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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살펴보면 외로움을 달래주는 것들이 몇 개 있는데, 나한텐 밤 9시의 커피가 그 중 하난거 같아. 이 어메이징한 커피, 밤 9시의 커피야! 난 이렇게 멋진 커피를 마셔본 적이 없어. 이게 내 대답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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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없이 산다
마이클 잭슨 | 너 없이 산다 2015-06-2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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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한국전쟁. 


그러나 내겐 그것보다 마이클 잭슨. 마이클 잭슨이 떠난지 6년이 흘렀다. 6주기. 실감나지 않은 죽음만큼이나 여전히 그는 살아 있는 것 같다. 여전한 그의 노래가 울려 퍼지기 때문이다. 더 이상 그의 새 노래를 들을 수 없다는 안타까움도 있지만, 과거 그의 노래만으로도 충분하다. 


살아서 숱한 편견과 왜곡에 시달렸던 사람. 

세상에 대한 미움 한 움큼 가질 만하나 그는 이 지구를 사랑했던 것 같다.

그의 노래를 듣자면 그렇다. 


그럼에도 풀리지 않는 의문.

어쩌자고, 그는 그토록 사랑하던 이 푸른 행성을 떠났을까.


내 어린 날의 핀업걸, 파라 포셋도 같은 날 떠났었지.


그래서, 듣는다, 마이클 잭슨. 
You are not Al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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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 | 너 없이 산다 2015-04-16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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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15일. 

성남에서 부리나케 '협동상회'로 향하는 길. 

협동상회가 있는 불광역 주변 서울혁신파크에 들어섰다. 

벚꽃눈이 땅을 만나기 위해 초속 5cm로 살포시 내려앉고 있다.

눈이 황홀한가 싶었는데, 심장이 덜거덕거렸다. 잠시 주춤했다. 


이 벚꽃눈을 다시는 볼 수 없는 어떤 영혼들. 

별이 되어버린 304명의 멈춰진 시간들. 


그렇게 어찌할 수 없는 미안함이 훅 심장을 후볐다. 

그럼에도 행사는 행사대로, 미팅은 미팅대로, 커핑은 커핑대로, 그렇게 정신없이 보내다가, 청탁 받은 노동(자)과 먹을거리에 대한 원고를 쓰려는데, 당최 글이 발걸음을 떼지 못한다. 마감인데도, 신기한 힘을 발하곤 하던 마감병도 함께 무기력하다. 비타500이라도 먹어야 하나.ㅠ


어쩔 수 없구나. 결국 포기. 나아가질 못하는데, 발 쓸 도리가 없다. 마감은 연기.


사월과 만나면서 살짝 생각했었다.

416에는 모든 일을 작파하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큰 돈벌이가 뚝딱 떨어진대도 마다해야 하지 않을까. 


최소한 이땅에 발 붙이고 있는 이들이라면, 

1년 동안 304명의 영혼이 숨 쉴 곳조차 제대로 마련 못한 우리 모두는, 

모든 일을 잠시 멈추고 4월 16일 하루만이라도 뭔가 해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역시 그것은 불가능한 미션이었다.(아니, 내가 불가능을 선택했겠지!) 

오전부터 미팅 또 미팅, 서류 작성, 미팅의 연속. 


함민복 시인의 말(詩)이 맞았다. [숨쉬기도 미안한 사월]. 


쏟아져 들어오는 깜깜한 물을 밀어냈을  

가녀린 손가락들

나는 괜찮다고 바깥세상을 안심시켜 주던

가족들 목소리가 여운으로 남은

핸드폰을 다급히 품고

물속에서 마지막으로 불러보았을

공기방울 글씨

엄마

아빠

사랑해! 


아, 이 공기, 숨쉬기도 미안한 사월


"인간에 관한 일이라면 무엇이든 남의 일이 아니다"

로마의 희곡작가인 테렌티우스의 말이었다. 


"단 한 사람이라도 불행한 사람이 있다면 그 누구도 편안하게 잠을 잘 권리가 없다."

쿠바 독립의 아버지이자 시인이었던 호세 마르티의 말이었다. 그의 영향을 받은 체 게바라는 영원한 혁명가로서 살았다.  


저 말들은 맞다. 그것은 삶의 태도이자 다짐이다. 

남의 일이 아니기에, 편안하게 잠을 잘 권리가 없기에, 우리는 진짜 다시 시작해야 할 것이다. <해피 투게더>에서 장국영(보영)은 양조위(아휘)에게 말했다. "다시 시작하자." 물론 보영은 습관처럼 그말을 남발했지만. 그런데, 우리는 정말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내가 가고 싶은 곳 중의 하나인 순천 기적의 도서관.

설계자인 고 정기용 건축가에게 도정일 교수('기적의 도서관' 프로젝트 기획자)가 요구한 것은 딱 하나였다. "밤하늘의 별을 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세요." 정기용 선생님은 강당 옥상에 '비밀의 하늘정원'을 만들고 2층에 '별나라 다락방'을 만들었다. 순천 기적의 도서관에서는 그래서 별들 사이에 길을 놓을 수 있다. 


우리는 어떻게 별들 사이에 길을 놓아야 할까. 

우리가 그 별들을 그리워하고 아쉬워하며 슬퍼하는 것은, 

그 죽음으로 인해 끊겨버린 채 만날 수 없는 어떤 가능성,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연결된 존재이기 때문에 연결고리 하나가 빠짐으로써 휘청대고 비어버린 마음의 구멍 때문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416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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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시민 | 너 없이 산다 2014-11-28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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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서울시 김장축제가 열리기 전에 담당과에서 현수막 문구를 써줄 수 있느냐고 부탁하기에 언제나 그러하듯 끙끙 앓으며 재능기부.ㅋㅋ 행사장에서 보니, 거의 수정 없이 그대로 활용했다.


그 중 하나가 '음식시민의 탄생'인데, 나는 이렇게 썼다.


음식을 둘러싼 온갖 문제는 

밥상만의 문제가 아닌 세상의 문제입니다.


음식을 제대로 알고 먹을 때, 

음식 속에 담긴 자연과 사람의 노고를 헤아리고 

그것이 어디서 나왔는지 생각할 때,


우리는 음식에 담긴 삶을 맛보는 미식을 즐길 줄 아는 

‘음식시민’입니다.


그리하여 오늘, 음식시민을 위한 한걸음 중 하나인 사회적경제 콘서트 마지막 회를 무사히 마쳤다. 식품정의! 밥을 생각한다! 


8월부터, 준비부터 치면 6월부터 기나긴 여정이었다. 뺑이 쳤다. 고된 걸음이었다. 시원섭섭이 아니라 시원하다. 


음식시민. 좋은 어감이다. 커피시민도 있으면 좋겠다. 커피공화국의 커피시민. 나는 기꺼이 그 나라의 시민이 될 의향이 있다. 늘 생각하고 있는 쿠바나 코스타리카 대신 망명지로 택할 수도. 


더불어 음식시민은 음식만 잘 먹는 것이 아니라 나이도 잘 먹어야 한다.


"나이를 먹는 기술이란, 뒤를 잇는 세대의 눈에 장애가 아니라 도움을 주는 존재로 비치게 하는 기술, 경쟁상대가 아니라 상담상대라고 생각하게 하는 기술이다."


프랑스의 문필가 앙드레 모루아가 했던 이 말에 어울리는 사람을 나는 안다. 정말 나이와 품격이 정비례하는 사람이다. 그 사람을 보면 나도 저렇게 나이를 먹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저절로 뭉게뭉게. 


그럼에도 나는 평생을 가도 그런 기술을 갖추기 쉽지 않을 것 같지만,

한 가지 바람은 있다. '꼰대'가 아닌 그래도 봐줄만한 '노장'이 됐으면 하는 바람.


미국의 인종차별의 민낯을 또 드러내고 있는 퍼거슨 사태는 이렇게 구호를 외친다. 

"정의 없이 평화 없다 (No Justice, No Peace)" 


먹거리에 이를 차용하자면,

"정의 없이 밥상 없다" "정의 없이 미식 없다" 


"정의가 먹는 거임?" 이렇게 말 거는 세상에서 참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정의 없는 세상, 동정 없는 세상, 교감 없는 세상. 


그리고 마왕도 없는 세상, 

문득 그가 그리워지는 밤이다. 


완생 같은 건 꿈꾸지 않아. 

미생으로도 나는 충분하다고 자위한다.

그게 내게 허락된 세상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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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준 | 너 없이 산다 2014-11-14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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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를 넘어선 시각, 소식을 들었다. 

쨍하게 추운 11월의 햇살이 버스 안에 스며들고 있었는데, 왈칵. 
차디 찬 바람이 심장을 쨍하고 관통하는 기분이었다. 젠장. 모두가 사라진 것은 아닌 달?


지난 6월 벙커1에서 강연을 들었던 기억이 스쳤다.
그의 글이 좋았고, 목소리도 좋았다. 건축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시험에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해 품은 애정이 좋았다. 당연히 또 뵐 줄 알았다.


무엇보다 그가 부러웠다.
기자질에 대한 아쉬움이나 후회는 없지만, '건축기자'에 대한 로망은 있었으니까. 사라지는 존재를 제대로 품은 애도를 담은 부고기자와 인간이 할 수 있는 최고의 경지라고 생각하는 건축을 다루는 건축기자는 유이하게 하고 싶었다.


그.런.데. 
역시 세상은 기다림을 배신한다.


그의 별세 소식을 주고받은 지인은 후회가 된다고 했다. 지인은 구본준 기자의 학교 후배였고, 커피 사달라는 선배의 장난 섞인 부탁에 응하지 못했음을 후회했다. 사드릴 걸... 사드릴 걸...


대수롭지 않게 주고받은 말이 느닷없이 비수가 될 수도 있다. 나도 그랬다. 학창시절, 한 잔 걸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자정 무렵에 우연히 마주쳤던 주호형은 술 한 잔 하자며 나를 꼬드겼었다. 아~ 형, 다음에 해, 라며 집으로 향했다. 형은 아쉬워했지만, 나는 그게 마지막일 거라고 상상도 못했다. 그리고 형은 그날 뺑소니 차량에 치였다. 한동안 나는 죄책감에 시달려야 했다. 그때 형이 말한 대로 술 한 잔 더 했다면 형이 사고를 당하지 않았을 텐데... 왜 나는 그때 거절했을까. 술 한 잔 더 할 걸... 더 할 걸...


노동자 전태일 열사의 44주기 기일이자,
학습노동자들이 수능을 본 날이며, 
영화 <카트> 개봉일이었음에도, 
대법원이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에게 비수를 꽂은 판결을 내리고야 만 날에,
(이땅엔 국가는 사라지고, 자유 평등 정의는 남의 나라에만 있으며, 오로지 기업만 있음을 재확인한 날에,)


좋아하고 흠모했던 한 사람이 사라졌다. 
세상 모든 죽음은 다 아깝고 아쉽지만(이라고 다소간의 뻥을 치지만)
특별히 아쉬운 죽음이 있다. 구본준 기자도 그렇다. 
물론 신문에조차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숱한 죽음,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죽음이 가장 안타깝고 아쉽지만,


11월 '모두가 사라진 것은 아닌 달(아메리칸 원주민 아라파호족)'에 왜 자꾸만 뭔가 사라지는 것을 목도해야만 할까.


노동이 사라진다. 노동자도 사라진다. 노동기계만 남는다. 
자유 평등 정의도 사라진다. 남은 건 비참과 불평등, 억압이다. 
국가도 사라졌다. (대)기업만 남아서 모든 것을 지배하고 분리한다.


그럼에도 모두가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자위하고 싶지만,
여전히 별은 빛나고 태양은 뜨거우니 이 또한 좋지 아니한가, 라며 허풍이라도 치고 싶지만,


우리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완전히 사라지기 전까지 버티고 견뎌야겠지만.


"언제나 끝까지 잊어버리지 않는 것은 글 쓰는 사람들이다. 사실은 잊어버리지 않는 사람만 글 쓰는 사람이 된다."(황현산 선생님)


잊지 않기 위해서 그를 쓴다. 11월 13일이었다. 
커피로 씻기에도 너무 고단한 밤이다. 겨울이 확실히 문을 두들기고 들어왔음을 확인하는 겨울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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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지랄 | 너 없이 산다 2014-10-3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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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단정하거나 확신하고 사는 편이 아닌 내게도,

내 인생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단정 혹은 확신하는 일이 하나 있다. 

돈지랄 맞는 일!

이십대 초반, 허구한 날 술을 퍼마시면서 일찌감치 그것을 알아차렸다.


그런 걸, 숙명이라고 한다지. 돈지랄 맞을 걱정 없는 숙명! 물론 돈지랄 풍년 정도는 아녔지만, 세간의 기준으로 돈을 잘 벌던 시절도 있었지만, 그 옷도 결국은 내 옷이 아니었다.


최근 출판계와 사회적경제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들었다. 

한 책(의 전질)은 매일(매달이 아닌!) 6천만원씩을 출판사 통장에게 꽂는단다. 

한 사회적기업의 제품은 매일 1500만원씩 매출이 발생하고 있단다. 

우와 우와 우와. 

어떤 회사는 한 달에 1500만원도 못 버는데, 

하루에 1500만원, 6000만원씩 팍팍 꽂힌다니, 부럽다.


오늘 해피브릿지협동조합 외식창업센터(HBCC) 오픈식에 가서, 문득 돈 한 번 벌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어떤 돈이냐, 어떤 사회적 이윤인가가 중요하겠지만. 20년 가까이 지켜온 숙명을 거슬러 볼까? 생각도 해봤지만, 역시 나는 그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노동 유연화. 노동의 자기결정권.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 

노동자가 자신의 요구와 필요에 의해 노동시간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는 것. 

노동이 상호 협력하고 협동하는 것. 

기업 아닌 노동이 주체적으로 자신의 노동을 플렉서블하게 다루는 노동시간결정권. 

돈지랄 대신 노동시간 결정권. 

그것은 삶의 자기결정권과도 통하는 것. 

저녁이든 주말이든 내 삶의 시간과 요일을 스스로 결정하는 것. 

나는 소망한다 세상이 내게 금지시킨 것을.

http://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61919.html?_fr=mt1r


그러니까, 어지간하면 알아야 하는 것. 

마왕 덕분에도 알았던 것. 니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보고 싶다. 해철 형아. 

매일 한 두사람씩 연락 온다. 내가 해철님을 교주로 모셨던 것을 아는 사람들이.

고마운 일이다. 띠바, 그러게 왜 그렇게 간 거요. 이 가을에. 리버 피닉스가 갔던 때와 비슷한 이 시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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