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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백 좋아요^^ | 마음이 끌리는 책 2015-12-07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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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불황이면 가장 먼저 줄이는 것이 문화비 같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책 구입이기에 출판사나 서점들이 어렵다는 소식을 신문이나 인터넷을 통해 간간히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인지 온라인 서점들도 여러 가지 방법으로 할인을 해주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정가제 때문에 신간 할인은 별 혜택이 없지만 이북이나 중고서적은 조금만 검색하면 매우 싼 가격에 책을 구입할 수 있군요.

 

YES24에서 바이백 이라는 이름으로 중고서적 매입 및 판매를 하고 있는데 벌써 1년이 되었군요. 그간 한 번도 이용하지 않았는데 이유는 중고서적을 구입하는 조그만 온라인 서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개인 사업자들이 모여 만들었기에 많은 중고서점이 입주해 있습니다. 문제는 3만 원 이상을 구입해야 배송비가 면제되기에 불편함이 많았습니다. 이번에 YES24에서 바이백 1주년 기념으로 할인 쿠폰을 발행했습니다. 2만 원 이상을 구입하면 최대 만원의 할인 쿠폰을 사용할 수 있기에 얼른 몇 권의 책을 구입했습니다.

 

특히 영화에 관한 중고서적을 많이 구입하는데 제가 젊은 시절 보았던 영화에 대한 리뷰나 해설서 같은 경우는 많은 유익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지금은 대부분 절판 되었기에 구입할 수 가 없기 때문입니다.

바이백으로 5권을 구입했는데 가격이 2만 9천원인데 만원 할인을 받아 1만 9천원에 구입했답니다.

읽지는 않지만 꾸준히 책 구입을 하기에 언제나 플래티넘 등급이랍니다…….ㅎㅎ

언젠가는 책읽기 가속도가 붙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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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로부터 글쓰기는 시작된다 | 책과 지성 2015-12-03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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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글쓰기는 주제다

남영신 저
아카넷 | 2014년 05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주제를 정하고 주제문을 만들며 자신의 주장이나 생각을 토로하는 그 과정만이 좋은 글을 만드는 조건이 된다. 기억하자 이 모든 출발점은 주제로부터 시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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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책상 옆의 책꽂이는 가장 손이 많이 가는 책들이 꽂혀 있다. 놀랍게도 인문학이나 예술서 같은 묵직한 주제의 책들이 아니라 책 읽는 법과 글쓰기에 관한 책들이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근 100여권에 이르는 책들은 “나의 관심사가 어디에 있는가?”를 여실히 보여준다. “어떻게 책을 제대로 읽을 것인가?, 읽은 책을 어떻게 쓰고 자료화 시킬 것인가?” 는 시간이 지날수록 중요한 주제로 다가온다. “어떻게?” 라는 질문은 분명 자신의 독서력을 향상 시킬 수 있고 나아가서는 책을 읽고 싶어 하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자리까지 나아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갖게 한다. 이것은 비단 자신 뿐 아니라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꾸고 있는 공통분모가 될 것이다. 그러기에 글쓰기를 통해 인생이 바뀐다는 달콤한 유혹과 함께 전문작가로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는 흠모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성공은 바라지 않는다 할지라도 글 한 줄 속에는 자신의 생각과 가치관이 드러나 있고 누군가 내가 쓴 글을 보고 있기에 블로그에 올리는 리뷰나 글 한 줄도 평가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일까?


몇 달 동안 블로그에 글이나 리뷰를 쓰지 못한 이유 가운데 가장 큰 장애물은 부끄러움이었다. “이 정도 밖에 못 쓰는구나?‘ 라는 자기 비하는 점점 더 쓰는 것과 멀어지게 만들었고, ”안 읽고 안 쓰는 것이 더 좋아“라는 합리적인 핑계를 대기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가끔 잠이 오지 않는 밤이 있다. 홀로 깨어 촛불에 불 밝히고 전구색 스탠드를 켜면 한권의 책이 눈에 들어온다. ”제대로 살아야지?“ 이 질문에 대한 올바른 답은 역시 책 밖에 없다. 그래서 유치한 책읽기는 다시 시작된다.     

‘글쓰기는 주제다’ 이 책 구입한지 오래 되었지만 이제 눈에 들어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좀 더 잘 쓰고 싶다는 욕망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저자 남경신은 책 제목처럼 ‘글쓰기는 주제다’ 란 명제를 가지고 확실한 대답을 한다. 이 제목만 본다면 짜증 섞인 질문이 가능하다 “누군들 모르냐고요?” 그러나 문제는 여기에 있다. 알고 있으면서도 그렇게 하지 않는데 있다.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다가오는 부끄러움은 잘 모른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꼼꼼히 읽었다. 저자가 말하는 주제 중심 글쓰기 전략은 ‘주제’와 ‘주제화’라는 두 개념으로 요약할 수 있는데 좋은 글이 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글은 이야기할 주가 되는 내용(핵심)을 정하고 그 내용이 잘 전달되도록 유용한 글감을 단계적으로 연결하여 전개되어야 하는데 이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저자의 주장을 요약하면
첫 번째 글을 쓰려고 하는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이 글을 통해 독자에게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가? 란 질문에 대한 답이다.
두 번째 주제문 만들기로 주어와 서술어를 갖춰야 하고 정보가 구체적으로 제시된 문장이 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나는 일본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세 번째는 주제화로 주제를 구현하기 위해 글의 시작부터 끝까지 일관성 있게 주제를 구현해 나가는 과정을 말하는데 주제를 내세우고 그에 대한 자신의 주장이나 생각을 제시해야 한다.
여기까지 글이 구성되면 그 다음부터는 휘파람 불 듯이 글이 써진다고 하는데 정말일까? ^^

 

내 평생 한 번도 볼펜을 끝까지 써본 적이 없다. 참고서도 마찬가지였다. 앞에만 공부만 흔적이 있을 뿐 뒤로 갈수록 깨끗했다. 이유는 또 다른 책에 마음을 빼앗기기 때문이다. 요즘 책읽기도 마찬가지다. 집적거리기만 할 뿐 완독한 책이 거의 없다. 책꽂이에 놓여 있는 책읽기와 글쓰기에 관한 수많은 책들은 어느 한권도 버릴 것이 없다. 왜냐하면 그 분야에서 수십 년 활동했고 나름 성과를 통해 검증되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내 글쓰기나 책읽기가 나아지지 않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눈으로 보고 머리로만 이해하기 때문이다. 지식적으로는 많은 것을 알고 있을지 모르지만 문제는 그것이 체득화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글쓰기는 주제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주제를 정하고 주제문을 만들고 수없이 반복해 쓰는 수밖에 없다. 무의미해 보이는 반복이 습관이 되고 책 한 줄을 읽으면서도 주제를 찾는 훈련만이 좋은 글을 쓰는 이유가 된다.


소설가 김훈은 아직도 몽당연필로 원고지에 한자 한자 글을 써내려 간다고 한다. 이빨이 8개나 빠질 정도로 치열하게 글을 쓴 그는 자전거 여행에서 이렇게 말한다. "새벽 여관방에서 나는 한 자루의 연필과 더불어, 말하여질 수 없는 것들의 절벽 앞에서 몸을 떨었다."

김훈과 내가 다른 것은 난 글을 쓴다는 이유 때문에 이빨 한 개도 빠진 적 없고, 새벽 여관방에서 절망한 적도 없다는 것이다. 책꽂이에 놓여 있는 100권의 책을 읽는 것보다 더 소중한 것은 글을 쓰기 위한 나만의 아픔, 절망이 있어야 한다. 주제를 정하고 주제문을 만들며 자신의 주장이나 생각을 토로하는 그 과정만이 좋은 글을 만드는 조건이 된다. 기억하자 이 모든 출발점은 주제로부터 시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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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처럼 살고 싶다 | 일곱가지 마음 2015-11-07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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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 헤세의 책을 읽으며 다가온 감동은 여리고 약해 보이는 외모와 함께 내적인 고뇌를 담고 있는 그의 얼굴을 통해 느껴지는 삶의 깊이였다. 특히 인생에서 가장 어려웠던 시절 그는 문학이 아니라 그림 그리기를 통해 인생을 구원했다는 고백은 전율이 있다. 지금처럼 멋진 도록이 없던 시절 이었기에 책속에 삽입된 그의 그림을 보며 아쉬움이 컸었는데 그 목마름을 이겨낼 ‘헤세 그림 전시회’가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있었다. 일찌감치 표를 예매했지만 마음이 병적일 정도로 위축되어 있었기에 바깥나들이를 못하고 있었다. “내일은 꼭 가야지”라고 몇 번씩 다짐하다가 전시회 마지막 전날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조금 쌀쌀한 날씨였지만 모처럼 맞는 햇살이 좋아 잔잔한 웃음을 흘리며 용산전쟁 기념관에 도착을 했다.  이른 시간이기에 커피숍에 앉아 이북으로 책을 읽으며 여유를 부리고 있는데 “이것이 사는 맛이야” 란 좋은 느낌이 있다. 10시 정각 티켓을 제시하며 입장을 했는데 무엇보다 관람객이 없어 좋았다. 전시회장에 들어서자마자 영화관의 스크린처럼 큰 화면에서 헤세의 그림들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화면이 움직인다. 마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며 짧은 감탄사가 입술에서 터져 나온다. 왜냐하면 서정적인 그의 그림들이 살아 움직이며 가슴속으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꽃은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하얀 눈이 내린 풍경들은 전시회의 제목처럼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으로 손색이 없다. 깊은 서정성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헤세의 그림들을 애니메이션으로 재창조했는데 이것을 미디어아트라고 한단다. 직선적 감성으로 다가오기에 생각할 필요가 없이 가슴으로 느끼는 것이 헤세 전시회의 특징이다.

 

전시회장을 나오며 헤세처럼 살고 싶은 이유를 생각해 보았다. 

 

우선은 자연 속에서 사색하며 보낸 그의 노년은 너무 멋지다. ‘정원사 헤세’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자연을 사랑한 헤세는 집을 옮길 때마다 정원을 만들고 포도를 따고 토마토 가지를 묶고 해바라기에 물을 주는 일을 좋아했다고 한다. 이것이 그가 그림을 그리는 동기가 되었다. 한 때 그의 그림들 때문에 수채화를 그리고 싶었고 친구들에게 나누어 주겠다는 꿈이 있었지만 아직도 미완성이다. 특히 헤세의 그림 속에서 느낄 수 있는 평안과 안정은 잃어버린 삶의 모습이기에 꼭 회복하고 싶은 생각을 한다.

 

 

두 번째, 아내의 정신병, 아들의 중병, 아버지의 사망, 본인의 자살시도, 그리고 나치에 의해 책이 몰수되는 아픔이 있었지만 그는 이겨낸다. 전쟁을 반대했다는 이유로 1917년 출판금지를 당하자 헤세는 에밀 싱클레어라는 가명으로 데미안을 출간한다. 이렇게 그의 인생도 많은 굴곡이 있었지만 얼굴은 평안함과 인자함으로 가득하다. 그의 얼굴이 타고난 것이 아니라 만들어 졌다는 것은 중요한 삶의 교훈이 된다. 가장 어두운 시절 그림은 그의 마음을 치유했고 헤세는 이렇게 말한다.

 

 

번째로 노년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도전이다.

 

 

전시회장에서 오랫동안 나의 눈길을 끈 것은 중절모를 쓰고 독서에 열중하고 있는 헤세의 모습이다. 나의 모습도 저렇게 기억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 그것은 자신이 만들어야 할 삶의 과제로 다가온다. 이제 무엇을 이루겠다는 생각은 접었지만 하루의 일상을 의미 있고 보람되게 만들어야 하는 것은 자신이 추구해야 할 삶의 당위다.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인생도 저렇게 깊었으면 하는 바람을 갈망한다. 어렵지 않은 이유는 헤세가 이렇게 말하기 때문이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한결같이 똑바로 걷고 타인과 비교하지 않는 것이다.’


“나만의 것” 쉽고도 어려운 길이지만 이제 쉽다는 쪽에 건다. 왜? 답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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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자신을 아프게 하지 마 | 일곱가지 마음 2015-09-20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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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하게 아꼈고 소중히 여겼던 사랑은 내 손에 92만원을 남기고 떠났다. '가야할 때를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라고 시인은 노래했지만 돈에 팔려가는 사랑의 결말은 결코 아름답지 않았다. 지켜주지 못했기에 자신을 경멸했고 의지해야 할 또 하나의 사랑이 필요했기에 아내에게 “이 돈으로 노트북 사면 안 될까?” 라고 말했다. 53살의 철없는 남편은 아직도 자신이 처한 상황이 얼마나 절망적인지 알지 못했고 아내는 치미는 분노 대신 감정을 절제하며 나지막한 소리로 “아이들과 살 방 한 칸이라도 있어?” 라고 묻는다.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첫사랑으로 기억되는 소녀가 “꿈이 뭐야?” 라고 물었을 때 난 숙제를 잘해온 아이처럼 자신 있게 말했다. “예쁜 서재를 갖고 싶어. 스위치를 누르면 스르르 지붕이 열리며 밤하늘의 별들이 내방으로 내려오고, 책꽂이에는 내가 좋아하는 책들로 가득 차 있어. 그리고 작은 침대와 전축이 놓여 있고, 난 이 공간에서 책 읽고 음악 들으며 글 쓰고 싶어.” 소녀 앞에서 자랑스럽게 말했던 서재 만드는 일은 젊음을 지나 53살까지 이어졌다. 책은 4천권 정도를 모았고 오디오의 볼륨을 높여도 이웃집에게 소음공해를 일으키지 않을 정도로 생활공간은 여유가 있었다. 책과 멀어진 교인(敎人)들과 동네 주민들에게 서재를 개방했고 음악을 들려주었다. 아이들은 개구리 울음소리를 듣고 메뚜기를 잡으며 컸다. 글 쓰는 일을 직업으로 갖지는 못했지만 평생 책을 읽어야 하는 목사로서 교인을 섬기고 그들에게 예수님을 전하는 것은 내 인생의 화양연화(花樣年華)였다. 

 

추수를 앞 둔 벌판이 황금색으로 빛나던 날, 교인들과 동네 주민들은 따가운 햇살을 맞으며 추수에 열심이었다. 그 푸르른 가을날에 P 부부가 교회에 등록을 했고 그들의 신앙은 짧은 시간에 불꽃처럼 타올랐다. 그들을 앞에 놓고 성경을 가르치는 일은 목사가 누리는 가장 큰 기쁨이었는데 그들이  변하기 때문이다. 교제가 시작되면서 P 부부가 렌터카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새벽마다 그들에게 하나님의 복이 임하도록 기도했는데 문제가 하나 있었다. IMF 때 부부가 다 신용불량자가 되었기에 회사의 대표가 될 수 없는 것이다. 지금까지 그들을 위해 기도했는데 “이제 와 나 몰라” 라고 발 빼는 것 같아 기꺼이 회사의 대표가 되기로 했다. 주민등록증과 인감을 내주며 그들의 사업을 축복했다. 그러나 이것은 세상을 모르는 순진한 목사의 어리석은 사랑이었다. 사업은 실패했고 그들은 모든 부채를 넘기고 중국으로 도피했다. 우체부 아저씨는 날마다 빨간 도장이 찍힌 등기를 배달했는데 내용은 동일했다. “며칠까지 부채를 갚지 않으면 귀하의 재산을 압류 하겠습니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두려움이 밀물처럼 몰려왔다.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대학부때 가르쳤던 K가 치과를 개업 하는 날 축하 하러 갔다가 치아검진을 받았는데 놀랍게도 치아 10개를 뽑아야 한다는 것이다. K가 물었다.
“힘든 일 있으세요?

 

내 이름으로 가지고 있던 모든 재산은 압류되었고, 난 당연히 하나님을 원망했다. “살기 싫으니 죽여주세요.” 아침마다 하나님께 부르짖는 처절한 외침이었다. 모든 것을 정리할 때 가장 큰 걸림돌이 된 것은 내가 사랑했고 아꼈던 책들이다. 20대 시절부터 용돈을 아끼며 구입했던 책들은 4천권 가까이 되었고 그 많은 책들은 자랑거리였다. 그러나 모든 것을 잃어버린 지금 그들은 천덕꾸러기에 불과했다. 모교에 기증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초라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 갈등하다 중고서적에 넘기기로 했다. 영리했다면 좋은 책을 골라 조금 더 비싼 가격에 팔수도 있었지만 구차해 보였기에 폐지 값으로 넘기기로 했다. 책들을 책장에서 꺼내 비닐 끈으로 하나씩 묶어 나갔다. 책 한 권 한 권에 삶의 흔적이 묻어있기에 이별은 고통이었다. 특히 젊은 시절 내 가치관에 큰 영향을 주었던 김형석, 이어령, 김찬삼 전집을 꺼낼 때는 눈물이 흘렀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고민할 때 그분들의 책은 밤하늘에 빛나는 북극성 같았다.

 

이때 눈물 사이로 작은 책이 눈에 들어왔다. ‘너 자신을 아프게 하지 말라’ 200페이지도 안 되는  책이지만 삶이 힘들고 아픈 사람들에게 즐겨하는 책선물였는데 지금은 자신을 위로하는 책으로 다가왔다. P부부가 중국으로 도피하고 모든 책임을 지게 되었을 때 용서한다고 했지만 힘들 때면 원망이 있었다. “나쁜 사람들!” 그들을 향해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가장 심한 언어폭력이었지만 그렇다고 상처가 치유되지는 않았다. 처음 사건이 터졌을 때 자신의 행동에 대해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했다는 자긍심이 있었지만 경찰 조사를 받고, 아내가 검찰에 불려가고, 몇 년을 추심으로 고통 받으며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은 인간인지 알게 되었다. “바보, 멍청이” 자신을 이렇게 부르며 자학했다. 상처는 갈수록 깊어졌고 대인관계는 폐쇄적으로 변했다. 스스로 자신을 비하시키며 자존감을 잃어 가고 있을 때 이 작은 책은 내가 의지하고 기도해야 할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

 

면장갑을 벗고 책장을 넘기는데 밑줄 친 구절이 눈에 들어왔다. 서기 50년경 소아시아의 히에라폴리스에서 태어난 에픽테토스는 노예의 신분이었고 주인에게 심하게 맞아 다리를 저는 장애자였다. 그는 로마로 팔려가 노예였다가 해방되어 자유인이 된 에파프로디토스의 집에서 고용살이를 했다. 주인은 에픽테토스를 비인간적으로 대했지만 그는 이 고난 속에서 중요한 깨달음을 얻는다. 주인 에파프로디토스가 노예로 살던 시절 입었던 상처가 지금도 남아 노예들을 아프게 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호된 시집살이를 경험한 며느리가 시어머니가 되면 더 혹독한 시집살이를 시키는 것과 같은 원리다. 자신에게 치유되지 않은 상처가 있을 때 나타나는 반응은 두 가지다. 하나는 자신을 저주하거나 비하하며 자신을 해치는 경우고 두 번째는 상대방을 향해 분노를 표출함으로 다른 사람을 해치는 것이다. 에픽테토스는 이 체험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입었을 때 대처하는 방법을 깨닫게 되는데 자기중심을 갖는 것이다. ‘인간은 내적으로 자유롭다.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상처 입히는 것을 허용하는 것은 자신의 책임이다. 왜냐하면 온전히 자기 자신으로 있으면 즉 자기 중심을 가지고 있으면 어느 누구에게도 상처받지 않기 때문이다. 그럴 때 어느 누구도 그를 지배하지 못한다.’ (20쪽)

 

결국 문제의 본질은 자신에게 있다. 내 중심이 흔들림으로 인해 불평, 원망, 저주와 같은 극단적인 감정이 표출되고 결국은 자신의 내면을 황폐하게 만든다. 재해가 지나간 자연은 쉽게 회복되지 않지만 시간은 다시 그 땅에 꽃을 피우고 새들이 노래하는 대지로 만든다. “인간의 삶도 그렇지 않을까?” 당장 죽을 것 같고 소망이 보이지 않기에 사람들은 극단적인 선택도 서슴지 않지만 그 시간을 이겨내면 삶도 회복될 수 있다는 깨달음이 있다. 4년 전 사람들과 단절 되었을 때 블로그는 내 삶의 도피처였다. 나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고 익명성이 보장되기에 자유로운 곳. 그곳에서 자신이 읽은 책, 본 영화, 들은 음악에 대해 이야기 할 때 댓글이 달리며 친구들을 만나게 되었고 이것은 내 삶의 어둠을 빠져 나오는 동기가 되었다. 자신을 드러내는 것만큼 삶은 서서히 회복되었다. 

 

젊은 시절 산다는 것이 자신 없을 때 춘천 가는 길을 좋아 했다. 상봉터미널에서 탄 버스는 평내, 마석을 지나면서 북한강의 풍경을 간간히 들어난다. 움푹 팬 원피스를 입은 여인의 젖무덤이 살짝 들어날 때 관능으로 다가오는 것처럼 간간히 보이는 강물은 여인의 젖무덤 같았기에 그 물결로 부터 눈을 떼지 못했다. 북한강이 자신의 도도한 모습을 완전히 드러내는 대성리를 지날 때쯤이면 강물은 내 귓불에 대고 나지막이 속삭인다.
“그냥 내버려 두렴, 삶도 흐르는 거야!”

 

거의 40년이 흐른 올해 봄 춘천을 갔다. 이제는 용산역에서 한 시간이면 ‘청춘열차’를 타고 생하니 달려갈 수 있기에 편리함은 있지만 낭만은 사라지고 말았다. 에어컨이 켜 있기에 창문을 열 필요도 없고, 밤기차의 낭만 이었던 냄비 우동 한 그릇 먹을 수 없지만 가장 아쉬운 것은 창문을 열면 쏟아져 들어오는 바람을 머릿결에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젊은 시절 신선한 바람은 장발이었던 머릿결을 찰랑거리게 했지만 세월의 흐름에 따라 흑발은 사라지고 이제 막 식수를 끝낸 사막의 묘목처럼 듬성듬성 흰 머리털만이 심겨져 있을 뿐이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은 질문 하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라는 것이고 “자기중심만 가지고 있다면 어느 누구도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는 에픽테토스의 말은 변하지 않는 내 인생의 답이다. 

 

남들에게 자랑스럽게 내 놓을 수 있는 외적인 가치인 물질이나 명예가 없기에 삶이 위축되는 것은 사실이다. 아니, 가진 자에 대한 부러움도 있다. 그러나 그들이 못 가진 것이 자신에게 있다는 생각을 한다. 내적인 가치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선생은 이렇게 말했다.
‘But poetry, beauty, romance, love, these are what we stay alive for.’
(하지만 시, 아름다움, 낭만, 사랑은 우리가 삶을 사는 목적이란다.)

 

외적인 것을 갖지는 못했지만 남에게 존경 받을 수 있는 인격이 있고, 밤에 홀로 깨어 슬픈 음악을 들으며 시 한 줄에 감동하는 낭만이 있다면 제대로 사는 삶이 아닐까? 힘들고 아픈 사람들에게 “너 자신을 아프게 하지 마!” 라는 따뜻한 위로를 건넬 수 있다면 그 삶은 소중한 가치가 있다. 그리고 이 삶의 원리는 죽을 때까지 변하지 않아야 한다. “만년(萬年)의 세월을 도도히 흐르는 저 강물처럼 막힘이 없는 삶을 사랑해야지.” 이것이 인생의 당위(當爲) 라는 것을 깨닫는데 60년이 걸렸다. 늦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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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면 | 일곱가지 마음 2015-09-14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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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도 나이에 따라 느낌이 다르군요.
젊었을 때는 한 줌의 햇살, 살포시 피부로 다가오는 바람을 통해 가을을 알았다면 늙다리가 느끼는 가을은 비장함이 있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 이렇게 자신에게 반문한다면 가을은 제 옆에 와 있습니다. 생각이 많아지는 계절, 비록 그것이 상념이나 회한이라 할지라도 가을에 문턱에 들어서면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는 다짐이 있습니다.

 

블로그를 2개월 정도 쉰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리뷰가 아닌 간단한 포스팅이라 할지라도 그 글속에는 자신의 생각이 담겨 있습니다. 문제는 그 글속에 들어난 사고의 빈약함이나 성의 없는 글 때문에 마치 벌거벗은 것처럼 부끄러운 자신의 모습이 보일 때 입니다.

“겨우 이 정도 밖에는 안 돼?
“그 동안 뭐하고 살았는데?” 이런 질문들이 날카로운 비수로 자신을 향할 때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은
“안 쓰면 되지”
“난 작가도 아니잖아?”


이런 구차함 때문에 읽기도 쓰기도 블로그도 싫었습니다.
책 보지 않는 삶은 오히려 무지 재미있고 또 즐거움도 많습니다.
“그래 이런 삶도 나쁘지 않다.”

이렇게 4-5 개월 보냈더니 서서히 먹구름처럼 두려움이 밀려왔습니다.
“이렇게 살아도 돼?” 이 질문에 답할 수 없기에 갈등이 있습니다. 가을이기 때문입니다.

 

근데 그저께 블로그 친구인 A로 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너무 멀리 있기에 만나지는 못하지만 전화로 안부를 물으며 많이 웃었는데 서로 블로그를 등한시 하면서 그나마 안부도 묻지 않으며 살았습니다.
“오라방 목소리가 왜 그래?”
“관리 안하고 살지?”
제 목소리만으로도 제 삶을 알고 있는 A 때문에 놀랐습니다.
그리고 잔소리가 연속으로 이어집니다. 근데 마누라의 잔소리는 지겨움이 있는데 이 친구의 잔소리는 달콤함이 있습니다.......ㅋㅋ

 

“너도 책 읽지 않았지?”
뻔합니다. 읽으면 블로그에 흔적이 남아있을텐데 깨끗하기 때문입니다.
“나 아파?”
“어디가?”

짝을 걷어 차 다리가 심하게 망가져 병원에 입원 했다고 합니다.
대문짝을 왜 찾는지는 모르겠지만 아픈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가까이 있다면 제 장기인 낭랑한 목소리로 책 읽어주고 싶은데…….ㅎㅎ

 

A도 열심히 책 읽을 것 같군요. 가을이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 반가운 소식은 A가 기대하지 않고 9기 파워 블로거 신청했는데 선정되었답니다. 축하 추카!!! 맨 처음 블로그 시작했을 때 설렘을 주었던 몇 명의 친구들이 다 비실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다시 모여 댓글 달고, 오프라인 모임 하고 사는 이야기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의지가 약한 저 같은 사람에게는 동기부여가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A가 열심히 책 읽고 글 쓴다면 저도 자극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안 읽고 안 쓰면 좋을 것 같았는데 아무리 엉터리 글이라 할지라도 끼적이는 것이 자신의 삶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원초적인 질문에 답하는 것이 올바른 삶이란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가을이면 제일 먼저 듣게 되는 노래.  ‘Try to remember’의 가사 한 구절을 기억합니다.  

 

‘기억을 떠올려보세요, 9월의 그 날들을
그대의 여리고 풋풋했던 젊은 나날을‘

 

난 아직도 여리고 풋풋하다고 우기는 배짱. 이 가을을 살아가는 삶의 지혜가 되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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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19 개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