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더워지는 듯하다. 하루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아침에 이 공간에 문자를 함께 하던 것이 바로 눈앞에 있는 듯한데, 벌써 어둠이 내리고 있다. 아침 시간은 빛이 찾아왔는데, 이제는 빛이 시나브로 멀어져 가고 있다. 멀리서 가까이서 가로등이 켜지기 시작한다. 바람이 많이 부는 하루였는데, 방안은 무척 덥다. 태양이 그만큼 강렬하게 내리 쬐었고 더워진 아파트가 온실효과를 일으키고 있는 모양이다. 많이 더운 하루였고 지금도 그렇다.
하루 무엇을 했는지도 모르겠는데, 시간은 흘러가 있다. 주어지는 대로 비워가면서 살다보니 그런 듯하다. 일을 만들지 않았고 생활에 대한 뚜렷한 결과도 없다. 그냥 잘 보낸, 평온하게 보낸 하루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그래 이제는 이렇게 비워도 괜찮으리라 생각도 한다. 타인에게 맞추어 가면서 생활을 해도 될 듯하다. 자신을 칼날처럼 드러내지 않더라도 생활이 될 것이라 여겨진다. 가끔씩 청량한 바람이라도 맞을 수 있다면 하루가 결과 없이 흘러가도 좋을 듯하다. 오늘은 하늘을 보면서, 거리를 보면서, 바람을 만나면서, 햇살을 마음에 비추면서 그렇게 하루가 흘렀다. 더위가 시작되는 한 해의 중간인 듯하다. 감내하고, 견디며 그 속에서도 즐거움을 찾아야 하리라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