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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해결사 | 문학 2011-03-04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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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해결사

우미노 아오 저/김주영 역
멜론 | 2011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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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읽는 추리소설이고 특히나 잔혹하기로 유명한 일본 소설이기에 긴장감을 가지고 책을 읽어나갔다.

그런데 왠걸...

100여 페이지를 읽도록 평범한 연애소설 이상의 어떤 긴장감도 없고 복선도 찾을 수 없다. 게다가 제목이 해결사인데 중반이 지나도록 이렇다할 사건이 시작되지도 않는다.

여성 신인 작가의 작품이어서 그런걸까 생각이 들면서도 뭔가 비밀에 쌓인 듯한 주인공 남자의 성격에 주목하며 서서히 들어날 사건의 윤곽을 기다리며 한참을 읽어나갔다.

 

비취호 주변 시골 변두리로 애인과 이사를 온 주인공 쓰토무는 자동차 1급 정비사다.

철두철미한 성격의 쓰토무는 과거를 감추고 애인과 새로운 생활을 시작한다. 일상적인 삶을 사는 그들은 동네 사람들에게 부부로 소개하고, 버려진 강아지를 주워다 키우며 동네 수의사와 친분을 갖는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 살던 중 애인과 수의사가 어떤 사고로 죽게되고, 그의 전직동료들인 해결사들이 그를 찾아온다.  

흥신소나 탐정과는 좀 성격을 달리하는 해결사는 치정문제나 개인적인 원한 등을 처리해주는 일을 하는데 자연스럽게 시행이 되도록 철저한 조사를 통해 시나리오를 작성해 주는 일을 한다. 실제로 사람을 죽이거나 헤치지는 않지만 혹여 죽게 되더라도 그것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으로 치부한다.

 

사실 해결사라는 직업은 작년에 읽었던 국내소설 '컨설턴트'의 주인공과 그 역할이 비슷해서 소재의 신선함은 없다.

마지막 옮긴이의 말에 지난해 봄에 번역을 마치고 책이 나오기를 기다렸다고 하는게 늦춰진 이유가 혹시 소재의 중첩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의뢰받은 사건의 뒷처리에 문제가 생겨서 쓰토무의 애인이 죽게된 것이라는 동료의 말에 해결사 팀으로 다시 복귀하여 일을 시작하게 되면서부터 가독력이 붙는다.

이제 본격적으로 사건을 의뢰받아 어떻게 일을 처리해 가겠구나 싶었는데 주술사를 협박하는 방법으로 사건은 너무 쉽게 끝이난다.

그런데 미스테리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허를 찌르는 반전이다. 

 

앞의 100여 페이지가 너무 느슨했다면 마지막 100페이지는 비취호와 도쿄의 의뢰인의 집을 정탐하는 과정의 묘사가 눈앞에 펼쳐지는 듯 자세하여 손에 땀을 쥐게한다.

동료인지 적인지 확실히 알 수 없는 오카노에 대한 심리전과 한 수 앞서 미리 계획하고 일에 대응하는 쓰토무의 활약은 셜록 홈즈 저리가라 할 만 하다.

또한 막판 스퍼트로 스토리의 급박한 전개는 색다른 느낌을 받게 된다.

보통의 다른 추리소설이 막바지에 힘이 빠진다면 해결사는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놓을 수 없게 짜여져 있다.

취향은 아니었지만 글 초반과 마지막에 등장하는 헨델의 파사칼리아를 같이 들으며 책을 읽다보니 좀더 서정적이고 음울한 분위기에 몰입이 되는 거 같기도 하다.

간만에 읽는 개운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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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드랑이가 간지러워지다 | 문학 2011-02-01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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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와 함께하는 상큼한 문화산책 참여

[도서]코끼리에게 날개 달아주기

이외수 저/박경진 그림
해냄 | 2011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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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주 없이 술을 마시는 사람은 그러려니 하겠는데 반찬 없이 밥을 먹는 사람은 왠지 측은해 보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측은해 보이는 사람은 책 없이 인생을 사는 사람입니다."

오늘 트위터에서 본 이외수 선생님의 트윗글이다.

이외수 선생님의 이 한마디는 바쁜 일상 가운데서도 손에 책을 놓지말아야 하는 여러가지 이유들 가운데 또 하나 가슴에 새기는 이유로 추가하고 싶어진다.

 

처음으로 이외수 선생님의 책을 접한것은 중학교 때 [티쳐, 띠쳐]라는 책이었다.

우화집 [사부님, 싸부님]의 영어판인 것으로 기억한다.

물고기 그림과 한 두 마디씩의 문장이 있었고, 여백이 많은 책이어서 자주 들춰 봤던 기억이다.

그리고 다시 접한 책, [코끼리에게 날개 달아주기]는 그 때의 기억을 되살리는 참으로 오랫만에 접하는 여백이 많은 책이다.

 

여백이 많은 책은 그 여백 속에 남겨놓은 작가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게 된다.

그래서 오히려 책장을 넘기기가 어렵다.

한 문장일 때도 있고, 한 문단일 때도 있다.

 

코끼리 트레킹을 한 적이 있다.

코끼리를 수련하는 운전자는 갈고리같은 것으로 코끼리의 살갗을 내리찍어 가고자하는 방향으로 이끈다.

코끼리의 이마에는 숱한 상처들로 패여있고 그 두꺼운 살 틈으로 피가 스멀스멀 올라오기도 한다.

몇 톤의 몸무게를 자랑하는 코끼리에게 비행기의 날개를 용접하여 달아주지 않는 이상 그들을 들어올릴 수 있도록 날개를 달아주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그림이다.

하지만, 그 두꺼운 가죽을 뚫고 나오는 날개라면 충분히 코끼리라도 들어올릴 수 있지않을까?

 

이 책은 흡사 겨드랑이를 뚫고 자라는 날개와 같다.

소설처럼 후두룩 읽어나간다면 본드로 날개를 붙이다 곧 떨어뜨려버리는 꼴이 될 듯싶다.

여백에 숨겨진 뜻을 꼽씹어 되새기다 간질간질 솟아나는 날개가 나도 모르는 새에 자라 날아오르도록 하는 그런 책읽기가 필요하다.

아니 솔직히 코끼리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 날기를 바라며 달아주겠는가?

그러다 떨어지면 대형사고인데...

날개달린 코끼리는 세스 고딘의 [보랏빛 소가 온다]에서처럼 누구에게도 잊혀지지 않을 인상적이고도 매력적인 보랏빛 소와 같음이 아닐까?

 

실제로 코끼리는 작은 생쥐를 가장 무서워 한다고 한다. 사자나 호랑이와는 싸워도 작은 생쥐는 큰발로 밟거나 코로 잡기가 어려워 귀찮게 올라타도 어찌할 도리가 없기때문이다.(p236의 내용) 그래서인지 띠지의 날개옆에 작은 고양이가 그려져 있다. 코끼리의 날개는 고양이가 될 수도 있음을 은유하는지도 모르겠다.

 

"비유법을 썼을 때 행간을 헤아려 글쓴이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면 진의를 왜곡할 수도 있다. 감성에 호소하는 글을 이성으로 판단하는 것도 일종의 난독증이다." (p 339)

 

코끼리의 날개가 결국 절망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고양이와 같은 지혜로운 해결책인지, 삶을 멀리 관망할 수 있도록 혜안을 가져다 주는 겨드랑이에서 돋아난 진짜 날개의 역할을 은유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명심하라. 그대가 땅에서 행하는 모든 일들이 하늘에 닿는다. 살면서 그대가 타인의 행복에 도움이 되면 하늘이 기뻐하여 그대를 도울 것이요. 살면서 그대가 타인이 행복에 방해가 되면 하늘이 대노하여 그대를 벌할 것이다." (p155)

  

다만 자선에 대한 가르침에 내가 반응하고 싶어졌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나의 겨드랑이가 간지러워진다. 

올해는 끌어앉는 사랑보다 베풀어주는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야겠다는 작은 다짐을 해 본다.

 

"태산 같은 지식이 티끌 같은 깨달음만 못하다." (p217)

 

늘 머릿속에서는 베품을 생각하지만 티끌같은 행동을 동반하지 못해왔다.

이제 새해를 맞아 좀 더 구체적으로 행동할 것을 계획해본다.

 

"두둥실 떠오르는 태양은 그 누구의 소유도 아니지만, 환하게 밝아오는 아침은 바로 당신의 소유입니다." (p302)

 

이외수 선생님의 응원을 힘입어 매일같이 밝아오는 아침을 맞이할 때마다 날개의 흔적을 기억하며 베풀고 나누는 삶을 살아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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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함께 파리에 가고 싶다. | 문학 2010-12-14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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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총결산 - 내가 뽑은 최고의 책 참여

[도서]언젠가 함께 파리에 가자

츠지 히토나리 저/안소현 역
소담출판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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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의 '먼북소리'에서 처음으로 상주여행에 대해 들었다.

직종과 장소에 크게 상관관계가 없는 작가들은 종종 상주여행가로 일상을 탈피하여 살아가는 거 같다.

파리지엥의 삶은 이러이러하다 라고 소개하는 가이드 책이었다면 하나의 지식이 되어버렸을 내용이지만, 파리에서 생활하지만 현지인은 아닌 상주하는 여행가로써 작가의 눈에 비춰진 파리의 생활사는 상상속의 파리에서 성큼 라이브로 다가오는 묘한 매력이 있다.

자유의 상징 프랑스와 프랑스인들의 가치관의 차이를 2~3일 훑어보는 여행으로는 피부로 느낄 수 없는 내용들이다.

 

별 세개짜리 레스토랑과 거주민들이 북적이는 허름한 레스토랑의 차이, 음식 칼럼리스트들이 소개를 꺼리는 진짜 맛집 이야기는 맛의 세계에 대한 또 하나의 동경심을 유발한다.

 

영화에서 자주 보이던 프랑스식 인사법, 비주의 경험담도 실제적이다.

스킨쉽이 자유롭지 않은 일본인으로써 처음 남자대 남자로 서로 뺨을 부비며 입맞춤 소리를 내는 인사법에 기겁을 하였던 경험과 처음으로 비주를 시도했을때 관계가 더 부드러워졌다는 솔직한 이야기가 프랑스의 문화를 이해하게 한다.

 

프랑스의 출산방식에서도 프랑스의 여유로운 국민성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일본은 일주일에 한 번씩 임신부 진료를 받고, 한국도 이주에 한 번씩 병원에 가는 걸로 알고 있는데, 프랑스는 한달에 한 번만 진료를 한다고 한다. 너무 자세히 검사해서 산모에게 불안감을 주지 않기 위해서다.

 

츠지 히토나리가 프랑스어를 배우는 과정도 도전적이다.

전혀 프랑스어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생활에서 맞부딪치며 배워가는 열정과 언어를 습득한 이후에 여행의 맛이 달라졌다는 이야기가 여행을 즐기고자 하는 계획이 있다면 부단한 노력 또한 필요함을 설파한다.

 

솔직히 프랑스하면 패션, 요리 뿐만 아니라 그 길고 화려한 바캉스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한달여 가량을 살림살이를 들고 이동하는 여행. 유럽 공동체에서 이웃나라간 교류가 원활하기에 가능한 일들이다. 너무도 저렴한 비행기 삯도, 가까이에 여러나라가 위치한다는 지리적 장점도, 그리고 인생을 즐길줄 아는 그들만의 가치관도 참 부럽기 그지없다.

 

하루키의 '먼 북소리'는 그리스의 섬에서 작품활동하며 서민들과 어울린 소박하고 정겨운 이야기들이었다면 츠지의 '언젠가 함께 파리에 가자'는 화려한 도시 파리에서의 화려하고 우아한 예술작품같은 삶이 그려진다.

어찌되었건 파리를 먹어치우자는 작가의 권유에 어서 동조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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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방떡 소녀의 투병일기 | 문학 2010-12-07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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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쓰고 어려운 이웃에게 책 기부하자! 참여

[도서]오방떡소녀의 행복한 날들

조수진 글,그림
책으로여는세상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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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기관에서 이런 리서치를 조사하였다.

나의 월급이 200만원이고 남의 월급이 300만원 받는 경우와 내가 100만원이고 남이 80만원 받는 경우 중 어느 경우가 더 좋은 지를 묻는 설문이었다.

결론은 이상하리 만치 전자를 답한 경우가 더 많았다.

남이 나보다 잘 되는 것보다 내가 적게 받더라도 내가 남보다 낫기를 바라는 심리랄까?

인간에게는 나와는 상관 없지만 괜시리 남이 잘되는게 싫은 고약스러움이 있는거 같다.

 

그런만큼 왠지 남들은 다들 행복하고 잘먹고 잘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남들은 다들 건강하고 부러운 것이 없는 삶을 산다고 생각이 드는 것이다.

왠지 나만 뒤쳐진 건 아닌가 앞만 보고 달려가야 할 것만 같은 불안감이 있다.

그러다 살짝 이웃의 삶에 관심을 갖고 들여다 보면 아픔과 고통에 우리네는 모두 비슷비슷하게 사는구나 싶어진다.

나만 아픔이 있고 나에게만 고통의 문제가 있는 듯이 보이지만, 더 큰 병마와 싸우는 이웃이 있고, 혼자의 힘으로 도저히 이겨낼 수 없는 가난의 굴레에서 허덕이는 이웃이 보이는 것이다.

그 아픔과 고통의 문제에 직면한 사람들의 대처 방법은 세가지다.

낙담하고 포기하기.

악착같이 이겨내기.

순응하고 과정 가운데 행복하기.

 

조수진씨는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로 소위말하는 엄친딸이다.

공부하기가 제일 잘 하는 일이어서 과학고에 진학, 서울대 졸업, 대기업입사라는 우리나라 1% 의 삶이 보장된 수순을 따라 살던 재원이다. 출중한 미모에 성격도 밝아 남부러울 것이 없는 그녀에게 어느 날 닥친 불행은 바로 건강의 문제, 암이었다.

가족의 사랑과 보살핌 속에 힘든 항암치료를 이겨내고 방사선 치료까지 받았는데 또다시 재발한 암으로 항암치료를 받기도 힘든 상황이 된다.

27세라는 젊고 꿈 많은 나이에 겪어야 하는 투병생활을 오방떡 소녀만의 재기발랄함과 이겨내고자 하는 의지로 희망을 그려낸다.

물론 직접 경험해 보지 않고서는 당사자의 고통을 다 안다고는 이야기 할 수 없지만 이야기의 진실함 속에서 내 가족의 아픔처럼 안타까움과 애처로움을 경험할 수 있었다.

가족중에 환자가 있으면 모든 가족들이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가 어려워진다.

친구의 어머니가 암으로 투병생활을 오래하셔서 그를 지켜보는 가족의 아픔을 충분히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방떡 소녀는 그 아픔 가운데서 사랑을 찾고 삶의 의미를 하나씩 새로이 적어나간다.

이 고통가운데서 오히려 성숙하고 있음을 고백한다.

화상으로 제2의 인생을 살게 되었다고 고백하는 이지선씨가 떠오른다.

삶을 스스로 포기한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며 속상해 하던 오방떡 소녀의 간절한 희망이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의 소망이 될 것이다.

부디 어서 암 세포를 이겨내고 훌훌 털고 일어나 제2의 인생을 건강하게 시작하기를 기도한다.

하루하루 소중하게 행복하게 살아가는 오방떡 소녀의 일기를 보며 더 열심히 사랑하고 살아야 한다는 작지만 소중한 메세지를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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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리자고와 오버랩되는 문정수기자 | 문학 2010-11-30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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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공무도하

김훈 저
문학동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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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도하가는 우리나라에 전해오는 가장 오래된 시이다.

고조선의 백수광부의 처 또는 여옥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진나라 최표의 [고금주]에 노래와 설화가 기록되어있다.

 

뱃사공인 곽리자고가 이른 아침 배를 손질하고 있는데, 어떤 연유인지는 모르나 백수광부(머리가 하얗게 센 미치광이)가 술병을 끼고 강물로 들어가는 것이다. 이를 뒤쫓던 백수광부의 부인이 말렸으나 그는 물에 빠져 죽고, 부인은 노래를 남기고 남편을 따라 물에 빠져 죽는다. 이를 지켜본 자고가 집에 돌아와 부인 여옥에게 전하고 이를 듣고 슬퍼한 여옥이 노래를 불렀다는 기록이다.

 

公無渡河
公竟渡河
墮河而死
當奈公何

 

 

임이여, 그 물을 건너지 마오.

임은 기어코 물속으로 들어가셨네.

원통해라, 물 속에 빠져 죽은 임.

아아, 저 임을 언제 다시 만날꼬

                                                   (위키 백과 사전 참조)

 

 

김훈의 작품은 그의 문체가 주는 특별함이 있다.

냉정함과 강인함 사이에 노랫소리가 들린다.

칼의 노래가 그러했고, 남한산성이 그랬다.

 

처음 공무도하를 읽기 시작하며 주인공과 스토리 라인을 잡지 못해서 힘이 들었다.

홍수가 났고, 홍수를 대비하기 위해 사람들이 허둥지둥 대는것이 전시상황 같았다.

이를 취재하는 이와 살기 위해 시설을 버리고 도망가는 자와 그 틈으로 폐수를 방류하는 공장이 있었다.

홍수가 난 곳 경남 창야를 중심으로 인물들이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뉴스를 통해 고향소식을 들으며 고향에서의 기억을 되새기는 노목희가 등장한다.

공장 파업으로 노조의 대치 중 술에 취해 옥상에서 떨어진 노동자를 위한 추모집회에서 노목희의 선배 장철수의 추도사는 초반부터 이 책의 주제를 대변하는 듯 했다.

 

" ... 인간은 비루하고, 인간은 치사하고, 인간은 던적스럽다. 이것이 인간의 당면문제다. 시급한 현안문제다..."

 

그리고 기자 문정수의 눈을 통해 들여다 보이는 비루하고, 치사하고, 던적스러운 인간의 문제가 창야와 해망에서 하나하나 들춰진다.

 

부모의 이혼으로 하우스에 개와 혼자살던 소년이 기르던 개에 물려 죽은지 며칠만에 발견되었다. 소년이 남긴 그림과 일기 속에 날개라는 이름의 그 개를 가족으로 여기며 살뜰이 보살펴 주던 모습이 남겨져있다. 그의 엄마, 오금자를 찾아 해망으로 간 기자는 아들의 죽음을 외면하고 숨어버린 그녀의 비루함을 보고 내버려 두기로 결심한다.

 

백화점의 화재사건시 귀금속을 훔쳐 나온 소방관 박옥출은 해망에 내려와 8여년 동안 폭격훈련으로 해저에 쌓인 잔여물을 수거하는 고철 처리 사업에 손을 댄다. 목숨을 걸고 불 속에서 인명을 구해내던 투철한 사명의식을 지녔던 그를 아는지라 문기자는 그의 치사한 범죄를 눈감아 준다.

 

해망은 서해의 작은 포구로 뱀섬이라 불리는 미군의 폭격훈련용 섬이 있는 해안가다. 해망은 방조제 건설을 위시한 정부와 지방단체와 지역주민들의 이권을 위한 싸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해망 방조제 건설현장에서 17세 소녀가 건설장비에 눌려 죽는 사고가 발생한다. 그의 아버지, 방천석은 위로금을 받고 그동안 있던 빚을 청산하고 던적스러운듯 고향을 등진다.

 

창야에서 해망으로 몸을 숨긴 장철수는 해망의 뱀섬에 가라앉은 포탄을 건져올려 하루하루를 연명하다 벌금과 같이 일한 베트남 여성 후에의 결혼지참금을 반환해 주기 위해 자신의 장기를 판다. 인간다움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이지만 이또한 인간의 너절함이다.

 

모든 내용을 기사화 할 수는 없다.

세상에는 버려지는 죽음, 대중들의 이목을 끌 수 없는 기사들이 데스크의 욕설마냥 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을 지켜보는 문기자는 누군가에게 이를 이야기 해야만 하는 참을 수 없는 욕구를 느낀다.

 

흡사 곽리자고가 백수광부의 자살을 지켜보고 집에가서 부인에게 이야기 하듯이 문정수는 매일밤 노목희를 찾아 이야기한다.

하지만 노목희는 이미 제3자일 뿐이다. 여옥과 같이 울어줄 수 없는이다.

그저 이야기를 듣고 그냥 내버려 두라고 대답할 뿐이다.

그럼 우리는 이제 어떤 노래를 불러야 하는가.

강을 건너지 말라고.

인간의 당면한 문제들이 주는 비루함에 속아넘어가지 말라고 펜으로만 지껄일 수 밖에 없다.

그러하기에 마지막 작가의 말에서 김훈은 자기혐오에 시달렸다고 고백하는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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