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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이 따뜻한 사람들과 순수, 긍정의 느낌을 나누고 싶다. 맑고 고운 삶이 되기를 소망하는 공간이다. 책과 그리움과 자연과 경외를 노래하고 싶다. 감나무, 메밀꽃 등이 가슴에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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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인간 섬

장 지글러 저/양영란 역
갈라파고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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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생각하면서

 

인간들이 지금까지 만들어온 역사의 과정 속에서 참람한 흔적들을 많이 보고 있다. 그것은 권력으로 이루어진 일련의 일들이다. 서로 경쟁하고 강자가 약자를 제압하며 생사여탈권까지 가지는 전쟁은 말할 것도 없고, 정치라는 것도 전쟁과 대동소이하게 이루어진다. 서로 의견을 달리한다고 상대의 목숨을 노리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면서 세상은 혼란의 도가니가 된다. 과거 당쟁의 모습이고 지금 정쟁의 모습이다.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결국 혼란스러운 상태로 오늘까지 흘러왔다. 이런 집단이기주의가 팽배하면서 일어난 일들은 당사자들은 권력을 가지기 위해 모험을 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해 당사자가 아닌 사람들이 끌려들어 가 고통을 당하는 경우가 흔히 있다. 이들에게 이 무슨 일인가? 이들의 아픔은 정말 길을 지나던 사람이 무심코 던진 돌에 연못에 있던 개구리가 맞아 죽는 꼴이 아닌가?

 

우리나라도 소수의 권력자들이 가진 이념 때문에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었고, 그때 가장 고통을 당했던 사람들이 일반 서민들이다. 그들은 뚜렷한 이념도 없이 전쟁의 도구가 되어야 했고, 삶의 터를 잃어버리는 일을 당해야 했다. 힘을 가진 자들이 이렇게 하라면 이렇게 하고, 저렇게 하라면 저렇게 해야 했다. 그것이 또 죄 아닌 죄가 되어 어디에서도 대접받지 못하는 존재가 되기도 했다. 형제들끼리 싸우고, 주민들끼리 분노를 드러내야 했다. 그들이 그럴 이유가 전혀 없는데도 집권자들의 이념이 그렇게 만들어 갔다. 서로 생각이 다른 사람들은 상종할 수 없는 사이가 되었고, 서로의 목숨을 취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다. 또한 이리저리 내몰리면서 가여운 목숨까지 찢기는 상황을 맞기도 했다. 그럴 이유가 전혀 없는데, 그렇게 그들은 내몰리는 입장이 되었다.

 

최근에 아랍권에서 종교적인 갈등으로 이러한 일들이 많이 일어났다. 숱한 사람들이 왜 자신들이 쫓기는지도 모른 채 쫓겼고, 목숨을 걸고 지중해, 에게해에 작은 배를 띄워야 했다. 소수 지도자들의 생각과 신념 때문이다. 그들은 작은 배에 의지하여 힘겨운 목숨을 붙들고 전쟁이 없는 곳으로 가자고 했다. 그런데 이들을 무작정 받아줄 수 없다는 것이 세계의 눈이다. 이들은 에게 해의 작은 섬에 그들의 목숨을 두게 되었다. 난민이 되었고 고통스러운 삶을 사는 존재들이 되었다. 세계는 이들을 선별하여 구제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이들이 머물고 있는 작은 섬들, 참람한 이들의 이야기를 이 글을 통해 저자는 하고 있다. 섬뜩한 이야기들의 연속이다.

 

저자를 만나면서

 

저자는 유엔 식량 특별조사관으로 일하며 세계의 굶주림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다. 또한 현재 유엔인권위원회 자문위원을 맡고 있으면서 빈곤과 사회구조의 관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피력하고 있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굶주리는 세계 어떻게 구할 것인가?> <탐욕의 시대> 등 꾸준히 국제법을 궁구 하는 사람으로 불합리한 세계의 구조에 관심을 가지는 이야기를 우리들에게 들려준다. 이 책도 그런 선상에서 이루어진 글이다. 책은 에게해의 어떤 섬들에 관해 우리들에게 들려준다.

 

글의 내용 속에서

 

2015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와 그리스 정부 사이에 체결된 협약으로 에게해 위의 섬들 가운데 소아시아에 가장 가까운 다섯 개의 섬(레스보스, 코스, 레로스, 사모스, 키오스)은 아시아. 아프리카에서 생긴 난민들을 받아들이는 장소로 지위를 부여받게 되었다. 난민들은 이 섬들을 통과해 육지로 가고자 하는 희망을 품고 이곳에 머물고 있다. 또 몰려들고 있다. 생활을 하던 터전에서 지난한 일을 겪으면서 재산도 포기한 채 이곳으로 몰려들고 있다. 이들 모여 있는 시설을 핫 스폿이라 하며, 난민들의 1차 접수 시설로 보면 된다. 난민들의 절대다수는 전쟁과 공포로 피폐한 지역을 피해 도망 나온 사람들이다. 그들은 살던 곳에서 모든 것을 그냥 둔 채로 몇 안 되는 물품만 챙겨 나온 사람들이다. 그들의 생활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난민에게 주어지는 구호물품은 한계가 있다. 그런데도 시리아, 이란,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난민들은 꾸준히 증가하는 모양새를 보인다. 이들의 많은 숫자가 아이와 여인들이다.

 

그런데 이들을 대하는 세계에 문제가 많다. 이들은 주로 유렵연합이나 그리스, 터키 등에서 관리하는데, 그들을 관리하는 조직을 프론텍스라 부른다. 그들은 공공연히 말한다.우리의 임무는 난민들을 구조하는 것이 아니라 국경을 안전하게 방어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물론 테러집단이 난민으로 섞여 들어올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울 수는 없다. 그들만 잘 골라내면 된다. 그런데 그들은 난민 전체를 향해 과도한 방어막을 만든다. 그 일을 하는 프론텍스의 푸시백 작전은 폭력적이다. 강압적이고 선량한 난민들에게 무척이나 위험한 실상으로 나타난다. 난민이 난민으로 되지 않는 것은 떠나온 곳으로 돌아가는 일이다. 살았던 곳이 아무리 어려웠더라도, 아무리 어렵더라도 프론텍스들에겐 그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기에 작은 포트를 파괴하기도 하고, 배를 전복시키기도 한다. 섬으로 오르지 못하게도 하고 잡아서 되돌려 보내기도 한다. 그런 그들은 유럽연합으로부터 지원을 받으면서 에게해를 지키고 있는 존재들이다. 난민들을 보호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보호보다는 방어의 성격을 많이 보인다. 그러기에 그들의 행위는 비인도적이다. 간간히 들리는 난민들의 사고는 그들이 조장하여 만든 것이라 봐도 되는 것들이 있다. 안타까운 일을 본다.

 

2015년에 고장 난 고무보트를 레스보스 해안 기슭까지 끌고 갔다는 이유로 그리스 법무부는 프론텍스 측의 고발에 따라 사라와 여동생을 불법 인신매매혐의로 고소했다. 2019년 현재 재판은 진행 중이다. 프론텍스 측이 그리스 사법 당국에 제출한 고소 사건은 이외에도 무수히 많다. 대개가 시민단체 소속 구조대원이 표적이다. 푸시백 작전은 터키와 그리스의 해양 경비함, 프론텍스 파견 경찰함 등이 실시하는 대단히 폭력적인 난민 저지 작전으로, 몇몇 정보에 의하면 나토 선박들도 이들과 같은 방법을 사용한다고 한다. 그리하여 난민들은 망명을 신청할 권리까지 빼앗긴다. 이들은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 진실로 사회적 정의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인가? 전쟁이라는 참혹한 일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인간의 권리를 포기하게 하고 있다. 그것이 군인이 아니고 일반 힘없는 민간인인 데도 말이다.

 

에게해 섬들에는 많은 난민 수용소가 있고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은 초과되어, 그곳에 머물고 있는 난민들의 삶이 고통스러운 상황에 놓여 있다. 수용소에서 보통 모든 절차를 거치고 유럽의 각국으로 보내 정착하게 하려면 6개월이면 충분하다. 그런데 이런 일련의 일들이 실제로는 2, 3년이 족히 걸린다. 그만큼 이 섬들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고 무리의 수도 포화상태가 된다는 말이다. 과밀화된 수용소의 난민들은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던 때가 오히려 나은 삶이었다는 자조적인 말도 한다. 참혹한 삶이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그것의 해결방안도 보이지 않는다. 레스보스 섬의 수용소에 있는 난민들의 삶을 들고 그 내용을 적고 있다. 화장실 하나에 100명의 인원이 사용한다. 샤워 꼭지 하나를 150명이 공동으로 이용한다. 이것은 그래도 그들의 입장에서는 좋은 환경에 해당한다. 빈민촌으로도 불리는 그곳, 하지만 이름은 곱게 지었다. 올리브나무 1,2,3 등이 그것이다. 그곳은 오폐수가 넘쳐나고, 쓰레기가 가득해 온통 참혹한 마을이 되어 있다. 이런 곳에서 그들은 생명을 이어나가면서 숱한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그들이 무슨 죄를 지었는가? 세상은 그들에 대해 조금 더 연민의 정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난민들의 아픔을 공유하며

 

이 책을 읽으면서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것을 어쩌지 못했다. 우리의 전쟁 때에도 그런 상황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쟁이라는 것은 인간이 만드는 가장 무서운 일이다. 테러라는 것은 인간이 가진 가장 사악한 마음의 발로다. 이들이 왜 일어나는가? 그것은 인간의 욕망이 만드는 것이요, 광기가 이끄는 일이다. 이런 일들이 왜 일어나야 하는가? 그것도 선량한 다수의 사람들을 공포와 절망으로 몰아넣으면서 말이다. 수용소에 있는 사람들의 삶과 마음을 살펴보는 일은 힘겹다. 그들이 원한 삶이 아니었기에 더욱 그렇다. 지도자들은 각성하여 그들의 아픔이 생성되지 않도록 만들어 가는 것이 필요하다. 인간의 삶은 그 무엇보다도 우선 되어야 한다. 저자는 수용소를 돌아보며 말한다.

 

<그들의 상처보다 그들의 두 눈을 보는 일이 훨씬 힘들다.>

 

이 말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우리 모두가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진정으로 사람을 사랑하고, 사람들 존중하고, 사람이 행복해지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에 사람을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는 <프론텍스의 일> <푸시백 작전> 같은 것들은 일어나지 않아야 하겠고, 수용소의 난민들을 가능한 한 빨리 정착지를 찾아줘야 하겠다. 저자는 강하게 외치고 있다, 이런 일에 세상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저자 장 지글러는 그것을 많은 기회를 만들어 우리들에게 일깨워 준다. 난민들의 <설계된 비극>은 없어야 한다고 고발한다. 그의 목소리는 어떤 소리보다 울림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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