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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가
오뒷세이아에서 만난 층층나무 | 책을 읽다가 2021-06-06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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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뒷세이아

호메로스 저/천병희 역
숲 | 2015년 09월

 

p 247

 

  내 전우들이 그녀가 준 것을 다 받아 마시자마자 그녀는 즉시 그들을 지팡이로 툭툭 쳐서 돼지우리에 가두었소. 그리하여 그들은 돼지의 머리와 목소리와 털과 생김새를 갖게 되었으나 분별력만은 여전하여 전과 다름없었소. 그들은 이렇게 울면서 갇혔고 키르케는 그들에게 땅바닥에서 뒹굴기 좋아하는 돼지의 양식인 상수리와 도토리와 층층나무 열매를 먹으라고 던져주었소.

 

키르케

매들린 밀러 저/이은선 역
이봄 | 2020년 05월

 

  <키르케>를 읽다가 다시 읽어보게된 <오뒷세이아>에서 만난 문장이다. 예전에는 그냥 스쳐 지나갔던 층층나무가 오늘은 보였다. 꽃은 5~6월, 열매는 7~8월에 열린다고 하니 소설 속 시간적 배경을 짐작할 수 있을 것같다. 이 사진을 찍은 장소를 지나가다가 남편에게 층층나무 이야기를 했었는데, 오늘 또 이렇게 만나니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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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폰스 무하 [사계] | 책을 읽다가 2021-05-16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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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이야기

오비디우스 저/천병희 역
숲 | 2017년 10월

 

 파에톤은 태양신인 아버지를 찾아갔다. 포이부스가 자신의 궁전에 있는 모습을 묘사한 부분 중에서 봄, 여름, 가을,겨울에 대한 글을 만났다.

 

 포이부스는 자포(紫袍)를 입고 빛나는 에메랄드 왕좌에 앉아 있었다. 그의 좌우에는 날과 달과 해와 세기 (世紀)들과 호라이 여신들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서 있었다. 그곳에는 또 젊은 봄이 화관을 쓰고 서 있었고, 벌거벗은 여름이 곡식 이삭 화환을 쓰고 서 있었다. 그곳에는 또 가을이 포도송이를 밟다가 물이 든 채 서 있었고, 얼음처럼 차가운 겨울이 백발이 곤두선 채 서 있었다. -p 71

 

 이 글을 읽으면서 알폰스 무하의 연작 장식 패널 중 < 사계 > 가 떠올랐다.  그림과 <변신 이야기> 의 구절을 비교해보니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았지만 봄에는 화관을 쓴 여인이 (봄은 꽃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것이긴 하지만), 가을에는 포도송이가 등장하고 있는 것이 어쩌면 알폰스 무하가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은 아닐까 추측해보게 했다.  

 

 

 

알폰스 무하, 새로운 스타일의 탄생

장우진 저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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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었다 | 책을 읽다가 2021-03-16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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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문장에.
좋아하는데 이유가 있을까?
'그냥 좋아서'다.
그냥 좋은 것이 있다는 것도 행복한 것.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설레었다.



goodsImage

유럽 도자기 여행 동유럽편

조용준 글,사진
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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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가 담긴 접시가 있는 정물화-빈센트 반 고흐 | 책을 읽다가 2021-03-02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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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한 고흐

최상운 저
샘터 | 2021년 01월


 이 책과 함께 2021 고흐 정물화 달력이 왔다. 책도 좋았지만 부록이라고 부르기에는 미안할 정도릐 멋진 달력이었다. 2월을 함께 보낸 <유리컵 속의 아몬드꽃 가지>를 보내고, 3월 달력으로 교체를 했다.

3월의 그림은

<양파가 담긴 접시가 있는 정물화> (1889), 49.5 cm× 64.4cm,크뢸러 뮐러 미술관

 

 1888년 크리스마스 이브 전날 고갱과 다투고 귀를 자른 고흐는 아를의 정신 병원에 입원을 했다. 1889년 3월 다시 발작을 일으켜 입원해 있으면서도 발작이 일어나지 않을때는 그림을 그렸다. 이 그림에 대해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1889년 초, 발작이 일어난 지 얼마 뒤에 고흐는 차분한 정물화도 몇 점 그렸다. 다분히 정신적인 안정을 찾기 위해서였다. <양파가 있는 정물>은 그의 일상에 등장하는 여러 물건을 배치해 그린 작품이다. 왼쪽으로 약간 경사가 진 테이블에는 포도주 병과 주전자 등이 놓여있다. 책과 파이프, 편지, 접시, 양파, 고흐의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불붙은 양초도 보인다. 양초와 불은 마치 배경에 묻힌듯이 흐리게 빛난다. 기울어진 탁자 가장자리에 곧 떨어질듯 위태롭게 놓여 있는 촛불은 당시 고흐의 심리 상태와도 많이 닮아 있다.- p 262

 

빈센트가 사랑한 책

마리엘라 구쪼니 저/김한영 역
이유출판 | 2020년 09월

 

[ 빈센트가 사랑한 책] 에서는 좀 더 자세하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자해는 극단적인 행동이므로 이제 빈센트에겐 모든 게 이전과 같지 않았다. 기력을 회복하자마자 그는 가장 먼저 책을 그렸다. <양파 접시가 있는 정물(Still Life with a Plate of Onions)>은 그때 주변에 있던 단순한 물건들을 보여준다. 왼쪽엔 압생트 병이 있고, 나무 테이블 위에는 그의 파이프와 종이 담배 봉지, 성냥갑, 양파 몇 개, 편지, 책, 양초가 놓여 있다. 양초는 꺼져 있고, 그 옆에는 봉랍이 그의 다음 편지를 밀봉할 준비를 하고 있다. 책의 분홍색 표지에는 F.V.라스파유(Raspail)의 <건강 연감>이라고 쓰여있어 저자와 제목을 확실히 알아볼 수 있다. 프랑수아- 빈센트 라스파유가 쓴 <건강 및 가정 의학 연감>은 아주 유명한 가정 의학 편람으로, 1845년부터 해마다 출간되었다. 거기에는 빈센트가 적용하면 좋을 만한 신기한 치료법들이 소개되어 있었다. 퇴원한 뒤로 빈센트는 불면증-'가장 무서운 것'-을 두려워했고, 혼자 잠들기를 불안해했다. '베개와 매트리스에 장뇌 (관절염 치료나 신경안정에 좋은 향료-옮긴이)를 아주, 아주 강하게 뿌려서 불면증과 싸우고 있다. 너도 잠들기 어려울 때 한 번 시도해보렴' - p168

 

 두 저자의 글을 함께 읽어보니 차이점이 있었다. 한 사람은 양초의 불이 켜져있다고 하고, 또 한 사람은 꺼져 있다고 한다. 배경에 붉은 선이 있긴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불은 켜져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러분들은 어떠세요?


 최상운 작가의 말처럼 불안한 심리때문인지 그림이 정리 정돈이 잘 되어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지푸라기를 잡는 기분으로 그려나갔을 고흐의 모습이 그림에 겹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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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시야의 한계 | 책을 읽다가 2020-12-13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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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인문학

노은주,임형남 공저
인물과사상사 | 2020년 11월

 

 울창한 숲의 빈틈으로 햇살이 스며들었다. 그 모습이 바로 전날 배운 한 단어를 떠올리게 했다.

 

이 문장을 읽으면서 나도 한 단어가 떠올랐다. 며칠 전에 읽었던 원서에서 만났던 'こもれび'.한자를 다시 한 번 보기 위해서 노트를 펴서 다시 읽었다. 그리고, 다시 책으로 돌아왔다.

 

  첫날 도착하자마자 가본 주점은 아주 작고 아늑한 곳이었는데,' 고모레비 木漏れ日'라는 가게 이름이 특이해서 주인에게 의미를 물어보니 '나뭇잎 사이로 햇살이 비치는 모습' 을 나타내는 말이라고 설명해주었다. 이름의 의미를 듣는 순간 곱고 투명한 연두색이 떠올랐다.

 

 한 줄만 더 아래로 시선을 돌렸으면 노트를 펼치지 않아도 되었을텐데 ······

내가 책 읽는 속도가 느린 이유를 알겠다. 딱 시선이 가는 그 문장밖에 읽지를 못하니.

 

 

 

 저자는 일본 시가현 고카 미호 뮤지엄을 찾아가는 길이었다.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유리 피라미드를 설계한 이오밍페이라는 중국계 미국인 건축가가 설계한 건물로, 이상향인 '무릉도원'이 이 건축물의 개념이었다한다. 이오밍페이기 건축을 잘 한것인지, 저자의 감상이 탁월했던 것인지 글을 읽는 동안무릉도원을 거니는듯한 느낌이 강하게 전해져왔다. 무릉도원에 있는 미술작품들은 어떤 것들일까? 문득 그 지점이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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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책을 읽다- 56권 | 책을 읽다가 2020-09-19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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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책을 읽다

정민영 저
아트북스 | 2018년 03월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총 56권의 책 목록이다.

그 중에서 가지고 있는 책은 5권 (왼쪽)이고,

소개하고 있는 작가들의 책 중에 가지고 있는 다른 책(오른 쪽).

 

검색해보니 절판된 책들이 제법 되었고,

개정판으로 나온 책들도 있었다.

많이 궁금했던 책들부터 만나봐야지.

 

혹시라도 미술 관련 책들이 궁금한 분들을 위해 정리해본다.

 

1.

연필 명상

프레데릭 프랑크 저/김태훈 역
위너스북 | 2014년 08월

2.

 

서촌 오후 4시

김미경 저
마음산책 | 2015년 02월

3.

 

그림, 어떻게 시작할까?

캣 베넷 저/오윤성 역
한스미디어 | 2011년 05월

4.

 

철들고 그림 그리다

정진호 저
한빛미디어 | 2012년 12월

5.

 

그림 그리는 남자

다마무라 도요오 저/송태욱 역
뮤진트리 | 2012년 03월

6.

 

결혼한 여자에게 보여주고 싶은 그림

김진희 저
이봄 | 2013년 05월

7.

 

아버지의 정원

정석범 저
루비박스 | 2010년 07월

8.

 

모든 기다림의 순간, 나는 책을 읽는다

곽아람 저
아트북스 | 2009년 11월

9.

 

혼자가는 미술관

박현정 저
한권의책 | 2014년 07월

10.

 

내 영혼의 그림 여행

정지원 저
한겨레출판 | 2008년 10월

11.

 

그림, 눈물을 닦다

조이한 저
추수밭 | 2012년 07월

12.

 

다, 그림이다

손철주,이주은 공저
이봄 | 2011년 11월

13.

 

나를 세우는 옛 그림

손태호 저
아트북스 | 2012년 02월

14.

 

그림공부 인생공부

조정육 저
아트북스 | 2012년 10월

15.

 

오주석이 사랑한 우리 그림

오주석 저
월간미술 | 2009년 04월

16.

 

독학자 반 고흐가 사랑한 책

박홍규 저
해너머 | 2014년 01월

17.

 

미술 창의력 발전소

이주헌 저
위즈덤하우스 | 2008년 09월

18.

 

그림, 문학에 취하다

고연희 저
아트북스 | 2011년 01월

19.

 

욕망의 힘

이명옥 저
다산책방 | 2015년 07월

20.

 

도시 예술 산책

박삼철 저
나름북스 | 2012년 05월

21.

 

맛있는 그림

미야시타 기쿠로 저/이연식 역
바다출판사 | 2009년 09월

22.

 

사랑보다 나를 더 사랑하라

피오나 저
이콘 | 2010년 10월

23.

 

그리다, 너를

이주헌 저
아트북스 | 2015년 10월

24.

 

명화의 재탄생

문소영 저
민음사 | 2011년 02월

25.

 

미술관에 사는 나무들

강판권 저
효형출판 | 2011년 04월

26.

 

경제학자의 미술관

최병서 저
한빛비즈 | 2014년 10월

27.

 

옛 그림, 불교에 빠지다

조정육 저
아트북스 | 2014년 05월

28.

 

현재 심사정, 조선남종화의 탄생

이예성 저
돌베개 | 2014년 06월

29.

 

이중섭 평전

최열 저
돌베개 | 2014년 09월

30.

 

박수근 평전

최열 저
마로니에북스 | 2011년 11월

31.

 

혜곡 최순우, 한국미의 순례자

이충렬 저
김영사 | 2012년 06월

32.

 

김환기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이충렬 저
유리창 | 2013년 03월

33.

 

시대와 예술의 경계인 정현웅

신수경,최리선 공저
돌베개 | 2012년 11월

34.

 

지금 이 순간을 기억해

이주은 저
이봄 | 2013년 10월

35.

 

간송미술 36 회화

백인산 저
컬처그라퍼 | 2014년 12월

36.

 

나의 조선미술 순례

서경식 저/최재혁 역
반비 | 2014년 11월

37.

 

조선 회화를 빛낸 그림들

윤철규 저
컬처북스(Culture Books) | 2015년 03월

38.

 

한국 근대미술을 빛낸 그림들

정준모 저
컬처북스(Culture Books) | 2014년 01월

39.

 

고뇌의 원근법

서경식 저/박소현 역
돌베개 | 2009년 05월

40.

 

예술가들의 대화

김지연,임영주 공편
아트북스 | 2010년 10월

41.

 

오프 더 레코드 현대 미술

정장진 저
동녘 | 2009년 12월

42.

 

창조의 제국

임근혜 저
지안출판사 | 2009년 07월

 

43.

 

이슈, 중국 현대미술

이보연 저
시공사 | 2008년 08월

44.

 

날마다 한 걸음

하정웅,권현정 공저
메디치미디어 | 2014년 09월

45.

 

그림애호가로 가는 길

이충렬 저
김영사 | 2008년 11월

46.

 

마침내 미술관

안병광 저
북스코프 | 2012년 08월

47.

 

화골 畵骨

김동화 저
경당 | 2007년 03월

48.

 

리 컬렉션

이종선 저
김영사 | 2016년 01월

49.

 

조선의 그림 수집가들

손영옥 저
글항아리 | 2010년 08월

50.

 

미술품 컬렉터들

김상엽 저
돌베개 | 2015년 04월

51.

 

옛그림을 보는 법

허균 저
돌베개 | 2013년 08월

52.

 

사라진 몽유도원도를 찾아서

김경임 저
산처럼 | 2013년 10월

53.

 

옛 화가들은 우리 땅을 어떻게 그렸나

이태호 저
생각의나무 | 2010년 05월

54.

 

추상, 세상을 뒤집다

박우찬 저
재원 | 2015년 07월

55.

 

교수대 위의 까치

진중권 저
휴머니스트 | 2009년 10월

56.

 

마네 그림에서 찾은 13개 퍼즐조각

박정자 저
기파랑 | 2009년 02월

 

 

 

 

미야시타 기쿠로의 책이 두 권 있었다.

문소영, 조이한 작가의 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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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 책을 읽다가 2020-05-03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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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가 시원하게 쏟아져서 의자를 창으로 돌려놓고 커피 한 잔을 들고 앉았다.

초록색 나무들이 비를 맞아 더 선명해져서 아파트 마당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거실 창에서 약 45˚ 정도 되는 곳에 내가 좋아하는 나무가 한 그루 있다.

앙상했던 나무가 봄이 되니 파릇 파릇 잎이 무성해졌는데,

가까이 가서 보면 위태롭다.

나무 둥치가 크긴 하지만 건강치 않은지 지탱하기 위해서 각목들을 세워두었고,

천으로 감겨 있기까지하다.

처음부터 약했는데 그 모습 그대로 10년동안 아직도 살아있다.

그냥 애처롭다.

가만히 풍경들을 보다가 딸이 사달라고 해서  구입했던 <랩걸>이 생각이 났다.

재미있다고 꼭 읽어보라고 했지만 항상 뒷전으로 밀려 있었던 책,

그 책을 뽑아 들었다.

 

프롤로그

 

이제 다시 창밖을 보자.

초록색이 보이는지? 보았다면 당신은 지금 세상에서 사람들이 만들지 못하는 몇 남지 않은 것들 중 하나를 본 것이다. 당신의 시야에 들어온 그것은 적도 근처에서 4억 년 전에 발명된 물건이다 운이 좋은 사람은 어쩌면 나무를 봤을지도 모르겠다. 그 나무는 3억 년 전에 고안된 물건이다. 대기 중에서 필요한 물질을 빼내서, 세포 쌓기, 밀랍으로 틈 메꾸기, 배관하기, 페인트 칠하듯 색소 먹이기 등을 하는  작업은 길어야 몇 달 정도면 끝나고 그 결과 이파리라는 거의 완벽한 물질이 만들어진다. 나무에 달린 이파리 숫자는 우리 머리에 난 머리카락 숫자와 비슷하다. 정말이지 인상적이다.-p10

 

 읽어나가는데 뭔가가 눈길을 잡는다. 폰트다. 지금껏 책을 읽으면서 폰트에 대해서는 눈에 잘 들어온다거나 뭔가 조금 거슬린다는 정도였는데, 본 적이 있는 폰트였다. 며칠 전에 읽었던 <뉴턴의 아틀리에> 에서 유지원 작가가 이야기했던 폰트인듯해서 혹시 유지원 작가가 참여한 것인가 궁금해져 책의 뒷면을 살펴보다가 이 문장을 만났다.

 

이 책은 아리따 글꼴을 사용하여 디자인 되었습니다.

 

<뉴턴의 아틀리에>는 본문 및 표지 디자인을 유지원 작가가 직접했다고 했다.

책에서 사용한 폰트에 대해서 설명을 해둔 부분이 있었다.

 

김상욱 본문과 캡션:

한글은 본명조 레귤러

로마자·숫자·문장부호는 Lyon Display Light

 

유지원 본문과 캡션:

한글은 아리따부리 미디엄

로마자·숫자·문장부호는 Lyon Display Light

 

공통 제목:

옵티크 디스플레이 레귤러

 

 김상욱의 목소리와 유지원의 목소리가 각각 다른 폰트에 담긴다. 한글 본문 폰트의 미세한 차이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라면 처음에 비슷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점차 그 차이를 판별할 수 있을 것이다. 본명조와 아리따부리는 특히 세로줄기중성 모음 왼쪽에 오는 기역자가 다르게 생겼다. 기역자 세로획이 조금 수직적인 아리따부리가 유지원이고, 사선으로 힘차게 뻗어 있는 본명조가 김상욱이라고 보면 된다. -p 15~16

 

 이 설명을 읽지 않았다면 차이를 알지 못했을 것이다. 설명을 읽고 글자를 보니 확실히 기역자 모양이 달랐다. 그 기역자를 <랩걸>에서 만났다. '아리따부리 미디엄'과 '아리따 글꼴'의 차이를 정확하게는 알 수 없으나 기역자 모양은 똑 같다는 것은 확인할 수 있었다. 알지 못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그다지 중요한 것은 아니겠지만,  책을 읽으면서 만나는 이런 사소한 것들에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랩걸 Lab Girl

호프 자런 저/신혜우 그림/김희정 역
알마 | 2017년 02월

 

 

뉴턴의 아틀리에

김상욱,유지원 저
민음사 | 2020년 04월

 

 

 김상욱

 

유지원

 

랩걸

 

창밖을 보다가 결국 밖으로 나가 마당을 한 바퀴 돌고 왔다.

지난 주  금요일 산책길에 빨간 열매가 열린 나무가 있어  무얼까 궁금했다.

자세히 보니 앵두같아서 하나 따먹었는데 앵두가 맞았다. 아들이 펄쩍 뛰었다.

먼지 투성이일텐데 먹지 말라고.

사실, 먼지투성이어서가 아니라 공공재산이기에 따 먹으면 안되는 거지.

비가 한번 씻어주어서인지 색깔이 더 선명해졌지만, 따먹지는 않았다.

그런데, 가만히 놔두면 다 떨어져버릴텐데 아깝긴하다. 정말 맛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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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느낌 아니까 | 책을 읽다가 2020-04-19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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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이야기하기 좋은 시간이니까요

이도우 저
위즈덤하우스 | 2020년 03월

 

 

혼자 [E.T] 를 보러 부산 온천 극장엘 갔을때

영화가 끝나고 스크린에 '감독-스티븐 스필버그' 라는 노란 글자가 떴고,

그때, 또래 중학생 두 녀석이 했던 대화라고 했다.

 

 

"아앗!"

"와?"

"아니, 스티븐 스필버-그?"

"그게 와?

"점마 저거 ···  세상에 스티븐 스필버-그?"

"유명한 사람이가!"

"이야 ···   저, 저, 점마 저거. 이야 ··· 세상에. " (절레절레)

"와 그라는데? 아는 사람이가!" (답답한 친구)

"스티븐 스필 ···  점마 저, 이야  ···   스티븐 스필버-그!"  - p 98

 

 

 

 끝내 친구에게 스티븐 스필버그에 대해서 설명하지 못했다고 하는데······

경상도 사람으로 저 대화의 느낌 알기에 얼마나 우스웠던지

혼자서 박장대소 할 수 밖에 없었다.

나도 궁금하다.

무슨 얘기를 하고 싶었던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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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을 읽다가 | 책을 읽다가 2020-04-07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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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본 이방인

알베르 카뮈 저/최헵시바 역
더스토리 | 2020년 03월

 

 

  그처럼 잠을 자고, 지나간 일을 돌이켜보고, 하찮은 기사를 읽는 동안 빛과 어둠이 바뀌었고 시간은 흘렀다. 감옥에 있으면 시간관념이 없어진다는 얘기는 나도 분명히 읽은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때 내게 시간관념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하루가 얼마나 길고 동시에 얼마나 짧을 수가 있는 것인지 알지 못했다. 지내기에는 물론 길었지만, 하루하루가 너무나도 길게 늘어지는 바람에 하루가 다른 하루로 흘러넘쳐 경계가 없어지고 마는 것이다.'하루'는 그렇게 이름이 사라졌고, 어제나 내일이란 단어만이 내게 의미가 있었다. -p 104~105

 

바깥활동이 줄어든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단순화되어 있다보니,

하루가 너무 짧게 느껴진다.

감옥에서의 삶은 상상이 되지도 않지만,

하루 하루의 경계가 사라진다는 느낌이 무엇인지는 조금 알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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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바퀴 아래서 | 책을 읽다가 2020-04-02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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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바퀴 아래서

헤르만 헤세 저/김세나 역
별글 | 2020년 03월

 

 

 

 교장을 비롯해 아버지와 선생들, 조교에 이르기까지 의무감을 지니고

아이들을 지도하는 사람들은 모두 생각이 같았다. 그들은 한스의 내면에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자라는 것을 방해하는 나쁜 요소와 게으름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무리해서라도 이 아이를 올바른 길로 되돌려놓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무도 소년의 조그만 얼굴에 떠오르는, 넋을 잃은 미소 뒤에 괴로움에 빠져 스러져가는

영혼이 있으며 그 영혼이 두려움에 덜면서 도와달라고 말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아마도 애정을 품고 진심으로 걱정해주던 복습 지도 선생은 느꼈을지 모르겠다.

학교와 아버지, 몇몇 선생의 명예욕이 상처받기 쉬운 어리고 순박한 영혼을

이렇게 만들었지만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왜 감수성이 예민하고 위태로운 시기에 한스를 매일 밤늦게까지 공부하게 만들었는가?

왜 기르던 토끼를 빼앗고 라틴어 학교의 친구들과 어울리거나 낚시를 하거나

빈둥거리며 놀지 못하게 했는가?

왜 몸과 마음을 갉아먹는 허황된 명예심을 좇도록 그를 부추겼는가?

왜 시험이 끝난 뒤에도 휴식을 주지 않았는가?

 지나치게 혹사당해 기진맥진해진 이 어린 망아지는 이제 길바닥에 쓰러져

더는 아무 일도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 p 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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