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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이 따뜻한 사람들과 순수, 긍정의 느낌을 나누고 싶다. 맑고 고운 삶이 되기를 소망하는 공간이다. 책과 그리움과 자연과 경외를 노래하고 싶다. 감나무, 메밀꽃 등이 가슴에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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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8 개설

소망
보리를 보면서 | 소망 2022-06-2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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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어려웠던 시절이 있었다

난 그 어려운 시기를 그리 겪지 않고 살았지만

선배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그때는 늘 배가 고팠다고 했다

그래서 보리가 패기 시작하면 익지도 않은 곡식을

꺾어 허기를 채웠던 기억들이 있다고 했다

보리가 나면서 넘어가는 고개다

우리들에게는 배고픔의 상징처럼 된 보릿고개

50, 60년 대의 아득했던 시간들이다

오늘 보리를 보면서 그때가 갑자기 다가온다

살기가 어려운 요즘의 경제 상황과

'한 달 살기'를 한다고 말하고 떠나

완도에서 실종된 일가족이 사체로 발견된 안타까운 일이

확인된 오늘 더욱 그때가 생각난다

그때는 그리 어려워도 모두가 그랬기에 배를 부여잡고

견디고 이기고 기약하면서 살았는데

요즘은 그렇지가 않은 모양이다

타인과 경제가 관련되고 심리적으로 고통 받으니

어쩔 수 없는 극단적 선택이 나오는 듯

안타까운 시간들이다

보리를 보면서, 보리가 관상용이 되고 있는 현재를 보면서

그래도 먹고는 살만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에

아무리 힘들더라도 심리적이지 않나 여겨지면서

견디고 이기고 나아지고 찾아가자는 말을 하고 싶다

보리를 보면서 색다른 아픔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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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나무 | 소망 2022-06-28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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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달리고 있는 시간들이다

밤꽃이 할 일을 마쳤는데

수염 같은 긴 꽃들을 떠나보내며

작은 가시 열매를 달고 있다

 

무성한 나뭇잎이 햇살을 받아

뜨거움에 움츠리기도 하고

그 열기를 온전히 담아내어

열매를 키우기도 한다

 

학교 근처의 밤나무들은 누가 가꾸지도 않는데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야생의 밤나무들이 너무 많아진 요즘,

그만큼 사람들이 손이 딸린다는 뜻이리라

 

반도의 땅에 아이들은 자꾸 줄어들고

곳곳의 시골학교는 묻을 닫으며

학교 근처에 있는 밤나무들은

사라져 가는 싱그러운 웃음소리를 그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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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알이 자란다 | 소망 2022-06-26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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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알이 영근 포도알이

고운 빛깔의 색상을 위해

햇살과 나뭇잎으로 치장을 하고

천둥과 비바람을 견디고 있다

 

열매들이 가지런하게 나무에 달려

서로를 위로하는 듯 어깨를 기대고

서로의 몸집을 키우고 있다

자라면서 알들이 빼곡하게 찰 것으로 인식된다

 

사람들도 이렇게 서로를 위하여

서로에게 의지하면서 같이 빛이 나면

얼마나 좋을까 충분히 그럴 수 있는데,

사람들은 타인을 밟아야 자신이 자랄 수 있다고 여기는 듯

 

포도알이 큰 것도 있고

조금 작은 것도 있으면서

서로 어울려 한 송이의  멋진 공간을 열 때

하늘도 분명히 그 속에 내려와 있을 게다

 

자주색의 고운 빛깔이 하늘과 조화를 이뤄

부드럽고 달콤한 미각이 된다

사람들이 서로 어울려 나누면서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을 닦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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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이오 | 소망 2022-06-25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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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이네

우리가 살아오면서 가장 마음 아팠던 한 날

피붙이들이 서로의 가슴에 총칼을 겨누고

이념의 잣대에 목숨이 걸렸던 날

불법이 파괴되는 순간

위정자의 이기는 생명의 길들을 잔혹하게 짓이기고

곳곳에 붉은 깃발들이 걸렸었다

이상한 노래가 거리에 흘러다니고

숨 막히는 정적이 포성 속에 감돌았던

그날이네

오늘이 바로 아득한 그날이네

한숨이 무더기가 되어

시간과 공간을 흘러다니고

살아남은 자들이 아직도 풀어내지 못하고 있는 그날

항존하는 아픔과 슬픔이

고체가 되어 휴전선에 걸린 날들이 시작된

그날이네

고려와 조선의 웃음들이

아득히 사라진 휴전선이 시작된

오늘이 그날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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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 | 소망 2022-06-18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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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아는 집에 호두나무가 있다. 작년에 그 호두나무에서 열매를 많이 수확했다. 숫자로 헤아리기가 어려룰 정도로 많은 양의 열매가 한 나무에 달렸었다. 올해도 많이 열려 있다. 이제 열매가 굵어져 간다. 보기에 탐스럽게 영글어 간다. 호두의 맛은 모두 잘 안다. 고소함이 일품이다. 하지만 나무에서 자라는 것은 보지 못한 사람들도 많을 듯하다. 호두가 어떻게 영글고 우리 곁에 오는가를 이 나무를 보면서 인지한 시간이 있었다. 올해도 그 곁에서 많은 시간을 보낼 듯하다.

 

감사한 나무다 나에게 그늘의 역할도 해준다. 더위에 치친 몸을 쉴 수 있게 해주고 맛 있는 물을 마실 수 있게 만들어 주는 나무다. 잎이 넓어 충분히 햇살을 막아준다. 여름이 이 나무로 인해서 풍성해 지고 있다. 그리고 열매도 노리개로, 좋은 음식으로 나와 함께했고 함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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