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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물이다 /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 1인분의 독서 2020-11-26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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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이것은 물이다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저/김재희 역
나무생각 | 2012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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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물이다 (부제 : 어느 뜻깊은 행사에서 전한 깨어 있는 삶을 사는 방법에 대한 생각들)/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책은 다음과 같은 짧은 일화로 시작한다.

-어린 물고기 두 마리가 물 속에서 헤엄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맞은편에서 다가오는 나이 든 물고기 한 마리와 마주치게 됩니다. 그는 어린 물고기들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건넵니다. “잘 있었지, 얘들아? 물이 괜찮아?”
어린 물고기 두 마리는 잠깐 동안 말없이 헤엄쳐 가다가 결국 물고기 한 마리가 옆의 물고기를 바라보며 말합니다. “도대체 물이란 게 뭐야?” (p.9)

지난 주에 아주 흥미롭게 읽은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의 저자,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가 2005년 케니언대학교 졸업식에 연사로 초청되어 강연했던 내용으로 이루어진 책이다. 이 까칠하고도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는 월리스가 젊은이들의 앞날을 축복하는 자리에서 무슨 말을 했을까 너무 궁금했다. 그의 저서 가운데 가장 먼저 국내에 번역된 책이기도 하니, 그만큼 대표작이라는 뜻일까 싶었다.

-우리가 의미를 구축하는 것이 실제로 개인적이고 의도적인 선택이며 의식적인 결정에 의해 이루어지는 과정이라는 것...(후략) (p.34)

물을 자각하지 못하는 물고기 이야기를 통해 월리스는 무엇을 전하고 싶었던 걸까? 그는 대학의 인문학 교육을 마치고 학위를 수여받는 학생들에게, 인문학 교육이란 ‘학생에게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다’는 내용을 전한다. 여기서 ‘생각하는 방법’이란 단순히 우리가 말하는 고등 사고력 비슷한 것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항상 깨어있으면서 ‘무엇을 생각할지 선택하는 자유’를 인식하는 일이란다. 물을 당연하게 여기는 물고기는 물을 ‘생각하지’ 않는다. 거의 모든 사람들은 (아무리 부정하고 싶다 해도) 어떤 확신을 갖고 살기 마련인데, 확신하는 그 대상에 대해 더이상 ‘생각하기’를 선택하지 않는다.

-‘생각하는 법을 배운다’는 말이 진정으로 뜻하는 바는 어떻게 생각하는가와 무엇을 생각하는가에 대해 선택하는 방법을 배운다는 것입니다. 이 말은 의식이 확실하고 정신을 바짝 차린, 각성된 상태가 되어 자신이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하는 대상을 선택하며, 자신의 체험을 통해 의미를 구성할 때 그 방법을 자기가 선택한다는 뜻입니다. (p.59-60)

깨어있는 삶을 살라! 월리스가 전하는 이 메시지가 그의 에세이에서도 일관되게 등장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니 퍼즐이 맞춰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확고한 자기를 중심에 단단히 세워 두고 산책하듯 현상과 사물을 둘러보는 사람들은 실상 자신의 감옥 바깥으로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한다. 오히려 견고한 담벽을 쌓아올렸을 뿐이겠지. 나는 확신에 가득 차 호오가 분명한 사람에게는 기대하는 바가 없다. 언제나 흥미로운 사람, 더 알고 싶은 사람, 동경하게 되는 사람은 우리들 중 가장 유연한 사고를 하는 이였다.

-실상 유신론 독단주의자의 문제는 무신론자의 문제와 똑같습니다. 즉, 교만과 맹목적인 확신, 그리고 자신이 갇혀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할 만큼 완전 무결한 감옥처럼 꽉 닫혀 있는 마음 말입니다. (p.38)

-삶이라는 매일매일의 전장에서는 무신론이라는 것이 실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믿지 않는다는 개념 자체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무엇을 믿습니다. 우리에게 허락된 것은 무엇을 믿고 숭배하느냐에 대한 선택권일 뿐입니다. (p.106)


그렇다면 학교교육이 가르치는 내용이야말로 잘 차려진 밥상에 불과하다. ‘교과서적인’이라는 수식어에 깃든 교과서 맹신도 불편하다. 아직도 근대사회의 연장선에서, 이전 세대가 반듯하게 쌓아 올린 지식의 축적물을 누가 잘 흡수하는지 판단하기에 급급하다. 교육이 변별의 수단으로 전락한 지 오래 되었으므로. 어떻게 이 밥상을 뒤엎고 그들에게 자유를 되돌려줄 수 있을까? ‘어떤 종류의 지식을 논의할 것인지’, ‘무엇을 주의 깊게 생각하기로 선택할 것인지’를 생각하는 자유를 말이다. 자신들에게 그런 자유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살아갈 물고기 같은 그들에게.

그런데 ‘자유’라는 멋진 말로 표현된다고 해도 언제나 각성한 상태로 ‘제대로 생각해야 하는’ 삶은 피곤할 수도 있지 않을까? 이 물음에 대해 다른 사람을 설득할 말도, 마음도 내겐 없다. 게다가 월리스조차 이 강연을 하고서 몇 년 뒤에 자살했으니, 그 연유를 다 헤아리진 못하겠지만 어쨌든 생각의 자유를 누리는 삶이 온전히 행복하지만은 않았나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한 번 뿐인 인생 제대로 살고 싶어서, 아직 다다르지 못한 각성도 해 보고 싶어서, 모르면 몰랐을까 갇혀 있는 감옥에서 여러 걸음 바깥으로 나가 보고 싶어서, 그래서 언젠가 죽는 날에 돌아보니 온전히 내 선택에 의해 달라져 있을 인생의 누적치가 기대되어서, “이것은 물입니다.”하고 깨어 있는 물고기가 되고자 한다.

-깨어 있는 의식에 관한 것입니다. 너무나 당연한 현실이고 근본적인, 우리 주위 환히 보이는 곳에 있지만 그래서 오히려 잘 보이지 않는 숨어 있는 현실, 매일 끊임없이 그 존재를 스스로 깨우쳐주지 않으면 발견하지 못하는 그런 현실, 그런 현실을 알고 살아가는 각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것이 물입니다. 이것이 물입니다. (p.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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