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erlock Holmes 팬을 Sherlockian/holmesian이라고 하듯, Jeremy Brett 팬은 Brettian이라고 한다.
그 이전에도 많은 셜록 홈즈가 제작되었지만, 그라나다 TV에서 만든 그의 셜록홈즈가 난 가장 마음에 든다.
(theme music, 베이커가를 그린 오프닝 영상은 이제 다 막아놨다보다)
셜록 홈즈란 인물은 매우 뛰어나지만, 그리 호감이 가는 인물은 아니다.
역사상 가장 유식하면서도 가장 똑똑한 척을 하는데 있어 온통 스스로 안티가 되버린 S.S.반다인의 명탐정 파일로 밴스 만큼이나 안티를 불러모을 수 있음에도 (그는 자신의 탄생을 도와준 에드가 A, 포우의 뒤팽의 수준이 낮다고 비난했다), 그가 매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사랑스럽고 다정한 왓슨박사의 도움이 컸다. 생각해보시길. 파일로 밴스 옆에서 왓슨 격의 반다인은 단지 살아있는 녹음기 였을뿐. 맨날 죽고나면, 김전일마냥 "난 누가 죽을 지 알고있었어!"하는데, 돌을 안던질 이 있는가.
(비숍살인사건 중에서 Basil Rathbone, 그는 또한 셜록홈즈를 연기하기도 했다)
홈즈는 멍청한 말만 한다고 왓슨을 비꼬지만, 그럼에도 그가 옆에 있어주는 것에 큰 힘을 얻었는데, 이러한 전통은 미드 [하우스]에서도 이어진다.
하우스가 환자를 가지고 온갖 실험을 다해보는데, 그가 사랑스러운 것은 그의 뛰어난 점 뿐만 아니라 사랑스럽고 귀여운 윌슨 (팬들은 윌순이라 부른다)이 있었기 때문.
(휴 로리는 미스터 빈과 함께 BBC 시대코미디극 Black Adder에 출연하는데, 아~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다 이렇게 뭉쳐있다. 게다가 그는 그 유명한, 완벽한 집사의 대명사인 '지브스'에서 멍청하지만 착한 신사로 나온다)
라이헨바흐 폭포에서 셜록홈즈가 죽은 줄 그리워서 그의 물건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던 왓슨은, 변장을 한채 돌아온 셜록홈즈를 보자 그 충격으로 쓰러지는데, 그 왓슨을 다정히 어루만지는 에피소드는 정말...흑 (또 주먹을 깨물수 밖에..) 허드슨부인도 어찌나 기뻐하는지. 모리아티교수의 심복을 잡기 위해 덫을 놓으면서 이 셋은 뭉친다 (기념품으로 사온 연필엔 "It's elemenraty, Dear Watson"이라고 적혀있는데, ) ...
.
(The Empty House, episode 301에서, 폭포에서 돌아온 셜록홈즈.
정말 해맑게 웃는 왓슨, 흑, 아저씨인데 넘 귀여워)
여하간, 셜록홈즈란 텍스트에 인간적인 매력을 듬뿍 안겨준, 그는 너무나 멋진 배우였는데... 셜록홈즈을 찍는 후반기에 스스로 우울증에 걸려 머리를 자르는 불안정한 모습이, 코카인에 중독된 셜록홈즈를 다시 사는 듯했다만.
그가 등장하는 영화는 은근히 많은데다가, 완전 내 구미에 맞는 고딕풍이나 오스카와일드의 희극이 있다.
이건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오드리 헵번이 나왔던 그 버전이다)
이건 맥베스 (근데, 맥베스 부부가 저렇게 금술이 좋았던가?)
이건 뒤모리에의 [레베카] (로렌스 올리비에의 작품은 DVD로 나와있다만, 이 작품은 없다)
이건 오스카 와일드의 [The Ideal Husband] (오스타 와일드의 [The Important of being Honest]까지 둘 다 루퍼트 에버렛이 새로 리메이크 연기했다)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에서
버나드 쇼의 작품을 영화화한 [My fair lady]에서 오드리 헵번에게 노래를 불러 구애하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