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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파울로 코엘료 저/이상해 역
문학동네 | 2022년 07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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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사"로 유명해진 브라질의 파울로 코엘료 작가의 작품으로 2009년도에 영화로도 상영된 적이 있는 작품이다. 작가의 명성과 제목이 주는 호기심에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이 책은 죽음을 결심하고 자살을 시도한 베로니카가 극적으로 살아나면서 삶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찾아가는 그 깨달음의 벅찬 과정들을 세밀하게 묘사한 책이다.

중간 중간 작가의 삶에 대한 깊은 철학들이 느껴졌고 책을 덮고 나서 삶을 더 치열하게 살아가야할 뭔가 뜨거운 힘을 얻을 수 있었다.

"죽음에 대한 자각은 우리를 더 치열하게 살도록 자극한다"는 슬로베니아 정신병원 빌레트의 이고르 박사의 논문주제가 곧 이 소설의 주제가 아닐까 싶다.

 

소설의 주인공인 베로니카는 모든게 평범하면서 완벽한 삶을 살아가던 24살의 꽃다운 나이에 자살을 시도한다. 자살의 이유는 삶이 너무 뻔해서 더이상 살아도 얻을 것이 없다고 생각했고,

또한 세상 일은 점점 나빠지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을 막을 수도 없는 자신이 쓸모 없는 존재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에 어떤 이유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베로니카의 자살 동기는 너무나 생소해서 오히려 그럴 수도 있을까 한번 생각해보게도 되었다.

수면제 4통을 먹고 자살을 시도했던 베로니카는 다행히 일찍 발견되어 응급치료를 받은 후 빌레트 정신병원으로 옮겨진다. 혼수상태에서 2주 만에 깨어난 베로니카에게 담당의사는

충격적인 사실을 말해준다. 음독자살 시도 후 심폐소생술을 받는 과정에서 심장이 크게 손상되어 앞으로 길어야 일주일 밖에 살 수 없다는 것이다.

 

"오래 걸리네요... 그냥 지금 죽여주지 않을래요? " 죽음의 시도가 실패한 후 다시 죽음에 직면하게 된 베로니카는 극도의 분노와 혼란에 빠지게 된다.

죽음을 결정했던 사람이 언제 죽을지 모르는 시간들을 견딘다는 것은 또다른 공포일거라 생각된다. 그 공포의 시간에 베로니카는 각기 다른 원인으로 정신적인 내상을 입고

요양원에 온 환자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다. 그들이 입은 영혼의 상처들을 들여다보게 되자 혼자만의 절망 속에 갇혀 지내 왔던 베로니카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객환화할 수 있게 되고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삶의 의욕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특히 교통사고로 여자친구를 잃고 자기 탓이라는 자책감에

실어증에 걸려 그림 그리는 일에만 몰두하는 에드워드와는 처음으로 마음과 마음이 통함을 느낀다. 베로니카는 에드워드 때문에 그토록 꿈꾸었던 그러나 현실때문에 포기했던 피아노를 다시

치게 되었고, 에드워드는 그 피아노 선율에 자신이 치유됨을 느끼면서 둘은 서로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 사랑의 위대함을 발견한 베로니카는 자신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깨닫는다.

 

다급해진 베로니카는 이고르 박사를 찾아가 자신이 정확히 얼마나 더 살 수 있는지 알려달라고 하면서 두가지를 부탁한다. 하나는 삶의 한 순간도 놓치기 싫으니 맑은 정신으로 계속 깨어있게

해주는 주사가 있다면 놓아 달라고 한다. 또 하나는 얼마 남지 않은 삶에서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으니 퇴원시켜 달라는 것이다. 바닷가도 걷고 싶고 단골집에 가서 좋아하는 음식도 실컷 먹으며

기네스 맥주 주문도 해보고 싶고 또 어머니를 만나 아직 하지 못한 이야기를 나누고도 싶다고 털어놓는다.

사실 이러한 모든것은 우리들 모두가 살아있으면 얼마든지 할수 있는 평범한 일상이다. 그 일상의 소중함을 베로니카는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그러나 원장은 퇴원을 허락하지 않았고 베로니카는 에드워드와 함게 몰래 요양원을 탈출한다. 두 사람은 안전한 죽음보다 위험한 삶을 선택한 것이다. 자신의 아파트로 돌아온 베로니카는 남은 시간이

 너무 짧아 불안하지만 애드워드와 함게 전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일상 속의 삶의 광채를 마음껏 누린다.

 

책의 반전은 이고르 박사가 베로니카에 대한 시한부 사망선고가 실은 거짓이라는 것이다. 한번 자살을 시도한 사람은 계속해서 자살을 하려고 하기 때문에 이를 막는 치료책은 본인에게 삶을 자각시키는 것 뿐인데

그러기 위해 부득이 앞으로 얼마 살지 못한다고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정말 기가막힌 발상의 전환이자 치료책이 아니였을까 싶다.

 

베로니카는 어쩌면 갖출 것은 어느 정도 갖췄으면서도 목적의식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무력감에 빠져들기 쉬운 우리의 모습인지도 모른다.

자유의지로 선태한 죽음의 시도가 좌절되면서 다시 외부로부터 시한부 사망선고라는 죽음이 강제되자 백신을 맞은 것 처럼 삶의 의욕이 다시 생겨난 베로니카...

이제 베로니카는 다른 사람이 강요하는 방식이 아니라 자신이 꿈꾸는 대로 삶을 살 것이며 미친 듯이 사랑도 할 것이다.

 

"할 일이 너무 많아요. 내 삶이 영원하다고 믿었을 때 항상 나중으로 미루어왔던 것들이요. 내 삶이 살아볼 만한 가치가 없다고 믿기 시작하면서 더이상 내 관심을 끌지 못했던 것들요"

"늘 존재했지만 애써 감추어왔던 내 감정들을 아무런 부끄러움 없이 있는 그대로 드러내면서 엄마에게 뽀뽀를 하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그 품안에서 울고 싶어요"

"세상에는 어느 쪽에서 보더라도 항상 똑같고 누구에게나 가치가 있는 절대적인 것들이 존재해. 사랑이 그 중 하나야"

"난 석양을 바라보며 그것이 하느님의 작품이라고 믿을 수도 있을거야. 누군가 날 괴롭힌다면 터무니없는 말을을 퍼부어줄 거야. 사람들이 날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어"

 

왠지 삶의 소중한 의미를 깨닫고 치열하게 살아갈 베로니카를 만나보고 싶어진다. 어쩌면 그 베로니카는 우리 자신들일 수도 있겠다.

죽음을 통하여 삶을 배우고 그 안에서 사랑한다는 것의 의미를 찾아낸 베로니카처럼 우리도 하루하루의 일상이 모두 기적처럼 소중한 것임을 깨닫고 힘차게 살아가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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