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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개미냐 하얀 암사자냐.... | - Police Procedurals 2003-10-30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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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하얀 암사자

헤닝 만켈 저/권혁준 역
좋은책만들기 | 2002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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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은 크게 보면 1900년대 초까지 올라가고, 지리적으로는 러시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까지 펼쳐지는 스케일 큰 작품이다. 한쪽으로는 남아프리카 공화국내 백인우월주의자들이 아파르트헤이드((apartheid; 인종분리정책)를 지키기 위해서 클레르크 대통령과 만델라와의 결합을 막고 국내 혼란을 부추기려는 암살 음모가 진행되고 있으며, 한쪽에서는 암살자의 훈련과 관계된 한 무고한 여자의 살인과 실종이 일어난다. 지리적으로 볼 때에도 지도상 끝에서 끝으로 이어지는 두 지역에서 두가지 사건이 보이지 않게 이어져있는 것이다. 결국은 인간을 물건으로 밖에 생각 못하는 아나톨리와 생명의 상실에 가슴아파할 줄 하는 발란더가 대립함으로써 각각 나란히 진행되었던 사건이 충돌을 하게 되며 파국으로 치닫는다. 또한, 작가의 범죄소설론에 걸맞게 현상금을 받고 살인을 주문하는 것, 러시아에서 범죄인, 비밀경찰 등의 해외도피를 통한 범죄의 확산 등 또한 곁가지로 문제 제기 된다. 그러나, 큰 줄거리가 정치적인 내용이라 복잡할 것으로 생각되겠지만, 의외로 여러 나레이터들 - 백인을 경멸하지만 그들의 시스템에 적응한 흑인킬러, 러시아에서 쫓겨나 안전한 곳을 찾기 위해 헤매는 하이에나와 같은 전직 KGB, 대접받는 백인으로 태어났으나 흑인들의 처참한 삶에 의해 자신의 삶이 허구 위에 세워졌다는 것을 깨달은 관료 등 - 의 시점으로 숨가쁘게 사건이 진행되면서 빠르게 읽어 내려간 작품이었다.


 


"진실은 복잡하고, 다층적이며, 모순적이다. 반대로 거짓은 오히려 분명한 흑백논리를 갖고있다. 그런데 만약 우리가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을 존경심을 갖지않고 경멸감이 가득한 눈으로 바라본다면, 이는 삶을 신성불가침한 것으로 여기는 것과는 다른 진리가 되어버린다 (P369)." (--->흠, 근데 첫번째 문장을 읽는 순간 왜 부시가 생각날까? 오늘 날짜로 힐러리가 부시에서 세계질서를 선악으로 구분짓는 부시에게 경고했다나.)


 


맨처음 장면이 너무나 강렬했다. 여기는 1948년 남아프리카. 아직은 흑백인종분리가 철저한 시대이다. 3명의 보어인이 식당에 있다가 자신의 옷에 얼룩을 묻혔다고 늙은 흑인을 세차게 따귀를 갈긴다. 그들이 간 뒤 그 늙은 흑인은 억울하다는 감정을 억누른채 잊어버리려 하고 또 다음날 그들의 시중을 들 것이라는.... 인간이 피부색이 다르다고,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고, 믿는 종교가 다르고, 내려오는 전통이 이색적으로 보인다고 해서 다른 이를 차별할 수 있는 것일까? 아무래도 부정적인 답변이 나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자신들을 선민으로 믿고 인간간의 우월함과 열등함을 믿는 인간이 존재한다. 그러한 대표적인 인간인 *얀* 또한 모순적인 진실 속에 자신도 모르게 빠져있는 것이다. 흑인을 사랑한다는 것, 그리고 그녀는 좀 더 옅은 피부색의 딸을 낳았으며, 그녀의 후손을 계속해서 좀 더 밝은 피부색을 가져 마침내는 백인과 구분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흰개미떼가 되어 집을 갉아먹을 것인가 아니면 하얀 암사자로서의 당당한 아름다움을 가질 것인가가 음모를 직면한 이들의 내적 갈등인데, 결국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듯 당연한 결과를 맺는다. 백인도 아니고, 보어인도 아니고, 아프리카인이라는 것을....


 


마지막으로 발란더에 대해, " ....그리고 자신의 인생최대인 추적행위, 인생의 의미를 규명하는 과업은 실패로 남을 것이다. 그에게 인생은 여전히 그 답을 알 수 없는 수수께끼였다 (P152)." 그래서인가 이 다음에 출판된 *미소지은 남자*에서 그는 자신을 찾기 위해 밑바닥까지 내려간다. 결국 그는 친구의 죽음로 제자리로 돌아오는 걸 보니, 그는 영락없는 경찰, 그러나 사랑하는 이와 무고한 희생자들에 대해 가슴 아파하는, 부족함이 많은 너무나 인간적인 사람인 것 같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이 시리즈물을 읽는 이유가 발란더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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