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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컬렉팅 처음이세요? | 미술 2022-09-23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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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처음 만나는 아트 컬렉팅

이소영 저
카시오페아 | 2022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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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부터 미술을 좋아하게 되었다. 정확하게 말하면 미술에 관한 글을 좋아하게 되었다고 해야겠다. 미술이라고 하면 뭔가 감동을 받아야하는 존재라고 생각해서 어렵게 느껴졌었는데, 막상 작품을 통해서 역사, 신화, 문학등 다양한 배경지식을 알게되는 그런 지적인 면이 좋았다. 그런 관심은 자연스럽게 발길을 미술관이나 갤러리로 향하게 했다.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을 때는 그림을 이용한 아트 굿즈 정도 구입하는 것이 전부였지, 실제 작품을 구입해야겠다는 생각까지는 하지 못했다. 나하고는 아주 거리가 멀게 느껴졌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아트페어가 수많은 사람들로 성황을 이루고, 젊은 사람들 중에서도 아트 컬렉팅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기사들을 종종 접하면서 특별한 누군가의 전유물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고 두고 보아도 질리지 않는 그림 한 점 집에 둘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하는지 알 수 없었다. 컬렉팅에 관한 책을 읽어본 적도 있었지만, 선뜻 시작할 수는 없었다. 그러기엔 아는 것이 너무 없었다. 아쉬움을 느끼고 있는 중에 평소 좋아하던 이소영 작가의 신간 출간 소식을 들었다.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했을 때도 재미있게 봤었는데 아트 컬렉팅에 대한 책이라니 꼭 읽어보고 싶었다. 궁금했던 것들도 너무나 많았기에 궁금증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으로 책을 폈다. 소장품으로 가득 채운 앞 뒤 표지가 먼저 시선을 끌었다. 180도 펼쳐지는 제본도 아주 맘에 들었다. 

 

1. 아트 컬렉팅을 하면 어떤 잇점이 있을까?

 

아무리 적은 비용으로 걸렉팅을 한다고 해도 잇점이 없다면 망설여지지 않을까? 저자는 사람들이 미술품을 구매하는 이유를 3가지로 들었다. 미술품은 희소해서 돈이 된다는 미술품 투자형 , 장식하면 즐겁다는 미술품 장식형, 미술과 가까운 삶을 살고 싶다는 미술 후원형, 미술 애호가형. 이 세가지가 균형을 이룬다면 정말 완벽한 아트 컬렉팅이 될듯하지만, 사람에 따라서 추구하는 바는 분명 다를 것이고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컬렉팅을 하면 될듯했다. 내가 만약 컬렉팅을 하게 된다면 어디에 무게를 두게 될까? 경제적인 면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저자의 심리적 재테크라는 말이 와 닿았다. 

 

흔히 내가 가진 무언가가 시간이 흐르면서 가치(가격)이 올랐을 경우 '재테크'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하지만, '심리적 재테크'는 그 물건을 가지고 있는 동안의 행복감, 만족도, 향유를 포함한다. 그러므로 작품을 가지고 있는 동안 행복했고, 만족했으며, 충분히 보고 느끼고 생각했다면 나는 '심리적 재테크'에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미술품을 향유하는 시간동안 마음이 행복해지고 부유해져서 재테크가 되었다는 의미다. -p50

 

덧붙여, 내가 소장한 미술품은 작품을 샀을 때의 스토리가 함께 저장되어 컬렉터의 삶에 꾸준히 아름다운 대화와 추억을 선사한다는 말에 한 점이라도 꼭 가져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2. 어떤 장르를 사야할까?

 

 회화, 판화, 아트토이,아트포스터, 사진등 다양한 분야가 있었다.  판화는 초보 컬렉터들많이 접근하는 미술 장르인데, 초보 컬렉터가 가장 오해해서 사기 쉽고, 잘못된 정보가 많은 시장이 바로 판화 시장이라고 한다. 오리지널 판화, 리프로덕션(복제판화), 디지털 판화,모노타입과 모노프린트, 사후판화등 이름도 생소했는데, 자세한 설명으로 많은 공부가 되었다. 어떤 형태냐에 따라서 가치도 달라지기에 충분히 공부하고 신중한 선택이 필요한 분야였다. 초보 컬렉터들에게는 아트 토이도 매력적이라고 했는데, 아트 토이의 매력, 역할, 가치에 대해서도 알게된 것도 의미가 있었다. 아래 글을 통해 시대에 따라 아트라고 불리는 영역도, 사람들이 아트를 대하는 태도도 달라짐을 느낄 수 있었다. 

 

도대체 아트 토이나 포스터가 왜 아트 컬렉팅이냐고 묻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젠 예술의 경계를 확대하고 없애야하는 시대다. 나는 현대 사회에서 새롭게 등장한 아트 토이 역시 새로운 조각의 힌 장르라고 생각한다. 아트 토이 컬렉팅 또한 내가 진정으로 끌리는 것에 순수하고 깊게 빠져드는 것이다. 이는 미술품을 컬렉팅하는 것과 동일하다. -p112

 

3. 어디에서 구매해야할까?

 

 막상 컬렉팅을 하려고 마음 먹었다면 우린 어디로 가야할까? 갤러리, 경매, 아트페어, 작가에게 직접 구매하는 방법, 컬렉터끼리 구매하는 방법등이 있었다. 갤러리의 종류와 좋은 갤러리를 찾는 방법, 경매 이용시의 장점과 위험성, 아트페어의 종류와 아트페어에 갔을 때 주의해야할 점등 정말 초보 컬렉터를 위해 꼭 필요한 정보, 현실적인 정보가 아닐까싶었다. 

 

4. 안목 기르기

 

 어떤 장르가 있고, 어디서 구매해야하는지도 알게 되었는데, 수 많은 미술품 중에서 꼭 집어 무엇을 사야할지가 문제다.  무턱대고 살 수는 없으니 안목이 있어야하고, 나의 취향도 알아야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싶었다. 취향을 알지 못하면 남들이 추천하는 것을 사서 후회하는 경우가 많이 있기때문이라고 했다. 다양한 전시에 가서 많은 작품을 감상하기를 권했다. 취향이 반복되고 깊어지면 자신의 컬렉팅 테마가 된다고 한다. 취향을 찾을 수 있는 미술관도 소개하고 있었는데, 저자는 여러 기업 미술관이 주목하고 있는 신진작가의 전시를 자세히 살펴본다고 했다. 미술 관련 정보와 지식을 얻는 방법으로는 인스타그램, 미술 유튜브, 뉴스 레터 구독, 미술 플랫폼에서 관심있는 작가의 정보 찾기, 큐레이터의 시선으로 현대미술을 공부하기등을 추천했다. 미술행사에도 참여하고, 아트페어도 열심히 찾아다니고, 세계 곳곳에서 열리는 비엔날레도 주시하고, 아트 컬렉팅에 대한 관심만 있다면 안목을 넓힐 수 있는 창구는 무궁무진했다. 아트 컬렉터들이 어떤 작품을 걸었는지를 볼 수 있는 인스타그램 '래리스 리스트'를 알려주었는데 한참을 구경했다. 다른 컬렉터들의 작품을 보는 것도 중요할듯했다. , 유명한 컬렉터 거트루드 스타인, 페기 구겐하임, 아르노와 피노 ,보겔부부,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전형필에 관한 에피소드를 통해 컬렉터란 어떠해야하는가도 생각해볼 수 있었다. 

 

5. 지속적인 컬렉팅을 위하여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작품을 구입한 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보관에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작품 구매후 보관해야할 문서도 있었다. 파손되었을 때의 복원방법, 가지고 있는 작품을 미술관에 대여하는 방법, 기증을 하는 방법등도 알려주었다. 

 

 '아트 컬렉팅에 대해 무엇이든지 물어보세요'를 본듯한 기분이다. 그만큼 내가 평소 궁금했던 것들에 대해 대부분이 수록되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예산을 어느 정도로 잡아야하는지에 대한 조언도 있었다. (사실, 초보 컬렉터에겐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실제 컬렉터들의 인터뷰 내용도 유익했고, 대학원 시절부터 시작해 아트 컬렉팅을 한 지 15년 차에 접어든 저자의솔직한 경험들은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훨씬 도움이 되었다. 200여점의 소장품 중에 20점이 수록되어 있어 저자의 컬렉팅을 보는 재미도 있었다.

 

 저자는 여러 권의 미술 관련책을 출간했고, ( 저자의 미술 에세이를 좋아해서 최근에 출간된 '서랍에서 꺼낸 미술관'까지 대부분의 책을 읽었다. ) 아트메신저 이소영이라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통하여 대중들에게 미술을 전달하는 삶을 살고 있다. 최근 업로드 되고 있는 영상에서는 아트 컬렉터들의 집을 방문해서 작품을 소개해주고 있는데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트 컬렉팅을 시작하는 것에는 많은 준비가 필요하겠지만,  누구나 처음 만나는 작품 앞에서는 '초보 컬렉터'다 라는 에필로그의 한 문장은 나도 열정만 있다면 가능한 일이 아닐까? 하는 용기를 가지게 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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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필요한 순간 | 미술 2022-08-25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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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우리의 인생에는 그림이 필요하다

이서영 저
SISO | 2022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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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술 에세이를 만날때면 언제나 설렌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유명 화가들의 그림을 만나면 아는 친구를 만난듯 반갑고, 처음 보는 그림을 만나면 내 그림 창고에 새로운 그림이 자리잡는다는 사실 때문에 기분 좋아진다. 수 많은 그림들 중에서 어떤 그림들을 만나게 되고 ,저자는 나에게 어떤 이야기들을 들려줄까 기대감으로 책을 펼치게 된다. 저자의 감상과 내 감상을 비교하는 재미는 덤이다.

 

공예디자인을 전공했고 홍익대학교 대학원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며, 경산에서 Giant 코끼리 미술교육원을 운영중이다.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작가의 글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정말 욕심이 많은 사람이라는 것, 꿈도 많고, 이루고 싶은 것도 많고, 시간을 쪼개서 쓸 정도로 바쁘게 사는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자신에 대해서 아주 엄격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그런 사람일수록 휴식을 할 수 있는 시간들이 필요하고, 조용히 마음을 달래줄 무언가가 있다면 좋을텐데.  저자에게는 명화가 있었다. 내가 했던 고민들, 나도 지금 하고 있는 고민들을 하고 있는 저자에게 공감하면서 그녀에게 힘이 되었던 그림들을 함께 보았다. 

 

맞벌이 부모님 때문에 언니랑 둘이 있는 시간이 많았고, 혼자가 되는 두려움이 커서 사람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많았다. 하지만, 그런 관계속에서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가 많았고, 자발적 고독을 자처한 이후로는 집중과 몰입이라는 엄청난 자신의 능력을 발견했다는 저자. 존 앳킨슨 그림쇼의 이 그림을 보며 한편으로는 쓸쓸하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달빛에 비치는 작은 불빛에 의지하는 모습에 가슴 한 켠이 따뜻해진다고 했다. 그림 속 여인이 자신의 정신 세계와 고독을 즐기느라 지루함을 전혀 느낄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자신만의 길로 들어서기 위해 고독을 감내하려한다는 저자는 이 그림을 보며 더욱 더 단단해지는듯했다. 존 앳킨슨 그림쇼의 달빛 풍경의 그림들을 보면서 아름답다고만 생각했는데, 내가 외롭다고 느끼는 순간 그림을 보면 또 다른 모습으로 비춰질지도 모르겠다. 

 


 

 

얼마전 TV에서 100살 정도 되는 할머니가 영어공부를 하고 있었다. 나이 80만 되어도 정말 영어를 열심히 해보고싶다고. 그런 말을 들을때면 내가 너무 나태하게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반성하게 된다. 저자는 도전에 대해서 말했다.

 

도전이라는 건 실패라는 두려움을 내려놓고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하는 게 아닐까. 시도도 안하고 포기하는 건 너무 어리석은 행동이니까! 도전의 첫 삽은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P 150

걸음마를 막 떼려는 아이. 아이가 넘어질까 불안하면서도 응원하는 맘으로 지켜보고 있는 엄마와 아빠. 도전을 이야기하며 저자는 고흐의 이 그림을 떠올렸다. 두려움, 불안도 있지만 그 자리에 머물러만 있을 수는 없는 법. 가족의 아름다운 한 때 정도로 보았던 이 그림을 도전이라는 메세지와 연결시켜보는 경험을 했다. 

 


 

 

 저자가 지금껏 살아오면서 만났던 많은 순간들 속에서 함께 했던 명화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그림이 삶에 미치는 영향이 가볍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다독이고, 위로받고, 그런 저자의 경험들은 나를 돌아보는 계기도 되었다. 사람들의 모습은 많이 다른듯하면서도 닮아 있는 부분들도 있기 마련이니까.  우리의 인생에는 그림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그림이 아니어도 누군가는 음악을 들으면서, 누군가는 여행으로, 힘을 얻고 앞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일까? 그런 것을 찾아보는 것도 의미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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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랍에서 꺼낸 미술관 | 미술 2022-08-20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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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서랍에서 꺼낸 미술관

이소영 저
창비 | 2022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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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부터 미술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 저자의 감상을 드러내는 에세이가 아니라 미술의 양식, 미술의 역사, 기법등 미술에 대한 많은 지식을 알려주는 <미술과의 첫 만남>이란 책으로부터였다. 지금 이 책을 다시 보면 썩 재미있어보이는 구성이 아닌데 이 책에 빠졌던 것을 보면 미술과 인연이 닿으려고 그랬나보다. 이후로 그림을 보면서 역사, 신화, 음악, 문학등에 대한 지식도 쌓을 수 있었기때문에 지금도 미술 분야는 관심 1순위다. 미술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책도 좋아하지만, 저자가 한 점의 그림을 두고 작품 설명, 작가의 삶, 시대의 모습등과 함께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미술 에세이도 좋아한다. 감상은 오롯이 내 몫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같은 그림을 보고 다양한 관점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다.  

 

미술책을 보다보면 자주 만나게 되는 그림들이 있다. 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작가나 작품들은 어느 정도 익숙해져있어서 새로운 그림을 만나게 되면 가슴이 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읽는 내내 환성을 질러야 할 정도였다. 나름 많은 화가들을 만났다고 생각했는데, 총 23명의 화가들 중 알고 있는 화가가 7명 정도에 불과했다. 내 시야가 좁은 탓도 있었겠지만 우리가 읽는 책들이나 전시회는 유명 화가들에 많이 국한되어 있는 탓도 있지 않을까싶었다.

 

헨드릭 아베르캄프(1585~1634)의 그림을 처음 봤을때 느낀 감정은 평화로움이었다. 네덜란드 캄펜의 겨울 풍경은 정겹기만한데 아베르캄프는 말을 하지도 듣지도 못한채 평생을 살았다고 한다. 그의 그림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오는듯한데 말이다. 평생을 좌절 속에서 살았다면 이런 그림은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빌 트레일러(1854~1949)는 오십년 가까이 농장의 노예로 살다가 농장 주인이 죽은 후 노숙자 신세로 떠돌았다고한다. 85세때 처음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95세의 나이까지 2천여점 가까운 작품을 남겼다. 우연히 길거리에서 빌 트레일러의 그림을 본 화가 찰스 섀넌의 후원을 받아 첫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그의 삶은 녹녹치 않았지만 그의 그림에서는 오히려 밝은 기운이 넘쳐났다.

 


 

 

이 세상은 특별한 사람들에 의해서만 유지되는 세상은 아닐 것이다.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했던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서도 변화되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 아닐까? 미술계에서도 그런 사람들은 존재했다. 저자는 그런 화가들에 관심을 가졌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그림에 대한 애정의 끈을 놓지 않았고, 어려운 삶이었지만 좋아하는 작품 활동으로 극복해나가는 그런 공통점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나는 왜 유명한 화가들보다 유명하지 않은 화가들, 사라진 화가들에 마음이 끌렸을까? 돌이켜보면 미술사에서 사라진 화가들을 소개하는 일은 결국 나도 사라지고 싶지 않다는 욕망에서 시작된 것같다. (중략) 내가 알게된 그들도 유명한 화가 못지않게 훌륭하고 의미있는 작품을 남겼으며, 삶도 감동적이거나 흥미로웠는데 소멸된 것이 아쉬워 혼자 매일 붙잡고 살았던 것이다. 나는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매일 나 자신의 삶을 위로하고 있었다. 사라졌다고 해서 아무것도 아닌 건 아니라고 ······   (들어가며)

 

알려져있지 않은 많은 화가들의 이야기를 알게되었다는 뿌듯함이 컸는데,  무엇보다 저자의 말에 공감이 되었다. 사라졌다고 해서 아무것도 아닌 건 아니고, 하찮은 예술도 없고, 하찮은 삶도 없다. 그런 저자 덕분에 깊숙히 묻혀있던 특별한 화가들을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었는데 앞으로도 새로운 화가들과의 만남을 자주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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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예술이 주는 즐거움을 찾아서 | 미술 2022-07-22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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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한낮의 미술관

강정모 저
행복한북클럽 | 2022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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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냉정과 열정사이>라는 영화를 다시 보았다. 예술작품 복원을 공부하기 위해 피렌체에 와 있는 주인공 준세이의 동선을 따라 피렌체를 만나고, 미술관에서 예술 작품을 만나는 순간들이 좋았다. 예전엔 들리지 않았던 아름다운 OST도 영화를 보는 맛을 배가시켰다. 단지 화면으로일 뿐이었지만 낯선 곳으로의 여행, 예술작품들과의 만남은 마음 속에 새로운 감동, 삶의 활력을 불러 일으켰다. 하물며, 실제로 여행을 떠나 만나는 풍경, 예술작품들이 선사하는 행복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전역을 하고 새로운 세상이 고파 유럽으로 떠났던 저자는 조르주 드 라 트루의 <목수 성 요셉>이라는 그림을 본 이후 그림이 주는 힘을 절실히 느끼며 그림에 미치게 되었다고 한다. 저자의 설명을 들으며 <목수 성 요셉>이라는 그림을 나도 뚫어지기 쳐다보았다. 어린 예수의 손이 촛불에 의해 투명해져 보이는 것이 신기해서 그 손을 자꾸 쳐다보게 되었다. 똑같은 그림을 보더라도 시선이 머무는 곳이 다르고, 느끼는 감동이 달라진다. 그건 여행 장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현재,저자는 운명처럼 만난 미술로 인해, 미술여행을 전문으로 하는 여행 기획자이자 회사의 대표가 되었다. 미술여행 전문 여행 기획자여서인지 작품을 만나기 위한 루트가 차별화되어있다는 인상이 강하게 들었다.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유명한 작품들 외에도 저자만의 큐레이션으로 만나게 되는 작품 세계는 신선해서 흥미를 끌었다. 정말 여유있게 여행을 갈 기회가 생긴다면 이 루트로 꼭 움직여보고싶었다. 이탈리아, 영국, 프랑스로 떠나보자.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바로크 시대의 중심에 있었던 카라바조의 작품을 따라 움직였다. 로마하면 떠오르는 유명 장소들이나 작품이 아닌 카라바조의 파란만장했던 인생을 따라 그의 작품들이 있는 장소를 만나고, 작품을 자세하게 들여다보고, 카라바조의 삶을 조명하는 여행이었다. 

 

밀라노에서는 브레라 미술관, 스포르체스코성을 둘러보았다. 이탈리아라면 바티칸 박물관과 우피치 미술관을 떠올리지만 안드레야 만테냐<고통 끝에 죽은 그리스도>, 프란체스코 하예즈의 <입맞춤>을 만날 수 있다니 브레라 미술관에 가보고싶어졌다.  89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나기 3일전까지 다듬었지만 미완성으로 남아있다는 스포르체스코성에 있는 미켈란젤로의 <론다니니 피에타>는 내 브킷리스트에 올려두려고 한다. 작품과 어머니를 일찍 여읜 미켈란젤로의 생에 대해 저자의 설명과 감상을 들으며 나 또한 생각이 많아졌다. 예술작품에 대해 누군가의 의견을 듣는 이런 경험도 많은 도움이 된다. 

 


 

 

베네치아의 아름다운 풍경, 역사와 아카데미아 미술관에 있는 , 베네치아를 대표하는 티치아노, 벨리니, 틴토레토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들도  좋았지만,  탁월한 안목과 재력을 지닌 현대 미술 컬렉터였던 페기 구겐하임과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에 대한 글이 강하게 남았다. 르네상스의 중심지였던 피렌체에 대한 이야기는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가 않았다. 과히 천재라고 할 수 있는 예술가들과 인문학자들, 두오모와 같은 건축물등, 놀라운 도시임에는 분명한것같다. 피렌체의 단테의 <신곡>, 기베르티의 <지옥문>, 미켈란젤로의 영향으로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탄생까지 이야기를 듣다보면,  예술은 어느 한 순간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시대를 흘러 흘러 인류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영국 런던을 '올드 앤드 뉴'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이 인상적이었다.데이미언 허스트를 중심으로 1988년 열렸던 기획전시 '프리즈'이후로 yBa라 불리는 젊은 화가들의 역할은 대단했다. 현대미술품을 전시하는 테이트 모던의 작품들은 현대를 가장 잘 반영하고 있는 작품들인듯했다. 테이트 모던을 나와 밀레니엄 브리지라는 다리를 건너면 과거의 상징 세인트 폴을 만나게 되는데, 세인트 폴 성당에는 <순교자들>이라는 미래지향작인 작품이 있다고 한다. '올드 앤드 뉴'라는 키워드에 딱인 런던 여행을 보여주고 있는 저자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어졌다. 영국의 대표적 화가 윌리엄 터너, 내가 좋아하는 존 컨스터블, 라파엘 전파, 현존하는 가장 비싼 작가로 알려진 데이비드 호크니까지 런던 여행을 알차게 했다. 데이미언 허스트의 작품은 눈을 찌푸리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죽음을 화두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끊임없이 묻는다는 저자의 말을 듣고보니 보이는 것 이면에 있는 것을 볼 수 있는 공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파리 예술 여행은 에펠탑을 시작으로 센강을 따라가며 미술관을 둘러보는데 가슴이 설렜다. 파리 시립 근대 미술관, 기랑 팔레와 프티 팔레, 오랑주리 미술관과 주드 폼 국립미술관, 오랑주리 미술관, 오르세 미술관, 시테섬에 있는 노트르담 대성당을 보고, 퐁피두 센터까지. 이 모든 것들이 가까운 거리에 있어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행운인지. 주요한 작품들을 감상하면서 마음은 파리로 향했다. 저 미술관들을 여유있게 둘러보려면 최소 일주일은 파리에 있어야할 것같은데, 언제쯤 그런 호사를 누려볼 수 있으려나? 루브르 박물관에서 가장 슬픈 작품들이 <모나리자 >근처에 있는 그림들이라는 말에 격하게 공감도 되고,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을 사이에 둔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신경전, 19세기와 20세기 초 몽마르트르 일대의 예술과 낭만, 예술가들의 삶을 엿보았다. 샤갈, 마티스, 피카소가 사랑했던 곳, 그들 이름을 딴 박물관, 고흐를 빼놓고는 말할 수 없으니 고흐가 활동했던 아를까지. 정말 알찬 미술 여행이었다. 

 

예술 작품이면 작품, 화가들의 삶이면 삶, 각각의 건축물이 가지고 있는 의미등 풍부한 이야기들을 듣고, 그것들을 모두 품고 있는 장소들을 여행하면서 , '잃어버린 감각과 숨결이 살아나는 예술 여행'이라는 부제에 딱 들어맞는 책이라고 느껴졌다. 아주 오랜만에 떠난 예술여행,  무엇보다  미술여행 전문 여행 기획자라는 저자의 타이틀답게 기획된 여행이라 더욱 더 특별했고 맘에 들었다. 저자가 운영하는 유튜브를 보면서 한 번 더 여행하는 기분으로 작품들을 만났던 것도 아주 유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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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드의 그림과 삶 | 미술 2022-05-21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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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모드의 계절

랜스 울러버 글/밥 브룩스 사진/모드 루이스 그림/박상현 역
남해의봄날 | 2022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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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드 루이스(1903~ 1970)의 그림에서는 어떤 부정적인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아이의 그림인듯 단순해보이고. 색감은 쨍한 원색에 따뜻하기만하다. 모드가 기형으로 태어나서 움직임이 불편했고, 어릴때부터 류머티스 관절염을 앓아서 특히 손은 쓰기가 힘들었다는 것을 상상하기란 어려웠다. 생선장수였던 에브릿과 결혼한 후 30여년간 가로 3미터, 세로 3.7미터짜리 오두막에 살면서 종일 그림만 그리면서 살았지만, 그녀의 표정에는 그늘이 보이지 않았다. 캐나다에서 가장 사랑받는 국민화가 모드 루이스, 긍정적인 삶과 그 삶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그림은 그녀를 사랑하지 않을수없게 만드는 것인지도 모른다.

 

모드의 삶을 담은 영화 <내사랑>을 봤다. 영화 속에서 모드는 집안일을 도울 사람을 구한다는 전단지를 보고 무작정 생선장수 애버릿에게 가는 장면이 나온다. 무모해보였다. 그런데, 그 길이 다른 삶으로의 커다란 발자국이었음을 나중에서야 이해할 수 있었다.

 

밥 브룩스가 잡지에 쓸 사진을 찍기위해 어느 겨울날 낮부터 저녁까지 모드와 남편 에브릿과 함께한 글이 나온다. 그 일상 속에서의 모드는 천진난만한 아이, 행복이 가득한 사람의 모습이었다. 

 류머티즘을 앓고 있는 손가락은 울퉁불퉁했고, 손가락이 붙어 있어 손이 마치 감자처럼 보였다. 붓은 검지와 중지 사이에 끼워서 작업했고, 붓으로 톡톡 찍듯이 색을 칠했다. 그렇게 해서 그림이 그려지는게 놀라울 정도였다. 몯는 한 번도 불평하지 않았고, 손님이 있다는 사실이 즐거운 듯 보였다. 나중에는 어떤 색을 사용하는 게 좋겠느냐고 물어보기까지 했다. 한번은 내가 고개를 들어 웃어 보라고 했더니, 밝은 눈으로 웃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들었다. -p17~18

 


 

 

캐나다 최고의 보도 사진작가 중 한명인 밥 브룩스는 모드 루이스가 나고 자란 노바스코샤의 사계절을 담았고,  모드의 그림을 좋아하여 많은 작품을 수집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모드의 집을 드나들며 그녀의 그림을 보고 자랐던 랜스 울러버가 글을 썼다. 모드를 알고 있는 이들의 인터뷰 기사, 모드의 그림들이 가득한 이 책은 행복을 가득 담은 화보집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인터뷰 기사를 통해 모드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짐작해볼 수 있었다. 모드는 먼 곳으로의 여행을 할 수 없었기때문에 자신의 삶의 터전의 모습들을 그림에 담았는데, 그림의 배경이 되는 사진들이 함께 수록되어있어 풍경 사진을 감상하는 재미도 있었다.

 

사람들이 그림을 보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모드의 그림에서는 가장 일상적인 기쁨,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마음이 복잡할 때는 따뜻한 위로를, 기쁠 때는 그 기쁨을 극대화할 수 있는 모드의 그림. 어쩌면 유치해보이는 그림, 따라그려볼 수도 있겠다 싶은 그림이지만, 그림을 그렸던 모드의 강인한 마음, 따뜻한 마음은 흉내낼 수 없을 것이다. 따뜻한 시선에 담긴 강인함을 느껴보고 싶다면 모드의 그림을 만나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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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수업, 지루하지 않아요. | 미술 2022-05-11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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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1페이지로 시작하는 미술 수업

김영숙 저
빅피시 | 2022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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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달에  <365일 모든 순간의 미술>이라는 책으로 저자를 만났다. 전공은 서어서문학이었지만 그림이 좋아 대학원에서 미술사를 공부했고, 많은 미술 관련 책을 저술했다.  이 책은 <세상의 모든 지식이 내 것이 되는 1페이지 미술 365>의 청소년 판으로, 미술 중 가장 중요한 키워드 200개를 엄선해 실었다고 한다. 200개를 다시 작품, 미술사, 화가, 장르·기법, 세계사, 스토리, 신화·종교 등 7가지 주제로 나누어 두어서 주제에 맞게 좀 더 집중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구성이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하나의 작품에 한 페이지를 할애하고 있기에 깊이 있는 내용을 기대하기보다는 최소한의 정보를 얻은 후에, 매력을 느낀 작품들이 있다면 깊이 파고들어보는 용도로 아주 유용하다고 느껴졌다. 10대를 위한 빅피시 인문학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독자층을 그렇게 한정 지을 필요는 없을 것같았다. 

 

 미술 교과서 이외에는 관련 책이라고는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몇 권 읽긴 했지만 어렴풋하게 잔상으로 남은 지식을 단정하게 여미고 싶은 이들을 위해,  미술이라는 세계에 제대로 작정하고 빠져들 사람들을 위해 책이 충실한 길잡이 역할을 다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습니다. - 프롤로그에서 

 

 1. 작품 - 반드시 알아야 할 교양 필수 명화

 

 미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든 없는 사람이든  자주 마주쳐서 익숙하다고 느껴지는 그림들이라고 생각할 법한 그림들이었다. 단지 겉보기에 익숙하다는 것이지 작품에 대해서 우리가 아는 것은 그다지 없을지도 모른다. 이 작품들을 그린 화가는 누구인지, 어떤 이야기들을 품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은 상당히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챕터에서 큰 수확이라고 한다면 아나 앙케르의 <바느질하는 어부의 부인>을 만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비스듬이 비쳐오는 따사로운 빛, 화사한 꽃, 바느질에 열중한 여인의 모습은 고요한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이런 평범한 일상을 다룬 그림을 좋아해서인지 오랫동안 쳐다보았다. 

 


 

2. 미술사 -원시미술부터 근대미술까지 미술사의 결정적 명장면 

 

미술사는 인류의 역사라고도 할 수 있을정도로 방대한 양을 자랑하기에 32점의 그림으로 설명을 한다는 것은 무리겠지만 커다란 흐름정도는 살펴볼 수 있었다. 큰 물줄기를 따라 가다가 관심있는 부분으로 찾아간다면 좋지 않을까? 저자도 그런 큰 그림을 그린 것 아닐까? 

루이 15세 시대 향락적이고 퇴폐적인 문화가 이어졌던 그때 유행했던 미술 양식을 '로코코'라고 한다.  대표적인 로코코 시대의 화가 프랑수아 부셰의 이 작품에서 로코코의 분위기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설명이 있었다. 그림 속 아프로디테는 화가의 아내 마리 부셰인데, 스웨덴 대사 칼 구스타프 테신이 굳이 모델은 화가의 아내이기를 청했고, 화가 역시 그 청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화려하다고만 생각했던 로코코 양식은 퇴폐와도 닿아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었다. 

 

남의 아내의 벗은 몸을 궁금해하는 고객의 요구를 부셰가 군말 없이 수용한 것은 특별히 예술혼에 불타서라거나 돈이 궁해서는 아니었다. 로코코 시대의 퇴폐적인 궁정 분위기는 굳이 정절을 강요하지 않았다. -p62

 


 

3. 화가 - 미술사에 큰 획을 그었거나 인상적인 삶을 산 예술가 

 

워낙 유명한 화가들이 많기에 저자가 상당히 고민했을 것같다. 고흐, 모네, 드가, 르느와르,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루벤스, 카라바조 등 남성화가들은 익숙했는데,여성화가들은 최근에서야 알게된 화가들이었다. 그나마 최근 몇 년 사이에 여성 예술가들을 다룬 책이 많이 출간된 덕분이었다. 미술사에서 여성의 입지가 정말 약했구나라는 것을 책을 읽으면서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미켈란젤로에게서 칭찬을 받았던 앙귀솔라, 영국 왕립미술아카데미 창립 회원의 영예를 누렸던 앙겔리카 카우프만 (한 세기를 더 넘길때까지 여성이 아카데미의 회원이 되는 일은 없었다한다.)등 대단한 이력을 가졌음에도 아직도 생소한 이름으로 남아있다는 것은 아직도 여성이 제 목소리를 내기에는 무리가 있은 사회적분위기라는 것인지 생각이 많아졌다. 

 


 

 

4. 장르·기법 - 거장들이 시행착오 끝에 완성한 회화 양식과 기술 

 

 미술책을 읽다보면 미술 기법에 대해서 듣게 되지만 금방 잊어버리게 되는데, 이렇듯 모아두니 도움이 되었다.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 본 것처럼 그리는 '소토 인 수 기법', 종이를 오린 뒤 색을 칠하거나, 색을 칠한 종이를 어려서 미리 준비한 다른 종이 위에 덧붙이는 식으로 구도를 잡아나가는 '데코파주' 등 다양한 기법에 대한 설명을 듣고, 그러한 기법으로 그려진 그림들을 보면서 이 챕터는 정말 공부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두렵지만 그저 두려움 안에서만 머무는 것이 아닌, 묘한 동경이 함께하는 복잡한 감정은 미술작품에서 '숭고미'라는 이름으로 표현된다고 한다. 숭고미를 설명하기 위한 그림이 카스파르 다비트 프리드리히의 <바닷가의 수도승>이었다. 어려운 표현이긴 하지만, 그의 불행한 가족사를 듣고나니 이해가 될듯도했다.

 


 

5. 세계사 - 세계 역사의 주요 사건을 기록한 시대적 명화 

 

세계사의 장면을 그린 미술 작품을 보면서 처음으로 세계사가 재미있는 분야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냥 보면 아무 의미 없는 그림처럼 보이는데, 어떤 역사적인 사실을 담은 그림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그림은 입체적으로 보였고, 세계사의 한 장면은 내 뇌리에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 진작에 이렇게 공부했으면 세계사가 내 최애 과목이 되었을텐데······제 1차 세계대전에서 아들을, 제 2차 세계대전에서 손자를 잃은 케테 콜비츠의 <죽은 아이를 안고 우는 여인>은 비통함을 절로 느끼게 하는 작품이었다. 

 

 

6. 스토리- 걸작에 숨겨진 뒷이야기와 미술사 속 논란의 순간

 

그림에는 정말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많았다. 희,노,애,락이 전부 담겨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가득했다. 귀도 레니가 그린 것을 엘리사베타 시라니가 모사한 <베아트리체 첸치의 초상>속 베아트리체는 친아버지의 무자비한 폭행을 견디다못해 다른 가족들과 함께 아버지를 죽였다. 그들의 사정을 아는 많은 사람들이 정당방위라고 주장했지만 결국 어린 남동생을 제외한 모두가 공개처형을 당했다. 이 그림은 형장에 끌려가다가 군중을 향해 고개를 돌리는 장면을 포착해 그린것이라고 한다. 아름다운 그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너무나도 슬픈 사연이 숨어 있었다. 이렇듯 그림 한 점에는 단지 보기만해서는 알 수 없는 이야기들이 담겨있고. 그 이야기를 알게되는 순간 그림은 전혀 다른 의미로 우리에게 다가올 수 있는 것 아닐까?

 


 

7.  신화·종교- 작품으로 만나는 그리스 신화와 성서, 그리고 전설

 

 딸이 가나출판사의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20권>으로 그리스 로마 신화를 통달했다면 나는 신화를 담은 명화들을 보면서 하나씩 알게 되었다.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기에 종교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종교화들을 통해 조금이나마 알게된 부분도 있다. 신화 그 자체를 담은 작품도 있지만, 신화 속 인물을 통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산드로 보티첼리의 <팔라스와 켄타우로스>에는 팔라스가 켄타우로스의 머리를 움켜잡는 것으로 길들지 않는 야성을 잠재우는 이성의 우위를 나타내고, 팔라스의 옷에 다이아몬드 반지가 짝을 이룬 메디치가의 문장을 그림으로써 신에 대한 사랑을 나타내기도 했다.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그림의 세계다. 

 


 

 

 학창시절 가장 싫어했던 과목이 미술이었다. 미술 실기에 재주가 없으니 실기수업시간은 힘들었고, 이론 수업조차 지루하기 짝이없었다. 이렇다보니  미술과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멀었는데, 그런 내가 미술을 좋아하게 된 계기는 도서관에서 대출해서 읽게 된  <미술과의 첫만남> 이란 책한 권 때문이었다. 그림의 기법은 물론, 그림이 그려진 시대적 배경, 그림이 지니고 있는 이야기, 그림을 그린 화가의 삶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미술 작품이 이렇게 흥미로울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고, 이후부터 미술책을 즐겨 읽고, 전시회, 박물관 가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다. 예전의 내가 그랬던것처럼 누군가는 이 책을 읽고 미술의 세계에 푹 빠지게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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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도 챙겨가면서 살아요 | 미술 2022-04-09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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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마음챙김 미술관

김소울 저
타인의사유 | 2022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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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챙겨준다는 말 속에는 관심과 따뜻함이 배어있다. 주변의 사람들도 챙기고, 내가 해야할 일들도 챙기지만 마음을 챙긴다는 말은 생소하게 다가왔다. '마음 챙김'은 원래 남방 불교권의 마음 수련법을 칭하는 말로 지금은 명상 요가, 스트레스 관리, 심리치료 등 나를 챙기는 모든 분야에서 적극 도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의 마음을 관찰하고 알아갈 수 있는 것이 마음 챙김의 핵심이라고 한다. 내가 살아가는데 어쩌면 가장 중요한 덕목이 아닐까싶다. 가장 어려운 것일 수도 있고.

 

  <20가지 키워드로 읽는 그림 치유의 시간>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저자는 그림을 통해 우리의 마음을 챙기는 방법을 제시하고자 했다. 살아가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선택, 인간 관계에서 오는 어려움, '나'자신을 제대로 들여다보는 방법, 자신의 삶을 사랑하기 위해 실천할 수 있는 것들. 그림은 그리는 사람의 마음, 역사, 문화등 다양한 것들을 담고 있기에 복잡한 인간의 마음을 그림을 통해 들여다보는 것은 의미있는 일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같다. 

 

  미술가들이 어떤 삶을 살았고, 그 삶이 어떻게 작품에 담겨 있는지를 따라가면서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았다. 변화를 위해서는 익숙함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을 마네의 그림을 통해 ,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기 위해서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릴리 엘베의 삶을 통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어느 것 하나 마음을 건드리지 않은 것이 없었지만, 20가지 키워드 중에서 '불안'과 '만족감'에 대한 글이 특히 와닿았다. 

 

  이 그림을 처음 봤을때는 뭉크를 떠올리기는 쉽지 않았다. <절규>라는 대표작을 비롯해서 가족들의 죽음, 자신에게도 다가올 죽음에 대한 불안감, 사랑의 실패에서 오는 좌절감등을 드러낸 어두운 그림들을 많이 보아왔기때문이었다. 우리는 불안이라고 하면 부정적인 것만을 떠올리지만 저자는 미래에 어떤 일이 닥칠지 모른다는 걱정이 우리를 신중하게 만들었고, 인간을 다양한 방식으로 변화시키려는 시도를 하게 되는 감각이라고 말했다. 마주하려니 두렵고, 타인에게 내 감정을 들킬것같아 부끄러워서 힘든 상황, 힘든 감정들을 꽁꽁 묶어두려는 경향이 있다. (나만 그런건가? ) 불안을 어떻게 마주하느냐가 중요할듯한데, 뭉크는 불안한 상황을 회피하지 않고 그림에 옮기는 것으로 자신의 불안을 마주했다고 보았다. 그러한 노력이 없었다면 우린 <태양>이라는 그림을 만날 수 없었을 것이다. 뭉크의 삶과 작품을 통해 불안이라는 감정을 어떻게 대해야하는 지를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모드 루이스의 삶을 조명한 영화 [내사랑 모드]를 본 적이 있다. 선천적 류머티즘 관절염으로 장애를 가지고 있었고, 가난했던 그녀였지만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했다. 다정하지도 않은 남자와의 삶을 시작했을 때도 왜 저런 남자랑 사는걸까하고 생각했지만, 그녀에게는 인생의 큰 발걸음을 내딛는 것이었다. 몸의 장애는 있었지만 마음만은 강했던 모드 루이스는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 머물지 않고 최선의 노력을 했다. '나에게 장애가 있어서, 가난하니까'라고 포기했다면 모드 루이스의 삶은 우울하게 막을 내렸을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치의 소중함을 쉽게 망각한다. 더 성공하고 싶고, 더 이름을 알리고 싶고, 더 좋은 사람으로 평가받기 위해 노력하다가 지금 나의 행복을 나중으로 미루는 경우가 많다. 지금보다 더 나아져야 행복을 누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과의 비교를 통해 스스로의 한계를 그어버리면서, 그로 인해 손에 쥐고 있는 것들을 무의미하게 느끼기도 한다.-p 218

 

 모드 루이스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나는 내 집이 좋습니다. 내 앞에 붓 하나만 있으면 그걸로 충분해요."라는 그녀의 말이 빈말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모드 루이스의 그림 속에는 다정한 시선, 따뜻한 마음, 삶에 대한 충족감이 느껴진다. 감정도 전염이 된다고 하는데, 모드 루이스의 그림은 절로 미소를 떠올리게 하며, 내 삶도 충분히 괜찮다라는 마음이 들게 했다.

 


 

 

  행복, 안정, 감사등 긍정적인 마음만 있다면 살아가는 것이 힘들지 않겠지만, 그보다도 훨씬 더 많은 부정적인 감정에 휘둘리며 살아간다. 노력해도 되지 않을 때의 무력감, 경제적인 불안, 타인과의 비교등 끊임없이 나와의 싸움으로 지칠 때가 있다. 이런 마음들을 잘 보듬어야만 행복감을 느낄텐데, 눈에 보이지 않는 이런 마음을 챙긴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방법이 없는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이 책에서 말하고 있듯 그림을 보면서 조금 더 성장하고, 음악을 들으면서 마음을 편하게 하고, 여행을 통해 시야를 넓히는 것도 마음을 챙기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짧다면 짧고, 길다면 또 길다고 할 수 있는 우리의 인생, 마음도 잘 챙겨가면서 하루 하루 행복하게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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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에서 노는 즐거움 | 미술 2022-04-04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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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365일 모든 순간의 미술

김영숙 저
빅피시 | 2022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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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한 권을 던져주고 읽어보라고 하면 부담스러운 사람도 하루에 조금씩 읽어나갈 수 있게 되어 있다면 부담없이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취지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365일동안 하루에 하나씩 이라는 컨셉으로 출간되는 책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짧은 내용이라 깊이는 떨어질지 모르겠지만 , 가볍게 읽을 수 있으면서 관심이 가는 부분은 스스로가 확장해나가는 방법도 있으니  나쁘지 않은 것같다. 특히, 미술작품에 대해서는 더더욱.

 

  요일 별로 에너지, 아름다움, 자신감, 휴식, 설렘, 영감, 위안이라는 7개의 주제로 나누고, 주제에 어울리는 그림들을 수록했다.  저자는 주제를 나누어 두었지만 작품을 감상할 때는 굳이 주제에 연연할 필요는 없을 듯했다.  필수적인 설명(제목, 작가, 재료, 소장처) 과 3~4줄 정도의 길지 않은 코멘트, 한 페이지를 가득 채울 정도의 큰 사이즈 그림. 그림은 크고, 세세한 설명이 없어 오히려 내 감상 폭이 넓어지는 경험을 했다. 전시회에서 그림을 감상하고 있는 기분이었다. 365점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보니 자주 보았던  유명화가의 대표작품들 외에 새로운 그림을 많이 만날 수 있었고, 다른 책에서 감동을 받았던 그림을 다시 만난  즐거움도 두루 느낄 수 있었다.

 

  존 엣킨슨 그림쇼의 그림이 있어 너무나 좋았는데, 그림들을 보고 있으면 묘하게 빠져든다. 너무나 고요해서 아무 소리도 들려오지 않을 것같다. 분명 그림 속에는 마차를 끄는 말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어둡다고 느껴지지는 않지만 집 안의 불이 켜져있는 것을 보면 밤이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이 은은한 밝음은 달빛 때문이라고 해야할 것같다.  그림 바깥 어느 곳에 달이 떠 있을 것이다.

 <11월의 달빛- 존 엣킨슨 그림쇼, 1886년 >

 

  나의 경험과 어우러지는 그림들을 만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그림이 더 정겹게 느껴지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게되는데, 이 그림을 봤을때  지난 주말에 고향에 가면서 봤던 풍경이 생각났다. 초록 나무들 사이로 벚꽃들이 활짝 피어 있는 모습과 너무나도 닮아있었다. 

 

< 마요르카의 계단식 정원 - 산티아고 루시뇰, 1911년>

 

 처음 봤을때는 평온하고 정겨운 느낌이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고는 조금 쓸쓸한 기분이 들었다. 아이들, 강, 지나가는 배, 노인을 일직선 상에 세우니 인간의 삶의 과정이 보였다고나 할까? 

 

 해 질 녘 이제 놀았으니, 엄마와 약속한 대로 집에 돌아가야 하는데, 미련이 남은 아이들 셋이 멀리 지나가는 배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강 건너에는 허리를 잔뜩 구부린 노인이 지나간다. 어두워지기 전엔 꼭 돌아오라는 엄마의 말을 잊어버려, 눈물이 쏙 빠지도록 혼나는 일을 몇 번이나 더 하면 어른이 될까? -p 104

 

  엄마에게 혼나는 그 시절이 좋았던 거라고 생각하는 어른이 된지는 한참 지났는데, 어떻게 하면 멋진 어른이 될까를 고민해봐야겠다. 자신감이라는 주제의 그림이다. 그래, 좋은 어른이 될 수 있다는, 멋진 노년을 맞이할 수 있을거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살아보자.

 

< 지나가는 배- 에밀 클라우스, 1883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피난 길을 떠나는 가족들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 아팠는데, 이 그림은 그 가족들을 생각나게했다. 고깃배를 타러 떠나는 아빠와의 이별이 불안한 가족들. 그들 모두에게 행복한 미래만 있었으면 좋겠다.  

 

<어부의 작별 - 필립 사데이, 연도 불명>

 

 '희망은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바로 그 지점에서 태어나는 거대한 신탁이다.' 라는 말이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이렇듯 우린 그림을 보면서 희망을 가지기도 한다. 아무 페이지나 펼쳐도 사랑하는 가족들과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그림, 미래를 꿈꾸게 하는 그림, 내 우울감을 덜어내주는 그림, 먼 나라로의 여행을 꿈꾸게 하는 그림 등, 좋은 그림들을 만날 수 있어서 읽는내내 행복했다. 공간 이동이 힘들어진 요즘, 내 손 안의 미술관 하나를 가진 뿌듯한 느낌이었다. 

 

<무지개 - 니콜라이 두보프스코이, 1892년 >

 

  서어서문학을 전공하고 대사관에서 일했던 저자는 마흔 살 즈음 그림에 대한 열정으로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에 미술사를 공부했다고 한다.  30대 중반 미술이 좋아져서 열심히 책을 읽고 관심을 가지고 있을 때 딸이 그런 말을 했다. 엄마도 대학원 가서 미술사 공부하면 어때? 늦었다고 생각했는데, 저자는 더 늦은 나이에 공부를 시작해서 많은 책도 쓰고, 좋아하는 미술과 함께 하고 있는 것을 보니,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라는 말이 떠올랐다. 그림을 만나는 것도 좋았지만 저자의 이야기에서도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의 즐거움을 또 한 번 느끼는 순간이었다. 

 

비어트리스 엠마 파슨스의 <정원 길> 을 리뷰를 읽으시는 분들에게 선물로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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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미술관 | 미술 2022-02-02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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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기묘한 미술관

진병관 저
빅피시 | 2021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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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년 동안 파리에 살면서 미술관을 몇 번이나 가보았을까? 아마도 1500번은 훌쩍 넘은듯하다.' 라는 저자의 이 글을 읽는 순간, '아, 부럽다!' 란 말이 나도 모르게 튀어나왔다. 패키지 여행으로 다녀온 유럽여행에서 주요 박물관에 들러 유명한 작품들 스캔하는 수준으로 보고 나온 나로서는 그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미술책을 읽는다. 코로나로 인해 언제쯤 자유로운 여행이 가능해질지도 모르는 상황에서는 미술책 읽는 것에 더 열을 올릴 수 밖에 없다. '미술관에 가기 힘든 시기인데 흩어져 있는 명화를 한자리에 모아 전시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책을 썼다한다.

 

  아름다운 작품들이 탄생한 배경과 화가의 취향을 다룬 취향의 방, 명화에 대한 역사적 배경이나 시대 상황,알레고리 해석 등 알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을 전시한 지식의 방, 누가 봐도 아름다운 작품들과 새로운 아름다움을 제시하는 작품들을 전시한 아름다움의 방, 늘 죽음이 지근거리에 있었던 화가들에 대해 다룬 죽음의 방, 아직도 작품에 대한 미스터리가 전부 해석되지 않아 더욱 흥미로운 작품으로 가득 찬 비밀의 방, 이렇게 총 다섯 개의 방으로 나눠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다. 익숙한 그림들을 만나는 즐거움, 새로이 알게된 사실로 뿌듯함을 느낀 시간이었는데, 특별하게 다가왔던 작품들이 있었다.

 

  히틀러가 예술 작품에 집착했던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 그가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다는 것은 아니러니하게 느껴지는데, 히틀러가 가장 좋아한 화가는 페르메이르였다한다. 주인에게서 반강제로 구입해 영원히 소유하려고 했던 <회화의 기술, 알레고리>와 함께 페르메이르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히틀러는 역사의 중요성을 다룬 <회화의 기술, 알레고리>를 통해 독일 민족정신과 역사를 강조하는 자신의 모습을 동일시했을지도 모른다고 저자는 말했다. 어떤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가 모두 같지는 않다. 그것이 바로 취향 아닐까? 대부분 페르메이르의 그림을 보면 일상의 평온함과 고요를 느끼지만, 히틀러는 저자의 말처럼 자신이 원하는 모습을 찾으려고 했을 것이다.

 


 

   라파엘로는 교황 율리우스 2세의 주문에 따라 교황의 서재,'서명의 방'에 철학을 주제로 한 <아테네 학당>을 그렸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유클리드, 디오게네스등 고대 철학자 54명이 등장하고 있으니 저자의 표현대로 어벤저스급의 천재 학자들이 모인 작품이라고 할만하다. <아테나 학당>은 미술사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는 작품인만큼 자주 만났다. 하지만, 4세기 후반부터 5세기 초반까지 고대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활약한 여성 철학자인 히파티아와 무슬림 학자인 이븐루시드가 그려져 있었다는 것은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왜, 저자는 이 그림을 아름다움의 방에 넣어두었을까? 르네상스의 미술의 전성기를 보여주는 시각적인 작품의 완성도, 철학을 상징하는 그림으로서의 내용등 아름답게 볼 이유는 충분했다. 여러 이유에 개인적으로 하나 더 더한다면, 16세기 유럽 사회에서 주류가 될 수 없었던 여성과 비기독교인을 등장시켰다는 점에서 아름다운 방에 어울리는 그림이었다고 말하고싶다.

 


 

  페르디난트 호들러는 성인이 되기 전에 부모와 양아버지, 다섯 형제를 모두 잃고 고아가 되었다. 어린 시절의 결핍, 죽음에 대한 트라우마는 여성 편력으로 이어졌지만 발렌틴 고데다렐을 만나면서 안정을 찾게 되었는데, 발렌틴은 병에 걸려버렸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준비하면서 그녀를 영원히 간직하기 위해 그림으로 남겼다. 

 

  초창기 그림에서 발렌틴은 상체를 세우고 앉아 있지만 그림은 점점 대각선에서 마지막에는 누운 수평적 모습으로 변해간다. 그는 생명력이 있는 것은 수직으로, 죽음과 관련된 것은 수평으로 그렸는데 그런 특징을 사랑하는 이의 초상화에도 똑같이 적용한다. 채색도 생명력이 느껴지는 분홍색에서 죽음이 느껴지는 짙은 녹색으로 변해가는 것을 알 수 있다. -p213

 

 페르디난트 호들러는 생소한 화가였기에 그에 대한 모든 것이 내게는 새로운 것이었다. 호들러는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을 숱하게 목격하면서 죽음을 능동적으로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었고, 그랬기에 오히려 평온한 그림을 그릴 수가 있었다고 했다. 그때문이었을까? <제네바 호수의 일몰>을 비롯해 인터넷에서 검색해본 호들러의 풍경화는 발렌틴의 죽음을 그린 그림들과는 달리 아름다운 그림들이었다. 하지만, 발렌틴이 죽고 자살까지 생각했다고 하니, 예술로서 극복하는 것도 한계가 있는 것아닐까싶었다.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에 대해서 누구를 그린 것이냐는 의견이 분분하다. 공주 마르가리타를 그린 것이냐? 거울 속에 비친 펠리페 4세 부부를 그린 것이냐? 많은 미술책에서 이런 의문을 가지고 있기에 식상한 느낌이 든다. 오히려, 내 관심을 끌었던 것은 그림 속의 그림인 <아테나와 아라크네>,<마르시아스와 아폴론의 시합>에 대한 저자의 의견이었다.

 

 휴브리스( 그리스 비극에서 과거의 성공을 바탕으로 지나친 자신감에 빠져 오만한 태도를 보이다가 신과 갈등을 벌이고 그로 인해 파멸에 이르는 주인공이나 영웅의 특성)에 대한 교훈적이야기를 담은 대표적인 그림들이다. -p 243

 

 '벨라스케스 자신이 신의 경지에 올라서고 싶다는 것일까? 그 정도의 실력을 가졌다고 알려주는 것일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동경한 루벤스의 그림을 보면서 자신의 실력이 루벤스에 뒤지지 않고 그를 뛰어넘어 예술의 신들과 겨룰 정도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을 수도 있다고 저자는 말했다. 정말 그런 의도였을까? 나 또한 궁금해졌다. 화가의 의도를 궁금해하고 내나름대로 접근해나가는 과정에서 그림을 보는 즐거움을 느끼게 되는 것 아닐까?

 


 


 

  저자 진병관은 벅스뮤직과 엠넷미디어에서 뮤직 콘텐츠와 사이트 기획자로 근무하다가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싶어 2009년 파리로 떠났다. 파리사진전문학교를 졸업하고 사진가로 활동하다가, 현재는 프랑스 문화부 공인 문화해설사로 활동하고 있다. 오랜 경험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스토리텔링 덕분에 즐거운 미술관 여행을 할 수 있었다. 예술가의 삶, 시대적인 배경, 미술 기법등 지식을 쌓을 수 있는 내용은 물론이고, 저자가 던지는 질문 하나 하나에 답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사이에 작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는 경험을 했다. 작품을 관람하면서 자기만의 해석을 더할 수 있다면 이 미술관의 해설자로서 더 바랄게 없다는 저자의 말은 곧 미술작품 감상의 방법을 얘기하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내가 작품에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끼고, 내 삶에 어떻게 녹아들게 할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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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를 보면서 세계 경제사를 알아가는 즐거움 | 미술 2021-08-13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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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화로 배우는 세계 경제사

다나카 야스히로 저/최인영 역
휴머니스트 | 2021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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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은 정말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신화, 역사, 문학도 그림을 통해 더 가깝게 느낄 수 있게 된 나로서는 그림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정말 좋아한다. 화가가 그림을 그리던 당시의 사회상, 사람들의 사고 방식, 당연히 화가가 세계를 바라보던 방향등 그림 한 점을 통해서 많은 것을 알 수 있는데, 이 책은 세계 경제사를 명화로 배우자고 이야기했다. 경제가 사람이 살아가는 데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알지만 왠지 복잡하게 느껴져 한쪽으로 밀어두었는데 그림으로 이야기한다면 말이 달라진다. 명화를 통해 경제를? 솔깃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문소영 작가의 <그림 속 경제학>이라는 책을 통해 그림과 경제를 이야기하는 책을 만난 적이 있었다. 무게감이 느껴지는 책이었는데, 이 책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만나게 될까?  

 

 저자 다나카 야스히로는 공인회계사무소를 운영하는 회계사로 비지니스 스쿨과 기업 등에서 회계, 경영 컨설턴트 전문 강사로 활동하는 한편, 만담가와 함께 하는 이벤트 강연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회계사이기에 명화에서 경제가 보인 것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높임말로 조근 조근 강연하듯 쓰여진 글은 읽기에 편했고, 귀에 쏙쏙 들어왔다.  나라별로 나눠 여행을 하는 기분으로 구성했다.

 

1. 이탈리아

 

14세기 흑사병이 창궐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당시 교역과 무역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면서 교회에 대한 불신도 깊어질 수 밖에 없었는데, 피렌체의 메디치 가문은 교회와 손잡고 도시 재건을 꾀하며 젊은 예술가들에게 새로운 건축물을 장식할 작품들을 의뢰했다, 예술가들은 그리스 로마 시대의 예술품을 모방하고 , 독창성도 발휘하며 흑사병의 폐허로부터 재생을 꿈꾸었고 그것은 바로 르네상스로 이어졌다. 르네상스 화가들이 3차원 세계를 그대로 표현하는 원근법을 고집했던 이유가 원근법에는 인간중심의 자세가 있기 따문이라고 하면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수태고지>를 이야기했다. 단지 종교화로만 보았던 이 그림에서 저자는 인간중심의 르네상스를 말했다.

 


 

2.플랑드르

 

 14세기가 되면서 육로보다는 해로를 통한 교역이 늘어났는데 유통되는 다양한 상품들 중에는 대형 그림들도 있었고, 이렇게 남북 문화교류가 시작되면서 이탈리아에서 멀리 떨어져있는 플랑드르에서도 르네상스가 탄생하게 되었다. 플랑드르의 얀 반 에이크에 의해 만들어진 유화물감, 조선업이 성행하던 베네치아에서 돛을 만드는 천을 이용해 만들어진 캔버스는 회화계의 혁명을 일으켰다. 피터르 브뤼헐의  <베들레헴의 인구조사>에는 플랑드르를 지배하고 있던 스페인에서 세금을 걷으러 온 세금 징수원에게 사람들이 인두세를 내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있다. 빈곤, 기근, 무거운 세금으로 피폐했던 당시 사회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면죄부 판매로 종교개혁이 일어나고 신교도가 탄생하면서 종교 갈등은 커졌고, 플랑드르는 신교 국가 네덜란드와 가톨릭 국가 벨기에로 나뉘었다. 네덜란드는 교회라는 후원자가 사라지면서 부유한 시민들이 화가들을 지원하게 되었다. 종교화가 사라지고 집단 초상화와 집안을 장식할 수 있는 풍경화, 정물화, 풍속화로 회화의 변화가 일어났다. 세계 최초의 주식회사인 동인도 회사가 설립되면서 증권거래소도 생겨났고 다양한 상품거래도 하게되면서 튤립도 들어오게되는데, 튤립은 세계 최초의 거품경제를 일으켰다. 렘브란트의 <플로라의 모습을 한 사스키아>에서 가장 비싼 것은 머리에 장식한 튤립이었다 한다.  


 

3. 프랑스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앙리 2세와 결혼한 카테리나에 의해 이탈리아의 예술, 음식이 프랑스로 전해졌다. 이탈리아에 비해 예술적으로 하위에 있던 프랑스는 1648년, 왕립회화 및 조각 아카데미를 설립해서 이탈리아를 따라잡기 위해 노력했다. 아카데미 소속 화가들은 회화 교육을 받고, 아카데미에서 주관하는 전시회 살롱에 작품을 발표했는데, 살롱에서 입선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었다. 프랑수아 부셰의 <퐁파두르 부인>처럼 우아하고 예쁘고 아기자기한 분위기의 로코코 회화가 탄생했다. 귀족들은 로코코 그림으로 장식하고, 호화로운 요리를 즐기며 국가재정을 탕진했고,그 부채 해결을 위해 세금을 만들어냈다. 결국,  프랑스 혁명이 일어났다. 로코코 회화는 시들해지고 신고전주의 회화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혁명후 혼란을 해결한 나폴레옹은 전쟁중에 많은 예술품들을 약탈했다. 그 미술품들을 루브르 궁전을 미술관으로 개조해 공개했는데, 이때부터 회화는 사적 소유물이 아닌 공공재로서의 성격을 갖게되었다. 프랑스 정부는 재정난을 극복하기 위해 농민에게 토지를 불하했는데 그러한 농지를 사서 경작하는 소농이 밀레가 그린 사람들이었다.  


 

 살롱 시스템에 반발하는 사람들이 나타났고, 인상파가 등장했다. 인상파의 대표적인 화가인 르누아르의 그림 <사르팡티에 부인과 아이들의 초상>이라는 그림을 보고 저자는 부르주아 고객을 위한 마케팅 정신만 있을뿐이라고 해서 낯설었지만 생활인으로서의 르누아르를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먹고 살려면 어쩔 수 없다고 체념했던 르누아르가 자신의 영혼을 팔지않고 자신이 원하는 그림을 그렸다고 하면서 저자는 이런 말을 덧붙였다.

 


 

 돈때문에 일하는가, 아니면 자신을 위해 일하는가. 어느 시대의 예술가도 이 같은 고민을 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도 이에 대해 고민하지요. 르누아르가 이 질문에 하나의 대답을 준것 같아요. 무엇을 위해 그림을 그릴까, 그것은 보는 사람을 행복하게 하기 위헤. 이렇게 생각하면 돈 버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이 양립할 수 있지요. 돈과 보람의 양립을 몸소 보여준 르누아르, 역시 위대한 사람은 다르네요. 돈과 보람을 나누어 생각하는 우리는 아직 멀었나봅니다. -p 166

이처럼 저자는 그림 이야기를 하면서 자기 계발서를 읽고 있는듯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기도 했다. 나 자신에 대해서 잠깐씩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다. 강연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는 저자의 이력이 책에서도 나타나는 것 아닌가싶었다.

 

 

4. 영국

 

 영국은 산업 혁명을 통해 부자가 되었지만 문화 수준에서는 이탈리아에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을 해소하기 위해 이탈리아로 떠나는 유학여행이라고 할 수 있는 그랜드 투어가 유행했다. 베니치아의 화가 카날레토의 그림을 좋아했던 영국인들은 부지런히 구입해서 영국으로 가져갔다. 이후에도 유럽 대륙의 혁명 전쟁을 피해 영국으로 많은 미술품들이 유입되었고, 미술시장의 중심이 되었다. 윌리엄 터너는 이탈리아 여행후 빛과 공기를 그리기 시작했고, 추상적으로 되어갔다. 터너는 산업혁명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증기 기관차를 그렸는데, <비, 증기, 그리고 속도- 그레이트 웨스턴 철도>가 대표적이었다. 이 그림은 워낙 유명한 그림이라 자주 만났지만 새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증기기관차와 같은 방향으로 달리는 산토끼가 있는데,  기술의 진보가 인간을 행복하게 할까? 시간과 효율에 쫓겨 불행해지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을 담고 있다고 보고 있었다. 정확히 터너가 어떤 생각을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시대 사람들 중에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지 않았을까? 100년 정도 앞선 1751년 윌리엄 호가스의 <진 거리>라는 작품에서는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모이는 빈민가를 그렸다. 이들의 그림을 통해 우린 당시의 영국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영국 금융시장이 발전하면서 유럽의 금융맨들이 모여들어 그림을 투자 대상으로 인식해 고객에게 구입을 권유하거나 자신들이 직접 사들였다. 소유재에서 거래재로서의 변화라고 말할 수 있다. 나폴레옹 시대에는 미술품이 사유재에서 공공재로, 19세기 영국에서는 소유재에서 거래재로. 이렇듯 시대의 변화에 따라 미술품은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었다.

 

 산업혁명이 한창이던 영국에 살던 터너, 그의 시대에는 여기저기서 신기술, 신제품이 등장하고 있었습니다. 증기기관차, 카메라의 사진, 튜브 물감등. 거기에 더해 미술시장의 변화도 있었죠. 이러한 급격한 변화를 목격한 인간은 두 유형으로 나뉩니다. 내 시대는 끝났다고 단념하는 사람과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투지를 불태우는 사람, 터너는 분명히 후자 쪽이었어요.-P 201

이 문장은 어느 시대에나 통용되는 문장이 아닐까? 현대는 더 심각한지도 모르겠다.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따라가기가 힘이 들지만 그래도 멈춰있어서는 안되지 않을까?

 

5. 미국

 

 규율 바른 생활과 근면한 태도 덕분에 노동의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영국에서 건너온 신교도들이 모여 살던 지역은 보스턴이었다. 보스턴 사람들은 농민화가 밀레의 그림을 좋아했다. 보스턴 정착민들은 밀레의 농민화에서 근면한 자신들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미국인들은 위작이 적다는 이유로 인상파 그림을 매력적으로 생각했는데, 내용면에서도  종교적인 그림보다는 풍경화나 인물화를 선호했기때문이었다.  인상파 회화가 미국에 퍼지게 하는데 큰 역할을 했던 사람은 프랑스의 미술상 뒤랑 뤼엘이었다. 화가가 꿈을 좇는 이라면, 그것을 상업적으로 지탱하는 것이 미술상인데 미술상의 본보기로 뒤랑뤼엘을 꼽았다. 현재도 그렇지만 그림 자체로서의 경제적인 가치에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부분이었다.

 

  마네의 그림 <폴리 베르제르의 술집>은  인상파의 대표적인 그림으로 자주 등장하는 그림인데, 이 책에서 아주 특별한 이야기를 들었다. 카운터에 있는 술병중에는 영국의 유명 브랜드 '바스'맥주병이 있는데, 거기에 붙어있는 라벨은 1876년 1월 1일 영국 최초로 등록된 제1호 상표라고 한다. 그림 속에서 영국의 지적소유권에 대한 법제화를 실행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었다.

 


 

 19세기 영국, 미국, 아프리카 사이에 삼각무역이 이루어지고 있었다한다. 영국의 자금과 노하우가 미국으로 흘러 들어가 양국의 거대한 '글로벌 돈벌이 프로젝트'. 아프리카에서 노예를 데려와 면화 농장에서 일하게 하고, 그들이 생산한 면화를 가공함으로써 많은 수익을 거뒀다. 이 삼각무역 시대를 볼 수 있는 그림이 있었다. 에드가 드가의 그림 <뉴올리언스 의 면화 거래소>에서 당시 재배한 면화를 거래하는 사무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미국에서 미술에 대해서 특별하게 느낀 점은  미술관이 시민들의 미술품 기증으로  세워졌다는 것이었다. 자신의 컬렉션을 '공공재'로서 미술관에 기증하는 경우가 많았다. 저자는 이 부분에 대해서 단기간에 경제대국을 향해 달려가는 중에 문득 멈추게 된 순간, 죄책감과 공허함을 채우기 위한 행동일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자신의 부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려하는 마음은 높이 사야할것같다.

 

 '경제가 보이는 미술관 투어에 어서 오세요'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미술을 경제의 흐름으로 보자는 취지의 책이었다. 흑사병이 시작되었던 14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커다란 흐름을 보여주었는데 그 방대한 양을 담기에는 부족한 느낌은 있었다. 그리고, 내가 기대했던 것은 한 점의 작품을 두고 그 그림이 그려졌던 시대의 경제적인 상황을 하나 하나 짚어주는 것이어서 조금 아쉬운 면도 있었다.  하지만, 각 나라간의 교류, 종교 갈등, 산업혁명으로 인한 기술의 변화등 커다란 흐름을 그림과 함께 볼 수 있기때문에  미술에 대해서, 세계 경제사에 대해서 가볍게 접근하기에는 좋을 것같다. 코로나로 인해 행동반경도 줄어든 이 시기에 이런 그림책 한 권 들고 독서삼매경에 빠져 보는 것은 어떨까?

 

YES 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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