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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 (Set Me Free) | 영화일기 2014-11-25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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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거인

김태용
한국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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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있지만 일찍이 집을 나와 보호시설에서 먹고 자는 영재는 열일곱 고등학생 신분이 되면서 더는 법적으로 보호받기 어려워진다. 하지만 가정에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는 아버지와 어려운 살림으로 외롭게 버티는 어머니에게 그는 도무지 돌아갈 수 없다. 어떡하든 눈앞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선량을 베푸는 이들에게 신부가 되겠다는 간절한 다짐을 해보지만, 세상은 그를 그의 각오에 응할 만한 모범생이 되게 하는 데 언제나 그렇듯 무심하다. 보호시설로 들어오는 후원품을 남몰래 빼돌리는 등 그러잖아도 세계의 끝에 서 있는 그에게 급기야 아버지가 동생까지 맡기려 들면서 그는 점점 숨이 찬다. 어깨를 짓누르는 절망의 부피에 비례해 몸과 마음이 모두 급격히 야위어간다.

 

기타노 다케시가 말했던가. 누가 보지만 않는다면 갖다 버리고 싶은 존재, 그게 바로 가족이라고. 책임지지 않는 어른은 둘째치고 영재에게 가족은 이길 수 없는 짐이 되었다. 어떤 기도도 통하지 않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 같은 것. 영화는 소년에게 주어진 가혹한 고통을 따라가면서 클로즈업을 통해 소년의 얼굴을 비추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그 어떤 장면보다 비극적인 장면이 거기 있다. 자전적 성장담을 장편에 담은 감독의 차분한 연출과 인물의 내면을 적절히 표현한 최우식의 연기가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소년의 불안을 그린 독립영화 명단에 올릴 만한 완성도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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