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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부아르] 한 번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소설 | 19' 파워문화블로그 16기 2019-08-2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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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오르부아르

피에르 르메트르 저/임호경 역
열린책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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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르 르메트르의 전작 <사흘 그리고 한 인생>이 재미있었던 기억이 나서 구입한 책이다. 680쪽이나 되는 분량의 압박이 있기는 한데, 상황이 워낙 기구하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해 의외로 금방 읽었다.


이야기는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을 며칠 앞둔 어느 날로부터 시작된다. 이제 곧 전쟁이 끝날 거라는 사실을 모르는 프랑스군과 독일군 사이에 작은 전투가 벌어지고, 이 전투에서 프랑스 병사 알베르가 포탄 구덩이에 파묻히고, 알베르를 구하려던 에두아르가 포탄 파편에 맞아 얼굴 반쪽을 잃는 사고를 당한다. 얼마 후 전쟁이 끝나고 대부분의 병사들이 즐거운 얼굴로 사회에 복귀하지만, 알베르와 에두아르는 그럴 수가 없다. 에두아르는 얼굴 반쪽을 잃었고, 알베르는 그런 에두아르를 돌볼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차마 이런 모습으로 가족들 앞에 나타날 수 없다고 생각한 에두아르는 전사자와 신분을 바꿔치기한다. 즉, 살아있는 자신은 이미 전사한 것으로, 전사자는 아직 살아있는 것으로 사람들이 믿게 한다. 한편, 에두아르가 살아있는 줄 모르는 에두아르의 가족은 실의에 빠진다. 에두아르의 아버지는 아들이 살아 있을 때 충분히 잘해주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에두아르의 누나 마들렌은 그런 아버지를 가엾게 여긴다. 결국 마들렌은 에두아르와 같은 부대에 있었던 프라델 중위와 결혼하고, 프라델 중위는 에두아르의 몫이었던 집안의 재산을 전부 차지한다.


여기까지만 해도 상당히 스릴 넘치는 전개인데, 이후의 이야기는 훨씬 더 복잡하고, 독자의 예상을 뛰어넘는 전개를 보인다. 아들이 살아있을 때는 탐탁지 않게 여겼던 아버지가 아들이 죽은 후에야 아들을 그리워하고, 원하는 거라고는 좋아하는 그림을 실컷 그리는 것뿐이었던 아들은 얼굴 반쪽을 잃은 후에야 원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었지만 그것이 자신의 그림이라고 말할 수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흥미진진하게 그린다. 


여기에 기회주의자에 탐욕의 화신인 프라델과 소심한 알베르, 아버지와 동생 사이에 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불쌍한 마들렌의 관계가 얼키고설키며 도저히 읽기를 멈출 수 없게 만든다. 피에르 르메트르의 최신작 <화재의 색>이 <오르부아르>의 뒷이야기를 담은 후속편이라는데 이 책도 곧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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