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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사에 죄 짓지 말자 | 정치 2012-03-1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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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새로운 연애

문성근,10만인클럽 공저
10만인클럽 | 2012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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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하나 하면, 1994년이었다. 경남 진주에서 경기 수원까지 매주 통일호를 타고 오려내렸다. 7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어떤 때는 동행이 있어 괜찮았지만 얼마나 지루한지 모른다. 설혹 동행이 있더라도 7시간 내내 말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10월 어느 날 수원역에서 내려 학교까지 버스를 타고 가는 데 <너에게 나를 보낸다>는 영화 포스터가 눈에 들어왔다. 첫 느낌를 표현하자면 백만 볼트가 온 몸에 흐르는 경험이었다. 그 때 다짐했다. 어떻게 해서든 저 영화만은 보겠노라고.

 

문성근, '야한 배우'로 첫만남

 

신춘문예에 당선됐다가 표절 시비에 휘말려 도색소설을 쓰고 있는 '문성근(나 분)'을 그렇게 처음 만났다. 학교 하루 빼 먹으면서까지. 그 때는 그가 문익환 목사 아들임을 몰랐다. 아주 야한 영화에 나오는 영화배우쯤으로 첫만남은 시작되었다. 하지만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책상위에 걸터 앉아 우리말을 또박또박 빈틈없이 하는 그를 보면서 그냥 야한배우가 아니라 '생각'있는 연예인으로 다가왔고, 어느 날인지 몰라도 문익환 목사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리고 2002년 노무현을 울렸던 심연에서 울리는 연설을 들어면서 사람 살리는 세상을 위해 그가 얼마나 격정과 열정을 가졌는지 느꼈다. 직업이 목사라 교만을 조금 부리면, 연설을 하는 사람의 목소리와 얼굴 모습만 보아도 사람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한다. 아버지 문 목사를 참 많이 닮았다는 나름대로 판단을 했다.

 

이런 문성근을 책으로 만났다. 아니 '읽었다.'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이 발간한 <새로운 연애-"문성근을 읽다>를 통해서다. 사람을 '본다'가 아니라 '읽다'로 표현한 것이 흥미롭다. 본다는 감성에 가깝지만 읽다는 이성에 가깝다. '문성근'이 풍기는 그대로다.

 

물론 문성근은 책에서 "아버지 교수, 삼촌 교수, 작은고모 박사, 뭐 다 그런 식었다"면서 "다들 정신세계가 저보다 엄청 높은 분들이인까. 주눅 들어서 살았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지만 말을 알아들을 때부터 식탁에서 늘 들었던 역사, 정치를 이야기를 듣고 부친 문익환 목사를 통해 우리말을 제대로 배운 것이 몸에 배였는지 감성보다는 '이성'에 더 가까운 사람으로 다가온다.

 

그런 그가 2002년 노무현의 눈에 눈물을 흘리게 했다. 노무현의 '눈물'은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는 "'노무현 눈물'은 다시 나올 수 없는 영상"이라고 했다. 자신의 '부고장'만 아니면 다 좋다는 정치인에게 진짜 눈물을 흘리게 한 그 힘은 과연 어디서 왔을까.

 

10년 전 노무현을 울리게 한 그가 이제 "15분 후면 내 육체의 생명이 끝나지만 나는 역사 속에서 살아갈 것"이라며 "내가 이렇게 싸안고 갈 테니 당신들이 좀 해주시라"는 울림을 더 이상 거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문성근은 노무현 대통령 유언을 해석하는데 1년 10개월이 걸렸다고 했다. 그 집요함과 열정이 심연에서 자리하고 있었기에 노무현은 그의 연설을 들어면서 울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문성근은 이제 '새로운 연애'에 나섰다. 정치와 연애. 정치를 연애하듯이 하겠다는 그를 보면서 이성이 아닌 참 감성적인 사람으로 다가왔다.

 

문성근이 바라는 세상은 '사람사는 세상'

 

원래 이성이란 참 메마르다. 옳고 그름은 분명하지만 사람냄새를 맡기 힘들다. 그런데 감성은 사람냄새가 난다. 감성은 느낌이다. 그러므로 옳고 그름으로 사람을 재단하지 않는다. 울면 웃고, 웃으면 웃는다. 슬프면 슬퍼하고, 즐거워하면 즐거워한다. 이런 사회가 정말 사람사는 세상이다. 문성근은 자기 꿈이 "통일된, 사람사는 세상"이라고 했다. 이를 이루기 위해 '민란'에 나섰고. 정치에 발을 내딛었다. 새로운 연예를 한 것이다.

 

같은 시간, 같은 일을 하면서도 정규직 줄에 선 사람은 250만원, 비정규직 줄에 선 사람은 150만원 받는 사회는 사람사는 세상이 아니다. 이런 세상을 바꾸고 싶어 그는 민란을 시작했고, 정치와 연예를 시작한 것이다.

 

연예는 내 것을 찾는 것이 아니라 내 것을 그에서 주는 것이다. 문성근이 정치를 새로운 연예로 규정했는데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왜 일까?

 

문성근을 '살인마(판곤)'으로 만든 것은 <조선>....

 

문성근을 영화에서 다시 만난 것은 2009년 김성홍 감독이 만든 <실종>에서 노모를 모시고 양계장을 하면서 달걀을 팔고나 단골로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백숙을 파는 이웃집 아저씨 같은 '판곤'을 통해서다.

 

하지만 그 달걀과 백숙은 '사람을 잡아' 만든 사료를 먹은 자란 닭이었다. 한 마디로 판곤은 '살인마'였다. 함께 영화를 했던 추자현(현정 역)씨는 "진짜 살인마 같아서 너무 무섭다."고 얘기할 정도였다. 빈틈없는 집중력으로 캐릭터에 몰입한 문성근은 급기야 극 중 판곤이 감금한 현아에게 가혹행위를 하는 장면에서 감정 통제가 되지 않는다며 "이러다간 정말 현아를 다치게 할 것 같다"고 말해 연출자인 김성홍 감독과 스태프들을 당황하게 했다(다음 영화 '실종' 제작노트 참고).

 

스스로 감정이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문성근을 살인마라는 악역을 이끈 힘은 누가 주었을까. 문성근은 이렇게 말했다.

 

결정적으로 악역에 자신이 붙은 건 참여정부 1,2년 차쯤 '조선일보가 악역이구나' 싶었어요. 조선일보는 조선일보 이익이 있고 그 이익과 민족사, 민주주의,민주공화국 이런 게 관계가 없는 거예요. 그러면서 남북분다, 동서 지역구도라는 지극히 상대적인 개념을 비집고 들어와 농락하는 거지요. 자기 패밀리의 이익을 위해, 말은 민족을 위해, 국가를 위한다고 하지만 제가 보기엔 저주거든요. 저주 마케팅을 하는 거예요. 그 저주로 얻는 건 뭐냐, 권력이죠. 그게 악이라는 거예요. 그걸 알아차리라고는 그 뒤부턴 악역을 기가 막히게 했습니다. 아무리 공부를 해도 잡히지 않는 악의 정체가 확 오더라고요.

 

 

우리 역사에 죄 짓지 말자

 

그렇다. 조선일보는 오로지 조선일보 사익을 위해 존재하는 언론이다. 아니 언론이 아니라 저주의 본산이다. 조선일보라는 거대한 악이 1%가 대한민국 이익을 독점하는 구조로 만들었다. '어큐파이 조선일보'를 부르짖어야 할 정도이다. SNS시대기 도래하면서 조선일보의 의제 설정 능력이 이전보다 못하지만 아직도 종이신문에서 가장 강한 힘을 가졌다. 표독스럽게 자신의 이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다. 조선일보가 살아있는 한 어떤 끔찍한 일이 벌어질까? 문성근은 이런 말을 했다.

 

노무현의 죽음도 끔찍하지만 우리 역사가 흘러온 과정 전체를 생각해보면 죄송해서 견딜 수 없었다. 나라 꼬라지가 이런 게. 그럼 문익환은 왜 개고상을 했느냐. 문목만 아니라 전태일부터 그 많은 사람들 발버둥 쳐서 겨우 요만큼 왔는데 어디서 괴물이 나타나서 역사를 이렇게 쑤셔 박느냐. 기가 막히는 거지. 노무현이라는 사람의 죽음, 김대중 선생의 절규도 정말 무겁지만 그냥…, 역사에 살아 있는 것이 죄송하다.

 

이 글을 읽는 순간 파르르 떨렸다. 결론은 이렇다 우리 역사에 죄 짓지 말자. 제대로  투표해서. 조선일보의 저주를 끊어 제대로된 민주세상을 한 번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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