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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든 부모를 사랑할 수 있습니까 | 기타도서 리뷰 2017-03-11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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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이 든 부모를 사랑할 수 있습니까

기시미 이치로 저/박진희 역
인플루엔셜 | 2017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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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든 부모를 사랑할 수 있습니까
-살아가는 동안 풀어야 할 본질적인 숙제,
기시미 이치로 지음, 인플루엔셜, 2017.

<나이 든 부모를 사랑할 수 있습니까> 이 책을 받아 든 순간 한참 동안 이런저런 생각에 사로잡혀 쉽사리 책장을 열지 못했습니다. 부모님과 저는 서른 두살, 스물일곱살 차이가 납니다. 어릴 적 든든하기만 하시던 부모님이 어느 순간 초라해지고 계심을 느끼게 되더니, 나이가 점점 드실수록 서운해 하시는 일도 많고, 화도 잘 내시고, 애가 되어 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리사랑이라는데 평생을 본인 생각만 하시면 살아온 것 같은 아빠는 70대 노인이 되어서도 여전히 본인 위주로 생각하시는 것 같아 속상합니다. 언젠가 TV에서 일제강점기, 해방, 6.25를 겪으신 우리 부모님 세대들은 세상 어려운 일은 다 극복해 내신 분들이고, 노력하면 이룰 수 있는 세대를 살아왔기에 요즘 젊은이들을 이해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요즘 사람들은 끈기가 부족하고, 노력이 부족하다고 평가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세상 어려운 일을 다 이겨내신 분들이라 당신이 경험하신 것이 최고이기에 당신의 생각이 옳고, 다른 방법이나 노력은 헛수고 일뿐이라고 생각해서 사사건건 본인의 뜻대로 하려고 자녀들을 닥달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부모님 세대가 정말 딱 그랬습니다. 막내동생까지 자녀들이 이미 다 40대가 되었는데, 무조건 당신의 뜻대로 해야한다고 우기십니다. 말도 안되는 억지주장을 펼때면 정말 돌아버릴 것 같습니다.
부모님이 버럭 화를 내면 마음이 상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지금' 살아계셔서
참으로 다행이다. (141쪽)
저자는 밤에 평온하게 코까지 골며 주무시는 아버지를 보고 아버지가 살아 계신 것만으로도 고맙단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평소에 이런 생각을 하고 있으면, 아버지가 감정적이 되어서 화를 폭발시켜도 침착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면서요. 물론 불같이 활르 내며 퍼붓는다면 어찌될지, 그런 상활을 겪어보지 않고서는 장담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지금' 살아계셔서 참으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저와 아들은 서른 세살 차이가 납니다. 앞으로 30년 후면 아들이 내 나이 정도인 40대가 되고 내가 부모님 나이인 70대가 되는데 그때 아들이 나를 바라보는 시선은 어떨까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혹시 나도 지금 우리 부모님 세대들처럼 자기 고집만 주장하는 사람이 되어 있지는 않을까? 지금도 건강이 그리 좋지 못한데, 암이 재발하거나 골다공증이 오거나 관절염이 생기거나 해서 걸음도 잘 못걷게 되면 아이에게 짐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안타까웠습니다.

지난 겨울, 새벽에 눈이 왔다가 비로 바뀌어서 빙판길이 되었습니다. 조심히 걸어야지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넘어져서 양 무릎이 많이 긁히고 멍이 들고, 딱지가 떨어지기까지 2주 넘게 고생했습니다. 40대인 나도 이런데 70대, 80대가 되면 우리 부모님은 조심하지 않으면 큰 사고가 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나이 든 부모를 사랑할 수 있습니까>를 읽으면서 부모님을 대하는 내 생각과 시선이 달라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온종일 누워만 있던 아기가 어느날 뒤집기를 하고, 배밀이를 하고, 옹알이만 하던 아이가 엄마 아빠 이모, 하부지를 말하더니 이제는 논리정연하게 엄마인 저에게 자기 주장을 펼치기도 합니다.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된 아이는 없을 겁니다. 큰 상처가 아니라면 부모는 아이가 상처를 입더라도 화들짝 놀라는 일 없이 침착할 수 있습니상대가 아이라면, 오늘은 할 수 없었지만 내일은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 번도 넘어지지 않고 걷게 되거나 상처 하나 없이 다. 물론 아이가 상철를 입는 것이 좋을 리 없지요. 하지만 그럼으로써 뭔가를 배울 것이라고 생각하니까요. 하지만 부모의 경우는 다릅니다. 오늘 할 수 있었던 일을 내일은 못하게 될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지금 할 수 없는 일을 조금만 기다려주면 할 수 있게 되리라는 믿음이 생기지 않습니다. (본문 130-131쪽)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은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일은 큰 스트레가 되고, 이 차이가 열등감을 만든다고 합니다. 어쩌면 저도 부모님도 나이드셨다는 걸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예전처럼 마음먹은대로 다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고, 그래서 부모님을 젊으실 때의 모습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부모자식의 관계에서도 '자식' 혹은 '부모'로서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195쪽)

자식이라는 가면을 쓰지 않으면 인간으로서 부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 있다고 합니다. 부모님이 틀린 얘기를 하셨을 때 더이상 못듣겠다고 고쳐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결국 언성이 높아지고, 감정에 휘말려 싸우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저자의 말처럼 눈 앞에 있는 사람이 부모님이 아니라 나의 소중한 친구라면 어떤 자세로 이야기를 나눌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부모님이 아니라 인간 대 인간으로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연습을 해 봐야겠습니다. 나이 든 부모를 사랑하는 일을 저자는 살아가는 동안 풀어야 할 본질적인 숙제라고 했을 만큼 쉽지 만은 않은 일임에 분명합니다. 저자의 말처럼 그래도 지금 살아계시니 감사하다 생각해야겠습니다. 판단력이 점점 흐려지고 고집만 피우는 노인이 될지라도 나의 부모님이라는 절대적 존경과 가치에는 변함이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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