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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가야 여행] 가야로 읽는 한반도 고대사 | 리뷰 2021-07-07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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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가야 여행

황윤 저
책읽는고양이 | 2021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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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요조 작가의 추천으로 <박물관 보는 법>을 읽고 황윤 작가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책 자체도 훌륭했지만, 대학에선 법을 전공했지만 역사와 유물에 대한 관심이 깊어서 오랫동안 혼자 박물관과 유적지를 찾아다니며 소장 역사학자로서 공부하고 연구했다는 황윤 작가의 이력에 감동했다. 이후 황윤 작가가 쓴 다른 책들 - <도자기로 본 세계사>, <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경주 여행>, <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백제 여행> - 을 구입해 읽었는데, 그 중에서도 <일상이 고고학> 시리즈가 매우 마음에 들어서 다음 편이 나오길 간절히 기다렸다. 매점에서 김밥과 토마토주스를 사먹고 찜질방에서 1박 하는 일정까지 소개되는 역사 여행기라니. 이보다 생생하고 진솔한 여행기를 본 적이 없다. 내용의 충실함은 두말 할 필요 없다.

 

그래서 그토록 기다린 <일상이 고고학> 시리즈의 신간이 나온다는 말을 들었을 때 당연히 기쁘고 반가운 마음이 들었지만, 주제가 가야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솔직히 의외라고 생각했다. 백제와 신라(경주) 편을 했으니 다음은 당연히 고려 편일 거라고 막연히 예상했기 때문이다. 가야의 유물이나 유적지가 책 한 권이 될 만큼 많이 남아 있는지도 의문이었다.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책을 구입했는데, 이게 웬일! <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경주 여행>, <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백제 여행>보다 훨씬 두껍다. 대성동고분박물관, 국립김해박물관 등 가야 관련 유적지, 박물관도 의외로 많다. 아니, 가야가 이렇게 할 말이 많은 나라란 말인가. 나는 왜 이제까지 가야에 대해 알지 못했고, 알려고 하지도 않았을까.

 

내가 그동안 얼마나 무식하고 우매했는지, 책을 읽은 지 얼마 안 되어 다시 한 번 깨달았다. 가야는 단순히 삼국 시대 초기에 백제와 신라 사이에 '낑겨' 있다가 사라진 나라가 아니다. 가야는 3~4세기에 금관가야라는 이름으로 한반도 남부에서 최고 수준의 문화와 군사력을 자랑한 나라다. 철기 문화와 중계 무역을 바탕으로 경제력과 군사력을 쌓았고 한때는 신라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했으나, 5세기 이후부터 세력이 약화되어 중심지를 지금의 김해에서 고령으로 옮겼다. 6세기 초반 신라에 병합되었고, 가야의 고위층은 신라의 귀족 세력으로 편입되었는데 김유신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이렇게 간략히 정리된 역사만 보아도 가야를 이해하는 것이 삼국 시대의 역사, 나아가 동북 아시아의 고대 역사를 이해하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문제는 가야의 역사가 워낙 짧은 데다가 가야에 관한 기록이나 유물, 유적이 많이 남아 있지 않아서 후대 사람들의 추측 또는 추론으로 메워야 하는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이 책도 가야가 아니라 고구려의 유물인 광개토대왕릉비로 이야기의 운을 뗀다. <삼국사기>, <삼국유사> 같은 후대 역사서의 기록을 인용, 참조하기도 한다. 그러나 역사라는 것이 애당초 완벽하게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기술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식의 추측 또는 추론이 오히려 그 때 상황을 더욱 정확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이를테면 저자는 <삼국유사> 기이 편 가락국기에 수로왕(금관가야 제1대왕)이 알에서 태어났다는 설화가 나오는데, 이는 부여, 고구려, 신라 등의 시조가 알에서 태어났다(고 주장하)는 것과 일치한다. 이를 통해 당시 비슷한 내용의 설화가 유행했다는 걸 알 수 있다. 가야의 설화에는 알이 한 개가 아니라 여섯 개였다고 나오는데, 이는 김해 주변 호족들의 권위를 높이기 위해 추후에 추가된 설정이다.

 

가야에 관한 내용은 아니지만, 한반도에서 순장을 금지한 최초의 왕을 알게된 것도 이 책 덕분이다. 바로 고구려의 중천왕(즉위 기간 248-270)인데, 무참히 죽임을 당할 뻔한 수많은 백성들의 목숨을 구했다는 점에서 고구려의 광개토대왕이나 장수왕만큼 업적을 칭송받아야 마땅하지 않을까. 금(金) 씨가 김 씨가 된 사연도 흥미롭다. 원래는 금(金)을 '금'으로 읽었는데, 고려가 원나라(몽골)의 부마국이 되면서 금(金)의 몽골식 발음 'khin'이 널리 퍼져 '김(kim)'으로 남았다니 놀랍다. 이런 식으로 원나라(몽골)의 영향을 받아 새롭게 생겨나거나 변화한 언어 또는 문화로는 무엇이 있는지 궁금하다. 기왕이면 하루 빨리 <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고려 여행>이 출간되어 이 책에서 그 내용을 볼 수 있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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