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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눈사람은 왜 집을 보고 있지요 (히히히, 은근 무섭지, 해리홀레 시리즈 #7) | - Police Procedurals 2012-03-20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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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스노우맨

요 네스뵈 저/노진선 역
비채 | 2012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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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책표지에 흔히 있는 칭찬문구는 기대치를 끌여올려 오히려 정당히 평가를 받아야함을 깎아먹기도 한다. 가끔 스티븐 킹같은 거장의 칭찬도.. 이번엔 제임스 엘로이 (뭐...)와 마이클 코넬리 (뭐라???)의 칭찬이었다. 일단 다 읽고난 뒤의 느낌을 말하자면, 같은 해리지만 (마이클 코넬리의 해리 보쉬와 비교하여) 매우 비슷하기도 하지만 매우 다른 해리이고, 역시 시리즈를 읽고나면서 정드는 건 무시를 못하는 터라 여전히 해리 보쉬가 더 좋지만, 이 해리도 꽤 괜찮다는 느낌이 든다. 다만, 그네들이 사귀는 여자들이 마음에 안들 뿐이다 ㅡ.ㅡ (공정하게 말하자면, 약간 불공정하게 묘사되었기 때문일지 모르겠다. 이번 작품에만 한정하여 보면, 라켈같은 경우에는 피해자이지만, 왠지 상대를 기만하며 얄밉다는 생각이 들어...) 초반부에는 작가, 혹시 호러쪽에 자질이 있는게 아닌가 하며 존 코널리가 연상되기도 하였다. 존 코널리의 본격호러물은 매우 전통적이면서도 무섭지만, 스릴러물은 호러틱하지만 하드코어하다. 이 작품에선 예상보다 덜 잔인하지만서두, 스노우맨의 설정이 은근 매우 소름이 끼쳐서 읽고있는 현재 눈이 안오는 사실에 감사했다. 만약 이 작품 읽다가 문득 눈사람을 마주친다면 정말 은근 뒤통수 땡기게 무서울듯 싶다. 물론, 우리나라의 2등신 눈사람이 아닌 3등신 이상의 빼죽한 당근코를 달은 눈사람일 경우에 특히.

 

(흠, 역시 눈사람은 두리뭉실해야...)

 

여하간, 추리소설이나 미스테리 드라마의 재미는 보는 내내 '니가 범인이지!?!'를 해줘야 하는데..(그이랑 나랑 추리드라마보면 맨날 하는 짓) 이번에도 역시 그걸 하는 재미가 쏠쏠. 과거와 현재를 이어가며 중요한 대사 "우리는 이제 죽을거야"라든가, 옆구리의 상처라든가, 유전적 병으로 인한 (유재석의 저쪼아래를 능가하는) 신체적 특징 등이 그닥 어렵지않게 뿌려져있는 터라, 역시나 0씨가 범인이라는 중간의 내 짐작을 여실히 들어맞아 상쾌통쾌..하하.

 

해리 홀레 시리즈 (Jo Nesbø - Harry Hole series) 의 7번째이며 1권과 2권은 영역되어있지만 않지만, 출판사 소식에 따르면 이 시리즈를 다 소개할거라는 거 같아 기쁘다 (추리물 편식하는 주제에, 출판되는 추리물의 편중엔 신경을 쓰며;;;)

 

1980년의 어느 눈내린날에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추리물에서 은근 시선뺏기용도 많지만, 중요하지않은척 매우 중요한 복선도 깔아놓는다는 점. 그래서 대강 읽을 수가 없다). 어린 아들을 두고 이제 헤어지려는 연인을 만나러 온 유부녀, 마지막 정사중에 누군가 훔쳐보는 시선,을 그리고 아들에게선 눈사람에 대한 의미심장한 말을 듣는다.

 

그리고 2004년의 해리 홀레. 그는 노르웨이경찰중 FBI의 훈련을 받고 온 유일한 경찰이자 또 연쇄살인범을 잡은 유일한 형사이다. 유명세에 비해 그는 불복종, 알콜중독 등의 문제를 갖고있으며 여전히 사생활은 곰팡이와 (곰팡이맨, 호러인줄 알았더니 코메디였어) 전연인 라켈에 대한 무의식적 미련과 사랑과 그녀의 아들에 대한 사랑 등 정리되지않은 혼돈의 수렁에 있다 (이 작품 이전 시리즈 중간에 그는 존경하는 동료 2명과 상사 1명을 미스테리하게 잃었으며, 이 부분은 여전히 그가 해결해야할 미스테리로 남는다)

 

...거울을 피해다니기 때문이다. 대신 타인의 어굴을 들여다보며 그 안에서 그들의 고통, 약점, 악몽, 스스로 속이는 동기와 이유를 찾아내려 했다. 그들의 피곤한 거짓말을 들으며, 이미 마음의 감옥에 갇힌 사람들을 감옥에 집어넣는 자신의 일에서 의미를 찾으려 노력했다. 미움과 자기혐오의 감옥이 어떤 것인지 그는 매우 잘 알고있다....192센이미터..빡빡 깎은 금발..살갗밑으로 툭 튀어나온 쇄골..뼈와 살갗 사이에는 근육 뿐이었다...비뻑마른 북극곰...근육질이지만 충격적일 정도로 마른 포식자. 한마디로 그는 시들고 있었다....p.21

 

그를 지탱하는 것은, 범죄자를 잡는 형사의 일. 사랑하는 아이를 두고 유부녀들이 연속적으로 실종되고, 또한 첫눈이 내리는날 만들어진 눈사람이 남아있자 해리 홀레는, 모든 이들이 부인함에도 연쇄살인이라는 직감이 들고 공통점을 파악해나간다.

 

...눈사람은 외로워보였다...순간 구름 뒤에서 달이 스르르 모습을 드러내자, 가지런히 늘어선 눈사람의 새까만 이빨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두 눈동자도. 요나스는 자기도모르게 숨을 헉 들이쉬며, 뒤로 두발짝 물러섰다. 조약돌 눈이 반짝였다. 그리고 그 눈은 집안을 들여다보지않고 올려다 보고있었다. 요나스의 방을...p.41

 

...눈이 쌓여있었다...잠이 안와서 밖에 나간걸거야. 대문에서 시작된 발자국은 그녀가 서있는 창문 바로 밑에서 멈춰 있었다. 얇게 쌓인 눈에 찍힌 한줄의 검은 점 같았다. 그점은 극적으로 멈춰있었다. 돌아가는 발자국은 없었다....p.189

 

 

윗사람들은 해리가 못마땅하지만 그의 능력은 심히 인정하는 터라 여하간 내버려두고, 그는 타지에서 전출온 미모의 능력자인 여형사 카트리네 브라트, 망누스 스카레, 과학수사과의 비레른 홀름과 함께 조용히 수사를 시작한다. 그 와중에 사건의 증거물을 수집하다 10여년전 실종되버린 경찰 게르르 라프토란 이름이 떠오른다. 그리고 해리에게 도전하듯 보낸 스노우맨의 편지.

 

전연인 라켈의 현재연인이자 의사인 마티아스, 그가 알려주는 성형외과 의사 용의자 이다르, 그리고 그의 고객인 미디어 재벌 스퇴프 등이 등장하는 가운데, 말그대로 skeleton in the closet이  튀어나오는데...

 

그나저나 읽던 와중에 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등장하는 형사들은 한결같이 사생활, 즉 비정상적인 가족관계와 굴곡많은 인간관계를 가지는 것일까. 뛰어난 능력자에 피해자에게도 공감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졌음에도. 이제까지 보면서 행복한 형사는 미야베 미유키의 스기무라 사부로 ([누군가]와 [이름없는 독])정도일뿐 (미미여사는 이렇게 말했다 "인생에 부족함이 없거나, 행복한 인생을 보내고 있는 탐정이란 존재는 미스터리 세계에서 매우 드문 것 같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습니다. 평범하고 이렇다 할 장점도 없지만 일상생활은 안정되어 있어 안락하고 행복한 사람. 이 작품은 그런 인물이 주인공입니다. 결과적으로, 그가 쫓는 사건은 아주 사소한 것이 되어 버렸습니다.그 사소함 속에서, 독자 여러분의 마음속에 무언가 남았으면 합니다. ).

(난 이 두사람이 참 좋은게, 둘 다 성폭행으로 태어났음에도 스스로를 부정하지않는다는 것. 스스로 더럽다고 인생을 망치지않고, 매우 힘들지만 그래도 참 똑똑하게 잘 살아간다는 것. 특히 고렌은 내가 본 TV시리즈 형사 중 가장 머리좋고 뛰어나다) 

 

 

 

그런데, 이걸 잡고있다가 Law & Order: Criminal Intent (야호, 시즌10에서 고렌형사가 돌아왔다~)와 Law & Order : Special Victim Unit의 올리비아 형사를 보면서 (8-17,어제밤에는 올리비아의 엄마가 강간을 당해서 낳은게 올리비아였으며, 그녀의 아버지가 합법적인 결혼관계에서 낳은 남동생이 성폭행범으로 몰리는 에피소드가 등장했다. 자기를 믿어달라는 남동생을 은근 귀여워하면서도 믿지못하며 "너도 강간범의 자식이야"라고 우는 그녀를 보는데, 참...여하간, 그래서 그녀는 성폭행범을 잡는데 있어 뛰어났고, 작은 실마리를 듣고 전문가적 지식과 경험을 이용하여 결국 과거의 사건을 밝혀냈다), 사생활을 헌신하지않고서야 이렇게 대단하지 못할거란 생각이 들었다. 작가또한 자기가 겪은 것 이상을 쓰지못하는데, 형사라고 어찌 모든 것을.. 올리비아의 눈물을 보면서 올레그에 대해 느끼는 해리의 마음을 보면서, 나라면 과연 '설정일뿐이야'라며 정상적으로 살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권투선수들이 맞는대로 휘청거려야지. 저항하지마. 일의 어떤 부분이 조금이라도 신경을 건드린다면, 건드리게 내버려둬. 어차피 막아낸다 해도 오래가지 못하니까. 조금씩 조금씩 받아들인 다음 댐처럼 풀어놔. 벽에 금이 갈때까지 담아두지 말라는 말이야...p.264

 

근데, 이 해리는 좀 보기가 편하다. 해리 보쉬보다는 좀 더 너그럽고 책임감 있는 상사인 하겐반장도 있고, 육체적, 심리적으로 저렇게 자기방어도 할 줄 알고 (거기에서 더 나아가 "어떤 사람이냐?"며 능력을 묻는 질문에 무슨 여자는 다 눕혀야하고 꼬셔야 하는 관문으로 생각하는 쓰레기같은 마초들과 달리, 멘토가 되어 주고 뭐 총을 빼았았다는 사실보다는 일단 잡혔다로 단순화시켜주는 아량도 있고), 발냄새를 감수하고도 서로 도움을 주고있는 어릴적 친구도 있고, 일단 지금봐도 잘 키워놓은 올레그도 있고 ^0^ 

소설을 통해 그 나라의 문화를 들여다보는 측면도 있어 흥미롭다. 미디어재벌이 용의자가 되고 해리가 토크쇼에 진출하면서 등장하는 이야기들, 즉 연쇄살인범하면 생각나는 나라 미국의 국제사회에서 가지는 영향력과 노르웨이의복지국이라지만 그건 사회복지일뿐 일반국민의 윤리의식과는 별개인 것 등. 결국 스웨덴에서인가 발표된 연구결과에서 전세계 아이들의 10~15%가 혼외관계에서 태어났다는, 기만과 정체성의 혼란을 유전질환에 엮어, 한편의 호러스릴러가 탄생되었다 (마지막 책장을 넘기는 와중에 아까웠던 손가락과 기특한 올레그. 같은 과정이지만, 범인과 올레그는 왜이리 다른건지). 문학적으로도 매우 뛰어난 해닝 만켈, 밀레니엄 1탄때문에 시리즈를 포기한 분들도 계시지만 정말 화끈후련했던 스티그 라르손 등만 기억되는, 국내에선 큰 존재감을 남기지 못하는 북유럽스릴러 중에서 (http://article.joinsmsn.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7524878) 가장 헐리우드적인 재미로 다가와, 다음편이 기다려진다 (위 신문기사 읽어보니 이 작품 이전작들이 아니라 이후 작품들이 소개된다네..좀 아쉽다).

 

 

(북트레일러)

 

 

p.s: 한번 이거 읽으실분, 나중에 눈올 때 읽다가 눈사람 한번 봐주세요, 어떤 느낌일지 (음, 전 심장이 약해서 못해볼거 같아 경험담이라도 들으려구요. 진짜 얼마나 무서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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