진다.

 

초등학교 1학년 아이의 과격한 성품, 행동이 발전적 방향으로 나아가는 일을 그리고 있다. 그 역할에 토끼가 큰 몫을 담당하고 있다. 물론 친구들이 토끼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친구란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경쟁이 되는 존재다. 이 책은 그런 건강한 생활을 그려내고 있는 멋있는 책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림도 언어를 도와주는 적절한 기능을 하고 있다. 나도 사람들 사이에서 위대한 토끼님이 되고 싶은 마음이 인다. 그러면 세상이 좀 더 빛이 나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사람들이 스스로를 절제하고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들이 많아지지 않을까? 위대한 토끼님, 생각 개조의 일을 이뤄나가는 행위, 정말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은 서로 어울려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가르치는 슬기로운 지혜가 들어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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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과거를 극복하고 치유하는 이야기, 성장소설/창비 | 문학 서적 2023-01-28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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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유원

백온유 저
창비 | 2020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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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일이 일어나고 그 일에 연유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위층에서 담배를 피우던 사람이 피우던 담배를 아래로 던지고 그것이 바로 아래층인 11층에 다다른다. 그리고 그것이 불씨가 되어 불이 난다. 불은 크게 번져 간다. 그곳에는 부모들은 없고 17살 소녀와 그녀의 어린 동생이 자고 있었다. 매캐한 냄새에 깨어난 소녀는 엉겹결에 동생을 물에 적신 이불에 감아 아래로 던진다. 그리고 자신은 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죽는다. 그 동생의 이름이 유원이다. 그런 일이 있고 유원이 성장해 18살의 학생이 되어 있는 시간이 현재가 되어 이야기가 진행된다.

 

언니 유예정의 기일에 집에 사람들이 모이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많은 언니를 아는 사람들이 기일에 참여한다. 그 중에서도 특기할 만한 사람은 언니와 유치원부터 같이 성장했던 특별한 사이인 신아 언니, 그리고 유원이 11층에서 떨어질 때 그를 받아준 어떤 아저씨 등이다. 신아 언니는 유원에게서 친구인 예정을 본다. 그러기에 과거에 산다고 해도 되겠다. 유원과는 각별한 사이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아저씨는 그 날이 있고 난 뒤 유원의 집을 자신의 집인 양 들락거린다. 그러면서 유원의 부모님들에게 돈을 꾸기도 하고, 유원에서 많은 부담이 되는 인물이다.

 

유원의 부모님들은 식당을 운영한다. 그래서 경제적으로는 비교적 여유가 있다. 예정을 잃은 슬픔을 희석시키는 일환으로 기일에 친구들이 찾아오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그들에게 최대한 정성을 다한다. 신아 언니가 찾아오는 것을 당연시하고 즐거워하며 감사해 한다. 아저씨가 찾아와서 마음을 무겁게 해도 그것을 수용하면서 최대한 잘 해준다. 자신의 자식을 살려준 은인으로 생각한다. 그러기에 돈도 빌려주고, 그가 하는 말들을 고분고분 잘 들어준다. 그런 자세가 아저씨가 부당한 행패를 부리게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유원은 그것이 무척이나 싫다. 또한 큰 부담을 느낀다.

 

사고가 날 당시 방송에서 크게 떠들어 언니를 동생을 살린 의인으로, 아저씨를 용감한 시민으로 나타내었다. 그것이 지속적으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유원은 그것이 큰 부담이 된다. 그 얘기들은 언니를 떠나보내지 못하는 가족들의 상황을 만들고, 아저씨가 어떤 행동을 해도 수용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제공한다. 유원은 그 일로 인해 성장해서도 이불 아기로 남고, 말하기 좋아하는 세인들에게 희망, 기적 등을 일깨우는 재료가 된다. 유원은 성장하면서 그것이 큰 아픔이 된다. 평범하게 자라고 있는데, 너무 많은 관심을 받는 특별한 아이가 되어 있는 것이다. 특별함과 평범함의 거리는 상당이 멀다. 그 거리를 좁히지 못하는 유원의 삶은 고통 그 자체다. 고통의 원인이 구체적으로 제시되는 것이 아저씨를 통한 가정의 훼손이다.

 

유원은 학교에서 비교적 학습의 능력을 보이는 학생이다. 학원도 다니고 다른 것들보다 학습에 매진하는 그런 유형의 아이다. 그러다 수현를 만난다. 여러 연유로 건물의 옥상을 좋아하고 그곳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은 유원이 어느 날 옥상에 갔다가 문을 열지 못하고 계단 언저리에서 쉬고 있다. 그때 수현이 올라와 옥상의 문을 만능키로 열고 유원에게 자기 공간인 양 초대한다. 둘은 그곳에서 높은 곳에 머물고 있는 시간과 학생으로서의 생활 등을 얘기한다. 그러다 학교를 지키는 사람들에 의해 옥상 문이 잠겨버리고, 수현은 남동생 정현에게 연락해 문을 열어달라고 한다. 그 곳에서 유원과 정현도 만난다. 정현도 만능키를 가지고 있다.

 

그 첫 만남 후 둘은 옥상을 중심으로 자주 만난다. 그리고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진다. 그러다 직설적인 수현을 통해 수현과 정현이 유원을 구해준 아저씨의 자식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것은 유원에게는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아저씨를 아버지로 대접하지 않는 수현, 정현을 보면서 가정이 다시 재생되기를 기원한다. 그들 가정에 대해 유원은 많은 부담을 느낀다. 그런 일련의 일들이 유원이 수현에게 갑이 되지 못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정현에게는 같이 공부를 하면서 자주 만난다. 그 둘을 만나면서 유원은 미묘한 아픔을 느낀다. 자신 때문에 그들 가정이 풍비박산되었다고 생각하고 죄책감도 가진다. 하지만 수현은 자신의 아버지가 원래부터 공갈, 협박 등을 하는 사람임을 유원에게 얘기한다. 그러면서 수현과 유원의 관계는 깊어져 간다. 수현의 태도를 통해서 유원도 아저씨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의식 상태가 된다.

 

언니를 아는 사람 대부분이 언니에 대한 무서운 자부심이 있다는 것을 느껴왔다. 언니가 누군가를 살리고 죽었다는 것에 대해서, 언니의 죽음은 그저 그런 죽음들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에 뿌듯함을 느낀다는 말이다. 그것이 다른 희생자 가족에 비해서 엄마가 일찍 안정을 찾을 수 있었던 원동력임을 알고 있다. 상대적으로 나은 위치에 있는 유가족이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엄마의 하나 남은 딸이자, 언니가 선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증거품이다. 이미 끝난 언니의 삶을 연장시키며 보조하는 존재. p119

 

내가 언니의 존재를 각인시키는 하나의 도구가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언니는 그렇게 나를 통해서 살아 있다. 유원이 살아가고 있는 것은 언니가 있었기 때문이고 유원이 성장하는 것도 언니를 아는 모든 이의 의식 속에 언니 예정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타인들의 마음속에 언니의 삶을 대신해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당사자인 유원에게는 무척 힘 드는 일이 된다. 자신의 모습으로 세상을 만나야 하는데 언니의 삶으로 언니 지인들의 마음에 닿아 있다. 부모도 그렇고 절친 신아 언니도 그렇다. 유원을 유원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예정의 모습을 겹쳐 보는 것이다. 선한 사람, 예쁜 사람 등으로 언니의 환영을 쫓는 도구가 되고 있는 것이다.

 

유원은 주인공의 이름이다. 원은 원할 원 자로 언니가 원했기 때문에 유원이 태어난다. 그리고 그녀를 세상에 남겨 놓고 언니는 사라진다. 유원이 유원일 수만 없는 이유다. 언니의 지인들이 유원을 통해 언니를 쫓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 언니의 족쇄에 갇힌 유원은 자유롭지 못하다. 아저씨의 가족을 향한 행패가 그렇고 친구들의 유원을 바라보는 시선이 그렇다. 그런 큰 사고를 만난 아이가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가는 현재의 유원보다는 과거의 이불 아기로 더욱 세상 사람들의 의식 속에 존재한다. 그녀를 현재의 그녀로 그냥 두면 될 것인데, 특별한 존재로 세상은 인식하고 따가운 시선들이 항상 그녀를 따라다니면서 구속하는 것이다. 그것이 그녀를 무척이나 힘들게 한다.

 

이런 유원에게 소탈하고 직설적인 수현은 멀고도 가까운 친구가 된다. 자신의 아버지에 과감하게 대하는 수현, 담대하게 현실을 직시하고 그것을 수용하는 수현을 보면서 유원은 과거에 갇혀 있는 자신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고 느낀다. 그리고 그 족쇄를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찾는다. 그러면서 아저씨에게 이제는 자신을 그냥 두라고 과감하게 얘기할 수 있는 아이가 되었고, 높은 곳에 서서도 두려움을 가지지 않는 자신이 되고 있음을 만난다. 마지막 장면인 수현, 정현 오누이와 남해에 놀러가서 타게 된 페러 글라이딩은 그녀가 높은 곳에 서 있는 것의 트라우마에서 온전히 벗어났음을 알 수 있게 해준다.

 

큰 사건을 겪은 아이가 높은 곳에 대한 트라우마와 언니의 분신이라는 주변의 의식 속에서 스스로를 찾아가는 성장 소설이다. 주변의 시선이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존재로 인식하지 않는 것이 무척이나 힘이 드는 일이다. 그래서 주인공은 일탈의 행동도 해보고, 아파트 옥상을 아지트로 가지는 삶을 살아도 본다. 하지만 쉽게 세상의 울타리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세상은 그녀를 높은 곳에서 떨어진 존재로 보고 있고 언니의 죽음으로 삶을 얻는 이불 아기로 바라보고 있다. 그것은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은 그녀의 트라우마였다. 트라우마의 본질은 높은 곳에서의 두려움, 세상의 시선 등이다. 그것이 자신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거대한 사회적인 울타리로 인식되고, 자신은 그 속에서 매몰되는 듯한 느낌에 사로잡힌다. 그것을 역동적인 힘으로, 인식의 변화로 두려움을 떨쳐 나가고 새로운 길을 찾는다. 그곳에는 오늘의 자신이 있다. 능동적이고 평범한 일상을 지닌 자신이 있다. 그 자체를 인정하며 수용하고 받아들인다. 이제는 지난 무엇에 매몰되지 않을 자신이 생긴다.

 

12년 전은 12년 전이고 지금은 지금이다. 지난 덫에 끼인 상태로 자신을 힘겹게 놓아두지 않고 새로운 세상으로, 새로운 인식으로 자신을 발견하는 인물의 모습이 눈물겹다. 젊은 작가의 삶에 대한 치열함이 마음에 잘 다가온다. 유년 시절에 겪었던 일이 아픔이 되어 자신의 삶을 구속당하는 인물을 제시해 성장과정에서 가질 수밖에 없는 아픔을 과감하게 떨쳐내고 새로운 세상을 향해 서는 발전적 인물을 우리는 만날 수 있다. 유원, 세상을 향해 얼마나 당당해질 수 있을 것인가를 기대하게 하는 작품이다. 우리들은 모두 이런 기억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 그것을 다스려나갈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되는 작품이 되기도 한다. 행복은 스스로 찾아가는 것이다. 스스로의 삶도 현재를 기준으로 해서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유원은 그런 깨달음을 지니면서 과거의 너울에서 벗어나고 있다.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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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 그곳에서 치열한 삶을 만나다/ 문힉동네 | 문학 서적 2023-01-23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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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하얼빈

김훈 저
문학동네 | 2022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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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의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설렘과 함께한다. 둥글둥글 굴러가는 듯한 그의 언어가 내 마음에 감기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현의 노래를 읽을 때도 그랬고, 남한산성을 읽을 때도 그랬다. 그의 작품은 찾아서 읽은 듯하다. 이번 하얼빈도 그렇다. 그의 언어는 리듬이 살아 있다. 아마 유음을 많이 사용하고 의성어, 의태어를 사용하면서 반복과 열거의 표현, 말 잇기 표현 등, 리듬과 관련 있는 언어들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그의 언어를 마주하고 있다 보면 금방 빠져드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마찬가지의 문체를 느꼈다. 나에겐 술술 잘 읽히는 문체다.

 

이 책의 내용은 저자가 젊은 시절부터 그려보고 싶은 소재였다고 한다. 아마 다른 작품을 쓸 때도 마음속에 내재되어 곰삭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것이 세월과 함께 다시 표현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그동안 해왔던 많은 고증과 자료를 통해서 이야기를 꾸며나갈 수가 있었던 모양이다. 황태자 이은의 도일부터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토를 표현하기 위해서 가져온 이야기가 되리라 생각한다. 안중근의 이야기는 젊은 시절 성당과 함께 표현한다. 천주교인으로 지역에서 위상이 있는 집안의 맏이로 그려진다. 그렇게 두 사람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이토의 일본에서의 삶, 조선에서의 행적, 하얼빈으로 가게 되는 일 그리고 안중근의 천주교인으로의 삶, 가족관계, 블라디보스토크로 가게 되는 일, 그곳에서 독립군으로 활약하는 일, 또한 그곳 삶에서의 어려움과 이토를 저격하겠다고 생각하게 되는 경위 등이 그려진다. 성당에서 빌렘 신부와의 관계, 그리고 신부에게 학교를 세워줄 것을 부탁하는 이야기 등은 덤으로 그려지는 내용이다.

 

도주막의 어둠 속에서 잠을 청하는 밤에, 안중근은 이토의 육신에 붙어서 작동하고 있는 사태를 견딜 수 없어하는 자신의 마음이 견디기 힘들었다. 이토의 목숨을 죽여서 없앤다기보다는 이토가 살아서 이 세상을 휘젓고 돌아다니지 않도록 이토의 존재를 소거하는 자신의 마음이 가리키는 바라고 안중근은 생각했다. p89

 

이토를 죽이고자 하는 이유가 잘 드러나 있다. 저자의 안목이 이런 언어를 찾아낸 것이 아닌가 한다. 이토가 휘젓고 다니는 세상을 보기가 힘들어 그를 죽이겠다는 얘기다. 그것은 그동안 한반도와 한민족에게 이토가 행한 무수한 폭거가 그렇게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대동아 공영과 평화를 이유로 제시하고 있지만 그 내용에는 묘한 잘못이 들어 있다. 그들이 주축이 되어야 동양의 발전과 평화가 이루어진다는 이상한 논리다. 어느 민족이 일본 민족의 울타리 안에 들어가서 숨죽이고 평안한 세상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겠는가? 그런데 이토를 비롯한 그들은 일본이 주축이 되는 것을 당연시하고 있다. 그것을 방해하면 죄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들의 이상한 논리가 안중근과 같은 인물을 탄생시켰고 보면 된다.

 

하얼빈역 구내에서 철도는 여러 갈래로 겹쳐 있었다. 바이칼호수에서 오는 철도가 하얼빈역에 닿고,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오는 철도가 하얼빈 역에 닿았다. 평양에서 오는 철도와 대련에서 오는 철도가 하얼빈역에 닿았다. 북태평양과 바이칼이 하얼빈에서 연결되었고 철도는 하얼빈으로 모여서 하얼빈에서 흩어졌다. 하얼빈역에서는 옴과 감이 같았고 만난과 흩어짐이 같았다. p137

 

이토의 저격이 이루어진 하얼빈역의 상황을 얘기하고 있다. 사통팔달이 이루어진 교통의 요지라고 할 수 있는 곳이다. 한민족의 정기가 서려 있는 바이칼호수로 연결되어 있고, 이토가 만주를 방문하기 위해 기차를 출발한 대련과도 연결되어 있으며, 사건과 관련해 안중근의 식구들이 찾아온 평양과도 연결되어 있다. 또한 안중근이 이토의 저격을 오로지 목표로 출발한 블라디보스토크와도 연결되어 있다. 하얼빈은 교통의 요충지다. 그곳으로 이토가 찾아오는 것이다. 그것을 안중근과 그의 세력들이 노린 것이고. 거사는 성공을 했다. 그 역사적인 자취가 물의 흐름같이 흘러간 하얼빈역을 소개하고 있다. 그런 공간이기에 누구나 찾을 수 있은 열린 공간이었고, 그것이 저격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기도 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토가 죽지 않고 병원으로 실려 가서 살아났다면, 이토의 세상은 더욱 사나워지겠구나. 이토가 죽지 않았다면 이토를 쏜 이유에 대해서 이토에게 말할 자리가 있을까? 세발은 정확히 들어갔는데, 이토는 죽었는가, 살아나는 중인가. 죽어가는 중인가 p193

 

이토를 저격하고 난 후의 안중근의 마음을 보여주고 있는 부분이다. 다양한 고증과 상상력을 동원해 저자가 그린 멋진 언어의 향연이다. <사나워지겠구나>란 말이 이토가 한반도에서 행한 악행을 한 단어로 적확하게 표현해 주고 있다. 쏜 이유를 이토에게 직접 얘기하고 싶어 하는 안중근의 마음이 저격의 이유를 알 수 있게 한다. 이토를 저격하는 이유를 말할 기회를 얻기 위해 저격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게 한다. 그것이 재판 과정에서 안중근의 단호한 자세와 표현으로 나타나고 있다.

 

-성공하면 자살할 생각이었는가?

-아니다. 한국의 독립과 동양 평화를 위해서는 단지 이토를 죽인 것만으로는 죽을 수 없다.

-그런 원대한 계획이었다면 범행 후 체포당하지 않으려 했을 텐데, 도주할 계획을 세웠는가?

-아니다. 나쁜 일을 한 것이 아니므로 도주할 생각은 없었다.

 

질문이 답변을 누르지 못했다. 질문과 답변이 부딪쳐서 부서졌고, 사건의 내용을 일정한 방향으로 엮어나가지 못했다. 답변이 질문 위에 올라탈 기세였다. 피고인은 자신에서 불리한 진술을 힘주어 말했다. 전술은 유불리를 떠나 있었다. p234

 

안중근의 조사를 담당했던 검찰관은 미조부치다. 그는 신문을 하는 과정 속에서 안중근의 말을 막아야 하는 경우를 많이 만난다. 입을 그냥 두었다가는 조사고 뭐고 안중근을 영웅으로 만들어 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안중근의 재판을 맡은 자는 재판장 마나베다. 위에 제시한 단락은 재판정에서의 진술이다. 이 진술을 보면서 안중근이 어떤 인물인가를 새삼 인식할 수 있다. 이토를 죽인 것이 전쟁의 일환이지 나쁜 일이 아니다. 그는 적의 가슴에 총을 겨누는 당연한 일을 했고 범행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적과의 싸움에서 일부는 성공을 하고, 포로가 된 것이다. 정말 당당한 언사가 행해지고 있다. 정당한 주장과 의연한 기개를 느낄 수 있는 대사다. <답변이 질문 위에 올라탈 기세였다.>는 말은 질문자들이 말문이 막히고 당황한 상황이 됨을 얘기한다.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통쾌한 일이다. 저자의 언어가 상큼하게 다가온다.

 

안중근은 말한다. 나는 헛된 일을 좋아해서 이토를 죽인 것이 아니다. 나는 이토를 죽이는 이유를 세계에 발표하려는 수단으로 이토를 죽였다. 나라가 처한 무척 어려운 상황에서 세계에 조선이 살아있음을 말하기 위해 독립전쟁의 의병 참모중장의 자격으로 적을 사살했다. 살인범이라는 것은 전혀 타당하지 않다. 안중근은 참모중장의 자격으로 독립군에서 활동한 적이 있다. 그때 일본군을 포로로 잡았는데, 전쟁이기에 포로를 죽이지 않았다. 그런데 그들이 나중에 일본군들을 안내해 와서 독립군 부대가 궤멸된 적이 있다. 그 일로 안중근이 동포 사회에서 무척 곤란을 겪는다. 그때의 일들이 참모중장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도록 했다. 안중근은 사실 인권을 존중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토는 그렇지 않았다. 이토는 그들의 야욕을 이루기 위해 조선의 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그것이 결국 안중근을 비롯한 한민족에게 많은 상처가 되고 안중근을 자격수가 되는 길로 인도한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안중근은 사형이 언도되고, 같이 저격하려고 하다가 실패하고 붙잡힌 우덕순은 3년 형을 언도 받는다. 안중근은 자신이 저격을 한 것은 조선을 알리기 위함이라는 서실을 얘기하기 위해서 자신의 정신으로 이끌어 주었던 빌렘 신부와의 면담을 요구한다. 빌렘은 프랑스인으로 안중근의 젊은 삶에 많은 영향을 준 사람이다. 그는 이토 저격을 긍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종교인인 빌렘의 입장에서는 사람을 죽이는 일을 달리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조선의 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의 경우로 보면 되겠다. 사형수로 있으면서 안중근은 종교인들에게 많은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 물론 일본은 그를 중죄인으로 취급한다. 당연히 조선의 많은 사람들은 통쾌하게 생각했을 것이다. 그래서 영웅으로 칭송하지 않았나 싶다. 이토 저격 사건을 두고 사람들마다 관점을 달리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자신을 중심에 두고 상대를 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사형수가 민족의 영웅이 되는 결과를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안중근은 조선으로서는 영웅이다. 생명을 다해 조선의 위상을 높이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명동 성당의 대목구장 뮈텔 등 종교인들은 무력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그것이 일제, 대한민국에 이르기까지 안중근에게 소홀히 한 결과를 가져온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물론 일본인에게는 무서운 죄인으로 생각되지 않았을까? 이들의 묘한 관계를 세밀하게 그려서 보여준다. 김훈은 이야기를 재정리하는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의 글을 읽는다는 것은 그 자체가 복이다. 이 책은 김훈과 안중근이 만나 당대 민족의 열기와 결기를 잘 보여준다. 우리는 하얼빈을 읽으면서 시대적 아픔과 민족에 대한 진한 사랑을 확인하는 기회를 가진다. 민족혼이 담긴 멋진 소설 한 편 읽었다. 책을 잡고 있는 시간이 너무 빨리 흐름을 인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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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세계를 상상력을 통해 보다/주니어태학 | 문학 서적 2023-01-2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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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2080년의 낭만

이하은 저
주니어태학 | 2023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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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한 책을 읽었다. 2080년을 마음에 두고 생각한 이야기를 적고 있는 글이다. 그러니까 현실적으로 2080년을 마음에 두려면 20세 이하 정도의 사람이어야 한다. 저자가 어떤 연령인지를 제목을 통해서도 유추해볼 수 있는 책이 아닌가 한다. 어릴 적부터 많은 글쓰기를 했던 고등학생 작가의 소설이다. 대단한 이야기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 작품을 읽어보다 보면 그런 생각을 더욱 가지게 된다.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재주가 비상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글쓰기에 있어선 천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확실히 언어 사용이 기존의 세대와는 다르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인물들의 이름도 그렇고, 사용되는 용어, 활동하는 공간, 사람들의 성격까지 나이가 든 사람으로 쉽게 적응이 되지 않은 내용들을 사용한다. 어찌 보면 환상의 세계를 그려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 만든다. 그것이 생각의 범주 밖에 있는 2080년을 염두에 두고 그리고 있으니까 그렇게 느껴지는 듯하다.

 

아이들이 실험 도구로 사용되고 구출되어 보육 센터에서 길러진다. 그들은 그룹으로 보육 센터에서 같이 살면서 학교에도 다니고 성장한다. 지금의 보육원 정도로 생각하면 되겠다. 그들은 연령의 차이가 나는 아이들이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서로 가족처럼 살아간다. 그리고 나이가 차면 센터를 나가게 되어 있다. 사회로 나가기 1년을 남겨둔 아이들 얘기가 행해진다. 바로 테멜다의 얘기다. 테멜다는 지적으로 우수한 학생이다. 그는 보육 센터에서 나이가 차서 나가는 것이 아니라 1년 전에 조기 독립 신청을 해서 나간다. 그리고 오염된 금지구역을 복원하는 프로젝트인 미르 구역에 선발되어 들어간다. 그 공간은 기회와 위험의 공간이다. 미르 핵발전소 폭발은 그것을 위험한 공간으로 만들었고, 그곳을 복원하기 위한 위험을 감내하는 연구와 생산을 하는 곳이 되었다. 그곳에 들어가는 사람들은 생명을 걸고 그곳에서 살아가야 한다. 그곳에서 그들은 지금의 기숙학원처럼 먹고 살면서 일을 한다. 그곳에서는 홀로행아웃도 안 된다. 그래서 손 편지를 써야 밖과 소통이 가능하다.

 

테멜다에게 같은 나이의 보육 센터 그룹에서 활동했던 펜시어란 친구가 있다. 이들 그룹은 라타, 튜르, 미키, 단소 등이 같이 생활한다. 이름이 모두 이국적이다. 저자의 세계관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이름이 나일까 한다. 이들 중 테멜다와 펜시어가 같은 나이로 친구고 나머진 모두 나이가 적은 후배들이다. 그들의 모범이 되어 그룹 생활을 하다가 테멜다가 먼저 조기 독립 신청을 하여 미르로 가게 된다. 친구인 펜시어는 무척 아쉬워한다. 아마 상실감도 무척 컸으리라. 이 책은 거의 펜시어의 멜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서 테멜다의 이야기를 해나가고 있다. 손 편지를 날짜별로 기록해 나간다. 꼭 일기처럼 기록된다. 전해진다는 것을 제외하면 일기라 해도 무방하겠다.

 

펜시어가 쓰는 내용으로 되어 있지만 거의 테멜다에 관한 내용이다. 수신자는 멜로 표현된 테멜다다. 이 손 편지를 낭만이란 용어로 표현하고 있다. 편지를 쓰면서 자신이 얼마나 글씨를 못 쓰는가를 깨닫기도 하고, 자신도 친구처럼 조기 독립 신청을 하야 하겠다는 결심도 한다. 친구 멜의 센터 선생님께 맡겨 놓은 책들을 정리하고, 그 책을 읽으면서 주석을 달아놓은 것을 더욱 열심히 읽으면서 그리움을 곱씹기도 한다. 친구와 센터에서 살았던 지난 기억도 떠올린다. 센터와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세세히 기록한다. 다시 돌아올 멜을 위해 지속적으로 마음을 쓰고 있다.

 

내가 조기 독립 신청을 하지 않았던 건 마땅히 미리 나가 살 이유를 찾지 못했기 때문인데, 이번엔 마땅히 여기 붙어 있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해서 반대의 선택을 하고 있어. 너의 정신 나간 행동력이 옳은 게 분명해. 그러니까 책임을 느끼고 내 새로운 생활을 응원해 주기 바라. p40

 

센터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의 삶을 조기 독립 신청을 통해 얘기해 주는 장면이다. 펜시어가 왜 조기 독립 신청을 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자신의 선택에 친구가 응원해 주길 원하는 마음이 들어 있다. 그것은 친구가 먼저 그 길을 갔고, 미래의 삶을 더욱 잘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에서다. 또한 그것은 자신의 불확실한 내일의 위안으로 삼기 위한 방편으로 보이기도 한다.

 

펜시어의 멜에게로 향하는 편지는 계속된다. 센터에서의 그룹들의 이야기와 자신들을 이끌어주고 있는 프로메트 선생님과의 이야기, 그룹 아이들이 얼마나 멜을 그리워하는가? 하는 이야기, 펜시어가 센터와 학교에서 멜과 함께 했던 시간들에 관한 추억, 또 멜이 남기고 간 책과 그 속에 남겨진 흔적에 관한 이야기, 자신의 학교에서 프로젝트 이야기, 멜이 있을 때 함께 했던 독서클럽 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그리움 담아 편지에 담긴다. 그 편지들은 일방적이고 수신자가 읽을 때에만 의미가 있다. 이들을 지속적으로 폐쇄된 공간인 미르 공간에 보낸다. 미르에서의 답장은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 듯하다.

 

그러다 미르에서 바이오 실험실 붕괴로 십여 명의 사망자가 나왔다는 얘기를 듣는다. 그 가운데 멜이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펜시어의 의식은 붕괴된다. 그와의 추억들이, 그리고 앞으로 만날 일들이 너무나 생생한데 멜은 아무런 말이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밀폐된 공간으로 들어 가고, 펜시어는 그것을 인정할 수가 없다. 그래서 닿을 수 없는 편지를 계속해서 쓴다. 그 편지는 여상하게 그와 대화를 나누듯이 그려져 나간다. 그러면서 결국은 친구가 부재하는 아픔을 느끼고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는다.

 

, 홀로행아웃은 한쪽이 걸어도 다른 쪽이 받지 않으면 연결되지 않아. 말을 전할 수 없게 끊기지. 네가 전에 보낸 편지에서 말했던 것처럼, 편지는 받는 사람이 없어도 계속 날릴 수 있어. 하지만 받는 사람이 읽어야만 의미가 있는 거 아니야? 너는 어떤 편지들이 영원히 미완성일 수밖에 없다는 점도 낭만적이라고 생각한 거야? 네 생각은 어때? 대답해와 멜. 나한테 답장을 보내봐 p161

 

펜시어의 안타까운 호소다. 편지에 대한 멜이 했던 낭만적이라는 생각을 이해한다. 편지를 쓰는 일, 그리고 그것을 통해 구시대적인 대화를 나누는 일, 의식의 교류가 그렇게 밖에 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소통, 이것들을 낭만적이라는 말로 치환하고 있다. 최고의 문명이 이루어지고 있는 시대에 아날로그적인 방법으로 소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이 책의 제목으로 삼았다. 그 편지가 낭만이라고 생각하기 전에 펜시어의 마음에 자리 잡은 멜[ 대한 모든 생각이 낭만적이 아닐까 생각해 보고 있다.

 

미르구역 관리위원회가 멜의 생사와 관련되어 나오고, 불법 미용 시술 업체에 관한 고발이 지속적으로 표현된다. 학창시절 멜에 대한 친구의 생각이 지배적인 내용으로 기술되고, 그 가운데 독서클럽은 매우 소중한 이야기 자료가 된다. 한 해의 농사라고 여길 수 있는 프로젝트 발표회의 준비와 실행이 그려지고, 자료조사를 위한 업체가 행한 홍체 이식 시술에 관한 이야기도 그려진다. 어찌 보면 뜬구름 잡는 것 같은 소리들이다. 이런 얘기들이 기발한 착장에 의해 언어로 표현되고, 그 속에 몰입해 어떤 세계일까 따라가는 나를 본다. 잘 이해가 되지 않은 2080년도의 세상, 그 상상력의 공간을 그 시대를 살 수도 있는 사람의 상상을 통해 직면한다. 젊음은 확실히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는 듯하다. 그 자신감은 불확실성의 미래에 대해 단언하는 자세로 나타난다. 모호한 세계, 아득한 세계, 들어도 잘 인지되지 않는 세계에 발을 들여 놓은 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은 보람을 찾을 수 있겠다.

 

어린 저자의 상상력이 정말 대단하다. 물론 생각의 깊이 같은 것은 그리 찾아볼 수 없다. 기발한 상상력과 학생 주준의 사고력, 그리고 정감적인 세계의 만남, 새로운 것들에 대한 왕성한 찾음 등이 책을 통해 느낄 수 있는 내용이 되겠다. 현실에 잇대어 상상력을 발휘했을 것으로 생각되는 조기 독립, 홀로행아웃이 되지 않는 미르 구역, 센터 그룹 등이 글의 핵심 일과 공간이 된다, 그것이 이별을 낳고 다시 그리움을 만나게 하고 편지를 쓰게 하고 상실감을 느끼게 한다. 그러면서 재생의 길을 걷게도 한다. 2080년 낭만을 통해 당대의 성장하는 얘기를 하고 있는 글이다. 아마 저자가 그 시대를 살 때는 어떤 시각으로 주인공들을 만날까 무척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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