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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이 따뜻한 사람들과 순수, 긍정의 느낌을 나누고 싶다. 맑고 고운 삶이 되기를 소망하는 공간이다. 책과 그리움과 자연과 경외를 노래하고 싶다. 감나무, 메밀꽃 등이 가슴에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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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해 본다, 그 해 겨울 | 수필 2013-11-20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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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멀지 않은 어느 겨울날이다. 한 해가 마무리 되어가던 시점, 학교도 겨울방학이라는 시간을 맞이하고 있었다. 그날이 아마 방학을 한 다음날인 듯하다. 교사들은 일처리 때문에 학교에 나와야 했고, 아이들은 방학에 들어간 날이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온 산야에 눈이 가득했다. 차를 움직일 수도 없는 상황이었고, 뉴스에서는 관공서에도 출근시간을 늦추는 상태라는 보도를 하고 있었다. 눈을 잘 보기 어려운 남쪽 나라, 그렇기에 눈에 대비한 교통 준비가 잘 되어있질 않았다. 아침 도로를 보니 버스도 다니지 못하고 있었다. 학교엔 가야하는데, 마음만 답답하고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정말 암담한 시간이었다.

 

학교는 오늘 가지 못하면 내일 가도 된다. 그러나 개인적인 상황에서 내일부터의 일정이 계획되어 있기에 오늘 학교에 나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눈과 더불어 한 번 걸어보기로 했다. 발이 푹푹 들어가는 눈길을 인도를 따라, 더러는 눈 쌓인 차도도 건너면서 걸었다. 많은 사람들이 차를 포기하고 나와 같이 도시의 길을 걷고 있었다. 평소에는 전혀 걷는 길이 아니었는데, 그 날에는 그 길이 보도의 역할을 잘 감당하고 있었다.

 

하얀 눈, 깨끗하고 우아한 눈, 그런데 그 길을 걷는 자들에겐 그러한 눈이 흐려지는 눈들을 만들고 있었다. 사람들의 눈이, 마음이 힘에 겨워져 있는 것을 만나볼 수 있었다. 발걸음을 옮기기에도 힘이 들고, 추위가 몸을 오그라들게 만드는 상황들이 연출되었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평소에 승용차로 15분 정도 걸리는 길을 그날은 2시간 너머 걸렸다. 처음에는 행복함으로 시작했던 것이 시간이 흐르면서 부담이 되었다.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는 길이 영화 속의 한 장면 같았지만, 정서는 반대가 되었다. 푹푹 빠지는 길에 신발은 물기로 가득하고, 걸음을 옮기기도 쉽지 않았다. 꾸역꾸역 걸어 나아갔다. 어느 소설에서 읽은 눈길이 떠올랐다. 그 험난한 길을 자식과 함께 걸었기 때문에 힘들지 않았다는! 그리고 돌아가는 길은 그렇게 눈물이었다는! 그렇게 해서 학교에 도착해 보니 몇 사람, 꼭 나처럼 학교에 나와야 하는 업무를 가진 분들이 2, 3명 나와 있었다. 아이들 원서, 출결 정리, 나이스 업무 처리 등의 일을 하는 사람들은 등교를 해야 했던 시간이었다.

 

일을 행한 후 시간을 보내면서 뉴스를 듣고 남국에 내린 눈의 전모에 대해 알게 되었다. 남국에 내린 눈이 때를 거슬러 가득한 운치를 만들고 있었다. 그제야 내 마음도 아름다운 정서 속에 녹아들 수 있었다. 가득한 눈, 그 눈을 마음으로 느끼면서 교정의 풍경을 사진 속에 담았다. 족히 10cm는 넘는 두께를 가진 눈의 풍광을 느끼면서 교정을 돌아보는 시간은 넉넉함의 다른 이름이었다. 점심시간이 되기 전 그 사이 몇 분의 선생님들이 더 학교에 오셨다. 우리는 점심을 다른 곳에 나갈 수도 없고, 학교 식당에서 라면으로 해결했다. 그리고 오후가 되면서 도로가 녹아 흐르기 시작했다. 나는 다른 일을 위해서 학교에서 내려와야 했고 그때는 도로가 녹아 차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아름답고 참람했던 기억이다. 15분의 거리를 전혀 다른 이미지로 2시간 이상이 걸리는 상황을 맞았다. 거리가 평소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형상을 보여주었다. 세상사가 모두 그렇지 않겠나 하는 생각도 든다. 경우에 따라, 마음의 흐름에 따라 같은 자리, 같은 상황이라도 너무나 다르게 형성될 수 있다는 사실 말이다. 그 일로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하는 것도 생각해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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