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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강 | 문학 2023-01-25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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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깊은 강

엔도 슈사쿠 저/유숙자 역
민음사 | 2007년 10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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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도 슈사쿠는 아들이 좋아하는 작가다. <깊은 강>을 비롯해 몇 권의 책을 읽고는 나에게 항상 감상평을 이야기해줬다. 가독성은 좋은듯한데 종교적인 색채가 강하게 느껴지는 인상을 받아서 선뜻 읽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작가의 존재만 알고 있었는데, 블로그 이웃님이 함께 읽어보자고 하셔서 읽어보게 되었다. 내가 영업할 때는 읽지도 않았으면서라는 아들의 볼멘 소리를 들어야하긴 했지만, 책도 타이밍이라는 것이 있는 것이니까.  많이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의외로 쉽게,재미있게 읽혀지기는 했다. 그렇다고 해서 내용이 가벼운 것은 아니었다. 

 

이소베의 아내는 석달이라는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사랑한다는 말을 할만큼 살갑지는 않았지만, 문제도 없는 평범한 부부였다. 아내는 죽기 전에 반드시 다시 태어날 거니까 자신을 찾으라고 말했다. 그 말이 머릿 속에서 떠나지 않았던 이소베는 아내의 환생을 찾기로 했다. 대학시절 가톨릭 신자였던 오쓰를 유혹하고 버렸던 미쓰코, 투병생활 힘이 되었던 구관조를 잊지 못하는 동화작가 누마다, 태평양 전쟁 당시 미얀마에서 인육을 먹어야했던 기억을 가지고 있는 기구치.  별개의 인물로 보였던 이들은 각자의 목적을 가지고 가게된 인도 단체 여행에서 만나게 되었다. 이들 등장인물들의 에피소드들은 각각의 챕터로 나눠져있는데, 그들이 왜 인도로 가야했는지를 알 수 있다. 목적을 이룰 수 있을까?  미쓰코의 유혹의 대상으로 보잘것없어 보였던 오쓰에게도 한 챕터가 할애되어 있는데, 책장을 덮을 때는 이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 오쓰였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만나는 작가라 작가 연보를 자세히 읽어보았는데, 등장인물들에게 자신의 경험과 삶의 모습이 많이 투영되어있음을 알 수 있었다. 어린 시절을 만주 다롄에서 보냈던 것, 힘든 투병 생활을 했던 것, 좋아하는 프랑스 작가의 소설을 작품에 녹여내고 있는 것, 카톨릭 신자로서 신이나 종교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고민해왔다는 것 등, 그래서인지 책을 읽고 나서 엔도 슈사쿠에 대해 친근감이 들었다. 책에서는 두 가지 키워드가 떠올랐다. 환생과 범신론. 


이소베는 환생이라는 것을 믿지는 않았지만, 조용하기만 했던 아내의 마지막 말이 너무나 강렬해서 확인해보고 싶었다. 환생한 아내를 만날 수는 없었지만, 끊임없이 아내를 생각하고, 자신의 결혼 생활을 돌이켜보는 과정에서 이소베 앞에 아내가 나타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구치는 생사를 함께 했던 친구 쓰카타의 죽음에서 가졌던 하나의 의문을 갠지스 강을 보면서 풀어낸듯했다. 누마다는 구관조 한 마리를 사서 자유롭게 놓아줌으로써 그에게 힘이 되어주고 죽었던 구관조에게 가졌던 마음의 짐을 내려놓은 느낌을 가졌다. 오래 전 그 구관조는 아니었지만 말이다. 미쓰코는 수녀들이 길가에 쓰러진 사람들을 찾아 임종때까지 보살펴주는 일을 하는 것을 보고 의문을 가졌지만, 곧바로 이렇게 생각했다. 

 

양파는 까마득한 옛날에 죽었지만, 그는 다른 인간 안에 환생했다. 200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난 뒤에도 지금의 수녀들 안에 환생했고, 오쓰 안에 환생했다. -p324 (양파는 예수님을 말한다.)

 

미쓰코는 오쓰의 대척점에 있는 인물 같았다.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찾고 있는지 몰라서 방황했던 미쓰코는 주변 친구들의 장난에 동조해서 유혹하고 버렸던 오쓰에게 끊임없이 영향을 받고 있었다. 오쓰가 인도에 있다는 소식을 우연히 듣고 그를 찾아나선 참이었다. 인도 갠지스강에서 시신을 나르는 일을 하고 있었다. 그가 믿는 신에게서 떼어놓았다고 생각했지만, 오쓰는 자기가 믿는 바를 향해 앞으로 나아갔던 인물로 범신론을 이야기하는 사람이었다. 그로인해 신부가 되는 것도 힘들었지만 신부가 되어서도 기독교 세계에서 인정을 받지 못했다.

 

제가 가장 비판을 받았던 것은 구두시험에서, "신은 다양한 얼굴을 갖고 계십니다. 유럽의 교회나 채플뿐만 아니라. 유대교도에게도 불교도에게도 힌두교도에게도 신은 계신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발언했을 때였습니다. 이것은 유럽에 온 후로 조금씩 제 신념이 된 솔직한 고백이었습니다만 선생님께는 기독교회 전체의 부정인 것처럼 들렸나 봅니다. "그 생각이야말로 자네의 범신론적인 과오라네."-p 182

 

그런 오쓰를 이해할 수 없었던 미쓰코였지만, 그녀의 맘에도 변화가 느껴졌다. 비단, 그녀에게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이소베, 누마다, 기구치의 삶도 겹쳐졌다. 

 

"하지만 난 인간의 강이 있다는 것을 알았어. 그 강이 흐르는 건너편에 무엇이 있는지 아직 모르긴 해도, 그치만 과거의 많은 과오를 통해, 자신이 무얼 원했는지 이제 겨우 아주 조금 알게 된 느낌이야." (중략) "믿을 수 있는 건, 저마다의 사람들이 저마다의 아픔을 짊어지고 깊은 강에서 기도하는 이 광경입니다." (중략) " 그 사람들을 보듬으며 강이 흐른다는 것입니다. 인간의 깊은 강의 슬픔. 그 안에 저도 섞여 있습니다." -p 316~317

 

엔도 슈사쿠는 오쓰를 통해 자신의 종교에 대한 신념을 드러내고 있는듯 보였다. 엔도 슈사쿠의 숙제이기도 했던 종교에 대해서는 종교가 없는 나로서는 어떤 의견을 제시하기는 힘들지만, 오쓰가 말하는 것들에 공감할 수 있었다. 기독교의 성모 마리아와는 다른 힌두교의 여신들과의 비교, 환생의 이미지도 있는 갠지스강에서 행해지는 수많은 의식들. 엔도 슈사쿠가 인도를 배경으로 할 수 밖에 없지 않았을까싶었다. 환생이나 범신론을 키워드로 떠올릴만큼 종교적인 색채를 무시할 수는 없었지만, 등장인물들의 고민에 공감하며 삶이란 어떤 것인가를 생각해볼 수 있었던 만족스러운 시간이었다. 가볍지 않는 주제에 물러나지 않고, 다가갈 수 있게 하는 것이 엔도 슈사쿠의 매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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