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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리뷰
식물을 통해 들려주는 삶의 지혜/인간사랑 | 특별 리뷰 2022-09-03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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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식물우화

장성 저/장가영 그림
인간사랑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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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들과 대화를 나누는 기회를 나도 많이 가지고 있다.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때보다 선명하고 긍정적인 대화를 많이 나눈다. 식물은 사람들처럼 숨기는 게 별로 없다. 있는 그대로를 드러내 보여주고 가진 것을 나눠 준다. 그러기에 같이 대화를 나누고 있으면 늘 풍성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책은 나무에게 길을 묻다라는 표지 부제를 두고 있다. 글의 방향을 잘 나타내는 내용이라 생각한다. ‘우화라는 말이 제목에 들어 있다. 그것 또한 책의 길을 안내하고 있다고 보면 되겠다. 나무들을 의인화해 그들이 가진 속성들을 통해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있는 글이라는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무척 흥미롭게 읽혀지는 글이다.

 

이런 책은 가까이 두고 싶은 생각이 든다. 늘 곁에 두고 읽고 싶은 글들이다. 책은 읽기 전부터 매력적이라는 생각을 가지면서 다가갈 수 있게 한다. 짧은 글로 되어 있고, 그 짧은 글이 생각할 것이 많다. 깨달음을 주는 글이 많고, 교훈도 된다. 책의 내용을 접하게 되면 내 생각이 짧았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고,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기도 한다.

 

우리는 우화로 이솝우화를 잘 안다. 주로 동물들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는 이솝우화, 이 책은 식물들의 이야기다. 그 중에서 나무들의 이야기가 많다. 그래서 나무들에게 길을 묻다라는 표제어도 사용한 모양이다. 쉽게 읽혀진다. 보통의 책들이 가진 약점이 끈기 있게 읽어야 한다는 점인데, 이 책은 그런 면에서는 눈이 호강을 하도록 만든다. 짧은 글을 한 편 읽으면 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솝우화의 형식처럼 간략은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다.

 

식물우화의 구성은 5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본질> <침묵> <무상> <안목> <작은 우주> 등이 그것이다. 이렇게 다섯으로 나누어 놓고 각 편의 글들을 싣고 있다. 각 장은 23편에서 31편의 글들을 담아 놓고 있으며, 각 글들이 거의 한 면이나 한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기에 192쪽의 책이 130편 가까이의 글을 싣고 있게 된 것이다.

 

가볍고 무거운 책이다. 가볍다는 측면은 각 글을 쉽게 읽을 수 있다는 뜻이고, 무겁다는 의미는 내용에 지혜가 담긴 은유적인 뜻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책이 가벼운 듯하면서 무거운 이유다. 책이 사람들이 선호할 내용과 구성으로 되어 있다. 책을 접하면 쉽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글들에 삽입 그림도 있다. 글의 포인트를 살려주는 그림이다. 서로 조화를 이뤄 책이 품위 있게 보인다. 소장용으로도 무척 좋을 듯하다. 그림과 언어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룬다. 술주정뱅이 이야기가 있다. 주정뱅이는 옥수수 밭을 발로 뭉갰다. 옥수수가 밀에게 맥주를 만들게 해서 자신을 발로 밟게 했다고 항의한다. 밀은 말한다. 빵이 되고 싶었는데 털 없는 원숭이들이 술로 만들었다고. 옆에 있던 포도나무가 말한다. 나는 주스가 되고 싶었는데, 술이 되었다고. 이러한 이야기들이 가득 실려 있는 책이다.

 

나무꾼이 산에 올라 좋은 물푸레나무를 발견하고 한 번 찍자 도끼자루가 부러졌다. 나무꾼은 큰 나무 대신 낫으로 작은 물푸레나무를 잘라 집으로 돌아갔다. 며칠 후 새 도끼자루로 큰 물푸레나무를 밑동부터 잘랐다. 물푸레나무가 외쳤다.

너 이놈! 내가 너를 낳아 이렇게 옆에서 길렀건만 넌 자루가 되어 날 죽이는구나!

 

세상인심을 넌지시 알려주고 있는 글이다. 가족의 비애를 느껴볼 수 있겠다. 자식 사랑에 눈이 먼 부모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자신만을 생각하는 자녀들의 모습을 그려냈다고 보면 된다. 냉혹한 사회 현실을 우리들에게 다가온다. 모든 글들이 이렇게 깨달음과 삶의 이치를 보여주고 있다. 은유적인 의미가 가슴에 아득하게 밀려든다.

 

식물들은 자신을 속일 줄 모른다. 뿌리가 부실하면 말라가고 햇살이 너무 거세면 꽃잎들이 잎을 닫는다. 비바람이 오랜 시간 불면 뿌리가 썩어가고 그러면 잎들이 죽어간다. 결국 생명을 지탱하지 못한다. 사람에게 다가오는 것도 마찬가지다. 흙의 속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사람들이 사랑을 주면 잘 자란다. 사람들이 무심하게 대하면 생명력이 거칠어진다. 식물들이 보여주는 진면목이다.

 

이 책은 이런 식물들을 제시해 인간들의 이야기를 한다. 인간들에게 은연중에 깨달음을 얻기를 원한다. 식물들을 통해서 삶의 지혜를 일깨워주고 있는 책, 소장본으로도 충분한 기치가 있다고 여겨진다. 책을 가까이 두고 마음이 내킬 때마다 필요한 부분을 찾아 양식으로 삼으면 어떨까 생각한다. 귀한 책, 마음이 깨끗해지는 책, 고마운 책을 곁에 두고 읽을 수 있어 좋다. 이런 책은 아무리 권해도 부족할 듯하다. 생활을 흥미롭고 가치 있게 만드는 책이다. 책을 좋아하든 그렇지 않든 이 책 한 권쯤은 소장하는 것이 어떻겠는가? 자문해 본다. 그리고 권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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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아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 바른 성장/ 문학동네 | 특별 리뷰 2022-05-09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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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훌훌

문경민 저
문학동네 | 2022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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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청소년문학 대상이라는 거창한 이름이 붙었다. 그만큼 경쟁력 있는 글이라는 얘기다. 글이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선 평범하면 안 된다. 특별해야 하고 그것이 타인들을 감동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은 그런 조건들을 갖추고 있는 듯하다. 특별한 소재를 선택했고 그것을 특별하게 바라보면서 건강하게 채색해 가고 있다. 그런 면들이 아마 심사에서 크게 점수를 받은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물론 문장의 매끄러움도 한 몫은 했을 것이다.

 

훌훌이라는 말이 가지는 의미는 매력적이다. 무엇인가 모두 벗어버린다는 의미가 진하게 깔려 있다. 어려운 일, 피곤한 일, 아픈 일 들을 물건처럼 내어놓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음을 나타내는 말이다. 가볍게 인식하면서 옆에 둘 수 있겠다는 의미로 사용된 의태어를 만나면서 지난한 아픔이 떠오른다. 그것을 억지로라도 견디어내고 이겨나가고자 하는 입양아의 건강한 생각들이 들어있다. 좌절이라는 말을 쉽게 생각해 볼 수 있는 환경에서 그것을 극복하는 의미로 사용된 훌훌이라는 말이 무척 친근하게 다가든다.

 

고교 2학년인 유리의 얘기를 하고 있다. 유리는 할아버지와 둘이 살아가고 있다. 엄마는 유리를 보살피는 것을 포기했는지 밖으로 나가버렸고, 돌아오지 않는다. 아빠는 모른다. 그런 가운데 유리는 자신이 엄마 서정희에게 입양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서정희는 할아버지의 딸이고, 자신은 그러니까 입양아로 할아버지의 손녀가 된다는 말이다. 그런 가운데 서정희가 죽었다는 얘기가 들려오고 그녀의 아들인 초등 4학년 연우가 그 집에 들어오게 된다. 연우는 아동학대 흔적이 있고, 그런 환경 탓으로 학습과 행동에 많은 문제를 보인다. 유리에게도 마음 문을 열지 않는다.

 

유리의 학교생활은 지극히 정상적이다. 함께 묶인 친구들도 있다. 미희, 주봉이 그들이다. 미희는 세밀한 아이로 학습능력도 있다. 주봉은 털털하고 학습에는 별로 관심이 없으며 정의로운 학생이다. 그들 3명은 점심시간을 중심으로 항상 몰려다닌다. 그런데 신 학년 때, 동아리에 참여해야 한다. 그래서 4명 이상이 되면 동아리를 만들 수가 있기 때문에 그들은 한 명을 더 참여시키기로 한다. 유리가 추천한다. 성당에서 본 세윤을 참가시키면 어떻겠냐고 한다. 세윤은 말이 없고 삼세하며 침착한 학생이다.

 

연우가 그 집에 들어와 그를 먹이고 학교에 보내는 일은 유리의 담당이 된다. 즉 유리의 일이 무척 많아지게 된다. 연우가 처음 학교에 갔을 때 유리에게 연락이 계속해서 온다. 그것은 연우의 학교에서 오는 소식이다. 연우가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유리는 연우의 학교에 찾아가서 그런 사실들을 다 듣는다. 그리고 연우를 데리고 집으로 간다. 그리고 한 번은 연우가 학교에서 친구를 때려 그의 부모가 찾아왔던 적이 있다. 연우가 세희의 얼굴을 때려 상처를 입혔다는 것이다. 그래서 할아버지와 연우, 유리 그렇게 모두 세희의 집에 사과하기 위해서 찾아가기까지 한다. 그런데 그 집은 세윤의 집이었다. 세희는 세윤의 동생이었다는 말이다. 할아버지는 세희 어머니에게 사과를 하면서 연우를 사과하도록 시켰다. 무사히 일을 잘 끝이 나고 연우가 다시는 그렇지 않겠다고 하면서 해결된다.

 

그런 사이에 연우가 어머니의 마지막을 함께 있었다는 것이 문제가 되어 재판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된다. 그 일 때문에 유리는 신경을 많이 쓴다. 결국 어머니의 과실로 인한 사망으로 끝이 나고 연우가 다리에서 밀어 어머니가 떨어졌다는 책임을 모면하게 된다. 그 후 연우는 조금 밝아지는 모습을 보인다. 할아버지는 가끔씩 며칠씩 집을 비운다. 택시 운전으로 생계를 유지해 나가는 할아버지는 며칠 집을 비우고 들어오면 화장실에게 무척 괴로운 동작을 보인다. 유리는 그 사실에 끔찍한 생각을 갖게 되고, 할아버지에게 묻는다. 무슨 병이냐고. 결국 할아버지는 암이라고 얘기하고 그렇기 때문에 검사와 치료를 위해 며칠 병원에서 머문다는 것을 유리는 알게 된다.

 

유리는 암담해 진다. 아직은 능력이 없는 상황에서 할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나면 자신과 연우는 어떻게 될 것인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는 생각을 한다. 자신은 피붙이 하나 없는 이 집에서 언젠가는 떠나겠다는 생각을 늘 했지만 연우가 들어오고 가정적인 분위기를 느끼기 시작한 때다. 할아버지는 조직검사를 하고 수술을 할 수 있으면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 치료를 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고 한다.

 

그런 가운데 학교의 담임선생님에 대한 유언비어가 나돌고 그것이 모두 엉뚱한 얘기라고 유리는 생각한다. 음주운전으로 징계를 받았다든지, 바람이 나서 혼자 살게 되었다든지 하는 내용이다. 담임선생님은 유리와 가까운 곳에 살고 있다. 가끔씩 연우도 돌봐주고 유리에게는 아주 살가운 선생님이다. 그런데 아이들 중 몇이 정확하게 벌점을 주는 선생님에 대한 반감으로 수업시간에 선생님의 유언비어를 문제 삼는 일이 일어난다. 모든 학생들이 싫어하는 빛을 띠는데도 이들은 아랑곳 하지 않는다. 선생님을 넌지시 궁지로 몰아넣는다. 그 얘기를 듣다 못한 세윤이 책상을 쾅 치게 되고, 선생님은 아이들의 태도를 교권보호위원회에 물어보겠다고 하면서 이 후는 녹음을 하면서 수업하겠다고 슬기롭게 처리한다. 아이들은 더 이상 떠들거나 문제를 일으키지 못한다. 유리는 그때 세윤을 다시 보게 된다. 세윤을 남다른 아이라 생각한다.

 

중간고사가 코앞에 있게 되고, 내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유리는 학습에 열중을 한다. 하지만 학원 한 번 가지 않은 입장에서 성적에는 한계가 있다. 유리는 늘 최선을 생각한다. 원래 유리는 대학의 조건 중에서 4년 장학금, 기숙사 등의 조건만 갖춰지면 어디라도 괜찮다는 생각을 한다. 대학을 갈 때가 집을 떠날 때라고 생각을 하면서 성장해 온 것이다. 그런데 잡다한 여러 일들이 겹치면서 학습에도 많은 지장을 받는다. 또 연우를 보면서 그의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도 생긴다. 그래서 할아버지의 건강이 더욱 마음이 써지게 된다.

 

그런 가운데 세윤이가 입양아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세윤은 자신이 입양아라는 사실에 대해 당당하다. 보통의 경우, 힘들어 하거나 자신을 감추려 애를 쓰는데 세윤은 그렇지 않다. 그것을 보면서 유리는 자신에 입양아라고 밝히지 못하는 사실에 대해 힘겨워 한다. 그러면서 유리는 자신의 친부모가 어디에 있는가? 누군가를 알고 싶어 하고 뭔가 알고 있는 듯한 세윤에게 물어보기도 한다. 하지만 세윤은 피하기만 하고 할아버지에게 물어보지만 답이 없다. 그런 시간이 좀 지나간다. 할아버지는 수술하기로 결정하고 유리의 과거에 대해 얘기해 준다. 세윤은 입양 가족 관련 동영상을 유리에게 보내준다. 그래서 유리는 자신의 처지를 알게 된다.

 

과거, 어느 날 트럭과 승용차가 부딪히는 사고가 난다. 승용차에는 어린아이를 둔 서정희씨 가족이 타고 있었고 트럭에는 아이 하나를 둔 젊은 부부가 타고 있었다. 젊은 부부는 그 사고에서 즉사한다. 승용차에서는 어린아이가 죽고 남편마저 죽는다. 그래서 서정희는 하늘의 뜻이라고 생각하고 유리를 데리고 와서 양녀로 삼는다. 결국 유리의 친부모는 모두 죽은 것이다. 그 후 서정희는 아무래도 유리에게 소홀하게 되고 밖으로 돌게 된다. 학원 강사의 일도 심드렁하게 되고 남자를 만나 연우를 가지게 된다. 그러면서 술로 연명하는 삶을 살게 된다. 그러면서 연우와 싸우게 되고 학대도 하게 된다. 유리가 연우를 처음 만났을 때 연우의 몸은 상처투성이다. 그것이 서정희의 아픈 사실이라 할 수 있을 게다.

 

할아버지는 수술을 한다. 그리고 유리는 세윤의 위로를 받는다. 세윤의 아버지도 암이었는데 치료를 받고 지금은 깨끗하다고. 할아버지가 치료를 받고 나면 낫게 될 것이라고 한다. 유리의 집을 떠나고자 하는 생각도 변해 간다. 피붙이는 아니지만 한 가족인 연우를 그냥 둘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연우와 할아버지 그렇게 가족을 이루어 살아가는 날을 생각한다. 이전까지 모두 차갑게 구분되는 가족이었지만 조금씩 서로를 내어주고 마음을 나누는 훈풍이 도는 가정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인다.

 

입양아에 대한 문제를 거론하면서 그 아픔을 그린다. 어린아이의 입장에서 자신이 입양아라는 것을 알았을 때 친부모에 대한 배반감, 그리고 같이 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낯섦 등은 쉽게 빠져나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좌절감, 상실감 등이 대단할 것이라 생각된다. 그런 사실들이 심리적으로 어떻게 어린 마음을 이끌어갈 것인가는 명약관화하다. 자신에 대한 포기 쪽으로 흐를 가능성이 많다. 그런데 이 글은 입양아들이 그것을 알았을 때 자신을 더욱 건강하게 만들어가는 쪽으로 방향이 잡힌다. “어떻게 하면 더욱 건강한 삶이 될까? 바람직한 삶이 될까?”를 생각하도록 하고 있다. 세윤, 유리 모두가 그렇게 건강한 모습을 보여준다.

 

정말 어려운 환경의 성장을 보여준다. 유리는 초등 3학년 때부터 음식을 만들었다 한다. 할아버지가 음식에는 서툴러 유리가 찌개를 끓이게 되고 그것이 할아버지가 칭찬하는 음식이 되면서 그때부터 유리가 집안의 살림을 담당하게 된다. 연우가 처음 그 집에 왔을 때 참치 김치찌개를 끓이게 되고 연우가 그것을 무척 좋아한다. 음식이 마음에 들어 유리에게 조금의 마음을 연다는 말이다. 그렇게 되면서 음식을 통해 차츰 연우와 벽을 허물어 나간다. 요즘 어른이 되어도 반찬 하나 제대로 만들지 못하는 젊은이들이 많은데, 유리의 삶은 생존을 위한 처절함이 깃들어 있다고 봐도 될 것이다. 그런 삶을 바른 시선으로 지켜나가는 따뜻한 작가의 눈도 마음에 지혜로 다가든다.

 

성장은 무한한 가능성이다. 어릴 적 삶은 기억일 따름이다. 아무리 힘들고 아팠을 지라도 과거일 따름이다. 그것이 오히려 긍정의 사다리가 될 수 있음이다. 이 글은 어렵게 살아온 사람들에게 희망의 빛을 선사하고 있는 글이다. 읽으면서 험난한 삶의 길에서 따뜻함을 잃지 않게 하는 아름다운 시선을 보았다. 이런 마음들이 살아있다면 세상의 아이들도 건강하게 자랄 것이고 세상도 더 따뜻해지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 사람은 서로 어울려 살아가면서 문제가 풀어질 수 있는 것이다 연우를 바라보는 유리의 눈은 조금씩 확신에 차 있는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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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고운 꽃들과 함께하게 하는 책/리스컴 | 특별 리뷰 2022-01-15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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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꽃말 365

조서윤 저/정은희 그림
리스컴 | 2022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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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년은 나태주의 글귀가 들어 있는 일력과 함께 했다. 나날이 글을 쓸 수 있는 소재를 그곳에서 선택했고, 그것은 한 해를 풍요롭게 만들어 주었다. 올해는 365가 들어가는 책들이 많이 쏟아져 나왔다. 그 가운데 꽃말이 마음에 들었다. 무척 가지고 싶었고 가지면서 한 해를 같이 가볼까 생각했다. 그래서 이 책이 서평단 모집을 했을 때 신청을 했다.

 

서평단은 경쟁률이 무척 높았다. 좋은 인연이 되었으면 했는데, 책이 내게서 한 걸음 물러났다. 정말 책이 너무 마음에 와 닿았는데, 아쉬움을 컸다. 꼭 되었으면 했는데, 했는데 말이다. 마음이 반대급부로 책에서 멀어지려 했다. 그러다 아니지하는 마음이 되고 다시 책을 살폈다. 책에 대한 아쉬움이 진했다. 이리저리 궁구하다가 이 책을 가지고 일 년을 같이 걸어야 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큰마음을 내었다. 주말 상품권과 보태어 구입을 했고 이렇게 책을 소유하게 되었다. 책은 예상대로 마음에 흡족한 내용들이 가득 들어 있었다.

 

제목 그대로 나날이 꽃과 꽃말이 제시되어 있다. 365일 꽃말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은 지극한 행운이다. 마음을 다독거릴 수 있는 기회도 되고, 마음에 따뜻하게 다가오는 꽃들을 만나면서 삶에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게도 되었다. 꽃말의 책이 그렇게 나에게 안겨왔다. 아마 이 한 해는 꽃말 때문에라도 활기와 생명, 긍정이 함께하는 삶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11일 스노드롭(희망)부터 1231일 편백나무(불멸)까지 총 365개의 꽃과 나무들이 그려져 있다. 그리고 낱낱이 꽃말이 제시되었고, 그 꽃말과 관련되는 명구를 찾아 그 명구를 행한 사람과 함께 제시해 준다. 또한 그 꽃말에 얽힌 저자의 견문이 소개되고 그것에 대한 의견이 개진된다. 꽃과 꽃말만 해도 행복한 일이 될 것인데 저자의 마음을 읽어나가는 것도 쏠쏠히 재미가 있다. 또한 오늘의 한 마디와 여백도 제시해 주고 있다. 여백에는 오늘 감사한 일 3가지를 적어 보게 한다. 같이 만들어가는 책을 엮길 원하는 저자의 배려다. 독자가 동참하여 만드는 책을,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책을 저자는 원하고 있는 듯하다.

 

나날이 이 꽃들을 만나 나갈 것이기에 책은 늘 옆에 있을 것이다. 그것은 내 언어에서나 내 삶에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가져올 듯하다. 바로 마음을 밝게 가꾸는 기회가 될 것이고 글의 소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아침에 일어나 시클라멘이 꽃말로 제시되고 있는 어제의 날을 돌아본다. 어제를 반성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오늘을 계획할 수 있는 시간도 만들어 지리라 생각해 본다.

 

110일은 회양목이 제시되어 있었다. 꽃말은 인내다. 오늘 당신이 기울이는 노력이 분명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앤드류 매튜스의 말이 덧붙여 있다. 성공한 사람들은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평범한 사람이고 어떻게 하루하루를 살았는가가 그것을 결정한다. 오늘 하루를 꿈을 가지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 매진할 때 분명히 좋은 결과를 만들 것이라고 얘기한다. <하면 된다. 하지 않으면 안 된다.>란 말이 생각난다. 오늘 회양목을 만나면서 노력과 인내라는 말을 곱씹어 보는 하루가 되고 있다.

 

111일 오늘의 꽃은 측백나무다. 꽃말은 견고한 우정이다. 알렉산더 포프의 소중한 말이 첨언 되어 있다. <내 친구는 완벽하지 않다. 나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우리는 너무나 잘 맞는다.> 여백이 있는 사람에게 타인이 찾아와 깃들 수 있다. 완전을 지향하는 사람들은 나눔이 잘 안 된다. 뭔가 빈 구석이 있을 때 채워주는 사람과 진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좋은 친구란 나눌 수 있는 친구다.

 

엄마는 언제나 좋은 친구를 사귀라고 합니다. 그리고 꼭 덧붙입니다. 먼저 좋은 친구가 되어 주라고요. 친구가 어려움을 당할 때 함께해 주는 것 말이죠. 엄마의 말이 마음에 많이 남는다. 좋은 친구를 찾는 것보다 내가 먼저 좋은 친구가 되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좋은 친구를 얻을 수 있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친구는 서로의 교감이 이루어질 때 가능한 것이니까? 나는 오늘 누구에게 선의로 다가갈 것인가.

 

113일은 수선화를 우리들에게 제공해 준다. 수선화의 꽃에 붙인 이야기는 신비로움이다. <사랑은 끝없는 신비이다. 그것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라는 라빈드라나트 타고르의 말이 함께하고 있다. 수선화를 바라보고 있으면 아련한 느낌이 든다. 뭔가 찾아보고 싶은 마음, 간절해지는 마음이 함께한다. 나르시즘을 가장 먼저 떠올리게 하는 꽃, 수선화를 제공해 놓고 있는 날 나를 거울에 비춰보면서 생각해 본다, 자기도취, 무심, 가르침, 자애, 자만, 고결 등의 꽃말을 가지고 있는 꽃, 수선화를 마음에 담아보는 시간을 가진다.

 

세상에는 소설 같은 이야기가 많습니다. 어떤 한 여성의 이야기입니다. 학교 선생님까지 했던 그 여성은 결혼 후 남편의 외도로 충격을 받고 여러 고비를 겪다가 자기 생각에 갇혀 마음의 병이 생겨 버렸고, 지금은 노숙자로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115일은 가시를 제시하고 있다. 가시의 꽃말은 엄격이다. 자신에게 엄격하면 삶을 보다 밝게 채색할 수 있다. 군자는 자신에게서 구하고, 소인은 남에게서 구한다는 공자의 말을 조언하고 있다. 문제가 생겼을 때 타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다 보면 될 일도 안 된다. 스스로를 단속해 보고 스스로에게 엄격하게 대할 때 문제의 본질에 쉽게 다가간다. 15일의 꽃을 생각하면서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이 되고 있다.

 

내 생일에는 가련함의 이끼장미가 들어와 있다. 3.1절에는 자존심의 수선화가 그려져 있고, 식목일에는 풍부의 무화과가 그려져 있다. 우리의 결혼기념일에는 강한 인내심의 겨우살이가 제시되어 있다. 나날이 내 기억들과 더불어 의미를 만들어 나가는 것도 소중할 듯하다. 행복한 2022년이 이 책으로 더욱 날개를 만들지 않을까 한다. 긍정과 순수, 사랑으로 만들어 가려는 내 삶의 자리에 이 책이 조력자가 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꽃말에 따라 하루를 반성해 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의미가 있다. 내 기억을 따라 형성되는 많은 일들을 하나씩 해부해 보게 만드는 시간은 분명히 언어로 표현됨으로 더욱 명료해 지고 실체가 확인될 것이라 생각된다. 그것은 내 길을 밝히는 등불이 될 것이고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이 책으로 인해 긍정의 마인드를 가질 수 있게 되는 것도 감사하는 마음들이 늘 함께하기 때문이리라. 오늘도 책과 더불어 감사의 마음을 품으며 하루를 응시한다. 이 책을 마음에 품는다. 그 빈 공간을 내 삶으로 채운다. 결국 한 해가 지나면 유일무이한 내 책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이런 책을 옆에 둔다는 것은 지극한 행복이다. 꽃말은 지식으로써만 아니라 심리적 동반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마음을 다스리고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가면서 살아가고자 하는 독자들은 이 책을 소유하길 바란다. 소유는 곧 자신의 마음과 약속을 하는 일이 된다. 그 약속은 한 해를 풍성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꽃말과 함께 걸어가는 길은 감사가 넘치는 길이 될 게다. 그 감사를 이 책은 나날이 마음에 담게 하고 있다.

 

붙임:

이 책은 <다 읽었다. 이제 읽기 시작한다.> 이 둘이 이 책에서는 같은 말이다. 전체적으로 보았고 나날이 읽는다. 나날이 행복하고 나날이 감사한다. 이 책이 만들어 나가는 책의 공간, 많은 빛이 머물고 있으리라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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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환경 속에서 긍정의 기운을 가지며/ 책고래 | 특별 리뷰 2021-10-08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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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두근두근 묵정밭

이성자 글/조명화 그림
책고래출판사 | 2021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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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정밭은 사람이 가꾸지 않아 거칠어진 빈 밭을 말한다. 이 글은 묵정밭을 의인화해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이야기, 묵정밭이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현실을 이겨나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포용과 사랑의 이야기가 곳곳에 넘쳐 난다. 내용이 따뜻하다. 책을 읽고 있다 보면 모든 것들이 이해가 될 듯하고 수용을 할 수 있을 듯하다. 아이들을 향한 저자의 마음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밭주인인 상동 할머니가 허리를 다쳐 아들네가 있는 서울로 치료를 하러 떠났다. 그래서 밭은 돌볼 사람이 없어졌다. 그 밭에 봄이 오자 냉이, 엉겅퀴, 쑥부쟁이 등이 살러 왔다. 들쥐도 삶의 공간을 만들었다. 다른 밭들은 모두 말끔하게 단장되어 주인들의 사랑을 받으며 곡물들이 자라고 있는데, 할머니의 밭만 잡다한 동식물들의 천국이 되고 있다. 옆의 밭들은 그런 묵정밭을 놀리며 비웃는다. 하지만 묵정밭은 이제까지 한 번도 그렇게 해본 적이 없는 이런 식물들과 동물들의 보금자리가 되어주는 일이 싫지만은 않다. 처음에는 조금 두려움도 느끼고 했지만 차츰 적응되니 오히려 그들에 대한 연민과 참사랑이 일어났다.

 

그러던 어느 날 개망초가 할머니 밭으로 살러왔다. 묵정밭은 개망초를 챙겨주고 싶었다. 그것을 알았는지 개망초들이 한꺼번에 모여들었다. 다른 밭의 비아냥거리는 소리가 가슴을 콕콕 찌르는 것 같았지만 고개를 숙이지 않고 오히려 개망초들을 포옥 안아주었다. 서울 쪽의 할머니도 잘 한다고 할 것만 같았다. 그러면서 허리가 나으면 꼭 오겠다는 할머니의 약속을 마음에 담으면서 마음을 달랬다. 개망초는 초여름이 되자 달걀프라이를 닮은 꽃들을 가득 피웠다. 그 꽃이 그렇게 자랑스러울 수가 없었다. 벌과 나비가 날아왔다. 개망초 꽃들은 꿀과 꽃가루를 아낌없이 나누어 주었다. 소문을 듣고 풍뎅이, 무당벌레, 거미까지 찾아 들었다. 묵정밭은 시끌벅적했다. 옆에 있는 밭들이 벌레들을 끌어들인다고 싫어했다. 하지만 묵정밭은 당당하게 그들에게 맞섰다. 각자의 생명이 제 할 일을 하면서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 말이다.

 

묵정밭은 개망초 꽃을 보살폈다. 그러자 많은 벌레들이 묵정밭에서 놀고, 먹고, 짝짓기 하고, 잠도 한숨 자고 갔다. 묵정밭은 약한 것들을 위해 모처럼 좋은 일을 하는 것 같아 행복했다. 그런 어느 날 들쥐 부부가 새끼 낳을 곳을 찾아다니다가 묵정밭에 이르게 되었다. 그들은 묵정밭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그곳에 터를 잡고 둥지를 틀었다. 새끼 7 마리를 낳았다. 묵정밭은 그것을 알고 생명을 품는다는 것의 기쁨을 새삼 느끼며 그들을 보살폈다. 하지만 새끼들이 자라면서 옆 밭으로 가서 콩, 수수 등을 훔쳐 먹었다. 옆 밭들은 더는 못 참겠다는 듯 당장이라도 달려들 기세였다. 묵정밭도 미안해 들쥐 부부에게 새끼들 단속하라고 부탁도 했다. 하지만 새끼들을 어쩔 수 없었다. 그들이 성장할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무더운 여름 상동 할머니의 아들인 민규 아빠가 민규를 데리고 묵정밭을 찾아왔다. 민규는 이 묵정밭과 인연이 많았다. 같이 어울려 놀았던 시간들이 많이 있었으니까? 민규 아빠는 할머니가 다시는 농사를 짓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밭을 팔려고 한다. 그래서 사람을 데리고 그 밭을 보러 온 것이다. 민규는 아빠가 밭을 팔려고 하는 것을 보고 팔지 말라고 사정을 한다. 민규는 할머니가 밭에 씨를 뿌리고 가꾸는 일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다고 했다며 울면서 팔지 말라고 당부한다. 민규 아빠는 마음을 고쳐먹고 그래 이 밭은 어머니 고향 같은 곳이지? 그러면서 판매하겠다는 생각을 지운다. 묵정밭도 옆의 밭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하면서 옆 밭들의 튼실한 곡식들을 부러운 마음으로 본다. 그리고 다가오는 봄에는 자신도 곡식들을 기를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참새가 할머니가 다시 돌아올 거라는 소식을 들판에 전하고 다녔다. 소문은 빠르게 퍼져 나갔다. 묵정밭을 놀려 대던 다른 밭들도 그 소식을 좋아했다. 벌레들과 개망초 등이 얼씬하지 못하고 자신들의 밭에도 나쁜 영향을 끼치지 않을 테니까? 찬바람이 불었다. 꽃들도 시들어 버리고 풀대만 앙상하게 남았다. 철없이 까불어 대던 들쥐 새끼들도 어른 쥐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할머니가 돌아온다는 소식을 들었는지 산마을에 새집을 장만했는지 짐을 싸기 시작했다. 그렇게 들쥐 가족도 떠났다. 정이 많이 들었지만 그들은 또 다른 곳에서 행복하게 살아가겠지 하는 생각을 했다.

 

하늘에서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묵정밭은 추위에 오들오들 떠는 냉이, 엉겅퀴, 쑥부쟁이 마른 잎을 포옥 안아 주었다. 그리고 봄이 오면 이들과도 이별해야 한다는 생각에 가슴이 뭉클했다. 묵정밭은 오랫동안 푹 쉬어서인지 부쩍 건강해진 모습이었다. 묵정밭은 콧노래를 부르며 민규를 다시 만날 생각을 했다. 그 생각은 웃음이 나게 했고, 봄에 대한 기대감으로 충만하게 만들었다. 상동 할머니가 내려온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봄이 곁에서 다시 오고 있었다.

 

따뜻한 동화 한 편을 읽었다. 흔히 쓸모없다고 여기는 대상을 주인공으로 삼았다. 버려진 땅이라는 개념으로 이해되는 묵정밭이다. 부정적인 의미가 강한 대상을 긍정적인 것으로 치환해 그려나가고 있다. 그 중심에는 안식년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왔다. 너무 일만 하면 능률이 오르지 않을 수가 있다. 그럴 때는 쉬어주는 것이 오히려 더욱 큰일을 할 수 있게 되기도 한다. 땅도 그렇다. 너무 일을 많이 하게 하면 지질이 떨어질 수 있다. 그럴 때 1년 정도는 그냥 두면 땅이 다시 힘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 우리 사람들도 그렇지 않은가? 휴식은 성장의 동력이 될 수가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안다. 이 책에서는 그 안식년 개념을 묵정밭이라는 이름으로 가져왔다.

 

또한 땅에 대한 소중함도 담았다. 땅은 마음의 고향과 같은 것, 함부로 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요즘 시골에서는 땅과 노동력이 문제가 되고 있다. 묵정밭들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것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글이다. 민규라는 아이와 묵정밭의 소통을 통해 보다 가치 있는 것을 추구하고 찾아나가게 하는 글이다.

 

글을 읽으면서 소중한 것들에 대해 깊이 의미를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열악할 수 있는 상황을 긍정적으로 생각해 풀어가는 지혜도 만났다. 자연의 소중함을 느꼈고, 포용하는 마음을 지녀야 함을 알았다. 아이들이 그런 마음을 느낄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글이다. 이런 밝고 긍정적인 내용이 담긴 많은 글들이 창작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글을 읽으면서 포근한 마음이 되고, 기꺼운 생각들을 많이 만났다. 마음의 봄에 다가온 묵정밭의 노래가 행복하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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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늘 거기 그렇게 있어 주었다 | 특별 리뷰 2021-03-15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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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산이 좋아졌어

산뉘하이Kit 저/이지희 역
인디고(글담) | 2021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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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나를 늘 행복하게 하는 공간이다. 그 곳에 있으면 세상의 일들이 물러간다. 조용해지고 마음이 평안해진다. 깔끔해진다고도 볼 수 있겠다. 세상의 일들이 작아 보이고, 더러는 명예와 권력이 부질없는 일처럼 느껴진다.

 

산은 은인자중을 배우게 한다. 산은 깊은 마음이 되게 한다. 산은 스스로 자랑하지 않게 한다. 산은 내 영혼의 반려자 같은 느낌을 준다. 나는 이런 산이 좋다. 나는 이 나무들이 좋다. 심신이 고단해질 때 이곳에 들어서면 모든 잡다한 것들이 다 물러간다. 조화가 되고 중용이 되고 평안이 된다.

 

이 책을 만났을 때 바로 보고 싶은 마음이 든 것은 산에 대한 나의 생각 때문이다. 산은 나에겐 중화와 평화의 공간이다. 행복의 바로미터다. 이런 공간이 있음에 얼마나 감사한 지 말로는 이루 표현하기가 어렵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이 더욱 진해진다.

 


 

이토록 황당하면서도 낭만적인 여정이라니. 처음에는 신탁이나 하늘의 계시인 줄로만 알았다. 나중에야 이런 은유와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 그저 나만의 생각이라는 걸 깨달았다. 살면서 별이 나의 갈 방향을 가르쳐 준다거나, 압도적인 계기가 답을 준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삶에서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언제나 중간과정이 필요하며, 신조차 중계소를 필요로 한다고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산으로 걸어 들어가 보라. 나는 무엇보다 나 자신을 만났다. 내가 그랬듯, 당신도 당신과 만나게 되리라 믿는다.

 

저자가 산을 만나고 산에 매료가 된 생각을 해보고 있는 내용이다. 아마 이 문장들이 저자가 산을 좋아하고 산을 찾고 산을 오르며 산에서 느낌을 가진 모든 내용들을 포괄해 얘기할 수 있지 않으랴 생각해 본다. 저자는 산을 지속적으로 올랐다. 그리고 그 산에서 만난 단상들과 자연들, 그리고 사람들의 얘기를 들려주고 있다. 산이 주는 지혜를 말하고 있다. 산은 그렇게 스스로를 만나게 만든다고 생각하고 있다.

 

 
 

나도 그렇다. 산에 가면 자신을 가장 솔직하게 만날 수 있는 듯하다. 산을 오르면서 자신과 대화를 많이 한다. 몸이 부실하면 부실한 대로, 마음이 흡족하면 흡족한 대로 대화를 나눈다. 그 대화는 거의 건설적인 대화가 된다. 순수와 긍정의 대화가 된다. 산에 올라서도 좋지만 오르면서 느끼는 그 힘겨움과 아울러 다가오는 긍정의 아이콘이 좋다. 그것 때문에 산에 오르는 것을 포기하지 못하는 많은 시간을 살아왔다. 그렇다고 전문적으로 산을 오르는 것은 아니다. 일상으로 즐겨할 따름이다.

 

저자는 산에서 특심을 가지게 되었음을 말한다. 아무리 힘들어도 산 아래 세상만큼 힘들진 않으니까? 라고 완곡하게 얘기하는 저자의 산에 대한 느낌의 일단을 본다. 물 한 모금, 사탕 한 개를 가지고 오르는 산길은 힘겹다. 하지만 모든 게 확실하다. 그 명료함이 좋다. 세상에 있으면 무슨 일이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는데 산에서는 모든 것이 분명하다.

 

산 위에서는 일출을 맞이하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그런 생각은 내가 오늘 해야 할 일을 명료하게 해준다. 하지만 세상에서는 오늘 일어나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확하지가 않다. 아득하다. 그럴 때는 산이 더욱 떠오른다. 산은 걷고 오르고, 바라보고, 느끼고 그러면 된다. 무엇을 얻기 위해서 악착같이 싸우고 남을 이기려 하고 하는 것들이 없다. 자연이 주는 대로 가지고 느껴 가면 되는 것이다. 그러기에 산에 오르는 시간만큼은 어느 누구보다도 자유인이 된다.

 

난 고산(高山)을 오르는 일에 대해선 잘 모른다. 저자는 배낭을 메고 산을 향해 떠나는 행위를 좋아한다. 책속에 들어있는 이미지들만 봐도 높은 산, 깊은 산 등을 두루 섭렵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산을 오르면서 산속에서 만난 모든 것을 언어와 조합시킨다. 그것이 감동으로 연출되기도 하고, 놀라움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산이 아름다운 풍광으로 언어를 채색하게 한다. 산과 저자가 더불어 이익이 되는 길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산에 가서 마음의 평화를 얻으면서, 자신을 찾는 시간을 가지게 되고 산의 효용성이 널리 알려지게 된다. 참으로 서로에게 필요한 나눔이 아닐까 여겨진다.

 

설령 지금 당신이 모든 존재의 이유를 상실했다고 해도, 왜 여기에 와 있는지 모른다 해도, 지금 이별을 준비 중이거나 이미 이별을 통보받았다고 해도, 나는 그 모든 걸 이해한다고 당신에게 알려주고 싶다. 저자는 산을 통해 만난 지혜를 만나고 있다. 당연히 사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그 어려움이 마음에 달려 있는 경우도 있다. 그 마음을 산은 우리들에게 일깨워 준다. 삶의 여정이 우리를 여물게 하는 과정이라고. 삶이란 긴 시간 동안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 우리는 삶속에서 숱하게 자신에게 절망하지 말라고 다독여야 한다. 그런 힘과 그런 여유를 산은 가지게 만들어 준다. 산의 지혜에 공감하면서 산을 오르는 자는 복되다.

 

 
 

산을 오르는 것이 혼자서 되는 일은 아니다. 동반자들이 있게 마련이다. 함께할 때 그 산행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다. 상호보완이 되고 서로 의지할 수가 있으니까 말이다. 우리는 산행을 하면서 많은 동료들을 만난다. 그들과 산을 오르면서 가지게 되는 동질감은 나려놓음이다. 함께 내려놓으면서 만날 때 소중한 기억이 된다. 그 기억은 많은 것들을 해결해 나갈 자산이 된다. 산은 넓은 마음(호연지기)을 기르게도 하지만 섬세하게 타인의 마음을 살피게도 한다. 역지사지하는 마음을 일깨워 준다. 그렇기에 서로의 소통이 자연스럽게 될 수 있도록 하고, 그것은 미래를 예견해 볼 수 있도록 한다. 산에 오르면 거대한 정기 같은 것을 느끼게 된다. 그것은 삶의 힘이다. 그런 힘의 배양이 쉽게 되는 것은 아니다. 산이 주는 큰 자산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산에 대해 더욱 호감을 가지게 되었지만, 책이 아니라도 산은 우리 인생들에게 정말 소중한 존재다. 손을 자주 오르는 사람은 악한 사람이 없다. 산은 작은 것을 잊게 만들기 때문이다. 자신을 스스로 찾게 만들고, 자신의 삶의 긍정적인 방향성을 모색해 준다. 산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가를 말하는 것은 입만 아프리라. 이 책을 통해서 산의 진면모를 더욱 알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산은 늘 그렇게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들의 힘겹게 살고 있을 때, 그것을 위로하고 있다. 산을 가까이 하는 삶은 생명의 소리와 함께하는 길이다. 감사하게 책을 읽었다. 산은 우리를 멋지게 살도록 이끌어준다. 저자의 책에서 그런 느낌을 받고 있다. 멋진 인생(人生).

 

(예스24) 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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