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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베 미유키 [인내상자] 중에서 | 책을 읽다가 2022-09-28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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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상자

미야베 미유키 저/이규원 역
북스피어 | 2022년 07월

 

 

 

  오카쓰는 낙담했다.바로 어제까지 관리인님은 한 사람이었다. 살아 있는 동안은.

하지만 죽고 나니 갑자기 네 명 다섯 명으로 불어난 듯하다.관리인님의 얼굴이 여럿이다.

인간은 모두 이렇게 은밀한 일을 벌이며 살아가는 것일까? 그래서 갑자기 죽어 버리면 그런

비밀이 전부 까발려져 마치 살아 있던 것 자체가 커다란 음모였던 양 보이게 되는 걸까.

-p  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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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긴 방-마이 셰발, 페르 발레 | 책을 읽다가 2022-09-26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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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긴 방

마이 셰발,페르 발뢰 공저/김명남 역
엘릭시르 | 2022년 07월

 

 

 그는 노인과의 대화에서 얻은 것이 많았다. 나이 많은 노동자들의 이야기는 종종 흥미진진했다. 그는 왜 아무도 그런 이야기를 들을 시간을 내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노인은 땅에서도 바다에서도 많은 것을 본 사람이었다. 왜 이런 사람은 대중매체에서 발언권을 갖지 못할까? 왜 정치인들과 기술 관료들은 이런 사람들의 말을 듣지 않는 걸까? 듣지 않는게 분명했다. 만약 들었다면 고용과 환경 분야에서 일어난 치명적인 실수들을 피할 수 있었을 테니까. -p 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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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호병이라는 말 | 책을 읽다가 2022-09-17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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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마호병이라는 말을 썼었다. 버튼을 누르면 따뜻한 물이 나오는 보온병이었는데, 보온병보다는 마호병이라는 말을 더 익숙하게 사용했다. 거의 잊고 있었는데, 원서를 읽다가 마호병이라는 단어를 만나면서 그것이 일본어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네이버에 마호병을 검색하니 이런 문장이 있었다. 일본어 공부하면서 우리말이라고 생각했는데 일본어였던 단어를 종종 만나게 된다.

 

보온병 - 윗세대에서는 '마호병', 또는 '마호빙'이라고도 부른다. 일본어로 보온병을 가리키는 '魔法甁'에서 유래한 것으로(일본어로 읽으면 마호빙), 따뜻함이 유지된다는 점에서 착안한 '마법병'을 의미한다.

 

윗세대? 그렇군, 나도 윗세대였군. 그런데, 경상도에서만 이 말을 썼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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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울 레이터 더 가까이 | 책을 읽다가 2022-09-17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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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울 레이터 더 가까이

사울 레이터 등저/송예슬 역
윌북(willbook) | 2022년 07월

 

 

레이터는 자기 앞에 펼쳐진 삶을 열정적으로 관찰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일상적인 순간에서 어떻게 찰나의 숭고함을 포착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아주 평범한 것들 속에서 무언가를 찾아내는게 즐겁다"라고 말하던 그였다. -p67

 

"세월이 흐르면 지금 우리를 둘러싼 것들이 머나먼 곳에서 온 것처럼 낯설어 보일 겁니다. 따라서, 참 재미있게도, 시간은 사진작가의 편입니다."-p74

 

일상의 평범함을 포착한 그의 사진을 통해 아름다움은 다른 곳이 아닌 바로 여기에 있다는 새삼스러운 깨달음을 얻기도 했다. -p122

 

 




 

 

에 있는 것을 좋아하지만 날씨가 좋은 날이면 집에만 있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남편은 일이 있어 외출하고 아들이랑 브런치를 먹고 왔다. 식사를 하면서 오가는 배를 보고, 헬리콥터가 날아가는 것도 보면서 좋은 시간을 보냈다. 사진으로 이렇게 기록해둘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좋은 일인지······. 사진은 과거나 기억을 붙잡아두는 저장소같다. 언제든 꺼내보면 그 순간들이 살아난다.

이 책에서 만난 사울 레이터의 사진은 특별한 주제, 뛰어난 기교를 담은 사진들은 아니었다.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사람들, 풍경들. 내가 그 속에 있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그런 사진으로 느껴졌다. 그래서, 사진집을 넘겨보는 내내 편안했는지도 모르겠다. 특별한 일보다는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더 많이 느끼고 있는 요즘, 앞으로 내 일상을 함께할 사진들은 잔잔한 삶을 담고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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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가 습관이 되면 좋은 글이 된다:메모하기(쓰기의 쓸모 중에서) | 책을 읽다가 2022-08-28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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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의 쓸모

양지영 저
더디퍼런스 | 2022년 09월

 

나는 어떤 생각이 머리를 스칠 때마다 무조건 메모를 한다. (중략) 사람과 함께 있을 때는 잠깐 양해를 구하고 중요한 단어 몇 개만이라도 적어 놓는디. 나중에 정리할 때 단어만 보아도 당시의 생각이 떠오른다. 아차 하면 잊힌다. 때는 이미 늦었고 후회해도 절대 생각나지 않는다. -p132

 

좋은 생각이 떠올랐을 때 바로 적어 두지 않아서 완전히 잊어버렸던 경험이 많았기에 공감되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봄은 깊어>라는 책이 떠올랐다. 떠오르는 단어나 문장들을 적어두었다가 꺼내보는 다자이 오사무의 에세이였는데, 양지영 작가의 생각과도 닿아있어  다시 한 번 읽으면서 옮겨보았다. 필사하는 느낌으로. 책의 저자는 필사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었다. 

 

 

봄은 깊어

나쓰메 소세키,다자이 오사무 등저/박성민 역
시와서 | 2022년 02월

 

( p18~ p21) 

아, 가을  - 다자이 오사무

 

 본업이 시인이기라도 하면, 언제 어떤 주문이 들어올지 모르기 때문에, 늘 시재(詩材)를 준비해둔다. '가을에 대하여'라는 주문이 와서, 좋다 왔구나, 하고 '아*'항목의 서랍을 열어 보니, 아이 (愛, 사랑). 아오 (靑,파랑), 아카(赤,빨강), 아키(秋, 가을), 여러 가지 노트가 있기에, 그중에 가을 노트를 꺼내, 찬찬히 그 노트를 살펴본다.  * 일본어로 가을을 아키라고 한다.

잠자리, 투명하다. 그렇게 쓰여 있다. 가을이 되면 잠자리도 가냘파져, 육체는 죽고 정신만 비틀비틀 날고 있는 모습을 가리키는 말 같다. 잠자리의 몸이 가을 햇살에 투명하게 비쳐 보인다. 가을은 여름이 타고 남은 것. 그렇게 쓰여 있다. 초토(焦土)이다. 여름은 샹들리에. 가을은 등롱. 그렇게도 쓰여 있다. 코스모스, 무참함. 그렇게 쓰여 있다. 언젠가 변두리의 어느 국숫집에서 국수를 기다리는 동안 , 식탁 위의 오래된 잡지를 펼쳐보는데, 그 안에 대지진때 사진이 있었다. 온통 불타버린 들판, 격자무늬의 유카타*를 입은 여자가, 홀로 덩그러니, 지쳐서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 나는 가슴이 타서 눌어붙을 만큼 그 비참한 여자를 사랑했다. 무시무시한 정욕마저 느꼈다. 비참과 정욕은 등을 맞대고 있는 것 같다. 숨이 멎을 만큼, 괴로웠다. 마른 들판의 코스모스를 마주치면 나는 그것과 똑같은 고통을 느낀다. 가을의 나팔꽃도, 코스모스와 똑같은 정도로 나를 순식간에 질식시킨다.

가을은 여름과 동시에 찾아온다. 이렇게 쓰여 있다. 여름 안에, 가을이 몰래 숨어 들어. 어느새 와 있지만, 사람은 불볕더위에 속아 그걸 알아채지 못한다. 귀 기울여 주의 깊게 듣고 있으면, 여름이 되는 동시에 벌레가 울고 있고, 뜰을 세심하게 보고 있으면, 도라지꽃도 여름이 되자마자 피어 있는 것을 발견하기도 하고, 잠자리도 원래 여름벌레이고, 감도 여름동안 옹골차게 열매를 맺는다. 가을은 야비한 악마다. 여름 동안 전부, 몸단장을 마치고 코웃음을 치며 웅크리고 있다. 나처럼 형안을 가진 시인이 되면, 그것을 꿰뚫어 볼 수 있다. 가족들이 여름을 즐거워하며 바다로 갈까 산으로 갈까 신이 나서 이야기하고 있는 걸 보면, 측은한 마음이 든다. 이미 가을은 여름과 함께 숨어들어 와 있는데, 가을은 끈질기고 방심할 수 없는 녀석이다. 

괴담 좋음. 안마. 만약, 만약. 손짓한다, 참억새. 저 뒤에는 분명 묘지가 있습니다. 길 물으니, 여자 말이 없다. 마른 들판.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는 말이 이것저것 쓰여 있다. 뭔가 메모해 둔 것이겠지만. 나 자신도 글을 쓴 동기를 잘 모르겠다. 창밖, 뜰 안의 흑토를 바스락바스락 기어 다니는 추한 가을 나비를 본다. 유난히, 튼튼한 탓에, 죽지 않고 있다. 결코 허무한 모습은 아니다. 그렇게 쓰여 있다. 이걸 썼을 때는, 나는 몹시 괴로웠다. 언제 쓴 것인지, 나는 절대 잊지 못한다. 하지만, 지금은 말하지 않겠다.

버려진 바다. 그렇게 쓰여 있다. 을의 해수욕장에 가 본 적이 있습니까? 바닷가에 망가진 그림 양산이 떠밀려 오고, 환락의 흔적, 붉은 해가 그려진 등롱이 버려져 있고, 비녀, 휴지, 레코드 파편, 빈 우유병, 바다는 불그스름하게 탁하고, 철썩철썩 파도가 치고 있었다. 오가타 씨에게는 아이가 있었지. 가을이 되니 , 살갗이 마르고, 그립구나. 비행기는, 가을이 제일 좋아요. 이것도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지만, 가을의 대화를 엿듣고, 그대로 받아 적은 것 같다. 또, 이런 것도 있다. 예술가는, 언제나, 약자의 친구였는데. 가을과 아무 관계도 없는, 그런 말까지 쓰여 있는데, 어쩌면 이건 '계절의 사상' 같은 건지도 모르겠다. 그 밖에, 농가. 그림책. 가을과 군대. 가을의 누에. 화재. 연기, 절. 어수선하게 잔뜩 쓰여 있다.

                                                                          (1939년)

 

 

무심코 떠오르는 단어나 문장들을 메모해두었다가 다시 꺼내보면 재미있을 것같기도 하고, 글을쓰려고 할 때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항상 생각은 하지만, 행동으로는 옮기지 못했었는데 이참에 한 번 시작해볼까? <쓰기의 쓸모>를 다 읽고나니 몇 가지 하고싶은 것들이 생겼다. 리뷰를 쓰면서 정리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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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급생 | 책을 읽다가 2022-08-21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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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 격리 기간동안 이 책을 다시 읽었다.

읽고싶은 책이 너무 많아서 두 번 읽는 책은 거의 없는데 그냥 이 책이 생각났다.

아직 이 책을 읽지 못한 사람도 있을 것같아 마지막 문장을 말할 수는 없지만,

그 문장을 읽었을 때의 충격은 여전히 남아있다.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그러한 충격은 없었지만, 다시 읽어도 좋았다.

전학온 친구 콘라딘의 관심을 끌기 위해 노력하는 한스 슈바르츠의 모습을 보면서

웃음 짓고, 절친이 되어 우정을 다져나가는 모습에 뿌듯했다.

하지만, 유대인과 독일 명문가 자제의 우정은 시대 흐름 앞에 무너질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짧은 소설이지만 많은 것들이 함축되어 있는, 그래서 더더욱 여운이 남는 소설.

언제 꺼내 읽어도 좋을 책들 중 하나다. 

 


 

서랍에서 꺼낸 미술관

이소영 저
창비 | 2022년 07월

 

<서랍에서 꺼낸 미술관> 에서 프리들 디커브랜다이스(1898~1944) 라는 화가를 만났다. 빈 미술공예학교에서 어린이 미술 교육의 중요성과 창의성의 원리를 배웠고, 바우하우스에서 파울 클레로부터도 가르침을 받았다. 남편과 함께 체코 시민권을 얻고 프라하에서 미술교사로 활동하다가 나치의 강제수용소 중 한 곳인 체코의 테레진 수용소로 끌려갔다. 그 곳에서 매일 두려움에 떠는 수많은 유대인 어린이에게 미술을 가르쳤다. 아이들에게는 치유의 시간이었고, 디커브랜다이스는 그들의 엄마가 되었다. 1944년 가을 그녀는 어린 아이들과 함께 가스실에서 삶을 마감했다. 참혹한 수용소에서 미술을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이 없었다면 그들은 더 어려운 시간들을 보냈을텐데, 그림을 그리는 순간만큼은 힘든 시간을 잊을 수 있지 않았을까? 남아서 전해지고 있는 아이들의 그림을 본다. 저런 그림을 그리고 있던 어린 아이들이 고통스럽게 죽어갔을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 

 

현대인들의 삶이 각박해질수록 '미술 치료''그림책 치료'같은 프로그램이 인기다. 너무나 쉽게 예술치료나 미술치료라는 이름을 붙이는 이 시대는 치료하려는 사람이 치료 받으려는 사람보다 많은 듯하다. 그럴 때마다 진정한 미술치유의 힘을 프리들 디커브랜다이스의 삶에서 배운다. 미술의 진짜 힘은 가장 힘든 순간에도 자유를 싹틔운다.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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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의 소네트 | 책을 읽다가 2022-07-17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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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의 미술관

강정모 저
행복한북클럽 | 2022년 06월

 

 

내 기나긴 인생의 여정은 폭풍 치는 바다를 지나,

금방 부서질 것 같은 배에 의지해,

지난날의 모든 행적을 기록한 장부를 건네야 하는,

모든 사람이 거쳐 가는 항구에 도달했다네.

예술을 우상으로 섬기고 나의 왕으로 모신, 

저 모호하고 거대하며, 열렬했던 환상은

착각에 지나지 않았네.

나를 유혹하고 괴롭혔던 욕망도 헛것이었네.

옛날에는 그토록 달콤했던 사랑의 꿈들,

지금은 어떻게 변했나, 두 개의 죽음이 내게 다가오네.

하나의 죽음은 확실하고, 또 다른 죽음이 나를 놀라게 하네.

어떤 그림이나 조각도 나를 만족시키지 못한다네.

이제 나의 영혼은, 십자가 위에서 우리를 껴안기 위해

팔을 벌린 성스러운 사랑을 향해 나아간다네.

 

 

미켈란젤로가 말년에 썼다는 소네트를 읽으면서 생각이 많아졌는데,

저자의 물음은 더욱더 깊은 생각에 빠지게 한다. 

 

우리가 죽음 앞에서 기억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우리가 마지막까지 품고 가기 원하는 삶의 본질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는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   - p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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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아름다움 | 책을 읽다가 2022-06-08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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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깊어

나쓰메 소세키,다자이 오사무 등저/박성민 역
시와서 | 2022년 02월

 

인스타그램에서 어떤 이의 리뷰를 보고 너무 맘에 들어 가지게 된 책이다.

일본 수필 선집인데 짧은 글들로 이루어져 있어 공부하다가 틈나는대로 

읽고 싶은 페이지를 펼쳐서 읽기에 좋다.

아침에 일어나면 창을 열고 하늘을 한번 올려다보게 된다.

아파트에 살고 있다보니 창을 열고 바라보는 하늘은 이렇게 조각나있기 마련이지만,

매일 매일 바뀌는 다양한 하늘색을 보는 재미가 있다.

1926년 글에서 하늘의 아름다움에 대해 말하고 있다는 것을 보면서 사람 사는 세상은

시대를 뛰어넘어 별반 다르지 않음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하늘의 아름다움 >  미야모토 유리코 

 

하늘의 아름다움에 대해 말할 때, 대개는 드넓은 하늘, 맑게 갠 하늘을 말한다.

변두리에 설게 되면서부터 나는 또 다른 종류의 하늘의 아름다움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대도시 위의 하늘, ㅡ  대도시의 거리에 서서 올려다보는 하늘의 아름다움이다.

거기서의 하늘은 그저 한가로이 드넓지만은 않다.

높은 건물,광고탑, 안테나 같은 것들의 어지러운 선으로 절단된 삼각 하늘, 일그러진 

육각 하늘, 슬픈 천 조각 같은 하늘이다.

지붕과 지붕 사이의 좁은 틈새로 공이 떨어질 듯한 달이 보이는 길쭉한 밤하늘, 변두리의 

하늘에는 없는 아름다움이 있음을 느낀다.  (1926년)

 

 



 

NC 홈구장 안에 스타벅스가 생겼다.

스타벅스에서 보는 구장의 모습은 어떤지 궁금해서 현충일에 찾아가봤다.

테라스에 앉으면 이런 풍경이 보였다.

경기가 있는 날은 어떤 분위기일까? 

다음주 주말 홈경기가 있다.

직관하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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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네의 아스파라거스 | 책을 읽다가 2022-05-01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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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방

이은화 저
아트북스 | 2022년 04월

 

 오래전 일요일 아침에 방송되던 '퀴즈 대한민국'을 즐겨 봤었다. 최종 문제에 마네의 아스파라거스가 나왔었다. 그림을 본 기억이 나는 것을 보면 화가의 이름인 마네를 묻는 문제였던 것같은데, 그 문제를 맞추고 가족들 앞에서 한껏 잘난척 했던 기억이 난다. 한참 미술책에 빠져있었던 때라 쉽게 맞출 수 있었는데, 그 그림에 이런 에피소드가 있다는 것은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 

 

   1880년 마네는 부유한 유대인 집안 출신의 미술품 수집가였던 샤를 에프뤼시에게 정물화 한 점을 의뢰받았다. 20대 초부터 그림을 수집했던 에프뤼시는 원래 르네상스 미술을 좋아했지만, 그 무렵부터 인상파 작품에 관심을 가지고 사모으던 차였다. 마네는 그를 위해 하얀 아스파라거스 한 묶음이 녹색 채소 위에 놓인 심플한 정물화 한 점을 그렸다. 17세기 네덜란드 정물화를 연상시키도록 배경은 까맣게 처리했다. 가로 55센티미터, 세로 46센티미터로 가정집 실내에 걸기 딱 좋은 크기의 그림이었고, 가격은 800프랑으로 협의되었다. 완성된 그림을 받은 에프뤼시는 너무나 기뻤다. 그림이 기대 이상으로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호의의 표시로 1000프랑을 작품값으로 보냈다. 마네가 부른 값보다 200프랑이나 많은 액수였다. 마네는 감사한 마음을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했다. 그림 실력만큼이나 유머 감각도 뛰어났던 그는 이내 붓과 팔레트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는 작은 캔버스 위에 하얀 아스파라거스 하나를 큼지막히 그렸다. 어디선가 흘러나와 하얀 선반 위에 떨어진 것처럼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A4 용지 반만 한 이 작은 정물화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마네는 이 그림에 메모 한 장을 끼워 주문자에게 보냈다. "(보내드린) 아스파라거스 다발에서 하나가 빠졌네요." -P 251~252

 

 200프랑은 오늘날 가치로 대략 470만원이라고 한다. 적지 않은 돈인데 정말 그림이 마음에 들었나보다.  200프랑을 더 지불하지 않았다면, 마네의 유머 감각이 아니었다면 탄생하지 않았을 저 그림의 가치는 현재 얼마나 될까? 저 그림을 받아든 주문자 에프뤼시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마네는 자신의 작품의 가치를 알아봐주는 사람에게 뭐든 제대로 보답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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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 미술관 중에서 | 책을 읽다가 2022-04-06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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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 미술관

김소울 저
타인의사유 | 2022년 03월

 

 

 

 그리스 신화에서 카이로스는 기회의 신으로 그려지고 있다. 프란체스코 살비아티( Francesco Salviati)의 그림을 보면, 뒤통수는 매끈하고 앞머리만이 무성한 남자가 저울을 들고 있다. 기회의 신 카이로스이다. 앞머리가 무성하다 보니 눈앞을 가린 탓에, 눈앞에 있어도 못 보거나 그냥 지나치기 쉽다. 뒤통수가 매끈한 탓에 지나쳐버리면 다시 잡기도 힘들다. 그러나 그 기회가 나의 것임을 알아본다면 무성한 앞머리를 잡아채듯 그 기회를 잡는 것 또한 어렵지 않을 것이다. 카이로스의 등에는 큰 날개가 달려있는데, 자세히 보면 발에도 날개가 달려있다. 기회는 그만큼 빨리 나로부터 멀어진다는 것이다. 카이로스가 들고 있는 저울은 지금의 기회와 다른 기회에서 생겨나는 기회비용의 무게를 면밀히 재고 있고, 저울과 함께 그의 손에 들린 칼은 기회를 잡고 선택을 향하는 결단을 의미한다.  p34~p35

 


 

 

  기회가 왔어도 기회가 왔는지도 모르고 놓쳐버리는 경우도 있고, 기회가 왔지만 다른 이유때문에 잡을 수 없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꼭 나쁘다고만 할 수 있을까? 지나고 나서 보니 그것이 아주 좋은 기회였구나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그것을 놓친 것에 대해  많이 아쉽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 길로 가지 않은 삶도 그리 나쁘지는 않았으니까.  하지만, 앞으로는 어떨까? 나에게 어떤 기회가 올지 모르니 잘 잡아채기 위해서라도 준비를 하고 있어야하지 않을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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