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달도 보름이나 지났네요.
피붙이들이 모여 왁자하던 설일도 보름달 속에 담겨
얼굴만 내밀고 있네요
둥글고 큰 달이 하늘 가운데 걸려 있고
많은 사람들이 한 해의 소망을 마음에 품었을 듯하네요
유년 시절에 이 날이 되면 달을 가장 먼저 보기 위해
높은 곳으로 높은 곳으로 오르던 기억이
마을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오르게 했고
지금 달맞이 불을 피우며 달이 뜨기를 기다리던 작은 얼굴이
내눈에 선하게 어리네요
이제 그런 낭만은 산불이 난다고 누구도 가지지 않지만
옥상이나 스카이라운지로 올라 달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있지 않을까요
별로 소망을 하늘에 담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도
이 날의 달은 그냥 둘 수가 없지요
경외하는 마음이 자연스럽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오늘이 보름달을 맞이하는 날이네요
창밖에 보름달이 떠있는 것이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