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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고운 꽃들과 함께하게 하는 책/리스컴 | 일반 서적 2022-01-15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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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꽃말 365

조서윤 저
리스컴 | 2022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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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년은 나태주의 글귀가 들어 있는 일력과 함께 했다. 나날이 글을 쓸 수 있는 소재를 그곳에서 선택했고, 그것은 한 해를 풍요롭게 만들어 주었다. 올해는 365가 들어가는 책들이 많이 쏟아져 나왔다. 그 가운데 꽃말이 마음에 들었다. 무척 가지고 싶었고 가지면서 한 해를 같이 가볼까 생각했다. 그래서 이 책이 서평단 모집을 했을 때 신청을 했다.

 

서평단은 경쟁률이 무척 높았다. 좋은 인연이 되었으면 했는데, 책이 내게서 한 걸음 물러났다. 정말 책이 너무 마음에 와 닿았는데, 아쉬움을 컸다. 꼭 되었으면 했는데, 했는데 말이다. 마음이 반대급부로 책에서 멀어지려 했다. 그러다 아니지하는 마음이 되고 다시 책을 살폈다. 책에 대한 아쉬움이 진했다. 이리저리 궁구하다가 이 책을 가지고 일 년을 같이 걸어야 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큰마음을 내었다. 주말 상품권과 보태어 구입을 했고 이렇게 책을 소유하게 되었다. 책은 예상대로 마음에 흡족한 내용들이 가득 들어 있었다.

 

제목 그대로 나날이 꽃과 꽃말이 제시되어 있다. 365일 꽃말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은 지극한 행운이다. 마음을 다독거릴 수 있는 기회도 되고, 마음에 따뜻하게 다가오는 꽃들을 만나면서 삶에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게도 되었다. 꽃말의 책이 그렇게 나에게 안겨왔다. 아마 이 한 해는 꽃말 때문에라도 활기와 생명, 긍정이 함께하는 삶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11일 스노드롭(희망)부터 1231일 편백나무(불멸)까지 총 365개의 꽃과 나무들이 그려져 있다. 그리고 낱낱이 꽃말이 제시되었고, 그 꽃말과 관련되는 명구를 찾아 그 명구를 행한 사람과 함께 제시해 준다. 또한 그 꽃말에 얽힌 저자의 견문이 소개되고 그것에 대한 의견이 개진된다. 꽃과 꽃말만 해도 행복한 일이 될 것인데 저자의 마음을 읽어나가는 것도 쏠쏠히 재미가 있다. 또한 오늘의 한 마디와 여백도 제시해 주고 있다. 여백에는 오늘 감사한 일 3가지를 적어 보게 한다. 같이 만들어가는 책을 엮길 원하는 저자의 배려다. 독자가 동참하여 만드는 책을,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책을 저자는 원하고 있는 듯하다.

 

나날이 이 꽃들을 만나 나갈 것이기에 책은 늘 옆에 있을 것이다. 그것은 내 언어에서나 내 삶에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가져올 듯하다. 바로 마음을 밝게 가꾸는 기회가 될 것이고 글의 소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아침에 일어나 시클라멘이 꽃말로 제시되고 있는 어제의 날을 돌아본다. 어제를 반성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오늘을 계획할 수 있는 시간도 만들어 지리라 생각해 본다.

 

110일은 회양목이 제시되어 있었다. 꽃말은 인내다. 오늘 당신이 기울이는 노력이 분명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앤드류 매튜스의 말이 덧붙여 있다. 성공한 사람들은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평범한 사람이고 어떻게 하루하루를 살았는가가 그것을 결정한다. 오늘 하루를 꿈을 가지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 매진할 때 분명히 좋은 결과를 만들 것이라고 얘기한다. <하면 된다. 하지 않으면 안 된다.>란 말이 생각난다. 오늘 회양목을 만나면서 노력과 인내라는 말을 곱씹어 보는 하루가 되고 있다.

 

111일 오늘의 꽃은 측백나무다. 꽃말은 견고한 우정이다. 알렉산더 포프의 소중한 말이 첨언 되어 있다. <내 친구는 완벽하지 않다. 나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우리는 너무나 잘 맞는다.> 여백이 있는 사람에게 타인이 찾아와 깃들 수 있다. 완전을 지향하는 사람들은 나눔이 잘 안 된다. 뭔가 빈 구석이 있을 때 채워주는 사람과 진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좋은 친구란 나눌 수 있는 친구다.

 

엄마는 언제나 좋은 친구를 사귀라고 합니다. 그리고 꼭 덧붙입니다. 먼저 좋은 친구가 되어 주라고요. 친구가 어려움을 당할 때 함께해 주는 것 말이죠. 엄마의 말이 마음에 많이 남는다. 좋은 친구를 찾는 것보다 내가 먼저 좋은 친구가 되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좋은 친구를 얻을 수 있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친구는 서로의 교감이 이루어질 때 가능한 것이니까? 나는 오늘 누구에게 선의로 다가갈 것인가.

 

113일은 수선화를 우리들에게 제공해 준다. 수선화의 꽃에 붙인 이야기는 신비로움이다. <사랑은 끝없는 신비이다. 그것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라는 라빈드라나트 타고르의 말이 함께하고 있다. 수선화를 바라보고 있으면 아련한 느낌이 든다. 뭔가 찾아보고 싶은 마음, 간절해지는 마음이 함께한다. 나르시즘을 가장 먼저 떠올리게 하는 꽃, 수선화를 제공해 놓고 있는 날 나를 거울에 비춰보면서 생각해 본다, 자기도취, 무심, 가르침, 자애, 자만, 고결 등의 꽃말을 가지고 있는 꽃, 수선화를 마음에 담아보는 시간을 가진다.

 

세상에는 소설 같은 이야기가 많습니다. 어떤 한 여성의 이야기입니다. 학교 선생님까지 했던 그 여성은 결혼 후 남편의 외도로 충격을 받고 여러 고비를 겪다가 자기 생각에 갇혀 마음의 병이 생겨 버렸고, 지금은 노숙자로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115일은 가시를 제시하고 있다. 가시의 꽃말은 엄격이다. 자신에게 엄격하면 삶을 보다 밝게 채색할 수 있다. 군자는 자신에게서 구하고, 소인은 남에게서 구한다는 공자의 말을 조언하고 있다. 문제가 생겼을 때 타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다 보면 될 일도 안 된다. 스스로를 단속해 보고 스스로에게 엄격하게 대할 때 문제의 본질에 쉽게 다가간다. 15일의 꽃을 생각하면서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이 되고 있다.

 

내 생일에는 가련함의 이끼장미가 들어와 있다. 3.1절에는 자존심의 수선화가 그려져 있고, 식목일에는 풍부의 무화과가 그려져 있다. 우리의 결혼기념일에는 강한 인내심의 겨우살이가 제시되어 있다. 나날이 내 기억들과 더불어 의미를 만들어 나가는 것도 소중할 듯하다. 행복한 2022년이 이 책으로 더욱 날개를 만들지 않을까 한다. 긍정과 순수, 사랑으로 만들어 가려는 내 삶의 자리에 이 책이 조력자가 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꽃말에 따라 하루를 반성해 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의미가 있다. 내 기억을 따라 형성되는 많은 일들을 하나씩 해부해 보게 만드는 시간은 분명히 언어로 표현됨으로 더욱 명료해 지고 실체가 확인될 것이라 생각된다. 그것은 내 길을 밝히는 등불이 될 것이고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이 책으로 인해 긍정의 마인드를 가질 수 있게 되는 것도 감사하는 마음들이 늘 함께하기 때문이리라. 오늘도 책과 더불어 감사의 마음을 품으며 하루를 응시한다. 이 책을 마음에 품는다. 그 빈 공간을 내 삶으로 채운다. 결국 한 해가 지나면 유일무이한 내 책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이런 책을 옆에 둔다는 것은 지극한 행복이다. 꽃말은 지식으로써만 아니라 심리적 동반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마음을 다스리고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가면서 살아가고자 하는 독자들은 이 책을 소유하길 바란다. 소유는 곧 자신의 마음과 약속을 하는 일이 된다. 그 약속은 한 해를 풍성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꽃말과 함께 걸어가는 길은 감사가 넘치는 길이 될 게다. 그 감사를 이 책은 나날이 마음에 담게 하고 있다.

 

붙임:

이 책은 <다 읽었다. 이제 읽기 시작한다.> 이 둘이 이 책에서는 같은 말이다. 전체적으로 보았고 나날이 읽는다. 나날이 행복하고 나날이 감사한다. 이 책이 만들어 나가는 책의 공간, 많은 빛이 머물고 있으리라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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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을 배앗을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만들어진 이야기 | 문학 서적 2022-01-13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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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윤재광 저
부크크오리지널 | 2022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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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삶에서 숭고하면서도 안타까운 영역이 영혼의 세계다. 비가시적인 세계는 늘 신비적인 요소가 함께 한다. 이 세계는 리더가 도덕성을 지니는 것이 너무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러기가 어려운 세계이기도 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이기에 조금의 흔적을 통해 믿음을 강요하게 되고 그 강요가 생명을 담보하게도 한다.

 

경이로운 일들로 이루어지는 신비의 세계, 정신적인 세계는 늘 추종하는 사람들을 맹목적으로 만들어간다. 이 맹목이 가장 위험하고 무서운 일을 만들어 낸다. 목적을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고, 결과만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 이 소설은 이런 정신적인 세계를 거론해 보고 있다. 사람의 정신세계를 얘기하면서 기운과 생명의 활력을 소재로 삼고 있다. 타인의 혼을 빼앗을 수 있다는 전제 하에, 그것을 통해서 생명의 기운을 연장할 수 있다는 얘기를 해나간다. 타인의 생명을 담보로 자신의 생명을 연장해 나가는, 자연의 질서를 파괴하는 얘기가 중심을 이룬다.

 

쉽게 적응이 되는 세계는 아니다. 비가시적인 세계이기에 결단과 믿음만이 일을 이루어 나가게 하는 요인이 된다. 그것은 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특히 합리적인 세계관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이런 이야기가 마음에 와 닿지 않는다. 비현실적인 세계의 일로 치부하고 거리감을 두게 된다. 아마 이 책의 내용이 마음에 다가오지 않는 사람들이 많으리라. 하지만 이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욕망을 생각해 볼 수는 있으리라 생각된다. 생명 연장에 대한 원초적인 욕망이 사람을 얼마나 처참하게 만드는가 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게 한다.

 

얘기는 두 갈래로 전개된다. 한 에쪽는 혼을 빼앗을 수 있는 신비한 능력을 타고난 서삼이라는 사람의 이야기다. 그는 남의 것을 훔치는 능력을 몸에 타고난 사람이다. 시대는 구한말 정도로 보면 되겠다. 서삼은 남의 물건을 훔치면서 어머니와 살아간다. 그런데 서삼이 훔친 물건이 이유가 되어 어머니가 고을 원에서 송사로 곤장을 맞은 것이 이유가 되어 죽는다. 어머니가 죽고 난 뒤 서삼은 이리저리 떠돌면서 물건을 훔치게 되고 그것으로 살아간다.

 

서삼은 남의 물건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기운으로 느낀다. 그러면 그것을 훔치기는 여반장이다. 그런 기운을 기술이라고 해야 하나? 태생적으로 훔치는 능력이 몸에 배태되었다고 보면 되겠다. 서삼은 많은 물건을 훔쳐 아무도 알 수 없는 동굴 속에 저장한다. 그러면서 성장해 나가는 중에 일영이라는 스님을 만나게 되고 그에게 감화를 받으면서 물건을 훔치는 일을 그만 둔다. 일영이 머무는 곳에 같이 있으면서 수도를 한다. 서삼은 자신이 물건을 훔치는 기운이 차츰 엷어져 감을 느낀다.

 

그런 가운데 일영이 죽게 되고 서삼은 일영의 혼을 빼앗는 일이 벌어진다. 도를 닦은 사람들의 혼의 결정체를 사리라고 하는데, 열영스님의 입적을 옆에서 지켜보던 서삼은 그의 몸의 기운을 빼앗는다. 혼을 빼앗은 만큼 정신이 맑아지고 삶에도 활력이 넘친다고 한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도 밝아진다고 한다. 한편 일영 스님의 시신을 점검하던 사람들이 덕 높은 스님이 사리가 없음을 알고 서삼이 빼앗아 갔다는 것을 인지하면서 쫓게 된다. 서삼은 그들을 피해 움직이게 되고, 고난의 삶을 살아간다. 그러는 가운데 자신이 훔쳐서 가진 물건들의 기운을 느끼는 능력을 보여주면서 그것들을 경성에 있는 안목이 있는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장사를 하게 된다. 즉 골동품, 보석 등의 장물을 상품으로 넘기면서 그는 거부가 되어간다는 말이다.

 

서삼은 거부가 되면서 욕심이 생겨난다. 그는 거대한 집을 짓고 그 집에서 자신만의 공간을 확보해 모종의 일을 진행한다.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불법적인, 비윤리적인 일을 행한다. 어린아이의 혼을 빼앗아 자신의 생명을 연장하고 활력을 기르는 생활이다. 혼을 빼앗긴 생명은 죽는다. 그는 한양에서 기운을 통해 한 장사의 능력으로 숭배하게 된 허인에게 병들어가는, 곧 죽을 것 같은 아이들을 찾아서 데려오도록 한다. 허인은 미심쩍었지만 자신이 숭배하는 사람이고, 신비한 능력으로 아이들을 치유해 줄 것이라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아이들을 공급한다. 당시는 일제 상황이라 가난하고 병든 아이들이 곳곳에 많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다른 한 쪽은 희령 가족의 얘기다. 보육원을 운영한 희령이 의사인 진우와 결혼한다. 그리고 보육원은 그만두게 되고 애기를 가지게 된다. 쌍둥이이라고 진단이 나오는데 희령은 쌍둥이가 아니라고 한다. 그러면서 진우에게는 알 수 없는 희령의 행동이 이어진다. 임신 후 집을 오랜 시간 비우는 것이다. 현대의학이 넉넉하게 보호하고 있는 도시를 떠나 시골에 가서 아이를 보호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희령은 시골에서 지호를 안고 집에 돌아온다. 지호는 잘 자란다. 하지만 신비스런 능력을 가진 아이다. 한 마디로 하면 자신들 또래에서 특별한 인식을 보여주고 모두에게 천재라 명명된다. 그런데 결론적으로 지호는 자신의 쌍둥이의 혼을 빼앗아 가지고 태어났고 그렇게 두 배의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도선사라 이름 짓고 본격적으로 자기 능력으로 사람들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가장 우선적인 목표는 자신의 기운을 나눠주어 사람들이 맹목적으로 자신을 따르게 하는 것이었기에 허인과 길수, 양수를 시켜 어린아이들을 끌어 모았다. 그리고 처음 살려낸 아이 둘인 길수, 양수, 허인을 비롯해 서삼이 보기에 믿을만한 자들을 마을에 살 수 있도록 집을 내어 주었다. p211

 

서삼은 사람의 기운을 빼앗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 능력을 사용하기 위해서 마을을 만들 생각을 한다. 그리고 마을을 만들고 그곳에 믿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 집을 준다. 그러면서 기운을 나눠줘 그들이 서삼을 신령한 자로 인식하도록 한다. 서삼이 기운을 나눠주었기 때문에 그들의 목숨도 연장되고 생기 있는 삶을 살아간다. 그 기운이 모두 죽어간 사람들에게서 빼앗은 것이다. 결국 사람들의 기운을 빼앗아 그것으로 생명을 연장해 나가는 마을 사람들이 된 것이다. 그 마을이 장수마을이다.

 

그런데 문제가 생겨난다. 아이들을 구할 수가 없게 되는 상황이다. 그러니 나이가 든 죽음에 임박한 사람들을 구하기도 하고 결국은 태어날 어린 아이들에게 손을 대기까지 한다. 마을 주민들 중에 애기가 태어나면 그가 곧 희생의 재물이 되기도 한다. 신의 능력을 가진 절대적인 존재에 대한 맹신이 그렇게 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금정댁도 아이 4명까지 재물로 빼앗긴 인물이다. 마음에는 불만이 가득하지만 자신이 그 기운을 받고 생명도 연장되고 있기 때문에 쉽게 그곳을 떠나지 못한다.

 

그런 마을에 고아인 희령을 흘러들어 온다. 서삼은 희령을 통해 계획을 세운다. 희령에게 보육원을 운영하게 하면서 그곳에서 아이들을 공급받는 계획을 한다. 희령은 죄인 줄 알면서도 그 마을 덕분에 자신의 삶이 이루어지고 있으니 어쩔 수 없이 동조를 하고 범행에 동참한다. 하지만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희령이 자신의 삶으로 인해 마을을 배반하고 떠난다. 그리고 아기를 가지게 되고 장수마을과 관련해서 아기 문제를 다루지 않을 수 없게 되는 상황이 된다. 희령은 그래서 아기를 가진 상태에서 도시를 두고 시골 장수마을로 들어간다. 남편인 의사 진우는 황당하기 그지없다 희령의 태도다.

 

그후 지호가 태어나 자라고, 지호의 기이한 행동과 능력 때문에 일상적인 교육을 시킬 수 없는 입장이 된다. 그래서 희령 가족은 결단을 내린다. 교육 문제도 그렇고 생활 문제도 그렇고, 시골로 가기로 결정한다. 그런데 장소는 희령의 결정에 의해 장수마을이 된다. 가족은 결정을 하고 이사를 한다. 장수 마을에 대해 진우는 문외한이고 이사에 관한 거의 모든 일을 희령이 결정한다.

 

우리는 저자를 따라 장수마을로 들어서면서 두 얘기가 하나로 만나는 것을 목격한다. 서삼과 그들 기운을 나누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세상과 지호 가족이 어떻게 만났는지? 또한 지호가 어떻게 그렇게 능력 있는 아이가 되었는지? 모든 내용들이 인지될 수 있도록 엮여져 간다. 지호가 쌍둥이 한 쪽의 기운을 빼앗아 태어나 두 사람 분의 능력을 가지고 있음과 마을의 사람들처럼 타인의 기운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알 수 있게 된다.

 

그 마을에서 서삼은 범인의 생명을 뛰어넘는 기간을 살고 있다. 그것은 사람들의 기운을 빼앗아 생명을 이어왔기 때문이다. 마을의 모든 사람들이 타인의 생명을 희생해서 얻은 그 기운을 나누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러기에 마을은 모두 노인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 마을에 기자인 민기가 들어오고 진우가 들어오면서 사건의 실체가 조금씩 들어난다. 서삼은 마지막 계획을 세운다. 기운을 가지고 생명은 연장해 가나 자신의 몸이 퇴락하는 것은 어쩔 수 없어 혼을 타인의 몸에 이전시킬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즉 다른 사람의 몸에 들어가 산다는 말이다.

 

그 몸을 지호를 통해서 얻으려 하고 지호를 지극히 사랑하는 희령은 지호를 살리기 위해 그 마을을 탈출하려 한다. 이때 자식을 내 명이나 잃은 금정댁이 희령을 도운다. 마을의 모든 사람들은 지호의 혼이 주는 능력을 빼앗기 위해 마음을 모아 희령과 금정댁에게서 지호를 빼앗는다. 그리고 지호를 가운데 두고 기운을 빼앗는 의식을 진행한다. 그때 사정을 안 진우와 민기가 그곳에 나타나 지호를 빼앗고 금정댁은 자신의 몸을 희생해 가면서 그곳에 불을 지르며 모두가 공멸하도록 한다.

 

끔찍하고 기이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기운을 빼앗는다는 잘 인지되지 않는 내용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그것을 통해 표현하려고 하는 내용은 분명한 듯하다. 생명에 대한 집착하여 목적을 위해서는 인간의 도리도 무시하는 삶의 모습을 보이는 사람들을 표현하려 하고 있다. 범죄를 저지르고도 그것을 당연시하는 악마와 같은 사람들을 얘기하고 있다. 있을 수 없는 이야기가 행해지는 이유는 인간성 상실이라는 비윤리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삶의 모습을 경계하기 위한 것이리라. 끔찍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속이 뒤틀리는 느낌을 가진다.

 

아이들의 주검을 가득히 늘어놓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어찌 있을 수 있겠는가? 무슨 얘기를 하기 위해서라도 이런 이야기는 이야기로만 존재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있을 수 없는 이야기를 오랜 시간 읽으면서 비참해 지는 자신을 만난다. 비윤리와 폭력, 주술적인 의식, 신비로운 비가시적인 무지의 세계 등이 이 글을 통해 다가온다. 끔찍한 이야기 한 편을 읽었다는 느낌을 가진다. 소설이기에 흥미로 읽었다. 이런 신비적인 내용으로 사람들을 강압적으로 이끌어가는 존재가 있다면 그것은 큰 죄악이다.

 

예스24) 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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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타고 전국을 다녀 보세요/ 중앙북스 | 일반 서적 2022-01-10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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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대한민국 드라이브 가이드

이주영,허준성,여미현 공저
중앙북스(books) | 2022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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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도 모아 놓았다. 자동차를 타고 가볼 수 있는 곳을 지역별로 배분해 잘 정리해 두고 있다. 살고 있는 지역은 거리가, 그림들이 눈에 쏙쏙 들어온다.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은 조금은 거리감을 가지고 다가온다. 하지만 그런 곳들을 안내 받기 위한 용도로 이 책이 필요하리라. 공간의 아름다운 경관, 멋진 길의 드라이브, 숙식의 즐거움까지 안내를 받을 수가 있다. 옆에 두면 즐거움이 가득할 책이다.

 

사실 일 때문에 개인적으로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많이 갖지 못했다. 경남북의 길들은 주말을 이용해 수시로 다니기는 했지만, 그곳도 목적의식이 있는 길이었기에 풍광을 즐기기에는 기회가 많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는 시간도 많이 난다. 전국 어디나 차를 내면 갈 수 있는 시간을 확보했다. 내 몸이 움직이길 원하는가? 경제력으로 얼마나 받침이 될 것인가? 하는 것이 문제이겠으나 그것도 과하지 않으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런 상황에서 나의 드라이브 여행에 이 책은 천군만마가 된다. 미리 계획을 세울 수 있게 하고 미리 선지식을 가질 수 있게 한다. 하여 어떤 순서로 차를 몰고 관람을 하고 즐겨야 하는가를 자세히 전해 준다. 미리 예상할 수 있다는 것, 미리 안내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일을 하는데 큰 도움이다.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더 많은 것들을 가질 수 있다. 이 책이 나에게 고마움으로 다가오는 이유다.

 

서울에서 제주까지 모든 길이 여행이 되는 드라이브 길 45선을 제시해 놓고 있다. 숲길도 있고 해안, 호반길도 있으며 섬, 일주도로도 있다. 드라이브 코스는 가장 먼저 생각하고 느껴야 할 것이 풍광이리라 생각한다. 드라이버 여행엔 멋진 그림을 마음에서 꺼내 현실 속에서 만나며 넋을 놓고 머물러 있는 시간도 필요하리라. 차창으로 스미는 향기를 맡으며 빠르게 지나치는 길도 의미가 있으리라. 조치원에서 청주로 들어가면서 보았던 가로수 터널은 지금도 생생하게 각인되어 길 여행의 백미로 나에게 남아 있다. 그런 것들이 드라이브를 통해서 가지게 되는 소중한 기억이 아닐까 여겨진다.

 

책은 지질이 좋아 가지고 다녀도 손상을 입지 않을 듯하고, 사진이 많아 미리 여행을 해볼 수 있게 한다. 계절별 드라이브 코스도 테마별 드라이브 코스도 소개해 준다. 테마별은 부모와 함께 즐길 수 있는 곳, 일출 일몰을 볼 수 있는 곳, 이야기가 있는 곳, 일상을 위로하는 힐링이 되는 곳, 시원한 바다를 달리는 곳 등으로 나눠 보여준다. 여행을 출발하기 전 나름대로 주제를 정하기 좋은 안내다.

 

지역별로는 서울경기인천, 충청도, 강원도, 경상도, 전라도, 제주도 그렇게 크게 지역별로 나눴다. 각 지역별로 6-10 개 정도의 도로를 제시해 45개의 도로를 제시해 놓고 있다. 각 도로가 눈에 익도록 사진을 제시한다. 선지식을 충분히 쌓을 수 있도록 해주고 있고, 그것으로 계획을 세우게 만든다. 책만 있어도 어느 정도 전국의 드라이브 코스는 인지할 수 있을 듯하다. 물론 실제로 가봐야 풍광을 온전히 느낄 수 있겠지만 말이다.

 

이 책은 행복한 책이다. 행복을 만들어 주는 책이다. 행복을 나눌 수 있게 하는 책이다. 책이 가진 행복의 요소는 무한히 많다. 길의 지도를 제시하고 있어 일목요연하게 안내받을 수 있다. 각 장소의 멋진 풍광을 담은 사진을 통해 미리 무엇을 보아야 할지 알 수 있다. 주변의 맛집 안내를 통해 찾았을 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까지 알 수 있다. 얼마나 고마운 책인지, 얼마나 행복하게 하는 책인지 알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서울 북악스카이웨이, 포천호반길, 강화 일주도로는 수도권에서 달려보고 싶은 길이다. 마음에 넣어 두고 기회를 만들어봐야겠다. 충청도의 당진 서산 서해안 길, 제천 단양 청풍호반길은 멋스러움이 눈에 다가온다. 한 번씩 가본 곳이다. 강원도 한계령을 넘을 때는 아스라한 계곡들의 풍광에 아득함을 느꼈다. 요즘은 서울에서 동해안 가는 길은 춘천 양양 고속도로가 잘 되어 있어 비교적 쉽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런 가운데서도 미시령, 한계령은 드라이브로 넘어보기 좋은 길이라 생각된다.

 

경상도 길은 정말 많이 다녔다. 팔공산 순환도로, 울진 관동팔경길, 포항 호미곶 해안도로, 거제 일주도로, 통영 미륵도 일주도로, 남해섬 일주도로 등 모두 가본 듯하다. 전라도는 변산반도 해안도로, 구례섬진강대로 등은 가보았다, 담양 죽항대로, 목포 해안도로 등은 꼭 한 번 가보고 싶다. 순회도로는 경상전라를 잇는 지리산 순환도로를 한 번 타보는 것도 좋으리라 여겨진다. 책에는 보이지 않지만. 제주는 소개한 6개 도로를 모두 찬찬히 달려보고 싶다. 물론 가본 곳도 있다. 달려본 곳도 있고. 하지만 제주는 다시 달리고 걷고 싶은 곳이다. 제주에서 소개되고 있는 길은 평화로, 노을해안로, 동부 중산간 핵심도로, 해맞이해안로, 삼나무길, 최남단해안로 등이다. 모두 다시 책을 펴고 찾고 싶은 길이다.

 

 

그 중에 하나만 차례대로 소개해 보겠다. 마음에 많이 와 닿는 광주 양평 6번 국도다. 먼지 길의 지도가 그려져 있다. 코스 순서를 제시하고 소요시간, 충거리, 코스 팁을 제시해 준다. 강을 따라 가는 길의 풍광은 정말 좋다. 남한산성, 두물머리, 세미원, 용문사 등으로 코스를 잡아 갈 수 있는 길이다. 이들 각각의 장소에 사진을 참가해 미리 선지식을 가질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가는 길의 맛집, 카페 등도 소개해 준다. 이러한 순서로 45개의 코스를 친절하게 소개하고 있다.

 

책을 펼치고 있는 시간, 마음이 넉넉해진다. 제시된 도로 중에서 알고 있는 도로, 알지 못하는 도로가 어울려 마구 달려온다. 그 도로를 차를 몰고 있는 나 자신이 보이기도 한다. 책을 통해서 만났던 길을 이제는 실제로 가보는 일만 남았다. 아마 수시로 가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달리는 차창에서 책이 펼쳐지고 책에서는 길들이 일어선다. 감사한 마음으로 책을 만난다. 기쁜 얼굴로 책을 본다. 책이 살아서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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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들의 아프고 고통스러운 탈출 과정/열아홉 | 일반 서적 2022-01-07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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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은신처에서 보낸 날들

장길수 저
열아홉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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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글

 

북한 사회에서 산다는 것은 참람한 일이다. 물론 그곳도 사람 사는 곳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오늘 자유 민주를 맛본 사람들이 살아가기엔 정말 적합하지 않은 통제된 사회다. 지금 대한민국 정부가 북한 사회를 수용한다면 그 나라의 국민들의 삶이 어떻게 될까? 끔찍한 일들이 벌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탈레반에 의한 아프칸 나라가 당면하고 있는 사회가 아마 비슷하지 않을까? 통제와 자유 억압, 개성이 사라진 세상이 되지 않을까? 자유를 맛본 사람들은 엄청난 상처를 안고 그것을 회복하기 위해 암투하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지금 북한은?

 

우리는 북한 사회에 대해 많이 듣는다. 지금 우리가 듣는 것은 형언할 수 없는, 그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인권이다. 남한에서 그 인권을 위해 법 제정까지 하고 그들을 위한 노력을 하고는 있다. 하지만 다른 사회이기 때문에 그것을 시행하기는 쉽지 않다. 서로의 관계 회복이 되어야 인권에 대해서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민주 국가에서는 북한의 인권에 대해 말하면서 그 사회를 압박하고 있다. 미국, 일본 구미의 나라 등에서다. 하지만 북한 사회는 요지부동이다. 폐쇄된 사회이기 때문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정확하게 인지할 수도 없다.

 

지금 북한 사회는 조선 왕조의 연속이라고 보면 되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다른 여타의 나라에서는 그들의 특수한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지 않은 듯하다. 그들은 조선 왕조에서 국권이 침탈된 시간을 지나 국권을 회복한 김씨 왕조가 들어서 있는 듯한 상황 속에서 살고 있다. 그러기에 실상 국민들이 아무리 힘들어도 반역을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거기에 김씨 3대의 세습으로 인해 권력을 누리는 사대부와 같은 세력들이 있다. 그들이 북쪽 사회를 통제 사회로 몰아가는 세력들로 존재하고 있다. 기득권을 누리는 세력들이다. 그들은 현재의 권력 체제가 무너지면 그들의 삶도 장담할 수 없기에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그것이 지금의 북한 사회를 그들이 장악한 군사력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 보면 되겠다. 그러기에 민중들의 아픔은 그들 개인의 문제가 되고, 그것은 그 사회에 대한 탈출의 소망으로 다가간다. 그래서 죽음과 탈출을 바꿀 수 있는 용기들이 생겨나는 것이다. 조선 말기 유랑민들이 발생하고 그들이 살기 위해 타국으로 전전한 것들과 대동소이하게 인식하면 되지 않을까?

 

책과 함께

 

지금 북한 사회는 궁핍으로 고통스러운 공간이라 말하고 있다. 사람들의 삶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것이 의식주다. 의식주가 해결되지 않으면 지도자들에 대해 긍정의 시선을 줄 수가 없다. 반발을 할 수밖에 없고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투쟁의 깃발을 올리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더러는 도둑이 되고 더러는 산적이 되며 더러는 그 나라를 탈출한다. 이 글의 저자도 그 나라에서 살지 못해 탈출한 사람이다. 그들 식구는 중국 땅을 떠돌며 중국 공안에 붙들리지 않기 위해 노심초사한다. 그들은 탈출을 도와주는 사람들을 중국 땅에서 만나게 되고, 그들을 큰아버지, 큰엄마라고 부르면서 도움을 받는다. 이 책은 그들이 중국에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머물고 있을 때의 기록이다. 큰아버지, 큰엄마의 권유에 의해 기록한 당시의 기록장이다.

 

그러기에 얼마나 아픈 기억인지는 우리가 책의 내용을 통해서 인지할 수 있다. 지금부터 20년 전의 북한의 실상, 그리고 탈출하기 위해 중도에 머문 중국에서의 긴장감과 공포 등은 이루 말로 다 할 수가 없다. 그 기록들이 한 소년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바로 당시의 소년이었던 장길수다. 그때의 기록이 이렇게 모여 책을 만들고 있고 그 책 속에서 우리는 북한의 인권에 대해 다시 생각을 해보게 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저 북녘땅 어디선가는 한 줌 강냉이 알이라도 얻기 위해 농민 시장을 배화하는 꽃제비 아이들이 있을 것이다. 자유라는 두 글자를 얻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두만강을 건너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중국 공안의 눈을 피해 정처 없이 이국땅을 헤매다가 짐승처럼 팔려 다니는 우리의 가엾은 누이들은 또 얼마일까. 부디, 낯선 이국땅 어디선가 자유의 그 날을 하염없이 그리며 눈물 마를 날이 없는 북한 동포들이 있음을 대한민국 국민들이 잊지 알았으면 한다.

 

가슴 아픈 이야기다. 가끔씩 뉴스에서나 듣는 북한 땅의 참상이 그려지고 있다. 북한 동포들의 목숨 건 자유 찾기를 그리고 있다. 그 땅에 태어났다는 이유로 생명을 담보하면서 살아야 하는 그들의 참람함이 잘 그려진다. 우리는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 글이 남북의 해빙무드가 이루어지고 있던 2,000대 초반 김대중 정권 때의 기록이다. 우리는 그들을 진정한 삶을 위해 무엇을 했는가? 결과적으로 북한 정권이 민중들을 탄압하는데, 일목 가담한 것이 아닌가?

 

지금도 많은 북한 동포들이 암울한 시간 속에서 살고 있다. 북한 왕국은 뉘우침이 없다. 왕의 한 마디는 바로 생명을 좌우할 수 있는 법이다. 공개 처형이라는 게 오늘날 사회에서 가능하기나 한 것인가? 하지만 북한에서는 공공연히 이루어진다고 한다. 그들을 어찌해야 할 것인가? 그것은 북한을 개방의 길로 여는 것뿐이라는 생각도 된다. 북한을 탈출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된다. 이들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설날 혼자 중국에 공간에서 머물고 있는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가족과 더불어 같이 음식을 나누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그려진다. 그러면서 소제목을 달고 얘기를 진행해 나간다. 순간순간 다가오는 이야기들을 적고 있다고 보면 된다. 글쓰기, 목욕, 안네의 일기, 귤 맛, 헛 궁리, 지옥 굴, 금연, 일기를 찢다 등의 소제목이 삶으로 그려진다. 하나하나가 삶의 찢겨진 편린들이다. 북한에 대한 생각, 현재 중국에서의 불안감 등이 절절함으로 그려진다. ‘상갓집 개에서는 북한에서 나온 사람들은 일도 제대로 할 수가 없음을 그려주고 어머니가 공안에 잡혀 북송되지 않았을까 하는 두려움이 그려진다.

 

탈북을 도와주는 큰어머니와 큰아버지는 그들에게 큰 힘이 된다. 그 둘의 얘기가 많다. 그들에게 받은 도움이 여러 가지로 기록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장마당에서 일어나는 이야기, 통일에의 꿈 등이 기도로 간절함을 더하고 있다. 중국에서 탈북민으로 살기에는 너무 힘이 든다. 장마당 같은 곳에서 꽃제비의 삶을 살아가지 않을 수 없는 형편과 중국 공안들의 눈을 피해야 하는 쫓기는 삶이 그들의 삶의 아픔으로 나타난다. 그들에게 대한한국과 연결되고 있는 큰어머니, 큰아버지는 애증의 화신이다. 일이 풀릴 때와 그렇지 못할 때의 감정의 기복이 글의 곳곳에 아픔이 되어 그려진다. 하지만 그들의 도움만이 다른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 창문이고, 그들의 자유에 대한 키를 쥐고 있는 분들이다. 감사한 분들이다. 하지만 스스로의 권리를 찾아가는 저자인 소년과 가족들의 분투는 눈물겨운 것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이 우리들에게 주는 소중한 선물이다. 북한 사회와 탈북자로 중국에서 살아가는 흔적은 사람들에게 자유의 고귀함을 전해 주는 귀한 경험이 된다. 그 경험이 우리들의 삶을 더욱 감사하게 여길 수 있는 마음이 되리라 생각된다.

 

인권은 그냥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인권은 오직 싸워서 쟁취하는 것입니다. 인권은 그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인류의 보편적이고, 양도할 수 없는 권리입니다. 그 어떤 상황이나 명분에 의해서도 타협할 수 없는, 심지어 전쟁 중에도 침해 되어서는 안 되는 고귀하고 신성한 것입니다. 북한 인권을 외면하면서 다른 인권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위선입니다.

 

전 경기도지사 김문수가 책의 추천사에서 한 말이다. 사람이 사람다운 것은 사람의 권리를 인정할 때 가능하다. 지난 무수한 세월 동안 인권은 말살되어 왔다. 왕조 사회가 그것을 조장해 왔다. 왕의 한 마디가 바로 법이고, 그 앞에서 인권이라는 것은 없었다. 그런데 지금 북한에서는 그런 왕조 시대가 계속되고 있다.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아직까지 왕조의 유물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사회가 인정된다는 말인가? 그런 권력이 아직도 통용된다는 말인가?

 

북한의 인권은 정말 참혹하다. 이 책의 모든 내용들은 그것에 기반을 둔다. 인권이 인정되지 않은 나라에서 그들이 할 수 있었던 일은 없다. 그러기에 죽음을 무릅쓰고 탈출을 감행했고 고귀한 인권을 획득했다. 그 인권을 획득하기까지 저자와 그들 식구는 죽음의 암담한 시간들을 보냈다. 그 기록이 이 책이라 할 수 있다.

 

망망대해와 같은 중국을 떠도는 탈북자들과 노예와 같은 삶을 사는 북한 동포들, 자유의 날이 속히 오기를 기도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책이 어떤 목적 하에 써진 것인가를 알 수 있는 문장이다. 이 책은 인권을 탄압 당하고 있는 북쪽 동포들의 인권을 회복하고자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글이다. 난 생각한다. 인권을 다루기 이전에 북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의식부터 바꾸어야 하지 않을까하고. 그들이 김씨 왕조의 일원이라고 생각하는 한에는 인권은 요원하다. 인권은 누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다. 그들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그들의 의식을 바꿔야 한다. 밖에서는 그런 의식을 가질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아직도 왕조의 유물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것인가? 자유, 민주, 인권은 같은 흐름 속에서 이해할 수 있다. 우리는 그들이 의식을 바꿀 수 있게 도와주고, 그들이 내면에서 자유를 찾을 수 있게 만들어나가야 한다. 그럴 때 북쪽의 인권은 자연스럽게 쟁취될 것이다. 그 전에 우리는 선구자적인 입장에서 그곳에 살지 못하고 빠져 나오는 목숨을 건 사람들의 삶을 지키고 보호해 힘을 길러나가야 하지 않을까?

 

탈북을 하여 중국을 떠돌며 불안정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일가족의 삶이 기록되어 있는 책이다. 생활의 곳곳에 묻어나는 두려움과 공포, 그리고 간절한 소망 등이 잘 표현되고 있다. 소년의 눈으로 본 탈북자들의 삶의 공간, 시대와 더불어 아플 수밖에 없는 생계의 유지, 도움을 주는 사람들과의 연결, 가족들의 힘겨운 나눔 등이 아스라이 다가온다. 읽으면서 안타까움이 곱씹어 지는 글이다. 북쪽의 사회가 빨리 인권이 회복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지녀보면서 탈북민들의 자유를 찾는 시공간을 눈여겨 따라가 본다.

 

나가는 글

 

주변에 탈북을 해서 한국에 정착한 사람이 있다. 그들에게 들은 내용이 책의 내용과 대동소이한 것에 놀랐다. 가령 북쪽을 탈출한 고운 소녀들은 공안들에게 잡히지 않기 위해 중국에서 원치 않은 결혼을 서슴지 않는다고 한다. 중국 국적의 사람들과 결혼을 하면 일단은 중국 공안의 눈을 피할 수는 있는 모양이다. 얼마나 참람한 일이랴. 10대 후반의 소녀들이 그렇게 하여 중국에 머물다 남한으로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북쪽의 동포들, 의식주가 해결되지 않는 상황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그들의 의식이 차츰 깨어날 때, 탈북이라는 말도 의미가 바뀌지 않을까 생각해 보면서 탈북자들의 안전과 자유를 기원해 본다. 가슴 아픈 사연이 가득한 글이다. 북한 동포들의 인권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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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한 시기 민중의 등불 해월 최시형/ 자음과모음 | 사상 서적 2022-01-04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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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해월 최시형

조중의 저
자음과모음(이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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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떡잎을 보면 안다고 한다. 사람도 어릴 적 모습을 통해 그 미래를 짐작할 수 있다. 어릴 적 그 잠재적인 능력과 인간됨이 드러난다고 보면 되겠다. 요즘 곳곳에서 드러나는 10대들의 모습을 보면 그런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 지난 동경 올림픽에 참여한 고등학생들, 연예계에 참여한 초등학생들의 능력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대단하단 생각이 든다. 지난 구미에서 행해진 전국 육상대회에서 초, 중등학교 학생들의 기록이 정말 대단했고, 앞으로 우리 육상계의 황금시대가 오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흔적도 보였다. 앞으로 이들을 어떻게 길러 나갈 것인가가 한국 사회에 남겨진 과제가 아닌가 여겨진다. 정말 이들이 인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해월 최시형은?

 

해월 최시형도 어릴 적부터 남다른 풍모를 가지고 있었다는 얘기를 한다.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신을 지키고 남다른 생각을 하면서 성장한다. 부모가 모두 일찍 돌아가시고 15세부터 일가친척의 집을 돌아다니며 (그것도 여동생과 함께) 그 집의 일꾼과 같은 신분으로 자란다. 그러면서도 구김살 없이 잘 자란다. 인권에 대한 생각과 그것에 만들어가는 제도에 대한 회의, 그 답답함을 지닌 채 성장한다. 그러면서 그의 일에 대한 능력과 인품으로 인해 주변 사람들에게 호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런 것들이 가정을 이루면서도 세인들에게 인정받는 존재로 나타난다.

 

그러다 수운 최제우를 만난다. 그것은 그의 인생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된다. 수운과의 만남은 자신이 이제까지 지녔던 많은 세상에 대한 질문을 해결하는 계기가 되고, 결국 수운을 스승으로 섬기게 된다. 수운도 그의 능력과 자질을 인정한다. 둘은 모두 신라 때의 명문장가 최고운의 후손으로 그려진다. 둘은 서로에 대한 인정과 동질성에 의해 깊은 교감을 느낀다. 결국 천도교를 창시한 수운과 2대 교주로 선택된 해월의 관계가 된다. <사람이 곧 하늘이다>라는 인내천 사상을 기반으로 하는 천도교(서양 기독교에 반해 동학)를 이끌어 가는 인물들이 된다.

 

동학의 길과 해월

 

정상 역시 수운을 보는 순간, 풍모와 위엄에 놀랐다. 한지를 만들고 배달하면서 양반집의 숱한 선비들을 만나 보았지만 수운 같은 인물을 보지는 못했다. 그의 문하에 들어가 공부하면 이치가 풀릴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상의 내면에 가득 차 있던 의문은 차별의 근원은 어디에서 오느냐 하는 것이다. 또 하나의 고민은 인간이 저마다 주체성을 지닐 수 없는 현실의 제도다. 그중에서 그를 가장 고통스럽게 한 것은 삶의 고통이 어디에서 온 것이며 고통을 넘어설 수 있는 길이 어디에 있는가? 하는 것이다. p47

 

해월이 동학에 들어서던 때다. 해월이 수운을 만나면서 삶이 획기적으로 변한다. 사람을 중심으로 한 평등사상을 가지게 되었고 그것으로 인해 자신이 가진 의문점이 해소되었다. 그 후 그는 동학을 위해서 그의 삶을 살아간다. 수운이 대구에서 참형을 당하고 난 후에는 수운의 가족을 빼돌려 피난하게 하고, 자신도 피해 오지로 숨어든다. 그리고 지혜롭고 조직을 만들고 그것을 위해 자신을 바치게 된다. 그 후 동학은 전국적으로 요원의 불길처럼 번지게 되고, 사회운동으로 발전해 나간다. 동학혁명도 그런 과정 속에 이루어진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몸 안에 저마다의 하늘을 모시고 있습니다. 그러니 양반이나 상놈이나 누구를 막론하고 하늘처럼 존귀한 존재입니다. 사람이 하늘인데 양반이 따로 있고 상놈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양반이나 상놈이나 가리지 말고 하늘처럼 대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우리가 가야 할 길입니다. p56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인내천(人乃天) 사상에 관한 강론이다. 동학의 기본적인 이념이다. 사람들은 이 강론에 열광을 했다. 유교 이념과는 상반되는 신분철폐의 평등사상은 모인 도인들에게 가슴을 시원하게 하는 얘기였다. 그는 최재우의 시천주(하늘을 모시고 신다)에서 인내천(사람이 곧 하늘이라)으로 발전시킨 사상을 보여준다. 그의 삶은 늘 쫓겨 다니는 삶이었다. 농민으로 궁핍한 삶을 살아가면서 영양 용화리에 거처를 정해 살았다. 그 후 그의 소문을 듣고 많은 사람들이 용화리로 거처를 옮겼다. 이들로 접주제의 동학 기본 질서를 만들고 평화를 누리는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사회가 그들을 평화롭게 살도록 두지는 않았다.

 

성을 지키던 수교 윤석중과 교졸이 정적을 깨트리는 함성에 깜짝 놀라 발포를 했다. 교졸들이 쏘아 대는 총성이 영해부 성에 메아리쳤다. 몇몇 교졸이 관아 담장 아래에 엎드려 동학도를 향해 조총을 쏘아댔다. 맨 앞에서 죽창을 쥐고 진격하던 장기 도인 하나가 총탄에 맞아 고꾸라져 피를 흘리더니 즉사했다. 선봉장인 경주 도인 박동혁도 총에 맞아 쓰러져 이내 숨이 끊겼다. 강수는 선두 공격 대오가 흩어지는 광경을 보고 앞장섰다. 공격 대오가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진격을 시작했다. 그때 강수가 옆구리 쪽에 총탄을 맞고 쓰러졌다. p79

 

영해를 중심으로 도인들이 무장봉기를 획책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해월의 기본적인 사상이 무저항비폭력 운동이다. 간디의 사상을 많이 닮았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뜻을 새워나가는 것이다. 주로 말씀을 공부하고 수도를 하면서 하느님을 마음에 그리는 삶을 살았다. 하지만 영해에서 추구하고 있는 도인들의 생각이 교조신원운동을 내걸고 하고 있는 일이 되어 여러 차례 그들의 요구를 묵살하다가 결국은 승인을 한다. 주인으로 명명되어지는 해월의 승인이 없고는 많은 도인들을 모을 수 없기 때문에 영해부를 공격하고자 하는 세력들은 해월의 승인이 꼭 필요했고 그것을 수차례에 걸쳐 요구를 한 것이다. 결국 이 영해부 공격에 성공을 해 관리들을 축출하고 성을 접수했으나 그 후가 문제였다. 그곳을 지킬 수 있는 능력이 없었던 것이다. 영해를 무력 투쟁을 했던 지도부들과 참여했던 모든 사람들이 쫓기는 삶을 살지 않을 수 없게 되고 해월도 쫓기는 삶을 살아가게 된다. 가족들도 데리고 갈 수 없는 상황이 되기도 한다.

 

해월의 이 후의 삶은 도피의 삶이다. 대원군이 정권을 잡으면서 동학에 대한 고집스러운 파괴를 일삼는다. 지도부들을 잡고자 혈안이 된 모습을 보여주고, 동학이라는 단체를 인정하지 않는다. 해월은 1864년 스승 수운이 대구에서 목이 베였던 날부터 시작된 끊임없는 도주와 배고픔과 불안과 참혹한 고독의 시간을 보낸다. 이 같은 고난의 행군이 이후 1894년 동학혁명이 일어날 때까지 무려 30여 년의 긴 세월을 함께할 줄은 그도 몰랐으리라. 아니, 그의 생애 마지막 날가지도 가시밭길 속 피신의 역사로 채워질 운명인 것을 그는 진작에 알지 못했다. 하지만 피신하는 가운데서도 그는 동학의 근간을 세우는 일에 몰두했고, 동학은 그로인해 체계가 세워지게 되었고, 존재가 뚜렷해지기 시작했다. 동학을 위한 그의 업적은 대단하다.

 

18805월 하순 인제군 남면 갑둔리 김현수의 집에다 간행소를 설치하고 판각 작업을 했다. 이곳에서 초판 <동경대전>리 간행됐다. 100여 부를 출간했다. 18817월에는 단양군 천동리에 있는 여규덕의 집에서 <용담유사>를 간행했다. 천둥리는 소백산 줄기의 해발 1342m인 도솔봉 북쪽 산자락에 위치해 있었다. 또 이곳은 해월의 거처가 있는 송두둑에서 약 2km 떨어져 있었다. p118

 

동학이 단체의 성격을 갖출 수 있게 된 배경이 되는 책들이다. 동학의 경전이라 할 수 있다. 도인들은 이 책을 통해서 더욱 동학사상을 수용하게 되고, 동학이 광범위하게 번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다. 그리고 제도적으론 육임제를 운영 운영한다. 육임제는 교장, 교수, 도집, 집강, 대정, 중정 등으로 나눈 조직을 말한다. 이 조직은 동학 본부인 대도소에서 처음 실행돼 각 지역 포 단위의 도소로 확대됐다. 육임제는 동학이 전국적인 조직체로 발전하는 데 결정적인 기틀이 됐다. 이를 통해 전국의 도인들이 하나가 될 수 있는 조직체가 될 수 있었다.

 

이때 나라는 혼란에 혼란을 가져오고 있었다. 조선왕조가 힘을 잃고 지방관들의 수탈이 극심한 지경에 이르렀다. 도인들은 관리들에게 재산까지 다 빼앗기는 입장에서 해월이 거주하는 곳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는 동학 조직체가 얼마나 힘이 있는가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2만이나 모인 동학의 무리들은 질서정연했다. 그것은 해월이 가르친 덕분이었다. 해월은 동학도인들에게 공문을 통해 수신을 잘 할 수 있도록 몇 가지 지시사항을 잘 준수하도록 가르쳤다. 그것이 모여서도 한결같이 지켜지는 사항이 되었고 단체가 함께 생활할 수 있는 틀을 만들 수 있었다.

 

동학도들은 2만여 명의 무리를 이루었지만 질서정연했다. 서로 다투는 일도 없었고 주변이 청결했다. 대소변의 흔적은 물론 침을 밭은 자국도 없었다. 해월이 이미 오래전에 가르친 청결 의식이 몸에 배었기 때문이었다. 도인들은 대변을 보거나 가래침을 뱉으면 반드시 흙에 묻는 것이 생활화되어 있었다. p158

 

이렇게 사람들이 모이니 정부에서는 위기의식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사자를 보내어 동학과 협상을 하기도 했다.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토벌군이 내려오기도 했다. 정부는 늘 동학에게 약속을 하면서 약속을 어겼다. 하지만 해월은 정부군과 무력으로 충돌하기를 원하진 않았다. 그래서 눈의 끝에 해산을 명령했고 도인들은 그들의 삶의 터전인 땅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전라도 지방의 민심이 흉흉했고 도인들의 마음이 불타올라 해월이 걱정하는 일들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것이 동학혁명의 시작이다. 정읍 대접주 손화중, 태안 대접주 김개남, 고부 접주 전봉준 등이 일을 꾸미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실력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듯했다. 후천개벽의 때라. 해월은 무력 봉기를 막고 비폭력으로 그들의 뜻을 펴려고 했다. 하지만 전라도의 민심이 이미 그 단계를 넘어서고 있었다.

 

해월은 1017일 보은에서 최고 지도자 회의를 열었다. 강경론자 김연국과 온건파인 손병희, 손천민이 격론을 벌였다. 지도자들의 토론을 다 듣고 난 해월이 입을 열었다. 마음을 굳힌 듯 보였다.

이것이야말로 하늘의 뜻이요, 하늘의 운이라고 보네. 내 오랫동안 무력 투쟁에 대해 침묵으로 반대하고 질타하고 경고도 했던 게 사실이지만......, 이제 옳고 그름을 밝힐 때가 다가온 듯하네. 호남 지역 도인들의 목숨을 건 혁명 의지를 도와 함께 나가 싸우세. 외적을 몰아내고 스승의 원을 풀어 추천개벽을 이루기 바라네!”

 

해월의 결단이다. 이것이 동학혁명이 전국으로 비상하는 실질적인 상황을 만든다. 전라도에서 불씨가 인 것을 해월의 결단으로 기름을 부은 것이다. 동학혁명은 외세거부, 사람이 주인인 나라를 만들고자 하는 동학의 이름으로 이루어진 혁명이다. 우리는 녹두장군 전봉준을 동학혁명과 연루해 전부인 것처럼 안다. 하지만 당시 동학의 실질적인 지도자가 해월이었고, 해월의 결단이 없었으면 그렇게 거대한 민중혁명은 되지 않았으리라 생각된다. 해월이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이 옳은 것인지 그렇지 않은지는 역사가 판단할 것이다. 단지 많은 도인과 농인들이 죽었고, 이를 기회로 일본의 대륙 진출이 더욱 활성화되었다는 안타까움은 있다. 해월이 비폭력을 고집했다면 동학혁명이 어떠한 형태로 나아갔을까? 아마 지방의 민란으로 끝나지 않았을까?

 

동학혁명을 앞두고 70여 세의 해월은 결단을 내리고 손병희를 통령으로 임명한다. 실질적으로 제 3대 동학의 교주 탄생이다. 혁명에 나선 도인들은 죽창과 농기구로 무장한다. 손병희는 경기, 충청, 경상 등의 도인들 10만을 아우르고 전라 동학군과 합류한다. 그리고 외세 척결을 위치며 상경한다. 우금치에서 왜군들과 대치하게 되고 우금치를 뚫지 못하면 그들의 미래가 없다는 것을 직시한다. 그리고 온 힘을 다해 왜군과 정부군 앞에 선다. 그들은 화력에서 전세가 꺾이는 것을 목도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된다. 그 후 전라의 동학지도자들은 모두 잡혀 처형을 당한다.

 

해월은 우금치에서 가까스로 탈출해 태백산맥을 중심으로 거처를 옮겨가면서 도피의 삶을 살아간다. 또한 혁명의 상황에서 국가적인 큰 죄인이 된 동학의 지도부들은 모두가 쫓기는 신세가 된다. 해월은 결단을 내린다. 지금은 명맥을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을 하고 손병희를 비롯한 지도부를 각자 도피할 수 있도록 한다. 후일을 기약하고자 하는 마음에서다. 그리고 자신은 바람막이로 돌출되어 관군들에게 잡힌다. 그 후 대역죄인으로 해월 최시형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고 얼마 못 가 500년의 조선 왕조도 막을 내렸다. 또한 일본이 조선 땅을 차지했다. 이후는 동학은 손병희의 주도아래 동학이 운신을 해나간다. 3.1운동에 민족 대표로도 이들이 33인의 한 사람들로 참가한다.

 

나가기

 

해월은 정말 남다른 삶을 살아간 사람이다. 당시 사회에서 정말 영향력이 컸던 사람이라 할 수 있다. 동학이 급격하게 세가 불어나는 것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혼란스럽고 힘든 세상에 민중들의 유일한 희망으로 동학이 나타나게 되었다는 것을 부인하지 못한다. 이 동학의 체계를 세우고 질서를 만든 사람이 해월이다. 그는 비폭력무저항을 신조로 살았다. 하지만 혼자서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에 무장봉기를 허락하지 않을 수 없었고 그것이 동학이 세상을 놀라게 할 힘을 지닌 세력이라는 것을 알리는 계기도 되었다. 하지만 동학이 관군들과 대치하여 죽음과 고통 속에 살아가는 결과를 낳게 만들기도 했다.

 

위대한 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동학의 2대 교주 해월 최시형은 그렇게 평생을 쫓기는 삶을 살았다. 쫓기는 삶 속에서 민중들을 위한 희망의 등불이 된 사람이다. 그의 삶은 궁핍하고 힘겨운 삶이었다. 하지만 정신적으로는 빛나는 보석처럼, 별처럼 하늘가에 있었던 사람이다.

 

예스24) 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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