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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에 대한 미묘한 시선 2 - 영화 [황해] | 영화일기 2012-04-05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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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황해

나홍진
한국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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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남은 조선족이다. 연변에서 택시를 몰고 있지만 빚더미에 앉아 거지꼴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 그에게 면가의 제안은 절호의 기회다. 절박한 상황에 치달아 어쩔 수 없이 살벌한 제안을 수락하는 것도, 사람 하나 죽이는 건 일도 아닌 지경에 이르는 것도 단연 돈의 유혹에서 비롯된다. 마침 구남은 돈을 벌고자 한국으로 떠난 아내와 연락이 닿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었던 터라 그 일까지 한꺼번에 해결하고자 비장한 각오로 배에 오른다. 물론 사람들은 일찍이 그의 운명을 예감했을 것이다. 초반에 개병을 운운하는 내레이션은 구남이 누군가를 물다가 결국 물려 죽는 개 같은 인생에 꼼짝없이 갇혀 있다는 것을 떡하니 일러바치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초반에는 영화가 바다를 건넌 구남이 이 땅에서 쫓고 쫓기는 상황을 극적으로 만드는 데 대단히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개병'을 스크린에 현시하겠다는 의도가 아주 뚜렷하다. 개병의 악취가 풍기는 곳이 한국이라면 그 바깥에 머물고 있었던 구남은 절로 타자가 된다. 그런 점에서 주인공을 조선족으로 설정한 것은 나름대로 의미를 지닌다. 단 한 순간도 긴장감이 느슨하지 않아서 경계인을 향한 그릇된 묘사가 끼어들 틈이 없는데, 그 덕분에 관객은 시간이 흐르면서 주인공이 어디에서 왔는지 전혀 의식하지 않고 구남을 따라간다. 물론 그는 임무를 완벽히 수행하고 다시 강을 건너려고 온 힘을 다하고 있지만 어두운 그림자가 몰려오는 상황에서 무엇보다 살아남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영화는 그렇게 생존 자체가 불가능에 가까운 구남이라는 이방인을 내세워 헐벗은 인간들을 궁지로 몰아넣는 지금 여기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그것은 구남의 눈이 아니라 구남의 몸이 깨달은 바다. 한마디로, 이 영화에서 구남의 체험은 곧 나의 체험이 된다. 그때까지만 해도 구남이 저지르는 갖은 폭력적 행위는 생존을 위한 안간힘으로 보였다. 그러나 영화는 후반부에 이르러 뜻밖에도 일련의 행위가 모두 치정에 얽혀 있었던 것으로 마무리된다. 구남의 아내가 왜 그동안 연락하지 않았는가를 뒤늦게 밝히면서 급격한 반전을 노리는 셈이다. 그것도 사회의 그늘과 연결되지 않는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매서운 바다를 힘겹게 건너온 구남의 지옥 같은 시간들이 일순간 흐려지는 것은 어찌할 것인가. 이따금 아내에 대한 구남의 악몽을 이야기 중간중간에 집어넣은 것으로는 돈과 치정이라는 원인이 삭막한 결과를 낳는 하나의 그림에 적절히 균형을 이룬다고 볼 수 없다. 이렇듯 내레이션에서 언급했던 지독한 개병이 치정의 문제로 귀결될 때 영화가 취했던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장면들은 장르적 재미를 위한 도구로 그만 전락하고 만다. 더불어 주인공이 구태여 이방인이어야 하는 이유도 불분명해진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결말을 그리고자 했던 과욕이 공들여 쌓은 분위기를 스스로 일그러뜨리는 격이다. 구남은 바다까지 건너와 도대체 뭘 한 거지? 마지막에 이런 말을 내뱉은 것이 단지 영화에 몰입하지 못한 결과가 아니라면 무엇 때문일지 나는 오늘 내내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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