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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 방역과 정치를 생각하게하는 소설 | 기본 카테고리 2022-05-22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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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페스트의 밤

오르한 파묵 저/이난아 역
민음사 | 2022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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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의 2006년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인 오르한 파묵의 “페스트의 밤”(2022년 출간)은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대유행한지 2년 되는 시점에 발간되어 더욱 주목을 받은 소설이다.

1901년 오스만 제국의 가상의 섬인 민게르섬(그리스와 터키 사이에 위치)에 페스트가 대유행하고, 방역을 위해 파견된 왕의 의사가 시해되면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의사를 죽인 범인을 잡고, 섬의 방역과 대륙으로의 확산 방지를 위해 오스만 제국의 공주(파키제 술탄)와 그녀의 의사 남편이 파견하고, 민게르섬의 총독과 그를 임명한 오스만 제국의 술탄의 역학 관계, 종교 갈등(이슬람교와 기독교), 섬에서 탈출과 봉쇄, 섬에 거주하는 다양한 민족들간의 방역을 둘러싼 갈등, 확진자에 대한 격리와 사망, 유럽 주변 강국과의 이해 등이 얽히고 설키면서 긴 대하소설(780여쪽)을 읽는 느낌이다.

외국 문학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사람과 도시 이름의 낯설음, 오스만 제국의 왕, 왕족, 총독, 종교 지도자에 대한 직책 등이 쉽게 이해되지 않아 책을 읽어가는 속도가 다소 더디었다. 한편 책을 읽어가는 중에 코로나19가 대유행의 정점을 지나고 일상을 회복해 가는 시점이 되었고, 국내 정권이 교체되면서 코로나 방역 정책에 있어서도 이전 정부의 정치 방역(?)이 아니라 과학 방역(?)이 회자되고, 우리 집에서는 둘째가 가족 중 처음으로 코로나 확진을 받아서 다시 코로나를 체감하고 있는 상황이다.

페스트의 밤은 파키제 술탄이 의사 남편에게 들었던 이야기에 대해 언니에게 쓴 편지의 제목으로 책의 249쪽에 나온다. 이 책에서는 1901년 섬에서 갑자기 페스트가 대유행하면서 사람들이 죽고, 페스트 방역에 대해 사람들이 저항하면서 방역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이 시행되고, 오스만 제국이 민게르섬의 방역 총책임자인 총독을 교체하려고 하고, 총독에 불만을 품은 이슬람 종교 지도자의 동생이 테러를 가하고, 이 과정에서 테러를 막은 경호대장이 민족국가를 수립하고 초대 대통령에 오르는 과정이 근대사의 한 시기를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느낌도 들지만, 조금 과한 설정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방역에 반대하는 이슬람 계파가 정권을 장악하지만 방역 실패로 정권을 파키제 술탄에게 넘겨주고 파키제 술탄과 그녀의 의사 남편이 방역 강화 정책으로 페스트를 종식하게 된다. 이후 민게르섬의 실세였던 관료가 파키제 술탄 부부를 야밤에 이주시키고 대통령에 장기 집권하며 주변 열강들에게 독립국가로 인정받기 위한 줄타기 과정, 그리고 오스만 제국의 해체 등이 전개된다. 이 소설은 오스만 왕족의 증손녀가 증조모(파키제 술탄)가 언니에게 쓴 편지와 의사였던 증조부의 체험 등을 책으로 출간한 것으로 그려지고 있다.

이 소설에서는 증손녀를 통해 민족주의자에 대해 두 가지 시선을 소개한다. 1900년대 초에 “민족주의는 식민지 지배자들에게 봉기하고 그들의 가차 없는 기관총을 향해 손에 깃발을 들고서 용감하고 영웅적으로 달려가는 애국자들에게 고귀한 용어였다면, 2000년 들어 민족주의자는 단지 국가가 하는 모든 말에 동의하고 권력자들의 비위를 맞추는 일 외에 다른 아무런 목적이 없으며, 정부를 비판할 용기가 없는 사람들에게 위신을 세워 주기 위해 사용”하는 용어라는 것이다. 오늘날 민족주의에 대한 생각에 다소 과한 감이 있지만, 한편으로 되돌아볼 면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2년여간 코로나 팬데믹 상황 속에서 논란이 있었던 외국(특히 중국)과의 봉쇄에 대한 찬반, 확진자가 많은 도시에 대한 봉쇄 찬반, 종교 예배에 대한 거리두기 예외적용에 대한 찬반, 백신 조기 도입 및 접종에 대한 찬반, 전국민 보상금 지급에 대한 찬반, 소상공인 보상 수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조절에 대한 입장 등 전염병과 보건의료정책 또한 정치와 무관할 수 없음을 실감하게 된다.

코로나로 최근 2년간 기후변화를 야기하는 온실가스 배출이 전세계적으로 감소했지만, 다시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후변화가 가져올 또다른 전염병 팬데믹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이번 코로나19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웠고, 앞으로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에 대한 검토와 관심이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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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기술과 정보기술에 필요한 희귀 금속의 안정적 공급방안은? | 기본 카테고리 2022-05-03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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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프로메테우스의 금속

기욤 피트롱 저/양영란 역
갈라파고스 | 2021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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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다큐멘터리 PD 출신의 기욤 피트롱이 쓴 “프로메테우스의 금속‘(2021년 번역본 출간)은 희귀 금속 또는 희토류에 대해 취재한 책이다. 책의 제목은 프로메튬이라는 희귀 금속의 이름에서 유래하고 있는데, 프로메튬은 1940년대에 미국의 화학자 찰스 코리엘이 새로 발견한 회귀 금속에 인간에게 불(에너지)을 선물한 프로메테우스의 이름을 따서 명명한 원소이다.
정제된 희귀 금속은 똑같은 양의 석탄 또는 석유보다 훨씬 많은 양의 에너지를 생산하는 자기장을 방출하는 특성이 있고, 화학적, 광학적 특성들이 있어 촉매로도 사용된다. 연간 희토류 시장 매출은 65억달러이며, 석유시장의 1/276 수준으로 작다. 전세계 시민들이 1년에 1인당 소비하는 희토류의 양은 고작 17g이며, 전세계 희토류 생산량은 강철 생산량의 0.01%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거의 모든 제품에 사용되기 때문에 금속산업에 미치는 여파는 매우 크다고 한다.
희귀 금속을 바위에서 분리하는 작업은 빵 덩어리에서 미량의 소금을 분리해내는 과정에 비유할 정도로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한다. 현재 희귀 금속과 희토류는 생산 비용이 저렴한 중국, 콩고 등의 개도국에서 주로 생산되는데, 생산 과정에서 수질 오염, 중금속 오염, 방사능 오염 등 환경오염을 야기하고 있다. 참고로 2002년 중국에서 생산된 희토류 1kg의 가격은 평균 2.8달러로, 미국보다 2배나 낮은 가격이었다.
탄소중립과 4차산업혁명 시대에 녹색기술(친환경에너지기술)과 정보기술이 매우 중요한데, 이 기술들은 희귀 금속을 필요로 한다. 예를 들면 전기저장 기술에는 코발트와 리튬이 필요하며, 전기차와 풍력 터빈에는 희토류와 구리가 필수적이고, 컴퓨터 기술로 유도되는 초고성능 통신망 또한 희귀 금속을 대거 사용한다. 에너지전환에 필요한 회귀 금속 채굴량은 15년마다 2배씩 늘려야 하는데, 향후 한 세대(30년) 동안 75억명 이상의 인구가 소비할 양은 인류가 지난 7만년 동안 채굴한 양보다 훨씬 많고, 적지않은 수의 희귀 금속이 머지않아 고갈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희귀 금속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서는 신규 광산 공사도 필요한데, 신규 공사를 착수하고 실제로 광물을 캐내기까지는 대략 15-25년 걸린다고 한다.
주요 희귀 금속들의 공급을 장악하고 있는 국가는 중국이다. 저자는 중국이 희귀금속의 수출과 통제에 있어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위상을 꿈꾸고 있다고 말한다. 1992년 중국의 덩샤오핑은 희토류 광산을 시찰하며 “중동엔 석유가 있고, 중국엔 희토류가 있다”는 경구를 남긴 바 있다. 중국은 현대 경제의 필수 자원 28개의 최대 생산국이자, 이 자원들의 전 세계 생산량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저자는 에너지전환과 디지털전환이 화석연료의 지정학적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지만, 희귀 금속에 대한 국가간 경쟁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최근 중국은 희토류, 희귀 금속을 직접 수출하기 보다는, 자국 내에서 공장을 유치하고 이 공장에서 희귀 금속을 활용한 제품을 생산하여 소비 및 수출함으로써 선진 기술도 확보하고 부가가치도 키우는 정책을 취하고 있다. 2019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기업 화웨이의 미국 통신 시장 진출을 금지시키자, 중국은 희토류 수출 중지 카드를 내비친 적이 있다. 최근 미·중간 갈등이 고조되고, 몇 년 전 일본이 우리나라에 소재·부품·장비의 수출을 제한하였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천연가스의 무기화와 자원 무역이 제한되고,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팜유 수출을 제한하는 등 주요 자원의 수출 규제 등이 빈번해지고 있다. 향후 녹색기술과 첨단 정보기술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희토류, 희소금속에 대한 안정적 수급 문제도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저자는 어떤 문제도 없이 친환경, 첨단기술의 세계를 이루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우리가 희망하는 기술 도약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자문해야 한다고 말한다. 기술이 중금속 오염, 생태계 혼란 등을 일으키면서 물질적 안락을 가져다 준다면 그 기술을 지지할 수 있을 것인지를 묻고 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식의 혁명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의식 혁명의 사례로, 공급 관련하여 희소 금속 공급원을 다양화하기 위해 중국산 보다 더 비싼 텅스텐을 사용하는 독일 제조업자들, 광물 암시장을 단속하는 중국 정부, 볼리비아 고원지대에서 생산된 소금을 활용해 희귀 금속 재활용을 시도하는 일본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참고로 인듐, 게르마늄, 탄탈, 갈륨 같은 희귀 금속과 일부 희토류의 재활용률은 각기 다르지만 낮은 경제성 등의 이유로 결코 3%를 넘지 않는다고 한다). 소비자 측면에서는 전자제품의 내구성을 늘리고, 재활용이 쉽도록 친환경 제품을 기획하고, 낭비를 줄이고 자원 저장 등을 소개하고 있다. 추천사를 쓴 프랑스의 전 외무부장관 위베르 베르딘은 세계 각국이 희귀 금속의 생산을 재개하고, 기술 혁신을 통해 친환경적으로 생산하는 한편 대중을 꾸준히 설득시키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 책과 함께 국제에너지기구(IEA)가 2021년에 발간한 “청정 에너지 전환에서 핵심 광물의 역할”도 함께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다. IEA의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 전세계 에너지 부문의 탄소중립에 필요한 핵심 광물(희토류, 희소 금속과 유사한 의미)의 수요는 2050년에 현재 대비 6배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핵심 광물의 안정적 공급을 위하여 권고하는 6가지 사항은 다음과 같다. 1) 다양한 신규 공급원들에 대해 적시에 충분히 투자할 것, 2) 광물 수요와 공급 부문의 기술 혁신을 촉진할 것, 3) 재활용을 확대할 것, 4) 공급망의 회복력과 시장 투명성을 향상시킬 것, 5) 우수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가 사회 전반적으로 도입될 것, 6) 생산자와 소비자간 국제협력을 강화할 것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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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부로 갈수록 더 재밌어지네요 | 기본 카테고리 2022-04-1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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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지구 끝의 온실

김초엽 저
자이언트북스 | 2021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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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초엽 작가의 “지구 끝의 온실”은 2021년에 발간된 SF 장편소설이다.
이 책을 동네서점에서 초등학교 6학년 아들에게 베스트셀러라고 소개하였고, 아들가 먼저 읽은 책이다. 애가 재밌었다고 하는데, 난 사실 처음에 이 책이 잘 읽히지 않았다. 더스트가 어쩌고, 넝쿨식물 번식과 생태연구소, 더스트(유해 먼지) 응집, 유전체 시퀀싱 분석 등이 나오는데, 아들에게 이 책이 안어려웠냐고 물으니 어렵지 않았다고 하는데 문해력이 높은 것 같다. ㅎ
책을 삼분의 일 정도를 읽으니 그때부터는 내용 전개에 속도도 붙고, 문체도 익숙해지면서 책에 대한 흥미도 붙었다. 독성이 있는 더스트가 날리고, 더스트를 줄여주는 모스바나라는 넝쿨식물을 온실 속에서 실험하는 장면은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식물을 재배하는 레이첼과 그녀에게 기술 정비를 도와주는 지수가 어떤 관계인지 흥미도 불러일으킨다. 더스트에 내성이 없는 자들은 돔 속에서 다른 사람들을 약탈하면서 살아가고, 내성이 있는 자들을 잡아서 실험하려하는 관계는 전염병이나 좀비 영화에서도 자주 보는 설정이기도 하다. 2050년경 기후변화 문제를 쉽게 해결하기 위하여 더스트를 자가 증식하는 기술이 나오고, 그 기술이 통제가 되지 않으면서 인류를 위협하는 설정은 ‘설국열차’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모스바나라는 식물이 해결책인 동시에 또다른 문제를 야기하기도 하고, 공동체를 넘어서 바깥 세상까지 어떻게 독성을 안정화시킬 것인가 등 하나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있는데, 이 책은 현재와 과거, 다시 현재를 오가며 문제의 원인과 해결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웹툰이나 SF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저자는 포항공대에서 생화학을 전공했는데, 생화학과 생태학 등의 개념들이 이 책에 잘 녹아져 있고 연구에 대한 저자의 시각도 언뜻 보이기도 한다. 언제부터인가 소설가나 작가들이 나보다 어린 사람들도 많아지고, 난 그들의 문체가 처음에는 낯설기도 하지만 젊은 작가의 상상력과 잘짜인 스토리의 힘을 접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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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문 재밌게 읽었습니다 | 기본 카테고리 2022-04-10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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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김성동 천자문

김성동 저
태학사 | 2022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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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성동의 2022년에 복간된 “천자문(千字文)”은 한문 천 자를 풀이하고 8자 마다 에세이 한 편씩을 덧붙인 흥미로운 책이다. 천자문에 대해서는 사실 하늘 천(天), 땅 지(地), 검을 현(玄), 누를 황(黃) 등 처음에 나오는 몇 글자 정도 알고, 조선시대에 아동들이 한문을 처음 익히는 교재라는 정도 말고는 사실 거의 알지 못했다. 골든벨 퀴즈였나 어느 퀴즈 프로에서 천자문의 마지막 한자가 무엇인가라는 문제가 있었는데 그때 정답은 이끼 야(也)였다.

김성동 소설가의 이름도 만다라라는 소설을 쓴 사람으로 들어만 보았지, 그의 책을 읽은 적이 없는데 2000년대 초에 출간된 책을 이번에 복간되었다는 광고를 보고 구입해 읽게 되었다. 한 번 보고 말 책이라면 빌려보려고 했을텐데, 천자문을 풀이하고 또 유명 소설가의 순 우리말 단어들로 동양 고전과 자전적 내용을 쓴 에세이가 들어있다고 해서 두고두고 볼 책이라고 생각하여 구입하여 보게 되었다.

천자문은 4개의 한문이 1구를 이루고 250구로 된 중국 옛시라고 한다. 천자문은 중국 남북조 시대 주흥사(470?~521)가 지은 책이라고 하는데, 주흥사가 죽을 죄를 지었는데 황제가 명필 왕희지 글씨 가운데에서 서로 다른 1천자를 뽑아 주며 주흥사에게 하룻밤 안에 한 편의 글로 만들면 용서해 주겠다고 하여 하룻밤 사이에 천자문을 짓고 머리가 하얗게 세었다고 해서 백두(白頭)문, 백수(白首)문이라고도 불리기도 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천자문의 4글자 1구에 중국의 춘추, 논어, 맹자, 시경, 서경 등 유교 경전과 중국의 역사가 담겨있고, 그 의미를 알지 못하면 그저 한문 한글자씩 배우는 교재가 될 터이다. 중고등학교 한문 시간을 통해서 표준 한문 약 1,600자 정도 배운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자문이 어떤 내용인지는 사실 알지 못했다. 1990년대 후반 도올 김용옥 선생님을 통해서 논어, 노자 등을 방송으로 접하며 동양 고전을 읽어보게 되었고 동양 고전에 담긴 삶의 지혜와 정치가, 공직자의 자세, 중국의 역사와 문학 등에 대해 조금이나마 접하고 알 수 있었지만, 천자문은 어린이들이 처음 한문을 배우는 교재라고 생각해서인지 천자문을 읽거나 풀이한 책을 볼 생각은 해보지 못했다.

소설가 김성동의 “천자문”을 통해, 천 개의 문자에 대해 배울 수 있고, 부록에 자전도 수록되어 있고, 250구에 담긴 동양 인문학도 배울 수 있고, 또 김성동이 쓴 250편의 에세이도 접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자 장점이다. 김성동이 쓴 에세이에는 순 우리말을 많이 쓰고, 어릴적(1950년대) 유학자 할아버지의 말씀이 옛말체로 씌여있어 국어 고문학을 접하는 것처럼 낮설기도 하지만 주석으로 설명도 되어 있고, 구어체 문장이어서 소리말처럼 읽어보면 그 뜻이 이해되기도 한다. 유학자 할아버지로부터 한학을 배웠던 이야기하며, 일제 강점기 좌파 독립운동을 하던 아버지로 인해 현대사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가정사, 불교로 출가했다가 소설가가 되었던 이야기들, 김지하 시인, 이외수 소설가, 한살림운동을 하시던 무위당 장일순 등 현 시대의 유명 인물들에 대한 에피소드 등도 실려있어 재미와 우리 현대사의 한 단면들도 접할 수 있다.

아들들 어릴 때 “태극 천자문”, “마법 천자문” 등 만화영화로도 만들어진 만화책을 읽히며 한문을 조금이나마 재미있게 접하게 해주려고 했었는데, 정작 나도 천자문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었다. 하루 한 두 편씩 15분 정도의 짬을 내어서 이 책을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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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화이자백신의 개발과 보급 스토리 | 기본 카테고리 2022-04-03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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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문샷: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화이자의 대담한 전략

앨버트 불라 저/이진원 역
인플루엔셜 | 2022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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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제약회사인 화이자의 CEO 앨버트 불라가 2022년에 발간한 ‘문샷’(이진원 역, 2022)은 코로나19에 대한 화이자 백신 개발과 보급을 대한 담대한 도전과 성과를 그리고 있는 책이다.

문샷(Moonshot)은 달 탐사선 발사를 뜻하는 단어로 1949년 미국이 우주 탐사를 계획했을 때 처음 사용하였고, 케네대 대통령이 인간의 달 탐사와 안전 귀환을 약속했던 1960년대에 사전에 등재된 용어이다. 지금은 ‘불가능해 보이는 것들에 도전하는 혁신적인 프로젝트’, ‘문제해결을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2020년 초에 코로나19가 대유행했을 때 그 여파가 2년 이상 지속될 줄 몰랐었고, 또 백신이 1년 만에 개발될지 몰랐고, 백신을 접종하면 일상이 회복될 줄 알았는데 백신 접종과 추가접종이 이어지고, 변이 바이러스가 나오면서 돌파감염이 이어지면서 이제는 백신 접종하고서도 오미크론 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가볍게 지나가길 바라는 상황이 되고 있다.

이 책은 화이자가 빠르게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할 수 있었던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mRNA 기술을 갖고있는 바이오엔테크와 협력하여 백신을 개발하고, 영하 80도의 초저온 저정과 유통을 하기 위한 기술도 함께 확보하고, 연간 수억회 분의 생산을 하기 위한 백신의 원재료를 대량 확보하고, 고소득 국가 뿐만 아니라 중저소득 국가에 백신을 분배하기 위한 협상 과정 등도 소개하고 있다.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에서 바이든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선거 과정 기간에 백신의 개발과 인허가 과정이 정치적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과학적 엄밀성을 대중에서 인식하기 위한 노력도 함께 소개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지난 2년여간 뉴스를 통해 접했던 백신 개발 과정과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노바백스 등 다양한 코로나 백신의 특징에 대해서도 약간 알게 되고, 코로나 백신의 특허권을 인정하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특허권을 면제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게 되었다. 코로나 백신 특허권을 면제하여 복제약이 대량 생산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저비용으로 접종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지만, 오히려 재료 확보와 유통과 백신 개발 노력에 혼선이 생겨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는 저자의 지적에 일리가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을 통해서 화이자의 목적과 사명, 핵심 가치도 접할 수 있었는데, 민간 기업들의 방향과 목표를 설정하고, 기업 문화를 통해 전사적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화이자의 사명은 ‘환자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혁신(Breakthroughs that change patient’s lives)’이며 조직문화를 나타내는 4가지 단어는 용기(courage), 탁월함(excellence), 형평성(equity), 기쁨(joy)이다. 그리고 일종의 핵심 구호가 ‘과학이 승리할 것이다’(Science will win) 이다.

저자는 문샷과 같은 담대한 혁신과 도전에 임할 때,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질문을 자문해 보길 권하고 있다.
- 나는 내 목적에 충실하고 있는가
- 나는 충분히 높은 목표를 잡고 있는가
- 나는 올바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가

아리스토텔레스의 명언 또한 같은 맥락이다. "우리의 문제는 너무 높게 겨냥해서 빗나가는 것이 아니라 너무 낮게 겨냥해서 명중하는 것이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었다고 아직 코로나19는 종식된 것이 아니고,
또 코로나19 이후에도 새로운 전염병은 발생하고 더 자주, 더 큰 영향으로 다가올 수 있다.

새로운 전염병에 대한 대응과 해결책,
그리고 전염병이 더 자주 발생하게 하는 인간의 온실가스 배출 증가로 인한 기후위기를 종식시키기 위한 에너지 전환,
그리고 그 밖의 다양한 담대한 도전들과 다양한 과제들(과학, 정치, 대중의 신뢰, 협력, 제도 등)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다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보급 성과를 치하하면서, 마냥 부러워하고 남의 일로 생각하기 보다는 우리나라에서도 화이자와 같이 빠르게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어떤 점을 배울 것인가, 무엇을 바꾸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면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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