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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16 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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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숲에서 살고 있습니다, 우리의 오늘은 최선입니다. | 기본 카테고리 2020-09-19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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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우리는 숲에서 살고 있습니다

곽진영 저
더블유미디어 | 2020년 09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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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책을 읽기전 보이지 않는 선입견이 있었습니다.


자연에서 아이들과 함께 하는 삶이라는 게 생각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경험칙상 알기에 이 책 <우리는 숲에서 살고 있습니다>라는 제목만으로 약간의 거리감을 가지게 된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난 지금, 아이들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고 아내의 마음을 알고 싶어졌습니다.

 


저자의 가족들이 도시에서 숲으로 삶을 옮긴 건 저자의 말처럼 우연하고 사소한 일에서 시작된 일이지만 '사는 곳을 바꾼다'의 의미가 한 가족의 삶과 생각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저자의 가족이 숲으로 들어간 것은 익숙한 것과 이별하는 것이었습니다.


나고 자란 도시에서의 빠른 삶과도 찍어 낸듯한 안락함을 제공해주는 도시의 집과도 짧게나마 밥벌이의 서러움을 잊게 해준 두툼한 월급봉투와도 전화 한 통으로 손쉽게 도착하는 배달음식의 편리함과도 말이죠.


무엇보다 가난을 선택한 건 큰 두려움입니다. 돈으로 살 수 있는 편리함과 미래를 알 수 없는 시점으로 유예한 순간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조급함이 우리를 불안으로 밀어넣게 됩니다.


나는 가난을 선택했다. 그저 가난을 인생의 한 선택지로 받아들였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다음 행보를 위해, 마치『월든』의 소로가 숲속에 통나무집을 짓고 인생 실험을 한 것처럼 우리도 하수처리장 안의 작은 집에서 가난 실험을 하기로 했다.

p.57


그럼에도 저자가 그런 선택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이제까지 누군가 바라왔던 삶을 살아내기에 바빠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게 무엇인지 몰랐던 저자가 자신의 의지로 내린 결정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저자는 자신이 스스로 '아이고, 미친년'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아이를 위해 헌신했던 엄마였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스스로에게 쏟아부은 적 없는 열정을 아이를 키우면서 쏟아 붇습니다.


모든 고생을 꾸역꾸역 안고 참아내는 하루를 이어가면서 그게 사랑인 줄 알았던거죠. 그러면서 남편도 아내인 저자도 가족들이 모두 시름시름 앓아 갔다고 합니다.


숲으로 가는 게, 혁신학교를 다닌다는 게 우리 눈엔 특별나 보입니다. 그런데 저자는 그렇게 다른 공간에서 살고 다른 학교를 다니는 것을 특권처럼 여기는 것을 경계했다고 합니다.


숲이라는 공간에서 벗어나 즉, 특별하다고 생각했던 삶의 공간에서 벗어나 일반적인 사회 공간에 떨어졌을 때 그러한 특별함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된다고 생각한거죠.


저자가 바란 건 숲이라는 공간에서, 저자가 그곳에 다다라서야 마주한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과 자신이 무엇을 바라는지 알아간 것처럼 아이들도 남들의 시선이 더이상 머무르지 않는 숲에서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스스로 찾아가기를 원했던 것입니다.


그런 과정에서 아이가 넘어져도 실수를 해도 툴툴 털고 일어날 수 있도록 넉넉하게 품어 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던 거죠.


엄마가 이런 삶을 살았기에 나는 아이가 본인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고 자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공부에 재능이 있더라도 그 재능을 왜 펼쳐야 하는지를 알아야 아이는 흔들리지 않고 걸어갈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좋아하는 일로 먹고살지는 못해도,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허드렛일도 할 수 있는 의지가 있는 사람으로 크는 것이 훨씬 행복한 삶이 아닐까.

나는 많이 놀고, 많이 경험하고, 많이 넘어진 사람이 그것을 찾을 힘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쉽게 넘어질 수 있는 곳을 찾아 이곳에 왔다. 툭툭 털고 일어나는 것을 배울 수 있는 곳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었다.

p.85


요즘의 아이들은 아파트가 익숙합니다.


하지만 공간의 특성상 어릴 때부터 뛰거나 소란을 피우면 부모에게 붙들여 혼줄이 나고 까치발로 다니는 게 습관처럼 몸에 배게 됩니다.


어느 과목이 남들보다 떨어진다면 학원에 다닙니다. 부모는 아이에게 큰 흠이 있는 것처럼 부족한 과목을 채우기 위해 학원에 보냅니다.


어떻게든 이 거친 세상에서 자신들처럼 실수하지 않게, 힘들어하지 않았음 하는 마음으로 처음부터 넘어지지 않는 방법을 가르쳐 주려고 하는 것이죠.


하지만 저자는 자신이 깨달은 것처럼 아이들에게 넘어져도 실수해도 괜찮다고, 남들의 시선을 두려워 할 필요가 없는 숲에서의 삶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도 넉넉해 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랑의 방법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내가 세 아이를 키우면서 느낀 사랑은 바로 한 걸음 떨어져 바라보기였다. 감정적인 거리도, 물리적인 거리도. 아이의 성장에 크게 관여하지 않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 누군가는 방임이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사실 엄마들에게는 이것이 더 힘든 일이다. 내 배 아파 낳은 자식이 잘 못 먹고 잘 못 걷는데 도와주고 싶지 않은 부모가 어디 있겠나. 그러나 그 또한 아이가 해볼 만한 시간은 주고 난 뒤에 해도 늦지 않는다. 엄마와 아이 사이의 한 걸음이 아이가 성장할 틈이다.

p.205


밖에서 저자의 삶을 들여다 본다고 할 때, 숲에서 아이들을 키운다고 하면 자연히 아이들의 성장에 초점을 맞출 것입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말 특별난 것이 없습니다.


다만 도시의 평균적인 삶에서 부모가 아이를 학원에 보내는 것처럼 계속해서 아이에게 무언가 계속해서 채워주는 일을 멈추고 아이들이 스스로 결정해서 그 시간을 채우게 하는 일.


예전보다 없는 게 많은 세상, 채워야 할 시간이 무한정 늘어난 것만 같은 공간에서 아이들이 무얼 할 수 있을지 고민하지만 정작 그러한 걱정과 고민이 무색하게도 아이들은 빨리 적응하고 잘 자라납니다.


그러면서 저자는 비로소 자신만의 속도를 찾게 되고 조금 느리게 갈 수 방법을 알아 갑니다.

1미터 거리두기 육아의 시작도 아이에게 더 밀접하고 싶었던 내 마음을 억지로 참고 떨어지는 것부터 시작이었다. 떨어지고 난 후에 아이들은 자기만의 색깔로 자랐다. 그 모습을 보며 나를 돌아보기 시작했고 결국 나는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나를 찾았다. 그래서 더욱 나는 ''로 살기를 포기할 수 없었다. 내가 이 아이들이 살아갈 길의 안내자이기 때문이다.

p.352


아이들을 위해 택했던 숲에서의 삶이 정작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과 나의 거리였다는 것을 얘기합니다.


그리고 숲이라는 공간에서 그 길을 찾긴 했지만 가장 중요한 교육은 결국 가정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얘기합니다.


숲에서의 삶을 통해 깨달았지만 결국 숲이라는 공간에서 가능한 변화가 아니라는 사실을 저자는 체험적으로 배우게 된 것이죠.


이 책은 저자에게 육아서이겠지만 정작 읽는 우리에겐 저자의 성장기로 읽힙니다.


아이의 성장은 우리 부모의 역할이 크지만 어찌보면 우리 모두는 부모가 처음입니다.


아이가 넘어지고 다치고 실수하고 배우는 과정에서 우리도 부모로서 성장하는 것입니다


아이의 교실은 가정에서 시작합니다. 우리는 계속 아이들과 눈을 맞추려 하고 뭐든지 도와주려고 합니다.


여기에서 저자는 말합니다. 눈을 맞추기 보다 아이가 어른의 등을 보고 클 수 있게 우리도 앞을 보고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그래서 아이와 같은 방향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이죠.


아이들은 매일 성장할 것이다. 엄마의 등을 바라보며 크던 아이는 성큼성큼 걸어 내 옆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아이는 어느새 나에게 등을 보이며 걸어가겠지. 나는 그런 날들을 상상한다.

p.307


글쓰기도 호흡이 중요합니다. 특히나 400페이지 가까이 되는 책을 이어갈 때엔 호흡이 길지 않다면 책은 금방 긴장을 잃게 되죠.


영화에서도 단편영화는 좋았는데 장편에서 그 긴장감이 떨어지는 감독들이 많은 경우와 비슷합니다.


저자는 긴호흡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하나 이야기가 새롭고 생각의 깊이가 느껴지면서도 책 전체로도 그 호흡을 이어가는 힘이 있습니다.


이야기를 끌어가는 긴호흡, 그 힘으로 앞으로의 숲에서의 생활도 길게 이어나가시길. 아이들과 저자의 성장을 앞으로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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