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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잖아 다음에는 책방에서 만나자 | 내 리뷰 2021-03-06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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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있잖아, 다음에는 책방에서 만나자

김지선 저
새벽감성 | 2021년 0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동네 책방과 책방지지가 궁금하신분들 읽어 보기를 추천합니다. 알바생 곰돌이가 따뜻한 커피를 건네며 반갑게 맞아줄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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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잖아, 다음에는 책방에서 만나자를 읽고

 

「있잖아 다음에는 책방에서 만나자」를 읽다 작가가 궁금해졌다. 어쩜 책과 작가 책방이라는 매력에 끌렸는지도 모르겠다. 인생 2막으로 책방을 꿈꾸고 있는 나에게 훅하고 마음속으로 밀려왔기에 그냥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난 궁금할 것을 잘 참지 못한다.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다. 그래서 난 작가를 찾아 나섰다. 물론 우리 집과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는 이점도 있었다. 결국 책을 읽고 작가가 궁금해 2월 어느 날 책방을 방문했다.

작가와 짧은 대화를 나누고 사인도 부탁해 받도 책방지기의 또 다른 책 한 권도 샀다. 다음에 오면 다른 책도 둘러봐야겠다. 책방에 눌러 앉아 커피도 마시고 책도 읽고 공간과 작가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책을 읽고 리뷰를 하겠다고 책방지기에게 말하고 왔는데 어쩌다 보니 2월에 읽고 책 리뷰가 늦어졌다.

김지선 작가는 본인 책이 밝지 않다고  말하지만 「있잖아, 다음에는 책방에서 만나자」 책은 그리 어두운 책은 아니었다. 난 김지선 작가의 책에 빠져 한 명의 독자가 되었다. 책방은 아담했으며 은은하게 비춰주는 조명에 매료가 되었고, 반갑게 맞아주는 곰돌이도 귀여웠다. 따뜻하게 주는 커피 한 잔이 고마웠고 편안하게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는 다락방이 있어 앞으로 나의 아지트가 될 것 같다. 책 제목처럼 책방에서 만나게 된 것이다. 인생 2막으로 책방과 책을 내고 싶은 사람으로 꿈을 다시 꾸게 만들었고, 그 꿈을 향해 갈 수 있도록 바라보고 갈 수 있는 롤모델이 하나 더 늘었다.

 

책 속으로 들어가 보기

「있잖아, 다음에는 책방에서 만나자」는 등장 캐릭터 곰돌이를 통해 책방의 일상과 인연으로 맺은 삶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구성은 책방의 일 년으로 일월부터 십이월까지 곰돌이가 책방 알바생으로 1년을 지내며 바라본  소설 같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곰돌이 알바생은 사장이 없을 때 책방을 지키고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고 사진 찍어 올리는 것이 그가 하는 일이다.

 

시야를 맑게 하려고 안경을 쓴다. 그런데 차가워진 공기 속에 머물다 따뜻한 곳으로 들어갈 때면 안경이 뿌옇게 변해서 오히려 시야가 좋지 않았다. 안경이 뿌옇게 변할 만큼 춥지 않으면 좋겠다. 차가운 공기와 따뜻한 공기를 번갈아 맞닿아도 변치 않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멀리 바라보고 싶어 산에 오르거나 하늘을 바라본다. 멀리 가고 실어 내가 갈 수 있는 최대한의 먼 곳으로 떠나려 한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먼 미래를 걱정하며 오늘을 살아간다.

 당장 갈 수 없는 곳, 당장 일어나지 않는 일들을 바라보느라 어째서 지금 내가 있는 현재를 바라보지 않을까. 차가워진 계절에 뿌옇게 변한 건 안경뿐 아니었다. 안경이 밝아도 시야가 흐렸다.

 

사람을 만나고 싶지 않았다. 혼자 있고 싶었고 숨어 있고 싶었다. 책방에서 일하면서도 사람들을 만나고 싶지 않았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이 두려웠다. 한동안은 그랬다.

 

그랬던 내가 조금씩 변했다. 이 변화가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아직은 알 수 없으나 나는 달라졌다. 그래서 내가 겪은 일 년 동안의 소설 같은 이야기를 글로 적었다. 그리고  책으로 엮었다.

 거짓말 같기도 하고 사실 같기도 한 이야기 속에서 당신은 어떤 진실을 보고 어떤 거짓을 느낄까….

 

내가 일하는 동안 한 번이라도 책방에 들렀다면 당신의 이야기가 이 책 속에 담겨있을지도 모른다. 아직 책방에 오지 않았어도 괜찮다. 다음 책엔 당신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으니 언제든 놀로 와 주라. 내가 일하는 동안에.

 

있잖아, 우리 다음에는 책방에서 만나자. (P8~15)

 

● 일월

 

잊힘이란 무엇일까…?

항상 그랬다. 하나가 꽂히면 머릿속은 온통 그 생각뿐이다. 그러다가 갑자기 그 생각이 사라지면 다른 생각이 머리를 지배한다. 그 후, 전에 했던 생각들은 잊어버리게 되는 거지. 식어버린 한때 열정적이었던 모든 것들이 그랬다. (P22)

 

● 이월

 

"아무것도 없을 것 같은 이 골목에서 아주 잠깐 어디 들어가 쉬고 싶었는데 마침 이곳이 나타나서 정말 고마웠어요.

이곳에 가게를 열어 주어서 감사해요"라며, 손님은 결제하는 동안 연신 나에게 고맙다고 했다.

 

이 공간은 늘 낯선 듯 익숙했다.(P39)

 
 

●삼월

'꿈을 꾸니까 살 수 있지' (P44)

 

'시간이 되는 만큼, MAX 잡고, 저질러' (P44)

 

'공간이 있고, 책과 고양이가 있는'

'작은, 동네, 골목' (P46)

 

'드디어 책방을 오픈했다. 간판이 없고, 설명도 필요한 곳이다.

불편하고 불친절하다. 굳이 찾아와야 찾을 수 있는 곳이다.

두렵다. 누가 올까?' (P47)

 

무엇을 얻는다는 것은 무엇을 잃는다는 것과 같다.(P48)

 

'행복하고 싶어 책방을 하게 되었는데,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라는 말이 눈에 들어왔다.

행복을 찾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아니 행복이 무엇일까.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일까, 가까운 곳에 있을까.

찾아야 할까, 찾아오는 것일까. (P50)

 

 

● 사월

이루지 못할 꿈을 꾸는 것보다 사소한 작은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면서 사는 것이 행복 같아요. (P62)

 

 

● 오월

지금 내 앞에 있는 손님도 어쩌면 누군가에게 받은 책갈피를 소중하게 만들어줄 책을 찾고 있는 것일지 모른다. 책갈피를 책 속에 꽂아 놓는 용도가 아니라 책으로 인해 책갈피가 더 돋보이길 바랄 수도 있겠다.(P75)

 

"죽은 고양이를 오래 기억하고 싶은 마음은 어쩌면 오래된 고전과 같은 것 아닐까요? (P78)

 

손님은 가져온 책갈피를 책에 꽂아 보며 처음으로 웃었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것, 읽지 않을 책을 사는 것, 손님의 웃음을 보며, 나도 사랑을 하고 싶고 이별하고 싶어졌다. 사랑하는 것도, 이별하는 것도 부러웠다.(P79)

 

 

● 유월

기억은 때론 나의 자존감을 지켜 주기 위해 나빴던 기억을 미화시키고 좋았던 기억을 부각해 남겨 준다. (P90)

 

고양이 별시 (別時)

 

가장 빛나는 별도 어둠 속에 묻혀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

어둠이라 믿은 것은 사실 내가 눈을 감고 있기 때문일지 모른다.

반짝이는 별이 떠 있어도 그 별을 볼 수 있는 건 오직 나뿐이다.

내 의지뿐이다.

 

시간이 흐른다.

시간이 물처럼 흐른다.

잡으려고 하면,

촉촉하게 젖어 금세 말라 버리는 물처럼 흐른다.

누에는 보이는데 잡히지 않고 흐른다.

 

 

한참을 자고 있었는데, 고양이가 나를 깨운다.

한번 잠을 깨면 다시 잠들기 쉽지 않은데….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본다.

별이 보인다.

별이 이렇게 많았던가.

 

별이 보이는 시간

별시.

 

고양이가 깨우는 시간.

별시(別時)

 

 

● 칠월

"이 시간에 이 골목은 참 고요하고 좋아. 이런 고요함 속에서 우리만 깨어 있는 기분 참 좋지 않아?" (P99)

 

"새벽에 깨어 있는 몇 안되는 사람들이 이 시간에 잠자는 사람들의 감성을 채워 줄 수 있는 거라고! 고요한 시간 이 시간에 자는 사람들이 일어났을 때 내가 쓴 한 줄의 문장이 이들의 아침을 맑게 해 준다면 너무 행복할 것 같잖아. 새벽은  감성이 넘치는 시간이야.(P100)

 

내가 무엇을 보았는지가 중요한 것보다 무엇을 느꼈는지가 중요한 거죠. (P103)

 

작가는 별시의 별을 '다를 별'을 써서 다른 시간으로 표현했다. 나도 일반적인 사람들과 다른 시간을 사니 별시를 사는 것일지 모르겠다. (P105)

 

"글은 아무나 쓸 수 있고 작가도 아무나 할 수 있는데, 책을 내는 작가는 아무나 할 수 없어." (P106)

 

"자신이 쓴 글을 책으로 펼쳐 내기 위해선 '용기'가 필요하거든. 내 글을 자신 있게 드러낼 수 있는 용기가 말이야. 그래서 책을 낸 사람들은 용감하다고 생각해." (P106)

 

● 팔월

사람도 사람이지만 공간에도 휴가는 필요하겠지.(P116)

 

'무엇을 하며 살지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살아갈지도 중요한 것 같다'라고 적힌 답변을 여러 번 읽으면서, '꿈'이라는 것은 사실 무엇을 하며 사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를 말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했다. (P122)

 

 

● 구월

담이 높아진 만큼 나도 바빠졌다. 학교와 학원에 다니며 집에 머무는 시간이 짧아졌다. 집의 크기는 예전보다 커진 것 같은데 집에서 머무는 시간은 왜 짧아진 건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텅 빈 집은 언제나 낯설었다. (P126)

 

모든 책은 책마다 좋은 점이 분명 다 있다는 점이다.(P134)

 

● 시월

사람들이 동네에서 책방을 찾는 것이 단순히 책 때문은 아니었다. 책방 주인에게 "재미있는 책 들어온 거 있어요?라고 묻는 관계가 좋았다고 했다. 지난번 추천했던 책이 좋았는지 별로였는지 후기를 이야기할 수 있는 대화가 좋았다고 했다. 대형 서점에서 보여주는 유행하는 책 말고 숨겨진 소규모 출판사의 괜찮은 책을 책방 사장과 함께 발굴하는 재미를 느꼈다고 했다.(P141)

 

사장은 이곳에서 십 년 동안 책방을 하고 싶다 했다.(P146)

 

● 십 일월

이곳 책방이 처음 문을 열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쭉 일하면서 지켜봤다. 손님이 있는 날보다 없는 날이 많았던 첫 시작부터, 최소 하루에 한 권의 책이 판매되는 지금까지 이 책방의 성장을 함께했다.

 

 

손님이 늘었고, 주문이 많아졌다고 책방 매출이 엄청나게 늘어난 것은 아니다. 편하게 업무를 할 수 있다고 일이 줄어든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사장은 확실히 처음보다 여유로워졌다. 표정이나 말투나 성격이나…. 경제적인 것 빼곤 모든 것이 괜찮아 보인다. 모르는 사람들은 전보다 힘들게 일하는데도 사장의 경제적인 것이 나아지지 않았다고 안쓰럽게 생각하기도 했지만 난 사장이 행복을 향해 나아가는 것 같다. 그리고 그런 살장을 보며 언젠가 나도 책방을 꾸려보고 싶어졌다. 돈 버는 것이 인생의 목표가 아니라며, 책방을 운영하는 것이 행복의 목표가 될 수 있는 것 아닐까. (P154~156)

 

● 십 이월

벌써 십 이월이다. 책방에서 일한 것이 일 년을 훌쩍 넘었다. 일 년 이상 이곳에서 일할 거라고 상상하지 못했는데…. 익숙한 듯 익숙해지지 않고, 낯선 듯 여전히 낯선 이곳에서의 일 년은 느리지만 빠르게 흘렸다. 평번한 것이 싫어 남들과 다르게 살고 싶었던 내가 평범한 사람들과 함께 하는 이런 삶이 괜찮다고 느꼈고, 매일 똑같은 일을 하는 것 같으면서 새로운 것을 찾아 하는 이 삶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여전히 예측 불허의 삶은 싫다. 언제 올지 모르는 사람을 기다리면서 활짝 문을 열어 놓는 것이 지루하다. 쉬고 싶은 날에도 문을 닫고 쉴 수 없는 이 일상의 피곤하다. 하지만 하고 싶지 않다면서 꼬박꼬박 책방으로 출근하고 있었다. (P159)

 

이곳에서 일하면서 새로운 것을 배운 것도 있지만 이미 알고 있던 것들을 새롭게 깨달았던 것이 더 많았다. 배움이라는 것은 꼭 새로운 지식을 얻는 것이 아니라 알던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되는 것도 중요하다고 느꼈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이루고 싶은 꿈이 생기기도 했다.(P170)

 

 

<일 년이라는 인연>

 

책방이 처음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새로운 인연들이 생겼다. 일 년 씩 쌓여가는 인연들이 있어서 책방의 일 년은 포근했다. 고마운 인영들이 전해온 다정한 인사를 여러분에게도 전한다. 여기 글을 남겨 준 분들은 모두 알바생 곰돌이를 만났거나 알고 있으며, 책방 오픈 초기부터 쭉 인연을 이어왔다. 오래도록 함께하고픈 소중한 사람들이 곁에 있기에 책방은 언제나 포근하다.

 

 

<작가 김지선 일 년의 나에게>

 

여행작가로 불리던 때가 있었다. 요즘은 책방지기로 주로 불립니다. 커피를 좋아하고 매주나 와인을 매일 마시며 고양이를 사랑하고 곰돌이가 필요해요 다락방에 혼자 숨어 있거나 잔잔한 음악과 조명을 좋아해요. 사람이 많은 것보다 적은 것이 좋고, 책이 나니라 글이 좋으며, 유명한 작가보다 덜 유명한 작가가 친근하죠, 오늘만 살고 있지만 어쩌면 당신이 먼 훗날 꿈꾸는 내일 미리 사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는 6년을 이방인으로 살았고 12년을 여행작가로 살았다. 타지를 여행하며 살던 내가 책방지지가 되었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여행을 가지 못하니 답답해서 괜찮냐고 물었다. 하지만 여행을 줄이는 삶은 선택하니까 일상은 시가 되고 소설이 된다. 여행작가로 살며 여행을 하면서 낯선 곳에서 사람들이 길을 일지 않도록 안내하는 글을 썼다면, 책방지지가 되어 내가 일을 잃지 않도록 내 마음의 이야기를 글로 썼다. 6.5평의 작은 공간에 갇혀 있는 것아도 사실은 여행으로 얻지 못나는 더 많은 세상을 여행하고 있다. 이 소설도 내가 떠나 일 년짜리 여행의 기록물일 수 있고 앞으로 떠날 장기 여행의 준비물일 수 있다.

 

 

 

<책을 덮으며>

누군가가 길을 내어주고 그 길에서 안내해 준다면 우린 길을 잃지 않고 잘 갈 수 있을 것이다. 모르는 길에 들어섰을 때 그 막막함이란 머릿속이 복잡하고 마음만 심란할 뿐이다. 이때 그 길에서 빛을 밝혀 준다면, 이리로 가라고 안내해 준다면 무거웠던 걱정이 안도의 숨으로 바뀔 수 있다. 인생 2 막을 꿈꾸고 있던 나에게 있잖아, 다음에는 책방에서 만나자」는 꿈과 함께 희망처럼 나에게 다가왔다. 이곳에서 십 년 동안 일하고 싶다는 작가. 그보다 더 오래도록 그 자리를 지켜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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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호시절 작가조명 | 서평단리뷰 2021-02-14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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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현 『호시절』작가 조명

 

'몸집은 작은데 고독이 너무 커서 술을 많이 마시고 사람을 매일 찾는다'

허무함이 자기 소멸의 느낌이라면 쓸쓸함은 아직 내가 있는 상태.

슬퍼도 기쁨이 조금은 남아 있기에 마음 다해 살아볼 만한 것이라고

말하는 호시절의 김현 작가.

 

창비의 클러버 활동을 하면서 알지 못했던 작품과 작가를 알아가는 것은

또 하나의 삶의 길이다. 알고 가는 길과 모르고 가는 길은 두려움이 차이와

그 사람에 본연의 모습을 알아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섣부른 오해와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기에 또 하나의 배움이 생긴다.

 

김현은 묻는다. '우리의 행복은 왜 늘 다른 취급을 받는가'

내가 계속 써야 할 것은 다수가 싫어하는 것들이겠구나'라는

막연하지 않은 생각을 하였다. 다수가 싫어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땅, 불, 바람, 물, 마음의 서정말고 항문 섹스의 서정과 동성애의

서정과 소수의 서정은 없는 걸까요?

그는 본인의 입을 열어 그들의 말들을 해 주고 싶은 것이다.

 

이성애자 중심의 가족 구성원과는 다른(대안) 가족의 이야기를 시로

담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부부나 남편, 아내라는 말은 이성애자들만의

것으로 여겨지잖아요.

 

"성소수자에 대해 선입견에 휩싸여 있거나 무지한 사람들은, 성소수자에게도

일상이 있다고 여기지 않는 것 같아요."

마음 깊숙이 와서 박히는 말이다. 그래, 그들의 일상이 왜 나와 다르다고 생각했을까?

우린 이해가 먼저었을까? 선입견과 편견이 먼저었을까?

김현의 말들을 읽으며 나 자신의 나에게 물어본다.

세상은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수 없이 많다.

이해할 수 없었던 사람을 이해하게 되는 것,

이 "아슬아슬하게 아름다운 일"

살아 숨 쉬고  있는 것은 모든 것이 아름다운 법인 것을 다시금 깨닫고 배우게 된다.

 

슬픔의 시간도 호시절이 된다.

흑역사가 호시절로 의미가 변환되기도 한다.

호시절은 내가 어떤 삶을 살기로 마을 먹느냐에 따라 찾아오는 것 같기도 하다.

당신의 호시절은?

나의 호시절은?  오늘 하루를 희노애락으로 살아가는 것이 호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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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원 삼대 | 내 리뷰 2021-01-14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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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철도원 삼대

황석영 저
창비 | 2020년 06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철도원 삼대 이야기는 100년 세월을 지나 현재진행형인 우리네 삶의 이야기이며, 노동자로 살아가는 나와 내 이웃에 대한 삶이 깃들어 있다. 노동은 삶의 원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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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도원 삼대

 

"맑은 날, 폭풍의 날도 다 지나간다.

지금의 우리는, 끊임없이 싸워온 우리의 결과다.

어쨌든 세상은 조금씩 아주 천천히 나아져간다."

 

 "철도는 조선 백성들의 피와 눈물로 맹글어진거다" (p44)

 

 

     
 

 

더 강력한 이야기로 돌아온 

세계적인 거장 황석영 역작

구상부터 집필까지 30년

한반도 100년을 꿰뚫는 서사의 힘 

 

 
     

 

<작가의 말 >

『철도원 삼대』에 대한 구상은 1989년 방북 때 평양에서 만난 어느 노인의 이야기에서 비롯되었다. 나는 그가 서울말을 하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더구나 요즈음 표준어가 아니라 서울말의 옛날식 억양과 단어를 쓰고 있었다. 내가 그에게 고향이 어디냐고 물었고 그는 '서울'이라고 대답했으며 다시 '서울 어디'냐고 묻자 '영등포'라고 대답했다.

 영등포는 우리 가족이 1984년에 평양을 떠나 삼팔선을 넘어 월남하여 정착했고 내가 고등학교 시기까지 유소년기 대부분을 보낸 곳이다. 그와 나의 영등포에 대한 추억은 둘 사이에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나는 국민학교에 갓 입학한 어린이로 그는 전국노동조합 평의회 소속 철도 기관수로 같은 시간대에 같은 공간에 있었던 것이다.

 며칠 후 그 노인과 만나 소주를 마시며 다시 그의 인생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아버지가 영등포 철도 공작창에 다니던 이야기며 그가 철도학교에 들어가던 이야기, 기관수로 대륙을 넘나들던 이야기를 해주었다.

 

나는 우리 근현대문학을 섭렵하면서 몇몇 빠진 부분이 있음을 발견했다. 단편소설에 비해 훨씬 질과 양이 떨어지는 장편소설 부분과 그중에서도 근대 산업노동자들의 삶을 반영한 소설이 드물다는 점이다. 일제강점기에 잠깐 있었던 카프의 흔적에서도 대부분이 단편소설이거나 도시빈민 일용노동자 또는 룸펜 계층을 다룬 것들이며 산업노동자가 전면에 등장하는 본격적인 장편소설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까지 쓰인 장편소설의 경우에도 대부분이 농민을 위주로 한 작품들이었다.

 나는 이 시기의 노동운동 자료들을 살피면서 식민지 시대 이후 조선의 항일 노동운동은 너무도 당연하게 사회주의가 기본 이념의 출발점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해방 이후 분단되면서 생존권 투쟁에 나선 노동자들은 '빨갱이'로 매도당했고, 한국전쟁이 터지고 세계적인 냉전체제가 되면서 수십 년 동안의 개발독재시대에 모든 노동운동은 '빨갱이 운동'으로 불온하게 여겨졌다. 우리가 기나긴 분단시대를 거쳐오면서 애초의 출발점부터 북한에 대하여 민족적 정통성을 주장하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지만, 남한 민중이 근대화의 주체가 되어 산업화를 이루고 민주주의 체제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피와 땀으로 이룩한 정통성을 갖추게 되었다. 그러나 이는 아직 부족하고 미흡하다는 점에서 통일이 되는 그날까지 나과 북의 정통성 논쟁은 자제해야 할지고 모른다.

 

 한반도에서 대륙으로 이어지는 철도는 식민지 근대와 제국주의 상징물이기도 했다. 세계의 근대는 철도 개척의 역사로 시작되었다. 나는 식민지 시기부터 분단된 후기 자본주의 세계화체제의 한반도에서 지난 백여년 동안 살아온 노동자들의 꿈이 어떻게 변형되고 일그러져왔는지 살펴보고 싶었다. 노동자의 계급의식은 감춰지거나 사라졌지만 그들의 삶의 조건은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나는 우리 문학사에서 빠진 산업노동자를 전면에 내세워 그들의 근현대 백여년에 걸친 삶의 노정을 거쳐 현재 한국 노동자들의 삶의 뿌리를 드러내보고자 하였다. 또한 이것은 이지러지고 뒤틀리고 하면서도 풍우의 세월을 견뎌온 한국문학이라는 탑의 한 부분에 돌 하나를 끼워 넣는 작업이 되기를 바랐던 것이다.  방대한 우주의 시간 속에서 우리가 살던 시대와 삶의 흔적은 몇 점 먼지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세상은 느리게 아주 천천히 변화해갈 것이지마 좀 더 나아지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버리고 싶지는 않다.

 

     
 

 

"이것은 유년기의 추억이 깃든 내 고향의 이야기이며 

동시대 노동자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나는 이 소설을 한국문학의 빈 부분에 채워 넣으면서

한국 노동자들에게 헌정하려 한다."

 

 
     

 

 

《철도원 삼대을 덮으며

 삼대에 걸친 이야기로 이어지는 우리네 삶. 개인의 일상적 일화에 묻어 있는 이야기가 오늘날 대한민국의 모습인 것이다. 일제강점기부터 2021년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삶은 100년 전보다 더 나아졌는가?  삶의 현장에 노동자들의 피와 눈물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현재진행형으로 살아가고 있다. 노동은 삶의 원천이며 살아가는 힘이다. 격동의 시대를 겪으며 내일은 오늘보다 더 괜찮은 날이 될 거라고 믿고 믿으며 굽이굽이 넘어온 세월이다. 대한민국의 한 노동자로서, 한 엄마로서, 한 국민으로서 희망 고문이 아닌 희망찬 내일이 보이고 함께 행복을 꿈꿀 수 있는 그런 나라이기를 간절히 바란다. 약자를 보호하고 봐달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더불어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밥은 펜보다 강하다"라는 말이 맴돈다.

 

 증조할아버지 이백만에서 이일철과 아버지 이지산을 통해 그에게 전해진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아마도 삶은 지루하고 힘들지만 그래도 지속된다는 믿음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오늘을 살아낸다.(P206~207)

 

왜 이진오는 굴뚝으로 올라갔을까?

 우리는 전국 곳곳에서 평지를 탈출하여 허공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이름도 없고 가난하고 힘도 없는 사람들이 저희가 겪은 억울한 일을 세상 사람들과 공유할 길은 험한 상황을 버텨내는 길고 긴 과정을 보여주는 수밖에 없었다. 온 세상은 우리의 편이 아니며 겨우 한 발짝씩 아주 느리게 변할 뿐이라는 것을 누구나 잘 알게 되었다. (p407)

 

 

"세상이 변할까? 점점 더 나빠지구 있잖아."

"살아 있으니까 꿈틀거려보는 거지. 그러다 보면 쬐끔씩 달라지긴 하겠지."

"그래두 오늘 살아 있으니 할 건 해야지."

이전에는 여러 사람이 전염병에라도 걸린 듯 스스로의 몽에 기름을 붓고 불을 질렀다. 그러나 이제 그들을 무너뜨리는 것은 분노가 아니라 절망이었고, 그것은 일상이라는 무섭고 위대한 적에 의해서 조금씩 갉아먹힌 결과였다. 집회에서 헤어지면 그들은 모두 혼자가 되었다. 세계란 원래가 우주처럼 무심하다. 괴괴하고 적막하고 고요하다. 무료하고 가치 없는 일상이 그들 모두를 무너뜨렸다. 해고는 살인이다.(p202)

 

 

"같이 좀 살자, 못된 것들아. 같이 좀 살아."(p410)

 

《철도원 삼대 필사

 

p33. 맑은 날이 있으면 흐린 날도 있고 비 오는 날도 있고 폭풍이 몰아치는 날도 있기 마련이다. 춥거나 덥거나 하여든 날씨란 별것이 아니었다. 지루하고 화딱지 나고 시시껄렁하고 슬프고 기쁘고 하는 마음의 변화 또한 하룻낮 하룻밤이면 지나가버린다.

 

 그는 죽지 않고 여기 살아 있으나 세상은 그를 전혀 의식하지 않는다. 아내조차도 그와 통화를 할 적에는 해외에 있는 사람에게 측근들의 소식을 전하듯 말했다. 이진오는 차츰 지상에서의 시간을 벗어났고 굴뚝의 일상은 이미 현실이 아니게 되었다.

 

 

P44. "철도는 조선 백성들의 피와 눈물로 만들어진 거다"

 

 

P105. 조태준은 글자에 불과했으나 해고하고 회사를 넘겨버린 장본인이었다. 다섯 해의 복직투쟁 기간 동안 수백 번 외친 이름이었으나 한 번도 본 적이 없으니 얼굴도 인상도 모르는 상태였다. 서류 위에서 글자로만 익힌 이름이었다. 책에 의하면 그것은 자본의 추상적 기호에 지나지 않았고 사회가 부여한 역할을 침묵 속에서 수행하고 있었다. 그는 청년기, 장년기, 노년기 그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았다. 다만 이진오와 그의 동료 노동자들과는 전혀 다른 시간 속에서 그들과 무관한 삶을 살고 있을 것이며 기억조차 하지 않을 것이다. 조태준에게 그들은 벽지의 흠집처럼 거기 있어 잠깐 시선에 걸리는 하지만 일상에 지장을 주지 않아 익숙해진 작은 흔적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P110. 노동투쟁은 원래가 이씨네 피에 들어 있다. 너 혼자 호강하며 밥 먹자는 게 아니구, 노동자 모두 사람답게 살아보자 그거 아니겠냐?"

 

 

P116. 세상은 쌀보다 돈이 더 필요한 시대가 되어버렸다.

 

 

P126. 가장 치열하게 싸우는 쪽은 역시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무산자를 배경으로 한 사회주의 계열이라고 했다.

 

 

P213."세상일은 자꾸 되풀이된다는데, 그건 뭐 세상이나 사람이나 달라 지구 풍속두 달라졌는데도 그렇다는구나. 아마 사람 사는 일이 예나 지금이나 겉만 달라졌지 내용은 같다는 얘기겠지"

 

 

P364. 취업은 한다는 것은 그가 사회의 제도 속으로 들어온다는 것을 의미.

 

 

 

P412. 해고당했던 날이 생각나네. 갑자기 세상에서 쫓겨난 거 같더라구. 쓸모없다고 버려진 거잖아."

 

P415. 의견이 있는 노동자는 이 땅에서는 언제나 빨갱이가 된다. 수걱수걱 주는 대로 몇 푼 받고 일만 직사하게 하면 착한 백성이라고 한다. 노예라고는 절대로 말하지 않는다.

 

P585. "그런데 가끔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세상은 우리가 바라던 대로 이루어지진 않고 늘 미흡하거나 다른 모양으로 변하는 게 아닌가. 그것도 시간이 무척 오래 지나서야 그러다군요. 장구한 세월에 비하면 우리는 먼지 같은 흔적에 지나지  않아요."

 

p588. "너무 표내지 말구 살아라."

 

p604. 깊은 계곡을 빠르게 굽이쳐 흘러가는 성난 물경의 소용돌이 같은 세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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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 고전 8일차 전집 204 . 달관해야 얻어진다 | 내가 읽은 책 2021-01-08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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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역 고전 채근담 :인간사를 아우른 수신과 처세의 고전

 

채근담 고전 8일차/ 204. 달관해야 얻어진다.

세상 사람들은 마음에 드는 것으로 즐거움을 삼으므로,

오히려 즐거움을 좇는 마음 때문에 괴로운 곳에 끌려가게 된다.

〔도에〕통달한 선비는 마음에 어긋나는 것으로 즐거움을 삼으므로,

마침내 괴로운 마음이 바뀌어 즐거움이 오게 된다.

 

<해설>

 

부귀와 공명에 대한 바람은 진정한 즐거움을 망치고 오히려 괴로움을 선사한다. 이와 반대로 삶에 달관한 선비는 욕망을 제어하기 때문에 괴로운 마음이 사라지고, 가난하고 천한 곳에 머물지라도 마음은 즐겁기 마련이다.

 

<써니 생각>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일주일 중 가장 좋아하는 요일을 뽑으라면 당신의 선택은? (        )

두말하면 잔소리 전 금요일입니다. 일주일 중 어깨가 가장 가벼운 날이기에. 일을 즐기며 하는 저지만 그래도 금요일은 기다려지고 기다려지는 날이죠. 금요일 저녁부터 온전하게 나를 위해 시간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죠. 토요일은 늦게 일어나 slow slow day를 할 수 있어 행복하죠.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내일 당장 눈꽃 구경을 나갈 수도 있죠. 이런 마음이 어찌 저뿐겠어요.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 일 겁니다. 

직장인들은 일이라는 업무에서 잠시 잠깐 벗어날 수 있고, 학생들은 공부라는 테두리에서 벗어나 각자가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날이 금요일부터 시작해 일요일까지 이어지잖아요.(고3들은 미안^*^). 여기서 잠깐 아내의 시간 엄마의 시간도 잠시 잠깐 내려놓고 즐기세요. 조금 즐긴다고 가정이 무너지지 않습니다. 각자 즐기는 여가의 시간은 다르겠죠. 시간이 주는 즐거움을 무엇으로 채울지 지금부터 생각하게 하는 금요일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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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과비평계간지 - 특집 (4주차미션) | 서평단리뷰 2021-01-05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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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집 시, 새로운 공동체를 향하여

 

 

겨울호 특집은 쉽게 쉽게 읽히지 않았다. 주제가 쉽지 않아 더 어려움을 느낀 것 같다.

 

<시인과 시민, 어떻게 만날 것인가> ----- 송종원

시민(성)의 재발견을 읽고

 미래를 도모하는 자에게 현실의 변화는 늘 정신의 부지런함을 요구한다고 했던가, 가깝게는 코로나, 조금 멀게는 촛불이 우리에게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여러 가지 사유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사실을 부정할 이는 드물 것이다. 이 두 사안을 굳이 엮어 이야기하는 이유는 각각의 경험을 경유하며 우리에게 수신되는 공통의 메시지가 있기 때문이다.(P17)

 

혁명에 참여해도 동등한 공적 삶과 차별적이고 불평등한 사적 삶의 구별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다. 이런 점을 들여가며 촛불 혁명의 한계를 재빨리 지적하는 이도 많다. (…) 그것이 일상적 삶을 직접 그리고 즉각 개선해주지 않더라도, 우리를 서로에 대해 존엄한 존재로 만들어준다는 점은 비할 데 없이 중요하다. (…) 참여의 자세를 유지하지 않고는 일상적 삶을 개선할 제도적 전망을 열어 갈 수 없다.

 

촛불의  혁명됨을 부정하려는 의견에 맞서 김종엽은 공적 삶에 능동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거듭나는 주체성을 이야기한다. 이는 불평등을 포함한 현실의 주요한 문제들이 일거에 해소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공적 삶에 참여하는 일은 스스로의 존엄은 물론이거니와 서로의 존엄을 재확인하는 일이 된다고 선언하는  듯하다.

 

코로나 사태 속에서 발견되는 메시지는 어떤 것이가. 코로나 초기부터 현재까지 미디어에서는 줄곤 '성숙한 시민의식'을 강조하고 있으며, 시민적 연대 내지 협동적 관계성에 초점을 둔 분석들도 주목을 끈다. (…) "전염병의 확산 속에서 우리가 깨달아야 할 것은 개개인의 독립된 단자가 아니라 연결된 존재라는 사실이며 (…) 인간이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서로에게 환경이라는 사실이다.

"연결된 존재"로서의 실감은 코로나가 우리를 가장 적극적으로 일깨운 감각의 하나일 것이다.

 

▶ 공공성이란 무엇인가?

 광화문에서의 외침과 사회적 거리두기 두 가지의 경험을 하면서 느낀 것이 있다면 어느덧 내 마음속에 자리 잡은 주인의식과 주체성인 것 같다. 광화문 촛불 속에서는 흐트러진 나라가 바로 서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연대적 시민 의식으로 나가 나의 울분을 외쳤고, 후손들에게는 옳음과 그름 정의가 무엇인지를 알려주고 싶었을 뿐이다. 광화문 그곳에 모인 시민들공공의 연대의식을 갖고 각자 그 자리를 지켰을 거다. 하나의 마음을 모아 더 나은 세상을 꿈꿨을 것이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코로나는  잠시 잠깐 스쳐 지나가리라고 생각했는데 1년을 넘겨 지금까지 진행 중이다. 광화문의 촛불은 사람들을 모이게 했다면 코로나는 이제 사람들을 흩어지게 만든다. 모이면 안 되니 사회를 거리를 두라는 말이 연신 반복되고 있다. 이제 뭉치면 죽고 흩어져야 할 수 있는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

  이 두 가지를 모두 경험하면서 참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떨 때는 뭉쳐야 살고 어떨 때는 흩어져야 살 수 있으니 말이다. 시대와 상황에 맞에 우리 행동이 옮겨지는 것은 그 안에 하나의 고리로 시작하여 서로서로 연결된 존재라는 공통의 연대의식과 서로에 대한 사랑이 있기 때문이지 아닐까 생각된다.

 

우리는 어떤 행위와 행동을 했을 때 빠른 변화를 요구한다. 그러나 변화 속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혼자가 아닌 모든 것들이 그물망처럼 연결되어 있기에 빠른 변화를 가져오기란 쉽지 않은 것이다. 느린 변화에도 불구하고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여야 하는 이유는 우리가 환경 속에서 서로서로 연결된 존재이기 때문이다. 나만 생각하는 이기심이 먼저였다면 촛불의 모습도 마스크를 쓰는 모습도 우린 볼 수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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