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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횡령 의혹 조용기 목사님, 이걸 읽으셨다면... | 사회 2013-11-18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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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교회 가이사의 법정에 서다

강문대 저
뉴스앤조이(newsnjoy) | 2013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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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 소리가 난다. 아니 '억억억억' 소리가 난다.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가 교회 돈 수천억 원을 횡령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14일 여의도순복음교회 '교회바로세우기장로기도모임은 "조용기 목사 일가는 헌금 등 교회 재산을 횡령하고 불륜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제기한 의혹 내용은 ▲ 교회 재정 570억 원 출연해 만든 공익법인 사유화 ▲ 교회 재정 대출 건물 공사비 1600억 원 미환급 ▲ 삼남 조승제씨의 회사를 통한 교회재산 77억 원 부당 취득 ▲ 2004~2008년 총 600억 원의 선교비 사용처 불분명 따위다.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 것은 하나님에게

개신교 목사인 필자는 이런 기사를 접할 때마다 얼굴을 들 수가 없다. 조용기 목사뿐만 아니라 교회 돈을 횡령해 세상 법정에 선 목사들이 심심하면 언론에 보도된다. 특정 목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교회 규모가 조금만 크면 이러한 일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으며, 아주 작은 교회라고 할지라도 감시받지 않는다면 목사가 헌금을 함부로 쓸 수 있다. 그러니 비판도 하기 힘들다. 하지만 '자아비판'을 해야 한다.

먼저 교회 돈 주인은 누구인가에서 출발하자.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 것은 하나님에게"(마태복음 22:21). 이를 <교회, 가이사의 법정에 서다>(강문대 지음,  뉴스앤조이 펴냄)에서는 "교회의 것은 교회가, 개인의 것은 개인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나님께 드린 돈, 쉽게 말해 교회 돈은 특정인이 함부로 쓰면 안 된다는 말이다.

기사 관련 사진
 <교회,가이사의 법정에 서다>
ⓒ 뉴스앤조이

 

<교회, 가이사의 법정에 서다>는 <뉴스앤조이가> 펴내는 '바른신앙시리즈' 다섯 번째 책이다. 지은이 강문대 변호사(법률사무소 '로그' 대표)는 교회 분쟁 관련 법률을 연구하며, 분쟁 교회들을 상담하고 중재 노력을 해 왔다. 그 열정과 노력의 결과물이 <교회, 가이사의 법정에 서다>이다. 총 4부로 구성되었는데 2부 '교회 재산' 부분이 교회돈 횡령과 관련이 있다.

목록을 보면 ▲교회 재산은 누구의 소유이고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 ▲교인이 교회에 회계장부 공개를 요구할 수 있나? ▲교회를 사고 팔 수 있나? ▲교회, 아무 곳에서나 신축할 수 있나? ▲목사는 소득세를 낼 의무가 없는가? 따위다.

<교회, 가이사의 법정에 서다>는  교회재정 문제를 '성경'과 '도덕성'문제로 접근하지 않고, 법원 판례 중심으로 접근했다. 성경은 교회 일을 세상 법정에 가져가지 말라고 한다(고린도전서 6:1~11). 하지만 이미 많은 교회와 신자가 세상 법정에서 다툼을 하고 있다. 그럼 지혜를 얻어야 한다.

목사가 '공동의회' 존중한다면 교회재정 횡령은 없어

조용기 목사도 세상 법정에서 다투고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기도모임 장로들은 2008년 조용기 목사 은퇴 후 교회 재정 570억 원을 들여 설립한 '사랑과 행복 나눔재단'을 '영산 조용기 자선재단'으로 이름을 바꿔 조 목사와 그 일가가 사유화했다고 주장했다.

'사유화'라는 단어가 눈에 띈다. 일반 사회에서도 예를 들어, 자신이 100억 원을 들여 공익재단을 만들면 그 돈은 자기 돈이 아니다. 사사로이 쓰면 처벌을 받는다. 하물며 교인들이 낸 헌금을 사유화했다면 이는 처벌 대상이다.

"공동의회의 결의를 거치지 않고 처분하였을 때 그 처분은 위법이므로 무효가 된다. 교회 대표자가 처분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다.(대법원 2000.10.27. 선고 2000다22881판결, 2009.2.12.선고 2006다23312판결등). 담임목사나 당회가 교인들의 의견 없이 단독으로 교회 재산을 처분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은 무효다. 따라서 교인들은 나중에라도 그 처분의 무효를 주장하면서 재산의 원상회복을 요구할 수 있다."(92쪽)

'공동의회'는 세례교인 이상으로 구성된 교회 최고의결기구다. '당회'(목사와 장로) 그리고 '재직회'(집사)가 있지만, 목사 청빙 등 교회가 결정해야 할 모든 결의는 공동의회를 통해 결정된다. 물론 한국교회 상황에서 당회가 결정한 것을 공동의회가 뒤집는 일은 불가능하지만, 그래도 공동의회는 목사 전형을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방패막이다.

목사가 공동의회를 존중한다면 교회재정을 횡령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한국교회 교인들은 목사가 하려는 일을 찬성하지 반대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런데도 목사들이 잘 하지 않는다. 그러니 재정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공동의회를 거치지 않고, 교회재산을 마음대로 처분하면 배임죄다.

목사나 장로가 교회 소유의 재산을 교인 총회 결의 없이 처분(매도 또는 담보 제공)하였을 경우, 그 행위로 인해 목사나 장로 자신이 재산상의 이익을 얻거나 제 3자로 하여금 이득을 얻게 하여 교회에 손해를 가한 때에는 업무상 배임죄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교회 소유의 부동산을 교인 총회 결의도 거치지 않은 채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에 제3자에게 매도하여 그 제3자로 하여금 재산상의 이득을 얻게 하거나, 금융 기관에 담보로 제공하여 대출을 받은 뒤 그 돈으로  자신이 재산상 이득을 취한 경우, 그 행위를 주도한 목사나 장로는 업무상 배임죄를 저지른 것이다.(94쪽)

교회 재산을 몇몇 교회 지도자들이 모여 처분하고, 이것을 하나님을 위한 일이라고 주장한다면 하나님 이름을 팔아 자신의 배를 채우는 것과 다름없다. 규모가 작은 교회이든, 큰 교회이든 목사가 마음에 새기고 새겨야 할 일이다. 하나님께 바친 헌금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쓴다면 하나님께 죄짓는 것이다. 이는 배임죄보다 더 큰 죄다.

목사인 나도 이 죄를 지을 수 있다. 두렵고 떨리는 일이다. 이 죄를 짓지 않기 위한 방법은 간단하다. 헌금은 하나님 것이니 그 어떤 경우라도 함부로 쓰지 말아야 한다. 교회 재정을 쓸 때 반드시 공동의회가 결의한 것만 쓰면 된다. 교회 재정을 쓸 때 불편하고, 시간이 지체될지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 안 그러면 하나님께 심판받고, 세상 법정에서도 처벌받는다.

재정이 투명하지 않는 교회는 언젠가는 망한다

다음으로 교회 재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교회 재정 횡령 사건을 보면 투명하지 않은 집행이 많다. 어떤 목사는 수십억 원을 횡령해도 떳떳하고, 그런 목사를 "우리 목사님이 박해 받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재정이 투명하지 않는 조직은 언젠가는 망한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담임목사 권력이 큰 한국교회는 재정 투명성이 떨어진다. 많은 사람들이 교회를 멀리하는 이유다. 투명한 교회 재정의 지름길은 회계장부를 신자들이 함께 공유하는 것이다.

교회에서 회계장부를 둘러싸고 다툼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 한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흔한 일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교회가 평소 회계장부 등 문서를 성실히 공개한다면 최소한 이런 다툼은 생기지 않을 것이다.  우리 사회가 '투명 사회'로  가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이때, 교회도 그에 발맞추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교회 행정에 의혹을 품고 있는 교인이라도 무차별적인 폭로나 마구잡이식 정보 공개 요청은 자제하여야 할 것이다. 법원은 그런 형태도 용납하지 않는다.(110쪽)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임준택 감독회장직무대행)가 교회 재정 장부 열람을 제한하는 법을 만들었다고 한다. 장부를 보기 위해서는 입교인 과반수에 해당하는 서명 동의를 받아야 한다.

안타까울 뿐이다. 왜 교인들이 교회 회계장부 공개를 청구할까? 투명성이 없기 때문이다. 마구잡이식 정보 공개를 막는 길이 투명한 공개에 있음을 잊지 말자. <교회, 가이사의 법정에 서다>는 한국교회 목사들이 서재에 꽂아 놓고 두고두고 읽어야 할 책이다. 교회 재정 횡령범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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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도 강제로 끌려왔다면, 일본군도 강제로 끌려와" | 사회 2013-08-25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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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국의 위안부

박유하 저
뿌리와이파리 | 2013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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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및 교과서문제)는 냉정히 대처하는 일본을 보면 일본쪽이 한수 위라고 생각한다"

 

MBC라디오 <지금은 라디오시대>를 최유라 씨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조영남씨가 지난 2005년 4월 <맞아 죽을 각오로 쓴 100년 만의 친일선언>를 펴낸 후 일본 극우신문 <산케이>와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정말은 책 제목 처럼 당시 이 발언은 "맞아 죽을 정도"로 엄청난 비판을 자초했었다. 특히 그해는 '을사늑약 100년', 공복60년과 맞물려 분노는 더 컸다. 그럼 아래 글을 읽고 든 생각은 어떤가?

 

 

"위안부의 피해는 보상되어야 하지만 조선인 위안부는 한국이 바라는 방식으로 기림을 받기에는 모순이 없지 않은 존재다."

 

"'위안부'도 강제로 끌려왔다면, 일본군도 강제로 끌려와"

 

쉽게 읽으면 일본 극우세력이 쓴 글로 보인다. 한 발 더 나아가 "똑 같은 가혹한 '운명'을 겪고도 그 운명에 대한 '태도는 위안부마다 달랐고, 지금도 다르다"면서 "그런 그녀는 일본군이 아닌 업자를 '폭행 주체로 기억한다. 혹독한 체험을 한 이들에게도 '즐거웠던' 순간은 없지 않았고, 군인에게 신세타령을 하면서 정신적 교감을 나누는 '교감'없지 않았다"는 주장까지 들어면 더 이상 참지 못하겠다는 분노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쯤되면 영락없이 '친일파'다.

 

"일본군이 이용했다고 해서 아시아 전역에 있었던 그런 유의 시설들을 전부 '일본군 위안소'로 간주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위안부'들을 '유괴'하고 '강제연행'한 것은 최소한 조선 땅에서는, 그리고 공적으로는 일본군이 아니었다."(38쪽)

 

물론 그는 "군인이나 헌병에 의해 끌려간 경우도 없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개별적으로 강간을 당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말한다. 하지만 "'위안부'가 '강제로 끌려온' 피해자였다면일본 군인들 역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국가에 의해 머나먼 이국땅으로 '강제로 끌려온' 존재였다"며 일본군을 '강제성'에서 위안부와 같은 반열에 놓는 것을 보는 순간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잠깐 그를 '친일파'로 매도하기 전 위 글들이 담긴 <제국의 위안부>(뿌리와이파리)를 읽은 후, 판단을 내리자. 글쓴이 박유하 교수(세종대 일문과)는 민족주의를 넘어선 연대를 모색하는 한일 지식인모임 '한일, 연대 21'을 조직하는 등 탈제국·탈냉전적인 시각에서 동아시아 역사화해를 위한 연구와 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학자다. 그가 쓴 책은 <반일민족주의를 넘어서>, <화해를 위해서―교과서·위안부·야스쿠니·독도> 따위가 있다. <화해를 위해서―교과서·위안부·야스쿠니?독도>는  2006년 문화관광부 우수교양도서로 선정되고, 2007년에는 일본어판이 '오사라기 지로(大佛次郞) 논단상'(아사히 신문사)을 수상했다.

 

'소녀상'....위안부 리얼리티 표현이 아니라 '민족의 딸'로 보여주기 위한 것

 

박유하 연구와 활동 그리고 펴낸 책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일제식민지를 겪은 우리가 일본을 무조건 비판하거나 비난하기보다는 이성적인 접근을 통해 새로운 한일관계를 시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서울 일본대사관 앞의 위안부 소녀상도 "조선인 위안부와는 거리가 있다"면서 "리얼리터의 표현이라기 보다는 '위안부'를 바람직한 '민족의 딸로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까지 한다.

 

조선인 위안부'란 조선인 일본군과 마찬가지로 저항했으나 굴복하고 협력했던 식민지의 슬픔과 굴욕을 한 몸에 경험한 존재다. '일본'이 주체가 된 전쟁에 '끌려'갔을 뿐 아니라 군이 가는 곳마다 '끌려'다녀야 했던 '노예'임에 분명했지만, 동시에 성을 제공해주고 간호해주며 전쟁터로 떠나는 병사를 향해 '살아 돌아오라'고 말했던 동지이기도 했다. 그들은, '한복'을 입은 댕기머리 조선인이기도 했지만, 일본옷을 입고 일본머리를 한 청초한 '야마토 나데시코'이기도 했다. 말하자면 조선인 일본군과 마찬가지로 '식민지의 모순'을 가장 처절하게 살아낸 존재였다. 협력의 기억을 거세하고 하나의 이미지, 저항하고 투쟁하는 이미지만을 표현하는 '소녀'상은 협력해야 했던 '위안부'의 슬픔은 표현하지 못한다"(207쪽)

 

2011년 12월 세워진 '평화 소녀상'은 일본제국주의 만행을 상징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이들에게 박유하 주장은 충격이다. 특히 그는 "미국에 설립된 위안부 기림비는 '강제로 끌려간 20만명의 소녀'라는 문구를 담고 있다"며 "그러한 그 비는 '위안부'에 관한 대한민국의 '공식 기억'을 표한 것일 뿐 위안부 자체를 표한 것은 아니다"는데 까지 이른다. 위안부와 소녀상에 대한 그의 생각을 더 따라가보자. 미군기지 주변 여성들이 현대판 '위안부'라고 한다.

 

미군, '위안소'에서 자유롭지 못해...새겨 들어야

 

"'조선인 위안부'가 '군수품'이었다면, 강간당한 네덜란드 여성이나 중국인 여성은 '전리품'이었다. 물론, 전리품이든 군수품이든,' 일본군' '남성'에게 물건처럼 착취를 당했다는 점에서는 '남성 중심 국가'로서의 일본의 사죄는 당연하다. 그러나 그 경우의 일본 패전 후에 일본이 만들어준 위안소를 이용했고 한국전쟁 때 한국 정부가 만들어준 위안소를 이용했던 미국 역시 그 비판을 피할 수는 없다. 그동안 미국이 이 문제에서 한국 편을 들어온 것은, 그들의 '위안소' 문제를 지적당하지 않았기 때문이다."(219쪽)

 

박유하가 미군도 위안소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그런 여성들을 재생산하지 않기 위해서도, 위안부 문제에서의 미국의 위치를 제대로 보는 것이 동아시아의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는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박유하 이 지적은 우리가 새겨야 한다. 우리는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서는 분노하면서 미군 '위안부'는 성역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1992년 10월28일 경기 동두천 보산동에서 한 여성이 성폭행 당한 후 참혹하게 살해(범인은 맥주병을 시신에 넣었다)당한 사건이 있었다. 범인은 미군 케네스 마클(당시 20세) 이었고, 피해자는 윤금이씨였다. 윤금이씨같은 이들을 일본군 '위안부'와 같다고 할 없지만, 가해자가 일본군에서 미군으로 바뀐 것을 제외하면 강제성과 여성들 인간존엄성이 파괴된 것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설혹 그렇다라도 이런 주장은 지난 5월 일본 오사카 시장 하시모토 도루(橋下徹)가 "성노예인지 아닌지는 국제사회로부터의 평가에 영향을 미친다"며 "세계 각국 군대는 제2차 세계대전때 같은 방식으로 여성을 이용하고 있었는데 일본만 비판하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말한 것이 연상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본 정부에 '배상 요구'는 무리

 

위안부 할머니들은 일본 정부에게 배상을 요구한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1965년 한일협청구권협정으로 배상은 끝났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심지어 일본식민지때 강제징용했던 신일철주금(옛 일본제철)이 한국 법원의 판결이 확정되면 징용 배상금을 낼 의사를 밝히자, 일본 정부는 "한일청구권협정으로 (배상문제는)해결이 끝났다"고 했다. 박유하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소송자들이 소송을 낸 근거는 위안부들이 '강제노동'과 '인신매매'를 당한 것이었다. 그것이 당시 국제법을 어긴 것이었다는 것이 '배상'요구의 근거였는데, 당시의 법을 실제로 어긴 직접적 주체는 일본국이 아닌 업자였다. 그런 의미에서 소송자들의 '법적 책임'과 '배상 요구' 자체에 무리가 있었다."(237쪽)

 

일본 우익세력과 비슷한 맥락이다. 그는 '한일청구권협정'이 나온 배경을 설명하면서 "한일협정은 또 하나의 제국이었던 미국이 주도하는 냉전체제하에서 이루어진 탓에 식민지배에 대해 철저하게 되물을 기회를 한일 양쪽에 주지 않았다는 점일 인식하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박유하는 "반제국의 의미를 가졌던 저항이 그곳에서는 어느새 민족권력화되어 있었다"며 정대협이 위안부에 대한 일본 정부차원 배상 요구를 강하게 비판하는 장면에 이르면, 받아들일 수 없는 단계에 이른다. 

 

위안부는 '민족'문제가 아니라 '인간존엄성'문제

 

특히 "수요 시위를 비롯한 정대협 활동에 어린 학생들을 대거 동원되는 상황은 극히 우려스럽다"면서 "그들이 새롭게 심어진 '반일'적 적개심을 넘어서 같은 또래의 일본 청소녀들과 대화하기 위해서는 또 얼마나 많은 대립과 감정소모의 시간이 필요할까?"라는 말을 들으면 '위장된 일본 우익'이라는 세간의 평이 낯설지 않다. 그는 후기에서 이렇게 적었다.

 

"정대협의 '운동'을 거대한 '국가적 소모'라고 까지 느끼는 내 감성을 그저 '친일파'로 간주하려는 이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빨갱이'이나 '친일파'라는 명칭이 그저 개인에 대한 공격 자체를 목표로 하는 세월이 이어지는 한 제국과 냉전으로부터의 '해방'은 오지 않는다."(320쪽)

 

박유하는 위안부 문제를 '일본'이 아닌, '제국'으로 희석시키고 있다. 책 제목 역시 <제국의 위안부>다. 이렇게 되면 '일본'에 대한 직접 책임을 묻는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무엇보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일본군 '위안부'는 그들이 조선인 여성을 짓밟앗기 때문에 분노하기 이전에, 인간존엄성이 짓밟힌 문제다. 그러므로 어린 학생들이 소녀상 앞에서 분노한다.

 

책을 덮어면서 머리에 든 생각은 '박유하가 쓴 책을 일본 우익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겠구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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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살은 지금도 진행중이다, 아주 부드럽게 | 사회 2013-08-14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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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이것은 기억과의 전쟁이다

김동춘 저
사계절 | 2013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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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죽음은 비극이지만 수백만 명의 죽음은 통계다."


소련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이 한 말로 잘 알려져 있다. 이런 '막말'이 있느냐고 분노할 수 있지만, 생각해 보면 전혀 틀린 말이 아니다. 히틀러는 유태인 600만 명을 학살했고, 캄보디아 폴 포트 정권은 자국민 200만 명을 학살했다.

정문태 국제분쟁전문기자는 지난 10일 <한겨레> 토요판 '미국은 사실상 제3차 세계대전 중' 기사에서 미국은 "19세기 말까지 단 한 해도 쉬지 않고 영토 확장 전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인디언 원주민 300여만 명을 학살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필리핀 독립전쟁이었던 필리핀-아메리카전쟁(1899~1902년)에서 100만명 웃도는 필리핀 시민을 학살했다"고 지적했다.

"한 사람 죽음은 비극이지만 수백만명 죽음은 통계"

두세 사람이 살해 당하는 연쇄 살인 사건이 발생하면, 언론들은 이를 집중보도하고 사건을 해결하지 못하는 경찰은 질타 받는다. 그런데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자살폭탄이 터져 수십 명이 죽어도 짧게 보도될 때가 많다. 나치 부역자들에 대한 처벌은 아직 진행되고 있지만, 600만 명을 학살한 것에 비하면 약하다. 미국이 자신들 학살에 대한 책임을 졌던 적이 있었는가? 없었다. 한 사람의 죽음은 비극이지만, 수백만명 죽음은 통계라는 스탈린 말을 무조건 반박할 수 없는 이유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남 탓할 처지가 아니다. 공권력에 의한 대규모 학살이 있었다. 제주 4·3사건, 거창사건, 노근리사건, 국민보도연맹사건 등등. 그나마 이들 사건은 잘 알려진 학살사건이다. 한국전쟁을 전후로 일어난 학살사건 중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건도 많다.

기사 관련 사진
 <이것은 기억과의 전쟁이다>
ⓒ 사계절

 

한국전쟁의 정치사회학을 시도하며 민중의 체험으로 전쟁의 의미를 캐물은 <전쟁과 사회>를 썼던 김동춘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가 쓴 <이것은 기억과의 전쟁이다>(사계절 펴냄)는 아직도 우리 사회가 지독한 인간성 말살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알려준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 상임위원으로 활동한 그답게 국가권력에 의해 학살당한 것을 '통계'로 치부하면 안 된다는 점을, 국가권력이 자행한 학살을 철저히 조사하고, 다시는 이같은 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사실을  '양심'을 가진 학자와 지성인으로서 호소한다.

"학살이나 국가폭력은 마치 암세포와 같이 그것과 전혀 무관한 구성원들의 정치·사회 의식과 도덕적 기반을 좀먹어 들어간다. 그래서 국가폭력의 피해자들을 어떻게 위로하고 사회에 복귀시키고, 그 사실을 어떻게 기억하는가 하는 문제는 그 사회에서 극히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7쪽)

"학살과 국가폭력은 암세포"

그는 "'기억의 정치'는 한 국가나 사회의 헤게모니, 국가 정체성의 문제이자 사회의 질서, 법과 도덕의 기본"이라며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는 일이 중요하고 또 어려운 이유는 그것이 국가를 만드는 일과 맞먹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국가권력이 자행한 학살을 바로잡는 일이 나라를 세우는 일과 맞먹는다는 말은 국가 권력이 인간존엄성을 결코 해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구세력은 노무현 정부 시절 과거사 청산을 추진하자 대한민국 정통성 부정이라며 '색깔론'을 제기했다.

2005년 12월 진실화해위가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비록 '누더기'로 출발하자 군·경 출신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노무현 정부 끝자락이었던 2008년 1월 30일에는 뉴라이트연합 등 90개 단체가 연합해 만든 '국정협'(대한민국정체성회복국민협의회)이 "6·25전쟁 중에 발생한 양민 희생자 사건을 왜곡하면서 특별법을 제정하고 특별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반국가 행위자를 두둔한 점을 바로 잡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국군, 경찰을 학살자로 모독한 사진 전시회 즉각 철회", "과거사위 발표 민간인 희생사건은 왜곡 날조된 엉터리다", "좌파정권 산물 과거사정리위 정리하라"고 외쳤다.

노무현 "국가가 자행한 폭력" 사과... 수구세력 "왜곡날조"

참고로 노무현 대통령은 퇴임을 한 달 앞둔 2008년 1월 24일 울산 국민보도연맹 사건 희생자 추모식에 영상 메시지를 통해 과거 국가권력의 잘못된 행위를 '국가'를 대표해 사과했다. 이에 앞서 제주4·3사건에 대해서도 2003년 10월 31일 노무현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대표하여 '국가권력에 의해 대규모 희생'이 이뤄졌음을 인정하고 제주도민에게 공식 사과를 했다.

그럼 노무현 대통령과 수구세력 중 누가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정했을까? 이럴 때 가장 중요한 잣대는 역시 대한민국 헌법이다. 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명시했다. 국가는 그 어떤 행위로도 국민의 존엄성을 해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한국전쟁기 학살은 인간존엄성을 훼손한 것이다. 당연히 국가 이름으로 사과해야 한다.

예로든 헌법이 1987년 개정 헌법이라고 반박할 수 있다. 그럼 제헌헌법을 보자. 제8조 "모든 국민은 법률앞에 평등이며 성별, 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했고, 제9조는 "모든 국민은 신체의 자유를 가진다.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체포, 구금, 수색, 심문, 처벌과 강제노역을 받지 아니한다. 체포, 구금, 수색에는 법관의 영장이 있어야 한다"고 천명했다.

아이까지 학살... 대한민국 헌법 부정

'문경 석달동 학살사건'이란 
문경 학살 사건은 1949년 12월24일 정오, 공비 토벌 명목으로 수색 정찰 중이던 국군 제2사단 25연대 2대대 7중대 2소대 및 3소대원 70여명이 경북 문경군 산북면 산간 마을 석달동을 지나가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집집마다 불을 지르고, 남녀노소 마을 주민 전원을 불러내 사냥 연습하듯 학살한 반인륜적 범죄다. 당시 학살로 마을 주민 136명 중 어린이 9명과 여성 44명을 포함해 모두 86명이 목숨을 잃었다.- 2011.09.27 <시사인> "어린아이도 사냥 연습하듯 학살했다"

하지만 한국전쟁 학살은 헌법을 무시했다. 1950년 11월 8일 전북 남원 대강면 강석마을 주민 70명은 국군에게 총과 칼로 학살당했다. 그들은 "무학이거나 국졸이었으며, 사회주의가 무엇인지, 사상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무지렁이 벽촌 사람들이었다"고 말한다. 다른 것은 다 제쳐두고 아이들이 학살된 것은 어떻게 설명할 건가. 김동춘은 경북 문경 석달동 학살 사건 추모비에 이런 시를 남겼다.

 

"산 넘어 넓은 세상 머물 곳 찾아/구천 떠도는 어매 아배 기다리며/석달 마을 산 모퉁이에/ 이름 없는 아기 혼들 울고 있네//아가들아 아가들아/ 이름 없는 아가들아/ 피 묻은 아베 조바위 쓰고/ 눈물 젖은 아베 고무신 신고 놀지/ 그 옛날 이야기 말해주렴/ 지나가는 길손이 발 멈추거든// 아가들아 아가들아 오늘 밤은/ 어매 품에 안겨 아베 등에 업혀/ 백토로 사라지기 전 그 옛날처럼/ 좋은 세상 꿈꾸며 잠들어라 - <이름 없는 아기 혼들>'석달동 양민 학살에 때 참살된 아기들을 생각하며'"(129쪽)

기사 관련 사진
 대전 산내 골령골 학살 현장 사진들. 위 왼쪽 차량적재함에 '논산읍' 글자가 보인다. 대전형무소 정치범들이 끌어내려지고 있다. 위 오른쪽 길게 파놓은 구덩이 둔덕 위 재소자들을 엎드리게 하고 등 뒤에서 헌병들이 총을 쏠 준비를 하고 있다. 아래 사진 민간 청년단원들이 구덩이의 시신들을 정리하고 있다.
ⓒ 사계절

 


아이들을 학살한 것이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정한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아이들을 학살한 진실을 밝히는 것이 어떻게 군경을 모독한 것이 되는가. 오히려 아이들을 학살한 것이야 말로 대한민국 군과 경찰을 모독한 일이다.

김동춘은 "과거 청산은 국가권력에 의해 저질러진 죽음과 고통을 직시하면서 어떻게 새로운 삶은 추구할 것인가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것"이라며 "그것은 과거의 억울한 죽음을 다루고 있지만, 실제로는 미래의 생명의 가능성을 묻는다"고 했다. 국가권력이 자행한 학살을 제대로 조사하고, 사과해야만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책 중간에는 한국전쟁기 학살 현장과 유골 발굴을 담은 사진들이 수록되어 있다. 1950년 7월-8월 대구 형무소 재소자와 경산·청도 지역보도연맹원 집단학살사건, 1950영 7월 청주경찰서와 청주형무소 등에 구금된 청주·청원 지역보도연맹원 학살사건, 1951년 2-3월 경남 산청 외공리 학살사건 등등이다.

죽은 자보다 산 자가 더 고통스러웠던 지난 60년

특히 1950년 6월 28일경부터 7월 17일 새벽 사이 최소 1800여 명 이상의 보도연맹원과 재소자 등이 헌병대와 경찰 등에 의해 법적 절차 없이 숨진 대전 산내 골령골 집단학살 사건을 담은 사진 3장에서는 글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을 느꼈다. 이게 대한민국 군과 경찰이 자행한 학살이었다, "빨갱이"라는 이유로. 살아남은 자도 빨갱이였고, 아니 죽은 이보다 더한 '산송장'이었다. 

"한국전쟁기에 국군과 경찰에 의해 학살당한 사람은 공식적으로 '폭도' 혹은 '빨갱이'였고, 살아남은 가족도 '빨갱이'였다. 지난 60여년 동안 피학살자들의 가족들과 기적적인 생존자들은 '산송장'이었다. 우리 사회는 산송장이 이웃에 널려 있는데 그 존재를 외면하면서 살고 있다. 도대체 그런 국가나 사회는 어떤 곳일까?"(59쪽)

김동춘은 그동안 우리 사회가 좌익 관련 피학살자들과 가족들을 세 번이나 죽였다고 주장한다. "학살 자체가 첫 번째이고, 1960년 당시 진상규명 요구를 폭력으로 틀어막은 것이 두 번째이며 그 유가족과 자식들을 모두 '빨갱이'로 취급하여 1980년대까지 연좌제로 묶어서 입도 뻥긋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 세 번째"라고. 이 말 앞에서 "난 아니"라고 말을 하지 못했다.

기억하고 싶지 않지만, 기억해야 할 학살

이어진 그의 글 "특히 세 번째 학살은 정부가 단독으로 저지른 것이 아니라 언론, 사회, 이웃 사람들의 협력과 공모 아래 이루어진 것"이라며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도 침묵했고, 또 알고 싶어 하지도 않았으며, 그들은 빨갱이였으니 어차피 죽을 목숨이라고 자신의 묵인과 방관을 정당화했다"는 말에는 고개를 들 수가 없다. 지금까지 나는 군경과 수구기득권만 학살에 책임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세 번째 책임에 나 자신도 포함됨을 비로소 알았다.

<이것은 기억과의 전쟁이다>는 "제주도의 서늘한 풍광 아래에서 검은 핏자국을 남기며 사라져간 사람들, 토벌작전·처형이라는 이름으로 무고하게 살해된 영령들을 추모하고 반추"하고 "국가와 반공주의의 이름으로 억압되어 있던 학살의 비밀을 끄집어내고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된 학살의 기억을 되새기고자"한다. 그러기에 불편하다. 왜 난 그때 그 자리에 없었기 때문이다. 또 수구세력처럼 "전쟁통에는 어쩔 수 없는 일 아닌가", "인민군들도 양민을 학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억해야 한다. 그래야 "억울한 죽음과 비통한 슬픔을 남긴 전쟁의 실체와 진실"을 밝힐 수 있고, "원통한 죽음은 제대로 기억"하는 일이므로. 만약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또 다시 지난 60년을 되풀이 할 것이다. 학살을 제대로 조사하고, 진실을 밝히지 않았기에 지금도 학살이 진행되고 있다. 아주 부드럽게.

"국가권력, 민주화 이후 부드러운 학살 자행"

"나는 민주화 이후에도 부드러운 방식으로 학살이 지속되고 있다고 생각했다. 공안 기관의 위법과 권력 남용, 도시 재개발 철거 현장에 난무하는 폭력과 노동 현장의 구사대 폭력, 빨갱이라고 덧칠을 해서 특정인들을 정치적으로 매장시키고 죽음으로 몰아가는 일이 바로 그것이었다. 즉, 나는 학살은 전쟁기에 나타나는 매우 특수하거나 예외적인 현상이 아니라, 평상시에도 폭력으로 정치적 저항 세력을 완전히 무력화하거나 제거하는 권력 행사의 한 특수한 형태라고 보았다."(30쪽)

쌍용자동차 노동자 23명은 더 이상 살아있는 자들과 호흡하지 못한다. 현대자동차 최병승·천의봉씨는 290여일 동안 저 높은 하늘에서 싸웠다. 갑을 관계는 또 어떤가? 총칼만 들지 않았을 뿐 김동춘 표현처럼 "부드러운 방식으로 학살이 지속"되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더 이상 이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김동춘이 던지는 마지막 호소에 귀를 기울이자. 그리고 기억하자.

"새롭게 발굴되고 해석된 역사는 죽어 있는 사실들이 아니라 현재의 지배구조의 기원을 고발해주는 문서다. 이 성과가 단순히 피해 당사자의 것이 아니라 온 국민의 것, 시민의 것이 되고 또 인류의 것이 될 때, 우리는 인권과 정의가 넘치는 세상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4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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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율 높을 때 사람들은 더 안락했다네 | 사회 2013-07-20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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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부의 독점은 어떻게 무너지는가

샘 피지개티 저/이경남 역
알키 | 2013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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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으로 30인 미만 영세기업의 추가 인건비 부담액은 1조 6천억원에 달한다기업·소상공인에 부담을 주게 됐다."(경총)
"시급 5,210원은 소득분배율 완화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악화시키는 정책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소득 분배율 개선을 공약(公約)으로 제시한 바 있지만 사회 양극화만 가속시키는 최저임금 결정으로 결국 공약(空約)에 머물렀다"(민주노총)

지난 5일 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7.2%(350원) 오른 5천210원으로 결정되자 경영자총연합회와 민주노총이 내놓은 반응입니다. 최저임금으로 김치째기 한그릇도 사 먹기 힘듭이다. 참고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한달 꼬박 일하고 받는 돈은 132만원 정도됩니다. 1년이면 1584만원입니다. 350원 올려주는 것도 아깝다는 재계를 보면서 문득 지난 4월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이 공시한 지난 해 우리나라 회사원 평균 연봉이 떠오릅니다.


대한민국 '양극화'... 비정규직 1584만원 vs 삼성전자 등기임원 52억100만원

SK텔레콤 (9천882만원), 현대차(9천433만원), 삼성전자(6천970만원), LG전자(6천338만원),대우조선해양(7천719만원), 삼성중공업(7천651만원)이었습니다. 그리고 등기임원은 삼성전자(52억100만원), SK이노베이션(41억200만원), 삼성중공업(36억8천200만원), CJ제일제당(31억8천만원), SK C&C(31억5천400만원), SK텔레콤(30억9천500만원)  현대자동차(22억9천900만원), LG(25억1천400만DNJS) 따위였습니다.-(4월 4일 <연합뉴스>직장인 연봉 톱 SK텔레콤…평균 9천882만원 기사 참고)

비정규직 1584만원과 삼성전자 등기임원 52억100만원. 최저임금 노동자가 삼성전자 등기임원만큼 돈을 벌기 위해서는 한푼도 쓰지 않고 328년을 모아야 합니다. 정말 삼성전자 등기임원이 비정규직 노동자보다 328배만큼 기업 우리사회 양극화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중산층이 몰락했음을 방증합니다.

중산층은 몰락은 사람으로치면 허리가 무너진 것과 같고, 세대를 말하면 3040대가 존재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사회가 얼마나 위험한 상황인이 알 수 있습니다. 중산층 몰락은 우리만 아니라 미국도 비슷합니다. 미국은 1950년대를 전후해 '중산층 황금기'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중산층 황금기는커녕, 몰락해버렸습니다.

기사 관련 사진
 <부의 독점은 어떻게 무너지는가>
ⓒ 알키

 

몰락을 보면서 '탄식'만 아니라 중산층 부활을 위한 대안을 제시한 책이 한 권이 나와 주목받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와 <로스앤젤레스타임스> 그리고 프랑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등에 기고하면서 '경제 불평등' 큰 관심을 보여 노동전문기자로 잘 알려진 샘 피지캐티(Sam Pizzigati)가 쓴 <부의 독점은 어떻게 무너지는가>(알키 펴냄)입니다.

90% 세율 물리면 경제가 무너진다?

부제 '슈퍼 리치의 종말과 중산층 부활을 위한 역사의 제언'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부와 권력에 겁 없이 도전한 보통사람들과 그들의 지지자들의 알려지지 않은 역사"와 "부자들이 그들의 엄청난 특권을 정당화하기 위해 늘어놓은 견강부회"를 파헤칩니다.

"부자들에게 90퍼센트의 세율을 물리면 당장이라도 경제가 무너질 것으로 생각한다. 그것이 현재 미국 정계의 통념이다." (본문 17쪽)

"부자들에게 90퍼센트 세율 물리면 당장이라도 경제가 무너질 것으로 생각한다"는 말은 어디선가 많이 들었던 말입니다. 정부가 공제감면 일몰 도래 시 원칙적 폐지라는 방침을 세우자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 15일 '법인세 관련 공제감면제도 기업 체감도 조사'(194개 대기업 대상) 결과를 통해 "급격한 공제감면제도 축소는 어려운 경제상황을 더욱 어렵게 할 수 있으므로 일몰 도래 시 원칙적 폐지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15일 <파이낸셜뉴스> '대기업 80% "법인세 공제감면 연장을"' 참고

<파이낸셜뉴스> 같은 기사에 따르면 한 재계 고위관계자는 "기업 관련 공제감면제도의 급격한 축소는 어려운 경제상황을 극복하려는 기업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것과 같다"고 했습니다. 세금을 조금이라도 올리면 경제계만 아니라 보수언론도 난리가 납니다. 그럼 세율을 올리면 경제가 파탄날까요? 피지개티는 단호히 말합니다.

"그러나 20세기 중반 미국 경제는 무너지지 않았다. 오히려 당시 경제 상황은 아주 좋았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특히 좋았다. 1950년대 미국의 보통 사람들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특이한 존재였다. 이들이 바로 '중산대중mass middle class'이다. 대다수의 국민이 안정과 안락을 누리는 사회에서 살았던 시기가 바로 이때다." (17쪽)

세율 높을 때 미국 경제 안 무너졌고... 대다수 국민 안정과 안락 누려

세율을 올리면 경제가 무너진다는 부자들 논리는 '거짓말'이라는 것입니다. 'MB정권='부자감세정권'으로 불릴 정도로 이명박 정권은 부자감세를 했습니다. 감세를 하면 부자들이 지갑을 열어 경제를 살린다는 논리였습니다. 하지만 그 돈은 서민들에게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피지개티는 미국이 불평등사회가 된 것은 "21세기에 들어선 이후 미국인은 전대미문의 테러, 수조달러를 쏟아부어야 했던 전쟁, 그리고 대공항 이후 가장 규모가 큰 금융대지진 등 너무 많은 충격을 경험했다"면서 "그 결과 미국은 더 불평등해졌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부유층은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계속 재산을 계속 불려나가는 반면 평범한 사람들은 예전의 안정적인 생활을 되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그런 나라"가 되었다고 지적합니다.

미국 부자들이 1961년과 2009년 낸 세금을 비교하면 미국 사회가 얼마나 부자들을 위해 세율을 매겼는지 단박에 알 수 있습니다.

"1961년에 전국 400대 고소득 신고자들은 요즘 가치로 평균 1,400만달러의 소득을 신고하고 평균 42.4퍼센트 연방소득세를 냈다. 이에 비해 2009년 대침체 기간에 400대 부자들이 올린 소득은 평균 2억 240만달러인데 겨우 19.9퍼센테를 연방소득세로 냈다. 물가상승률 감안한 금액으로 따져보면 요즘 400대 부자들은 반세기 전보다 거의 15배나 많은 소득을 올리지만 세금은 그때의 절반도 내지 않는 셈이다."(16쪽)

이렇게 반세기 만에 미국은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중산층은 가난해지고,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한 불평등국가가 됐습니다. 불평등 국가로 전락하자 "중산층 메카였던 캘리포니아는 고등교육에 투입하는 돈보다 더 큰 몫의 국가 예산을 감옥에 쏟아붓고 있다"고 피지캐티는 말합니다.

민주주의는 평등주의 지향 vs 금권주의는 특권 지향

문제는 민주주의와 금권주의가 함께 가기 힘들다는 점입니다. "민주주의의 목표는 기회의 평등이고, 금권주의는 특권이 목표"이기 때문입니다. 피지개티는 금권주의자들의 탐욕과 특권을 적나라하게 고발하는 데 "디자이너로 유명한 루이스 컴포트 티파니는 방이 무려 84개인 롱아일랜드 로렐턴 홀에서 150명 손님을 초대해 초호화 연회를 주최"하거나, "60미터짜리 요트를 구입했지만 몇 번 시도해 본 후 단념"했습니다.

불평등한 사회가 지속되면 될 수록 "미국은 어떤 기준으로 보더라도 역겹고 야만스럽고 한심한 국가가 될 것이 분명하다"고 지은이는 단언합니다. 미국을 빼고 '대한민국'을 넣어도 결론을 같습니다. 

"윌킨슨과 피킷은 불평등한 선진 사회에서 정신질환이 나타나는 비율이 평등한 나라보다 월등히 높다고 지적했다. 그런 사회에 사는 사람들은 평등한 사회에 비해 '감옥에 갈 확률이 5배나 높고, 병적 비만에 고통받을 확률은 6배나 높다.' 두 사회학자는 계속 설명했다. '이렇게 큰 차이가 나는 이유는 간단하다. 불평등의 영향이 단지 극소수의 유복한 계층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영향은 대다수의 많은 사람에게 미친다.' (본문 517쪽)

이제 길을 찾아야 합니다. 월리스는 1944년 2월 시애틀에 모인 청중에게 "사람들이 알아야 할 정보를 충분히 확보하고 월스트리트의 이익보다 국가의 이익을 더 중요시하는 민주적 정부를 운영해갈 것인가, 아니면 월스트리트에서 돈을 받는 구시대의 정치가들이 워싱턴을 또 다시 월스트리트의 하수인으로 만들 것인가, 그것이 관건"이라고 말했습니다.

부자들이 언제나 승리하지는 않았다

민주주의는 금권주의에 자신의 권리를 내주면 안 된다는 말입니다. 민주시민은 평등을 지향하는 정부를 세울 수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이런 주장을 하는 순간 그는 '빨갱이'로 전락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희망이요, 갈 길입니다. 아니 이렇게 가야 모두 더 안락하고 평안한 삶을 누릴 수 있습니다. '모두'에는 금권주의자 곧 슈퍼 부자들도 포함됩니다.

그럼 피지개티가 제시하는 대안은 무엇일까요? 세금을 부담할 여력이 충분한 사람들에게 무거운 세금을 부과하는, 상승률이 급격한 누진세율로 소득세율 90퍼센트 정책을 되살려야 한다는 혁명적 대안을 제시합니다. 90퍼센트 세금을 내도 부자들 소득을 지켜주고, 가혹한 세율을 피하기 위해 꼼수를 부리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피지개티는 이렇게 제안합니다.

"최고 세율과 최저 임금을 묶는다면, 최저 임금이 계속 오르는 한 부자들의 주머니에서 나가지 않고 굳는 돈은 더 많아질 것이다. 그 결과 부자들과 힘 있는 사람들은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의 복지를 향상시키는 데 남다른 관심을 가질 것이다. 우리는 이런 연결고리를 통해 연대 경제를 촉진시킬 수 있다. 금권주의 경제에서는 부자들이 가난한 자들을 착취해서 더 부자가 된다. 최고 세율과 최저임금과 묶이는 연대경제에서는 부자들은 가장 가난한 자들을 옹호해서 더욱 부유해질 수 있다."(본문 524쪽)


불가능할 일까요? 포기는 금물입니다. 부자들 저항이 엄청나겠지만 책 원제가 그 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The Rich don't Always Win'(부자들이 언제나 승리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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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과 사이비과학이 만든 '인종차별'... 20세기 대학살 배경 | 사회 2013-06-23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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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인종차별의 역사

크리스티앙 들라캉파뉴 저/하정희 역
예지(Wisdom) | 2013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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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는데 내 앞으로 백인 10명이 걸어올 때와 흑인(또는 동남아인) 10명이 걸어올 때, 이 두 그룹 중 어떤 무리가 다가올 때 더 두려움을 느끼는가? 만약 내 딸이 나중에 커서 외국인과 결혼하면 백인과 흑인 중 어느 누구와는 안 된다고 말하겠는가? 내 생각을 솔직히 말하면 흑인 10명이 백인 10명보다 훨씬 두려움을 느낄 것이고, "흑인만은 안 된다"고 할 것 같다.

내가 '인종차별주의자'인 이유

내 생각이 이렇다면 난 '인종차별주의자'인가? 프랑스 철학자 크리스티앙 들라캉파뉴(1949~2007)가 쓴 <인종차별의 역사>(예지)를 읽으면 인종차별은 아주 가까이, 바로 내 마음에서 똬리를 틀고 있음을 인정하게 된다.

기사 관련 사진"담배 가게를 운영하는 B 부인은 딸이 흑인과 결혼만 하지 않는다면야 흑인에 대해서 아무런 감정이 없다. 스트라스부르의 카페 주인인 C씨는 아랍인과 이슬람교도 손님을 경계한다.(중략) E씨는 여자들을, F 부인은 젊은이들을 믿지 않는다. 사람들이 고용주와 경찰관을 싫어하듯이 G씨는 실업자와 공산주의자를 깔본다. H 부인은 동성애자들에 관해서 독설을 내뱉는다."(14-15쪽)

들라캉파뉴는 "이 모든 사람의 공통점은 뭘까?"라고 묻는다. 답은 '인종차별주의자'다. 들라캉파뉴는 우리에게 새로운 개념의 '인종차별주의'를 말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인종차별을 백인이 흑인을 차별하는 것쯤으로 생각했다.

동남아 사람들을 무시하는 우리나라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들라캉파뉴는 인종차별이란 "타자로서의 타자에 대한 증오다. 흑인으로서의 흑인, 경찰관으로서 경찰관, 동성애자로서의 동성애자에 대한 증오"라고 단호히 말한다. 달라캉파뉴 인종차별 개념에 벗어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말 한마디가 '대학살'을 부른다

문제는 지나가는 '흑인', '동남아 사람', '동성애자'에 대해 "짐승 같은 놈", "저주받을 놈", "냄새가 난다" 등의 독설과 내 속에 똬리를 튼 '증오'가 나에게서만 끝나지 않고, 그 사회 구성원과 그 사회 집단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렇게 형성된 그들에 대한 증오는 객관화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미국의 '아메리칸 인디언 학살'과 '흑인노예', 나치 '유대인 학살'과 터키인들의 '아르메니아인 학살', '르완다 학살', '코스보 인종청소' 등등 수많은 대학살은 사소한 말 한 마디에서 시작되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아메리카 인디언 파멸은 콜럼버스가 그들을 "'위험한 식인종'들, 가혹하게 다룰 것"이라고 권하면서다. 흑인 노예를 "저주받은 '검은' 인종"으로 취급해 노예로 삼은 기독교는 창세기 9장 20-27절에 나오는 "가나안 자손들이 영원히 셈과 야벳의 자손들의 종이 될 것"이라는 내용을 왜곡했기 때문이다. 히브리어 성경 중 어디에도 '노아의 아들'이 특정 피부색을 가졌다고 언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기독교는 검은 '인종'을 저주받은 '인종'으로 만들어버렸다. 흑인들을 노예로 삼아도 죄책감은커녕 착취와 학살을 저질러도 죄가 되지 않았다. 

"노예 상인들은(그리고 그의 공모자들은) 고대사회의 '노예주인들'과는 달리-비록 단기적이라고 해도- 자기 노예들의 목숨을 보존하기 위해 어떤 배려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반대로 흑인들의 운명에 대해서 4세기 동안 한결 같이 너무나도 무관심한 태도를 보였던 까닭에, 흑인들을 끝없이, 다시 말해서 죽을 때까지 착취하는 데만 집중했음은 의심할 나위가 없는 사실이다."(178쪽)

볼테르, 당신마저 인종차별주의자라니...

놀라운 것은 저주받는 '검은' 인종이 끔찍한 노예 생활을 할 때가 인본주의가 고개를 들고 지배하던 '계몽주의 시대'였다. <샤를르 12세사>, <루이 14세의 시대>, <각 국민의 풍습·정신론>, <풍속시론>, <철학사전> 따위를 남겨 프랑스의 대문호인 빅토르 위고는 "이탈리아에 르네상스가 있다면 프랑스에는 볼테르가 있다"는 말을 남겼다. 볼테르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계몽 운동가이자 철학가이자 극작가고, 소설가며 시인이다. 하지만 그도 '인종차별주의자'였다.

"실제로 볼테르는 인류다원론자인 동시에 인종차별주의자이며 또한 반유대주의자다-라고 판단하지 않을 수 없다. 그에 따르면, 백인과 흑인이 '전적으로 다른 인종'이라는 사실이나 흑인은 원숭이와 결합해서 괴물 같은 존재를 낳을 수 있는 '동물'이라는 사실을 의심할 수 있는 사람은 맹인밖에 없을 것이다."(199쪽)

볼테르 당신마저 인종차별주의자라니! 놀랍다. 놀라지 마시라 <박물지>를 지은 뷔퐁은 "검둥이와 사람의 관계는 나귀와 말의 관계와 같을 것"이라고 했고, 칸트도 흑인을 인류 등급에서 가장 바닥에 두었다. 인종차별 뿌리가 얼마나 깊은지 알 수 있다. 인본주의를 지향하고, 인간중심 사고를 했던 이들마저 '인종'에서는 차별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노예상인들이 '돈'에 팔려 흑인들을 사냥할 때, 계몽주의자들의 '이성'으로 인종을 차별하고 있었던 셈이다. 하긴 인종차별은 기원이 서양철학 아버지 아리스토텔레스에까지 올라간다는 들라캉파뉴 주장에 충격을 금할 수 없다.

이성과 사이비과학이 만든 '인종차별'... 20세기 대학살 배경

아리스토텔레스부터 시작되고, 계명주의 시대를 지나온 서구문명은 흑인과 원숭이 두개골 유사성을 연구한 네덜란드 해부학자 캄페르 같은 이들도 생겨났다. 이 '사이비 과학'은 정치목적을 가진 특정 정치인이 악용하면서 12세기부터 터키 동부에 정착해 살고 있던 아르메니아인들을 열두 달 동안 몰살했다. 이는 150만여 명을 학살한 '아르메니아 대학살'과 나치 유대인 학살을 낳는 배경이 된다.

우리는 나치 유대인 대학살을 히틀러와 나치 수뇌부의 '작품'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당시 '평범한' 독일 사람들이 침묵하거나 동조했다. 대니얼 골드헤이건은 <히틀러의 자발적집행인들: 평범한 독일인과 홀로코스트>에서 "홀로코스트를 저질렀던 '평범한 독인들'은 반유대주의에 의해 자극을 받았고, 이 특별한 유형의 반유대주의는 그들로 하여금 유대인들은 죽어 마땅하다고 결론을 내리도록 이끌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평범한 독일인들이 반유대주의에 저항하고 따르지 않았더라면 히틀러와 나치 수뇌부도 약 550만 명이라는 유대인 대학살을 자행하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집단학살이 단순한 감정이 아닌 지적인 사고방식임을 알게 된다. 이것은 참 무서운 것이다.

말 한마디가 이론을 만들고, 만들어진 그 이론에 모두가 동조하면 비극을 낳고, 그 비극은 집단학살을 자행해도 자신들이 무슨 죄를 지었는지도 모르게 된다. 일본 극우가 아직도 일제식민지 부정과 종군위안부에 대해 망언을 늘어놓는 것은 아무 생각 없이 해대는 말이 아니라 계획된 발언임을 알 수 있다.

나치 유대인 학살로 집단학살이 끝나지 않았다. 캄보디아 크메르루주는 200만 명을 학살했고, 코소보 인종청소, 르완다의 투치족 집단학살 등등. 미국의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침략도 인종차별과 별다르지 않다. 아이러니는 불과 몇 십 년 전 550만 명이 집단학살당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을 차별하고 있다.

정치인들 인종차별 악행·악용하면 박탈할 권리 있어

우리는 "인종차별이 옳지 않다는 설교만으로는 인종차별과 맞서 싸울 수 없다"는 들라캉파뉴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우리나라도 외국인이 140만 명을 넘어섰다.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 다른 민족보다 '더 위대한 민족'은 없다. 다른 사람보다 '더 위대한 사람'은 없다. 사람은 같다.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인종차별은 '인종'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경제, 사회, 문화, 정치 모든 영역에 해당한다. 한 마디로 '빨갱이', '홍어'라는 단어도 인종차별이라는 말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비판한다는 이유로 색깔론을 제기하는 것이 인종차별주의다. 이런 인종차별에 단호히 저항해야 한다. 만약, 정치 책임자들이 이를 악용하면 민주주의 절차에 따라 그들 권리를 박탈할 수 있다고 들라캉파뉴는 강조한다.

"악행을 허용했던 조건들을 제거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을 갖지 못한다면 그 악행을 규탄해 봐야 아무 소용도 없다. 그것은 철학자, 역사가, 교육자, 지식인 일반의 과제가 아니다. 그것은 정치인들의 과제이고, 그 너머로는 시민들의 과제다. 민주국가에서 시민들은 정치인들에게 실권을 주고 또한 박탈할 수 있는 권리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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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참사' 자초한 박 대통령에게 권하는 책 | 사회 2013-06-09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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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대통령의 인사

박남춘 저
책보세(책으로 보는 세상) | 2013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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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4월 혁명의 불꽃이 타오를 때 최인규 내무부 장관은 독재자 이승만 앞에서 "총은 쏘라고 있는 것"이라고 했고, 유신독재가 종말로 향해 치닫던 1979년 10월 26일 밤 궁정동 안가에서 차지철은 독재자 박정희 앞에서 "캄보디아에서는 300만이나 희생시켰는데 우리가 100만 명이나 200만 명을 희생시키는 것이 무슨 대수냐"고 했다. 그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지 다 알고 있다.

최인규와 차지철이 이승만과 박정희에게 직언했다면....

만약 최인규가 타오르는 혁명의 불꽃을 보고 "각하 이제 하야할 때가 되었습니다"라고 직언하고, 차지철도 "각하 민심은 천심입니다. 물러나십시오"라는 직언은 못해도, 최소한 김재규가 부산에서 보고 들은 천심에 동의했다면 역사는 그들을 달리 평가했을 것이다. 최인규와 차지철은 대한민국과 민주주의에 자신을 맞긴 것이 아니라 '독재자'에게 자신을 걸었다. 두 독재자는 최인규와 차지철만 아니라 자기에게 충성하는 이들을 뽑았다. 이승만-박정희 두 정부는 아니 두 정권은 민주공화국 인사시스템이 아니었다.

최고권력자와 충성파들이 밀실에서 뽑은 고위공직자가 국가와 인민을 위해 일하기보다는 자신을 뽑아준 이를 위해 충성할 밖에 없다. 결과는 인사가 망사가 되고, 참사가 될 수밖에 없다. 인사참사를 막기 위해서는 대통령이 사적 충성이 아니라 나라와 시민을 위해 일하는 이들을 뽑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수첩'이 아니라 '시스템'을 통해 공직자를 뽑으면 된다.

기사 관련 사진
 대통령의 인사
ⓒ 책보세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국정상황실장을 거쳐 인사제도비서관·인사관리비서관·인사수석비서관 등 주로 인사참모를 지낸 박남춘 민주당 의원(인천남동갑)이 대표집필한 <대통령의 인사>(책보세)는  "이명박근혜 새누리당 정권의 '대통령의 인사'가 잇달아 '인사 참사'를 빚으면서 비판의 도마에 오른 가운데 '대통령의 인사'란 어떠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참여정부 인사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100일은 '인사실패'였다. 김용준 전 국무총리 후보자를 시작으로 낙마한 박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 장·차관급 고위 공직자 중 무려 14명이나 되자 '낙무축구팀'을 만들 수 있다는 비아냥을 들었고, 박근혜 '1호인사' 윤창준 전 청와대 대변인 사태는 '인사참사'였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4일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지난 100일은 '밀봉'으로 시작해서 '그랩(grab)'으로 끝난 인사참사였다"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수첩' 중심 인사 때문이다. 고위공직자 인사를 수첩에서 공적시스템으로 바꾸지 않으면 제2 윤창중은 줄을 서서 기다릴 것이다.

공직인사는 '사적수첩'이 아니라 '공적 시스템'을 통해

우리는 세종을 '대왕'이라 부른다. 세종은 사람을 볼 줄을 알았다. 인재를 쓸 수 알았다는 말이다. 예조판서 허조는 세종에게 사람을 어떻게 써야 할지 이렇게 조언했다.

"어진 인재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인재를 얻으면 편안해야 하며, 일을 맡겼으면 의심하지 말고. 의심이 있으면 일을 맡기지 말아야 합니다. 전하께서 대신을 선택하여 육조의 장으 삼으신 이상, 책임을 지워 성취토록 하실 것이 마땅하며, 몸소 자잘한 일에 관여하여 신하의 일까지 하시려고 해서는 아니 됩니다. <세종실록> 제3권, 세종 1년 1월 11일 기사" (책 12쪽)

세종은 허조 말을 들었다. 세종이 대왕으로 추앙받는 이유는 그가 남긴 업적 때문이다. 그런데 세종 혼자하지 않았다. 사람을 제대로 쓴 것이다. 특히 허조 말 중에 "몸소 자잘한 일에 관여하여 신하의 일까지 하지 말라"는 내용이 눈에 띈다. 박근혜 대통령은 '깨알지시'로 잘 알려져 있다. 대통령이 장관, 차관 아니 국장급 공직자가 할 일도 직접 챙기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공직자들이 하는 일이 미덥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허조는 말했다. 임명했으면 맡기라고 했다.

임명권자가 공직자를 어떻게 신뢰하는 길은 수첩에서 나오지 않는다. 박 대통령은 윤창중 사태에 대해 "전문성도 검증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절차를 밟았는데 '그런 인물이었나' 하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이괜히 있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하지만 윤창중 임명 때부터 대통령 자신만 빼고, 대부분 반대했다. 야당만 아니라 새누리당 그리고 진보언론만 아니라 <조중동> 같은 보수언론도 비판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끝내 밀어붙였다. 원인은 수첩이다. 공적시스템이 무너진 결과는 참사로 귀결됐다. 공직인사는 수첩이 아닌 공적시스템으로 해야 함을 '박근혜식 인사참사'가 단적으로 보여준다.

대통령 의무... 유능한 인재 키우기

박 대통령은 그 어떤 대통령보다 '국가'와 '국민'을 강조한다. "국가와 결혼했다"는 말을 할정도다. 대한민국을 잘 경영하기 위해서는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공직시스템을 통해 인사를 찾고, 배분해야 한다. 이것이 되려면 대통령이 사람을 보는 지혜와 혜안이 있어야 한다. 이는 의무이다.

"대통령에게는 국민의 참정권을 위임받은 자로서 선거에서 표방했던 정치적 이념과 정책을 책임감 있게 이끌어가야 할 의무가 있고, 또 국가를 대표하는 최고지도자로서 지역사회 통합을 실현해야 할 의무가 있다. 미래를 위해 유능한 인재를 키워내야 하는 것도 대통령의 의무이다." (책 48쪽)

노무현은 대통령 의무인 미래를 위한 유능한 인재를 키워내는 혜안을 가졌다. 그 중 하나가 '적소적재'(適所適材)였다. '적재적소(適材適所)'는 익숙한 말이지만, 적소적재는 생경하다. "알맞은 인재를 알맞은 자리에 쓴다"는 적재적소가 인재를 쓰는 방법으로 알고 있지만 노무현은 달랐다.

노무현 인사철학은 "어떤 일을 맡기기에 적합한 재능을 가진 인물을 그 일에 맞는 자리에 앉혀 쓴다"는 적소적재였다. "그동안의 잘못된 통념을 넘어 인사문제를 핵심을 찌른 혜안"이었던 셈이다.

대통령 권한 내려놓으니 오히려 권한 강화돼

적소적재를 하려면 인사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 인사는 청와대 참모조차 잘 모르는 '밀봉인사'였다. 노무현은 집권하자 마자 '인사추천위원회의' 설치를 지시했다.

"인사를 할 때는 일반 참모수석들이 모여서 하십시오. 특별 참모들은 해당 분야의 인사를 할 때 참여하십시오. 인사보좌관이 자료를 준비해 비서실장 주재로 인사추천위원회의를 마쳐주십시오. 그 결과를 가지고 인사보좌관이 와서 보고를 하되, 선택의 과정에 대해 소상히 설명해주십시오." (책 104쪽)

인사는 대통령 고유권한이라는 생각이 젖은 이들이 보기에 노무현식 인사정책은 있을 없는 일이다. 하지만 노무현은 자신의 권한을 내주었다. 노무현은 "인사추천위원회의가 대통령 권한을 제약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강화하는 장치"라고 말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참모들이 추천하는 사람을 그대로 임명하면 참모진에 줄을 대는 이들이 분명있다. 인사가 공정성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

참모진들이 공적기구를 통해 해당 인사에 대한 검증을 공론화하고 최종적으로 대통령이 결정하면 "인사가 왜곡되는 일도, 특정 실세에 의해 좌우되는 것도 막을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집단 논의체제인 인사추천위원회의가 대통령의 오류를 걸러내주고, 극소수 측근이 득세하지 못하도록 막아주기 때문에 오히려 대통령 권한이 남용되거나 훼손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게 된 것"이 노무현식 인사정책이었다. 참모들도 잘 모른다는 박근혜식 인사와 참 다르다.

'낙마축구팀'이 만들어질 정도로 인사참사가 일어난 이유는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가 낙마하자 "사적인 부분까지 공격하며 가족까지 검증하는데 이러면 좋은 인재들이 인사청문회가 두려워 공직을 맡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도덕성은 보조수단이 아닌 리더십 핵심 요소

하지만 검증을 철저히 했다면 김용준 후보자가 공직자 자격이 없음을 알 수 있었다. 참여정부는 "병역에서부터 부동산, 음주운전, 탈세에 이르기까지 공직자의 비위, 비리 사실을 낱낱이 파헤치"는 혹독한 인사검증을 했다. 얼마나 혹독했으면 "제발 저는 빼주세요"라는 '역 인사 청탁 해프닝'까지 일어났다. 도덕성에 흠결있는 사람 중에 탁월한 능력을 가진 공직자가 분명있다. 하지만 도덕성은 보조품이 아니라 필수품이다.

"도덕성은 공직자의 자질 판단에서 보조적,부수적 잣대가 아니라 업무수행 능력과 함께 리더십을 구성하는 핵심 축이다. 능력 있는 사람이 도덕적으로도 떳떳해야만 국민의 신뢰를 얻고 리더십 또한 제대로 발휘될 수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도덕성에 문제가 있어도 "일만 잘하면 된다"고 했다. 전임자 인사기준을 팽개친 것이다. 결과는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 아니라 "도둑적으로 완벽한 정권"이 되었다. 박근혜 대통령도 비슷하다.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은 손가락 마비로 병역면제를 받았고, 부인이 부동산투기를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무엇보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경쟁했던 2000년 16대 총선에서 지역감정 조장 발언은 국민대통합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인사였다.

"대통령이 책임지겠습니다."... 인사시스템 완성은 '사람'(대통령)

자신이 임명해 줄줄이 낙마해도 국민 앞에 사과하지 않았다. 윤창중 사태도 자신이 인사를 잘 못해 일어난 사태라고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노무현은 "각료와 참모들은 대통령에게 책임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총체적인 결과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책임지는 것"이라고 했다. 각료와 참모들에게 책임을 돌리지 않은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인사추천위원회의를 통해 임명된 인사라고 해도 최종 인사권자는 대통령이다. 당연히 공직자가 도덕성과 업무에서 문제를 일으키면 대통령이 책임지고 사과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본받아야 할 책임의식다.

물론 참여정부가 인사도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2005년 1월 이기준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서울대 총장시절 판공비 과다사용, 사외이사 겸직, 장남 병역 의혹과 부정특례입학, 재산은폐 의혹, 따위가 쏟아졌다. 결국 이 장관은 임명 4일만에 물러나 '최단명' 교육부총리이라는 오명을 썼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기준 파동 직후 국회인사청문회 대상을 장관까지 확대했다. 비싼 대가 였지만 노무현은 공직자 인사를 더 철저히 하는 계기로 삼은 것이다.

당시 국무위원까지 검증 대상과 법제화를 제안했던 이가 바로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다. 만약 노무현 정부 인사시스템을 도입해 더 발전시켰다면 '낙마축구팀'과 '윤창중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명 박정부 5년 내내와 박근혜 정부 조각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다른 길은 없다. 공직인사스템을 확립해야 한다. 그리고 인사 시스템 완성은 '사람'이다. 그 사람은 바로 대통령이다.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인사는 공정하고 투명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사를 하는 사람 스스로가 이 원칙을 훼손하지 않으려는 자세를 지켜가야 한다. 인사권자가 먼저 솔선수범해야 잉를 바라보는 정치권이나 국민도 믿고 따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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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보다 무서운 독성... 이래도 먹겠습니까? | 사회 2013-06-03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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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아이 몸에 독이 쌓이고 있다

임종한 저
예담friend | 2013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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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이 떠나갔다."
"국민DJ."


<별이 빛나는 밤에> <이종환의 밤의 디스크쇼> <이종환 최유라의 지금은 라디오 시대>, <이종환의 음악살롱> 등을 진행한 이종환씨(76세)가 숨지자 사람들이 평한 찬사다. 원인은 폐암이었다. 이씨는 지난 해 폐암 진단을 받을 때까지 담배를 즐겨 피웠다. 2002년 '코미디계 전설'이 이주일씨는 폐암으로 마지막 숨을 몰아 쉬면서 "담배 맛있습니까?"라는 말로 금연을 강조해 웃음 아닌 눈물을 흘리게 했다.

서울대 의대 등이 폐암과 흡연의 연관성을 규명하기 위해 16년 동안 성인 남성 1만5000 명을 추적조사한 결과 흡연자의 폐암 발생률이 비흡연자보다 4배 이상 높았다. 이주일-이종환 그리고 서울대 의대 조사 결과가 주는 교훈은 담배는 '발암 덩어리, '독성 덩어리'라는 사실이다.

'살인무기' 담배보다 더 무서운 '조용한 살인무기' 독성물질

기사 관련 사진
 우리 아이들을 병들에게 하는 '조용한 살인무기'는 먹을거리와 주위에 널려 있다.
ⓒ 예담

 


1980년대는 고속버스 안에서도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큰길에서도 담배를 피우면 눈치를 보거나 아예 국가가 금지하는 곳도 있다. 

아이에게 담배 피우게 하는 부모는 이 세상에 거의 없다. 하지만 담배보다 더 무서운 살인무기가 있다. 이 살인무기를 부모들은 어제도, 오늘도 아이에게 먹였다. 어쩌면 내일도 자연스럽게 먹일 것이다. '살인무기'가 너무 과격하다면 '조용한 살인무기'라고 부르고 싶다.

"또 햄이에요?"
"만날 먹는 것도 아니고... 일주일 아니 한 달에 한 두 번도 안 돼요?"

아내와 한 번씩 햄 때문에 다툰다. 아내는 일주일에 한 번쯤 괜찮다는 것이고, 나는 그것도 안 된다는 생각이다. 바로 한두 번은 괜찮다면서 먹이는 햄이 '독성물질'이다. 햄만 그런게 아니다. 햄버거, 과자, 아이스크림, 화학조미료, 플라스틱 제품, 코팅된 주방기구 등등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담배보다 나쁜 독성물질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기사 관련 사진
 <아이 몸에 독이 쌓이고 있다>
ⓒ 예담

 

"한 번 몸속에 들어온 독성물질은 뇌와 간, 뼈와 근육, 정액과 모유에 쌓여 신체를 오염시킨다. 세계적으로 유통되는 화학물질은 10만여 종에 이르고, 한국에서 현재 사용되는 화학물질은 3만6000여 종, 4억3250만 톤에 이른다.

게다가 해매다 200여 종의 새로운 화학물질이 들어오고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자, 아이스크림, 패스트푸드는 물론이고, 먹고 자고 싸는 생활 공간 어디에나 촘촘하게 녹아 있다." - <아이 몸에 독이 쌓이고 있다: 담배보다 나쁜 독성물질 전성시대> 서문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터졌을 때 '폐 손상 조사위원회' 조사위원으로 참여한 임종한 의학박사는 <아이 몸에 독이 쌓이고 있다: 담배보다 나쁜 독성물질 전성시대>에서 "방부제 범벅인 햄버거, 환각물질이 검출된 중국산 장난감, 알러지를 일으키는 학용품, 발암물질로 코팅된 프라이팬, 연약한 피부에 스며드는 섬유유연제 독성 따위에서 아이들을 구해내자"고 호소한다.

소시지, 라면, 햄버거... 아이들에게 쓰레기를 먹여

아이들 손이 닿는 곳, 눈이 가는 곳, 발이 가는 것, 숨쉬는 곳이 다 독성물질로 가득하다. 남편이 담배를 피우면 닥달하면서 독성물질은 마구 먹이고 있는 것이다. 지은이는 "아이들이 열광하는 간식인 어린이용 소시지"에 들어있는 "아질산나트륨은 과다 섭취하면 혈관 확장, 헤모글리빈 가능 저하를 일으키고 먹었을 때 몸 속에서 단백질과 결합해 니트로소아민이라는 발암물질로 둔갑하는 화학물질"이라고 말한다. 대한민국 간식인 라면에는 "1급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검출"되었다. 이는 나중에 위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암을 부르는 '소리없는 살인자'인 셈이다.

이뿐 아니다. 설탕이 함유된 탄산음료, 과자도 비슷하다. 한 달 동안 실험용 쥐에게 설탕을 먹이다가 중단하자 "마약 금단 증상에 가까운 행동"을 했다는 연구는 충격 그 자체다. 이것만 아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햄버거, 피자, 치킨, 감자튀김 등 대부분이 '유전자가 조작된' 농작물로 짜낸 기름으로 퇴긴다"고 한다. 이쯤 되면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쓰레기"를 먹이고 있는 것과 별 다르지 않다.

살기 바쁘고, 먹기 편한 편의점 음식 중 가장 인기 있는 것 하나인 '삼각김밥'. 하지만 다음글을 읽는 순간 다시는 삼각김밥을 먹지 않겠노라고 말할 것이다. 

"삼각김밥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쌀은 보통 2~3년 묵은 것이 대부분이다. 묵은 쌀은 특유의 역한 냄새와 맛이 날 수밖에 없는데, 그 냄새와 맛을 가리기 위해 온갖 식품첨가물이 등장한다. 묵은 쌀을 햅쌀처럼 둔갑시키기 위해 화학조미료와 유화제 등 15~20종의 첨가물이 들어간다. 또한 보습성을 높이고 광택을 내서 얼려도 딱딱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효소, 사과산칼슘, 에탄올, 지방산글리세린에스테르 등이 첨가된다. 이쯤 되면 이것이 쌀인지, 화학물질 덩어리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다. - 62쪽

삼각김밥이 아니라 '화학물질 덩어리'로 배를 채우고 있었다니. 문제는 어제처럼 오늘도, 아니 내일도 삼각김밥은 살기 바쁜 이들 배를 가장 쉽게 채워주는 먹을거리다. 바빠도 집에서 밥을 해먹자.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집' 아니지 '가장 위험한 집'

올해는 조금 덜하지만 황사가 오면 "노인과 어린이는 되도록이면 외출을 삼가해달라"고 한다. 또 여름에는 대기오염지수가 노약자는 바깥 출입을 자제해달라고 말한다. 집안이 바깥보다 훨씬 안전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럼 집은 안전할까? 지은이는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집"이라고 말한다. 집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하다니 억지 주장도 이런 억지 주장이 없다고 하겠지만 집이 위험한 이유는….

기사 관련 사진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집'이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집'
ⓒ 예담

 


아이들 건강을 위해 쓰는 '항균탈취제'는 "살균에 대한 집착이 좋은 균을 죽이고 불필요한 화학물질을 남발해 오히려 아이들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이다. 여름철 가장 강력한 적이 모기를 잡기 위해 뿌리는 '분사모기약'과 '전자모기향'도 환경호르몬이다. 아이들이 입에 달고 사는 장난감에는 "초산에틸과 초산부틸, 자일렌"이 들어있다. 이 물질을 피부에 닿으면 피부염을 일으킨다. 생선을 구워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들러붙는다. 들러붙지 않는다면 고기를 맛나게 구워 낼 수 있다. 바로 이것을 덜어주는 '코팅' 프라이팬은 박수를 받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어떤 음식도 절대 눌어붙지 않는 마법의 코팅으로 사랑받는 프라이팬을 싸게 구입하기 위해 아침부터 주부들의 한판승이 벌어진다. 음식이 들러붙지 않아 주부들의 설거지 수고를 덜어주는 이 프라이팬의 이면에는 퍼플루오로옥탄산염PFOA이라는 발암물질이 도사리고 있다.(중략) 이 화학물질은 암을 유발하는 발암물질로 특히 임산부에게는 유산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한 물질이다." - 122쪽

자연으로 돌아가자

편리함을 추구하다 우리 스스로 죽음을 재촉하고 있는 셈이다. 가장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우리는 독성물질을 먹이고 있다. 이나즈 노리히사는 <내 아이에게 대물림 되는 엄마의 독성>(전나무숲, 2010)에서 "세대 전달 독성은 '유전'이 아니라 '전달'되는 것"이라고 했다. 여기서 희망이 보인다. 유전은 막을 수 없지만 전달은 얼마든지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조용한 살인무기 독성물질에서 구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의외로 간단하다. 햄이나 소시지 등 가공식품을 멀리하고, 소금을 적게 먹는다. 치킨 대신 마늘소스가 들어간 닭튀김,'즉석00' 먹을거리는 되도록 멀리하기, 사과와 토마토같은 껍질이 얇은 과일은 식초와 레몬즙에 담가두었다가 흐르는 물에 씻어 먹는다. 방향제와 탈취제보다는 창문을 열어 환기한다. 프라이펜은 코팅제품보다는 스텐레이스 제품을, 천연세제 등등이다.

너무 어렵고, 귀찮다고 생각할 수 있다. 아이들 옆에서 담배는 '절대' 피우지 못하게 하면서 담배보다 더 나쁜 조용한 살인무기 독성물질 천국을 만드는가. 이제 우리  아이들은 독성물질에서 구하자. 늦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고 했다. 답은 자연으로....

자연이 우리 아이들 건강에 좋은 이유는 의학적인 차원 그 이상이다. 자연의 가치는 모든 것을 초월한다. 물질적인 측면에서 성장이 지연되더라도, 우리의 환경과 건강을 지키는 데 많은 관심과 시간이 투입되어야 한다. 도시의 공기와 식품, 생활용품 등은 보다 안전하게 관리되어야 한다. 이제는 공존이 답이다. 더 늦기 전에 자연과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훈련을 해야 한다. 자연은 그 자체로 치유이자 생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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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범죄' 더 큰 책임 물어야 | 사회 2013-05-26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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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범죄와 형벌의 법경제학

이종인 저
한울아카데미 | 2013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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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그룹회장 '1128억원 탈세·배임' 징역3년, 집행유예5년 '단독사면'·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횡령693억원,비자금1000억원'징역3년, 집행유예5년 '특별사면'·최태원 SK그룹회 하장 '분식회계 및 부당내부거래 1조 5000억원' 징역3년,집행유예 5년 '특별사면'· 박용성 전 두산그룹회장 '횡령 289억원, 분식회계 2797억원' 징역 3년 집유 5년, '특별사면'

지난 몇 년 사이 대한민국 재벌회장들은 이처럼 수백 억, 수천억 원을 횡령, 탈세했지만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나중에 '특별사면'을 받았습니다. 물론 최태원 SK회장은 다른 범죄로 올 1월 '법정구속'됐습니다.
몇 만 원 훔쳐도 감옥행인데 회삿돈 수십 억 원, 수백 억 원을  쌈짓돈처럼 여겨도 감옥 문턱도 밟지 않는 재벌회장들이 저지른 '화이트칼라범죄'(경제범죄)는 우리 사회에 "무전유죄 유전무죄"란 말을 만들어 냈습니다.

"화이트칼라 범죄, 일반 범죄에 비해 사회적 해악 훨씬 커"

박근혜 정부들어 '경제민주화'가 이슈가 되어 재벌 회장들도 '큰집'에 가는 경우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도 경제범죄자들은 "경제가 어렵다", "경제발전에 기여했다"는 논리를 들면서 자신들이 얼마나 큰 죄를 지었는지 망각합니다. 경제범죄는 생각보다 그 피혜가 큽니다. 당연히 그들이 누리는 이익은 큽니다.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에 의한 직업적 범죄"를 의미하는 이른바 '화이트칼라범죄'는 피해자의 무의식적인 협조, 높은 범죄 이익 수준, 사회적 무관심, 불특정다수의 피해자 등의 특성으로 인해 범죄자가 스스로를 비범죄자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화이트칼라범죄는 일반 범죄에 비해 그 사회적 해악이 훨씬 큰 경우가 일반적이다. 따라서 화이트칼라범죄에 대한 보다 객관적인 인식과 대응이 필요하다. - <범죄와 형벌의 법경제학>(이종인 지음 ㅣ한울 펴냄) 28-29쪽

지난 22일 독립언론 <뉴스타파>는 조세피난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한국인 245명 가운데 1차 명단을 발표했습니다.

명단에는 한국경영자총연합회 회장을 지낸 이수영 OCI 회장과 부인 김경자 OCI 미술관장, 조중건 대항항공 고문(전 부회장) 부인 이영학씨, 조욱래 DSDL(옛 동성개발) 회장과 장남 조현강씨 등이 포함됐습니다.

<뉴스타파>는 이날 "앞으로도 일주일에 한두 차례 발표한 것이고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대기업도 있다"고 했습니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대기업은 누구일까요? 그리고 국세청과 검찰이 <뉴스타파>보다 못한 국가기관이 될지 아니면 공복으로서 제 역할을 다할지 기로에 섰습니다.

페이퍼컴퍼니처럼 현대 사회는 과거와 달리 다양한 신종범죄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재벌가 회장들 범죄만 아니라 수많은 폭력과 상해, 사기와 횡령, 뇌물수수와 부당 내부거래 등 각종 범죄행위가 뉴스를 통해 전해집니다. 당연히 눈을 뜨고 있을 때도 이런 범죄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통적 형법이론으로는 왜 범죄가 발생하는지, 형사법의 분명한 목표가 무엇인지 속 시원하게 보여주고 못하고 있습니다. 여기 '경제학'을 접목시켜 이러한 형사법의 틈새를 채워주고 다양한 범죄와 형벌 논제에 대해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여러 분석기법을 제공한 책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불법행위법의 경제학>(2010)을 쓴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의 정책개발실에서 연구위원으로 일하고 있는 이종인 교수(건국대 겸임교수)가 쓴 <범죄와 형벌의 법경제학>입니다.

솔직히 법과 경제학 문턱에도 가보지 못한 사람이 읽기에는 너무 벅찼습니다. 읽고 읽어도 독해가 거의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법'과 '경제학'이 만남을 가졌다는 것이 흥미를 끌기 충분했습니다.

지은이는 이 책을 통해서 "형법 분야뿐 아니라 전통 법학의 핵심 분야인 계약법과 재산권법 그리고 불법행위법 등의 분야에서의 법학적 사고에 대한 경제 이론적 접근을 가능하게 하며, 일상생활에서 겪는 현실의 여러 법현상을 효율성의 관점에서 재조명"하면서 "형법에 대한 경제적 접근과 응용은 독자의 법과 경제학에서의 지평을 넓혀"준다고 합니다.

전통적 형벌이 '보복', '범죄예방', '특별예방'(교화)에 머문다면 "경제적 관점에서의 형법 내지 형사정책의 목표는 범죄로 인한 피해비용과 범죄예방비용의 합인 범죄의 총사회적 비용을 최소화 하는 것"에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국정원 대선개입과 박원순 서울시장 등에 대한 국가정보원의 '박원순 시장 제압 문건' 및 '반값등록금 차단 문건' 따위 사건은 수사기관의 결과에 따라 처벌 수위가 달라지겠지만 다른 범죄보다 심각한 이유는 특정세력 이익을 위해 민주주의 근간을 훼손했습니다.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고의성이 매우 짙은 범죄입니다. 고의성이 높은 범죄일수록 행위자는 이익이 더 높습니다. 당연히 이런 범죄는 억제하기 힘듭니다.

고의는 또한 행위자의 해당 행위로부터 얻는 사적 이익을 높인다. 즉, 고의가 있는 경우에는 행위자가 기대했던 손해 발생의 확률과 손해의 크기가 더 커지고, 그 결과 행위자의 효용수준이 높아진다. 따라서 고의가 있는 행위자의 (범죄)행위를 억제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149쪽)

그리고 고의가 있는 행위는(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적발되어 체포가능성이 낮은 장소와 시간을 택해 행동할 것이며, 이 경우 해당 행위의 억제가 더욱 어려워집니다. 권력형 범죄와 재벌들 경제범죄는 그 어떤 범죄보다 고의성이 높습니다. 이익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처벌은 솜방망이입니다.

2013년 5월 대한민국은 정치권력의 '국정원 대선개입'과 자본권력의 '페이퍼컴퍼니'가 거센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과연 수사기관은 고의성 범죄를 줄이기 위해 솜방망이 처벌이 아니라 쇠몽둥이 처벌을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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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 보이는 당신에게도 '트라우마'는 있다 | 사회 2013-05-26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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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트라우마 한국사회

김태형 저
서해문집 | 2013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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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

한 누리꾼이 포털 다음 '지식'코너에서 '트라우마'(trauma)가 무슨 뜻인지 묻자 달린 댓글이다. 처음에는 웃었지만 "재해를 당한 뒤에 생기는 비정상적인 심리적 반응(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라는 트라우마의 사전적인 의미보다 누구나 알기 쉽게 잘 설명한 듯했다.

하지만 공중파 방송에서 '힐링OO'라는 프로그램이 만들어질 정도로 우리 사회는 온갖 마음병으로 신음하고 있다. 강도는 달라도 트라우마에 시달리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그럼 트라우마는 개개인만의 문제일까? 아니다.

우리나라는 지난 100년 동안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5.16군사반란', '군부독재', '12.12군사반란', '5.18민중항쟁', 'IMF외환위기' 따위를 통해 지울 수 없는 상처를 갖고 있다. 특히 IMF 외환위기 이후 급속한 신자유주의 도래는 돈, 교육, 문화, 직업, 수도권과 지역까지 극단적 양극화를 만들어냈다.

'개인의 마음은 개인이 치유해야 한다는 식의 긍정 심리학', '위로의 메시지로 포장한 자기계발 서적들의 달콤한 유혹'을 강하게 비판하고, <불안증폭사회>를 쓴 김태형은 '세대별 트라우마'와 '집단 트라우마'가 있다고 주장한다.

유년기부터 반복된 좌절의 경험으로 인해 생긴 50년대생(좌절세대) '좌절 트라우마', 포기할 수 없는 청년기의 꿈으로 인해 생긴 60년대생(민주화세대) '미완성 트라우마', 세계관과 인생관의 혼돈으로 생긴 70년대생(세계화세대) '혼돈 트라우마', 공부기계에서 삼포세대로 이어지며 누적된 공포감으로 인해 생긴 80년대생(공포세대) '공포 트라우마' - <트라우마 한국사회>

돈 중심의 세계관이 가져온 계층 간의 갈등은 '우월감 트라우마', 죽음에 대한 공포에 기반한 한국사회 최대의 장애물은 '분단 트라우마'. 차별과 학대, 죄의식의 얽힘으로 인한 지역 갈등은 '변방 트라우마' - <트라우마 한국사회>

김태형은 세대별 트라우마를  '유년기'-'청소년기'-'청년기'-'성인·중년기'로 분석한 후 트라우마 치유 방법을 제시한다. 각 세대별 트라우마 분석도 흥미롭지만 50년대생인 좌절시대 트라우마가 눈길을 끌었다.

좌절세대, 박근혜를 지지한 이유...

좌절세대는 '부모와 사회의 권위주의'(유년기)-'유신독재 정권에 의해 좌절 강요'(청소년기)-'사회의 병영화와 신군부에 또 다시 좌절'(청년기)-'IMF경제위기로 극심한 좌절'(성인·중년기)로 살아왔다. 한 마디로 '좌절 트라우마'가 이들을 평생 지배한 것이다. 

좌절세대는 순응의 대가, 즉 한평생 극우보수세력이 시키는 대로 성실하게 일하고 노력한 결과가 결국 좌절이었다는 사실에서 교훈을 찾아 저항에 나서기보다는, 반복된 좌절의 경험으로 인해 여전히 세상에 순응하는 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좌절세대를 가장 고통스럽게 만들고 그들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는 것이 바로 반복된 '좌절'이 준 상처이기 때문에 이들의 대표적인 트라우마를 '좌절 트라우마'라고 할 수 있다. - <트라우마 한국사회>(180쪽)

그런데 김태형은 좌절세대를 통해 아주 재미있는 분석을 제공한다. 바로 지난 18대 대선에서 이들 좌절세대가 박근혜를 지지해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좌절시대는 박정희 독재정권하에서 청소년과 청년기를 보냈다.  박정희 독재에 저항했던 이들이 왜 딸 박근혜를 지지했을까? 김태형은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박근혜는 20~30대(주로 공포세대와 세계화세대)에게는 '구시대 인물'이고 40대(민주화세대)에게는 '독재자의 딸'일 뿐니지만, 50대(주로 좌절세대)에게는 '우리들의 인생에서 가장 잘나갔던 시절'을 상징하는 인물이다(중략)좌절시대는 정책에 대한 선혼에 따라 주도적으로 움직이기보다는 대세를 따르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이들은 야권의 바람이 불면 야권 쪽으로,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여권 쪽으로 쏠릴 가능성이 많았는데, 이번 선거에서 결국 여권 쪽으로 움직였다.-(357쪽)

이처럼 유년기부터 권위주의에 의해 억압과 좌절을 맞본 50대가 "희망을 먹고 자라"(유년기)면서 "반항을 준비(청소년기)한 후 "승리를 경험"(청년기)를 살았던 민주화세대(40대)와 다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자유와 풍요'(유년기)를 누리고, "자유를 만끽"(청소년기)하고, "세계화바람에 올라 탄"(청년기) 세계화세대(2030)와도 달랐다. 평생을 좌절만 경험하면서 살았던 50대가 그들 생애 가장 잘나갔던 시절을 상징하는 인물을 선택한 것을 마냥 비난만할 수 없는 것 같다.

좌절세대와 공포세대...가장 비극적인 세대 소통으로 풀어야

물론 민주화세대도 "한국사회를 바람직하게 개혁하는 데 실패했다는 자괴감"과  "옛날보다 더 나빠졌다고 생각하며 과거의 민주화운동이 다 헛고생에 불과했다는 허무감"을 안고 살아고 있다.

'트라우마'에서 가장 자유로운 '세계화세대'도 "신자유주의적 이데올로기에 기초한 개인주의적 세계관·인생관·가치관 등 이미 현실에서 파산선고를 당했다. 즉 세계화세대는 승자독식 경쟁과 배금주의가 판치는 잔인하고 천박한 세상이 사람에게 얼마나 큰 고통을 안겨주는지"을 알고 살아간다.

권위에 눌려 살아온 좌절세대는 자식들에게 어려서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끊임없이 가혹한 경쟁을 강요했다. 공포세대는 "어른과 세상으로부터 '일류대학에 들어가지 못 가면 인생이 비참해진다', '돈 없으면 사람대접 못 받는다'와 같은 저질스러운 협박으 당해온 세대"라고 김태형은 말한다. 이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소통이 필요하다. 그럼 좌절세대와 공포세대는 소통이 가능할까? 김태형은 희망이 있다고 말한다.

"공포세대가 공포 트라우마 뿌리인 부모에게 맞서면서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과정은 곧 공포트라우마의 뿌리를 제거하는, 즉 공포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다행히도 좌절세대는 60대 이상의 세대보다는 정신건강이 양호한 편이어서 그나마 합리적인 소통이 가능하다(중략) 공포세대가 부모로부터 심리적으로 독립하는 데 성공한다며, 그것은 부모-자식 사이의 화해와 단합, 나아가 좌절세대와 공포세대의 세대동맹이라는 아주 바람직한 결과를 낳을 것이다"(201쪽)

한국인 정신건강 파괴하는 '우월감·분단·변방 트라우마'

이처럼 한국인은 모두 '마음병'을 앓고 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세대별 트라우마만 아니라 '집단 트라우마'도 있다. "'나는 너보다 잘 낫다'는 우월감을 추구하면서 우월감에서 삶의 기쁨을 찾고 자신의 존재가치를 확인하려"는 '우월감 트라우마'와 "한국인들의 심리를 병들게 만드는 첫째가는 원인이자 한국인들에게서 밝은 미래를 박탈하는 가장 기본적인 장애인물"인 '분단트라우마' 그리고 '변방 트라우마'가 있다.

"반민중적인 한국의 극우보수세력은 민중의 단결을 두려워했기 때문에 지역을 차별하는 분할통치 수법을 목적의식적으로 추진해왔다. 박정희 정권시기부터 노골화되기 시작한 호남 지역에 대한 차별, 역대 정권들에 의해 체계적으로 심화되어온 서울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 대한 차별은 한국인들을 각각 가해자 집단과 피해자 집단에 강제적으로 할당함으로써 한국인의 집단심리에 치명적인 상흔을 남겼다."(212쪽)

우리 사회가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집단 트라우마를 치유해야 한다. 우월감 트라우마 치유는 "정의로운 사회개혁을 통해 실질적인 평등에 기초한 상호 존중과 단합을 실현하고, 사람을 가장 소중히 여기는 세계관과 가치관을 회복"하는 것이다. 특히 "한국사회가 한국인들의 정신세계와 미래를 좀먹는 가장 치명적인 악성 종양 분단 정신병, 분단 트라우마"는 반드시 치유해야 한다. 그 방법이 무엇일까? 김태형은 단호하다.

국보법 철폐...분단 트라우마 치유해 희망찬 미래로 나아갈 수 있어

"국가보안법을 철폐하는 데 한국사회가 총력을 집중해야 한다(중략)국가보안법이 폐지되어 색깔 공세라는 절대 무기를 더 이상 휘두르지 못하게 된다면, 분단 정신병을 앓고 있는 한국인들의 상처를 마구 후벼 팜으로써 권력을 유지하는 것 외에는 할 줄 아는게 아무 것도 없는 극우보수세력은 어떻게 될까? 당연히 이들은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다. 그로 인해 한국의 정치권은 분단 트라우마에서 자유로운 이성적이고 양심적인 정치세력에 의해 재편될 것이고, 한국사회 역시 분단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희망찬 미래를 향해 나아갈 것이다. 이런 점에서 국가보안법의 철폐는 한국사회 미래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정치과제가 아닐 수 없다."(316쪽)

그리고 변방 트라우마다. 서울 사는 사람들은 잘 모른다. 지방(지역)이 얼마나 소외받고 사는지. 모든 것이 서울로 서울로다. 우리 이웃에 사는 젊은이들은 주말이라도 서울에 발을 내딛기 위해 발버둥을 친다. 서울 살다가 지역으로 내려오면 꼭 귀양살이 같다고 말한다. 이 정도면 병이다. 김태형은 이를 '변방 트라우마'라고 말했다. 변방 트라우마 역시 극우세력과 극우언론 그 주역이라고 말한다. 변방 트라우마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영호남 차별만 아니라 서울과 변방 사이 차별을 없애야"한다. 또한 "전국 단위 진보정당 및 계급 정당이 출현해야"한다. 그래야 한국인은 더불에 함께 살아갈 수 있다.

김태형은 마지막으로 '트라우마 없는 한국사회를 꿈꾸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대선이 끝난 후 많은 한국인들은 커다란 정신적 충격을 받았으며, 상당수는 실의에 빠지게도 했다. 그러나 극우보수세력의 재집권을 막지 못했다고 해서 한국인들이 전진로가 한꺼번에 모조리 차단되는 것은 아니다. 국우보수세력은 본질적으로 반역사적.반민족적.반민중적 집단이므로 이명박 정부보다 더 빠르고 심각하게 민심 이반을 경험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극우보수세력이 버림을 받는다고 해서 국민이 자동적으로 권력과 자본의 주인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직 준비된 국민, 노무현 대통령의 표현을 빌자면 '께어난 시민의 조직화된 힘'만이 정권 교체, 시대 교체를 이루고 한국사회를 발전의 길로 나아가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집단 트라우마를 치유하기 위한 한국인들의 필사적인 노력이 더욱 절박한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자, 다시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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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되었다가 아빠도 되었다가 | 사회 2012-06-19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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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혼자 아이를 키운다는 것

윤신우 저
예담 | 2012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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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래자식'

 

"막되게 자라 교양이나 버릇이 없는 사람을 얕잡아 이르는 말"입니다. 이 말은 "누가 아비 없는 호래자식 아니랄까 봐 그렇게 버릇없이 구는 것이냐"라는 말로 이어집니다. 많은 사람들 가슴을 후벼파고 도려내는 말입니다. 요즘 이런 말을 쓰는 이들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재는 아빠랑 같이 안 산대", "재는 엄마랑 같이 안 산대"라는 말로 조금 순화시켰지만(?) 듣는 아이들이 받는 상처는 변함이 없습니다. 우리는 '나는 아니'라고 우기겠지만 어쩌면 무의식 속에 한 번쯤은 했는지도 모릅니다. 

 

"재는 아빠랑 같이 안 산대"

 

옛날은 편부와 편모로 불렀지만 요즘은 한부모라고 합니다. 2010년 현재(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 우리나라 한부모 가구수는 160만 가구입니다. 한부모 가구란 일반가구 중 아빠 또는 엄마와 미혼자녀로만 구성된 가구(조손가구 제외)입니다. 비율은 전체 가구 9.2%이고, 아버지와 자녀 한부모가구는 21.8%, 엄마와 아이만 사는 한부모가구는 78.2%였습니다. 열 가구 중 한 가구는 한부모 가구라는 말입니다.

 

 

 

한부모에 대한 눈에 보이는 차별은 많이 사라졌지만 이들이 살아가는 삶의 정황은 녹녹하지 않습니다. 두 딸을 키우는 10년 차 싱글맘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동안 부딪힌 현실적인 문제들과 극복 과정을 하나하나 세심하게 짚어주며 조언한 <혼자아이를 키운다는 것>(윤신우 지음, 예담 펴냄)은 우리 시대 한부모 가구를 이해하는 작은 발걸음입니다.

 

상처와 굴곡이 자신과 타인에게 칼이 되는 사람이 있고, 세상과 사람을 더 껴안고 자신을 단단하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 당연히 후자가 아이들 자라기를 바랐고, 그리 되었으면 싶었다, '삶의 상처나 굴곡이 너희가 세상 아픔과 기쁨을 좀 더 예민하게 느끼고 풍요로운 영혼이 되도록 할 것이다'라고 나를 안심시키며 결단을 이루어졌다."(30쪽)

 

"매일 밤 어김없이 돌아오던 아빠가 더이상 돌아오지 않는다. 혹은 항상 자기 곁에 있던 엄마가 보이지 않는다. 아직 어린 아이에게 그 현실은 무서운 당혹이다. 그 무엇보다도 아이의 마음을 달래고 안정시켜야 한다. 다른 것듫은 잠시 뒤로 미루어도 된다."(44쪽)

 

"아이가 어리면 외국이든, 시골이든, 외가든, 친가든, 친구곁이든, 자신의 여건에 따라 아리를 키울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갈 수 있다. 그런데 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이면 아이의 생각과 마음을 존중해야 한다."(77쪽)

 

"희로애락은 거창한데서 오는 게 아니라 순간순간의 구체적인 데서 온다. 인생은 매일의 일상이 연속된 것이므로 일상이 건강하고 행복하면 삶 또한 그러하다. 일상의 흐름이 순조롭고 활력있게 흐르면 혼자 아이를 키우더라도 부모와 아이의 마음과 몸이 맑아지고 건강해진다. 활력있는 일상을 위해서는 규칙성, 안정감, 그리고 여유가 필요하다."(89쪽)

 

이렇게 책을 읽어나가다보면 혼자 아이를 키울 수밖에 없는 현실에 맞닥뜨렸을 때, 어떻게 혼자 아이를 키우는지, 무엇이 힘든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고민하는 한부모 가정에는 닫힌 문을 여는 열쇠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은연 중 한부모 가정에 대한 편견을 가진 많은 이들에게는 편견의 거푸집을 걷어낼 것입니다.

 

편견이라는 거푸집을 걷어내야

 

<혼자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가슴에 와 닿는 이유는 '이론'이 아니라 '삶'에서 직접 경험하고, 한부모로 살아가는 수많은 이들의 경험을 직접 들은 것들을 진솔하고 아주 사실적으로 썼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며느리들이 '명절 증후군'을 앓지만 갑자기 한부모가 된 가정은 명절에 어디 갈 때가 갑자기 사라집니다. 그럼 어떻게 할 것인가?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 혼을 쏙 뺄만한 곳으로 떠나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름휴가를 10번만 지나면 아이들은 훌쩍 커버린다고 합니다.  

 

이혼이나 사별을 통해 한부모 가구 가장이 되었을 때 부모가 우는 모습만 보여주면 결국 아이들도 스스로 슬픈 존재가 되어버립니다. 그러므로 억지로도 웃으라고 조언합니다. 황당한 웃음거리라도 찾아 서로 웃으라는 것입니다. 억지로라 웃으라는 말에는 저 자신 마저 먹먹했던 가슴이 조금 뚫리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내 현실이 팍팍함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원래 영화가 현실과 동떨어졌는데 싱글맘과 싱글대를 그린 영화를 보면 '명랑·쾌할·상쾌·통쾌'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아닙니다. 지은이는 이혼한 가정을 명랑 쾌할하게 다룬 영화들은 대개, 구질구질한 일상과 처지는 비추지 않는, 생의 낭만에 앵글을 맞춘 로맨틱 코미디임을 상기시킵니다. 그러면서 한부모 가정은 쿨하지도 대범하지도 않다. 우리 삶은 대부분 지지리 쪼잔하고 옹색한 독립영화 같다고 강조합니다.

 

외국영화처럼 싱글만은 쿨하지 않고, 독립영화같은 지지리 하지만

 

우리 시대 아이들을 키우는 것 보통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한부모 가구들 경제환경이 매우 열악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지난 11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연우 연구원의 '한부모가족의 생활실태와 복지욕구' 보고서에 따르면 한부모가족의 59%(시설 거주 한부모가족은 46.7%)가 소득보다 지출이 큰 적자가구로 한국 평균(26%)의 두 배를 웃돌았습니다. 한부모가족의 가계소득은 전체 평균의 25% 수준, 소비지출은 50% 수준입니다.

 

부모가 다 있었도, 등골이 휘는 데 한부모 가구원들이 겪는 경제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지요. 가정의 한축이 없는 것과 함께 이런 경제력 어려움 때문에 한부모 가구는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서로 격려하며 스스로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살아있는 생명공동체가 됩니다.

 

그리하여 지지리하고, 등꼴 휘는 삶일지라도 "한 1년은 어찌어찌 버티겠지만 그 다음은 모르겠어요"라는 지은이 호소에 "1년을 버틸 수 있으면 10년도 버틸 수 있다"는 선배 말처럼 이들은 스스로 당당하게 살아갑니다.

 

"엄마도 되었다가 아빠도 되었다가 두 얼굴은 역시 힘들지만 필요할 때 양념처럼 엄마도 되었다가 아빠도 되었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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