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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살펴보면 외로움을 달래주는 것들이 몇 개 있는데, 나한텐 밤 9시의 커피가 그 중 하난거 같아. 이 어메이징한 커피, 밤 9시의 커피야! 난 이렇게 멋진 커피를 마셔본 적이 없어. 이게 내 대답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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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준 | 너 없이 산다 2014-11-14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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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를 넘어선 시각, 소식을 들었다. 

쨍하게 추운 11월의 햇살이 버스 안에 스며들고 있었는데, 왈칵. 
차디 찬 바람이 심장을 쨍하고 관통하는 기분이었다. 젠장. 모두가 사라진 것은 아닌 달?


지난 6월 벙커1에서 강연을 들었던 기억이 스쳤다.
그의 글이 좋았고, 목소리도 좋았다. 건축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시험에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해 품은 애정이 좋았다. 당연히 또 뵐 줄 알았다.


무엇보다 그가 부러웠다.
기자질에 대한 아쉬움이나 후회는 없지만, '건축기자'에 대한 로망은 있었으니까. 사라지는 존재를 제대로 품은 애도를 담은 부고기자와 인간이 할 수 있는 최고의 경지라고 생각하는 건축을 다루는 건축기자는 유이하게 하고 싶었다.


그.런.데. 
역시 세상은 기다림을 배신한다.


그의 별세 소식을 주고받은 지인은 후회가 된다고 했다. 지인은 구본준 기자의 학교 후배였고, 커피 사달라는 선배의 장난 섞인 부탁에 응하지 못했음을 후회했다. 사드릴 걸... 사드릴 걸...


대수롭지 않게 주고받은 말이 느닷없이 비수가 될 수도 있다. 나도 그랬다. 학창시절, 한 잔 걸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자정 무렵에 우연히 마주쳤던 주호형은 술 한 잔 하자며 나를 꼬드겼었다. 아~ 형, 다음에 해, 라며 집으로 향했다. 형은 아쉬워했지만, 나는 그게 마지막일 거라고 상상도 못했다. 그리고 형은 그날 뺑소니 차량에 치였다. 한동안 나는 죄책감에 시달려야 했다. 그때 형이 말한 대로 술 한 잔 더 했다면 형이 사고를 당하지 않았을 텐데... 왜 나는 그때 거절했을까. 술 한 잔 더 할 걸... 더 할 걸...


노동자 전태일 열사의 44주기 기일이자,
학습노동자들이 수능을 본 날이며, 
영화 <카트> 개봉일이었음에도, 
대법원이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에게 비수를 꽂은 판결을 내리고야 만 날에,
(이땅엔 국가는 사라지고, 자유 평등 정의는 남의 나라에만 있으며, 오로지 기업만 있음을 재확인한 날에,)


좋아하고 흠모했던 한 사람이 사라졌다. 
세상 모든 죽음은 다 아깝고 아쉽지만(이라고 다소간의 뻥을 치지만)
특별히 아쉬운 죽음이 있다. 구본준 기자도 그렇다. 
물론 신문에조차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숱한 죽음,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죽음이 가장 안타깝고 아쉽지만,


11월 '모두가 사라진 것은 아닌 달(아메리칸 원주민 아라파호족)'에 왜 자꾸만 뭔가 사라지는 것을 목도해야만 할까.


노동이 사라진다. 노동자도 사라진다. 노동기계만 남는다. 
자유 평등 정의도 사라진다. 남은 건 비참과 불평등, 억압이다. 
국가도 사라졌다. (대)기업만 남아서 모든 것을 지배하고 분리한다.


그럼에도 모두가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자위하고 싶지만,
여전히 별은 빛나고 태양은 뜨거우니 이 또한 좋지 아니한가, 라며 허풍이라도 치고 싶지만,


우리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완전히 사라지기 전까지 버티고 견뎌야겠지만.


"언제나 끝까지 잊어버리지 않는 것은 글 쓰는 사람들이다. 사실은 잊어버리지 않는 사람만 글 쓰는 사람이 된다."(황현산 선생님)


잊지 않기 위해서 그를 쓴다. 11월 13일이었다. 
커피로 씻기에도 너무 고단한 밤이다. 겨울이 확실히 문을 두들기고 들어왔음을 확인하는 겨울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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