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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나면 눈이 너무 높아질텐데... (해리 홀레 시리즈 #4) | - Cozy/日常の謎 2014-04-09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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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네메시스

요 네스뵈 저/노진선 역
비채 | 2014년 0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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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작품이 히트를 치면 그 주인공 이름이 바로 태어나는 아이들에게 붙여진다고 하는데, 어린이고 어른이건간에 신 IT제품이 아닌 소설책 때문에 밤새워 줄세우게 만든 해리 포터나, 일찌기 이렇듯 문학적인 스릴러나 촘촘하며 시간에 따라 흘러가는 등장인물 (분명 마이클 코넬리의 서재에는 한면에 포스트잇 내지는 인물관계도 등을 메모해놓은 벽이 있을 것이라 믿는다) 이 끝내주는 해리 보쉬 시리즈나, 북유럽스릴러라는 트렌드의 중심에 섰다가 이제는 전체 스릴러 장르에서 최고의 위치에 오른 이 해리 홀레 시리즈, 모두 엄청나게 뛰어나지만, 결코 아이들에게 붙여주기엔 힘든 이름인듯 싶다. 작품 속에서도 나오지만, 제아무리 카타르시스를 줄지언정 이렇듯 고통스러운 안티히어로는 보기에도 안쓰럽다. 왜 잘 놀기만 하는 해리 왕자뺴곤 이 모든 해리들은 힘드는지....

 

우선 지금 바로 리뷰쓰러 들어와서 아직 찾아보지않았는데, 최근 스릴러 작품을 추천함에 있어 이 시리즈를 넣었는지 가물가물하다. 빠졌다면 미안하지만, 차라리 행운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이 시리즈를 읽고나면 솔직히 눈이 너무 높아져서 다른 작품들은 조금 시들해진다. 정말이다.

 

[박쥐, 1997]에선 호주에서의 애보리진에 대한 박해, [레드 브레스트, 2000]에선 유럽의 어두운 역사 나치에 대해 자신의 가문의 치부를 드러내면서까지 대의라는 명분으로 희생당한 이들을 고발했던 작가는, 이번 작품에선 유럽의 집시에 대한 이야기 (p.305~306)를 곁들여놓는다. 이 작가가 오래 갈 것이라 믿은 것은, (번역서 기준이지만 ) 출판되면 600여페이지의 원고를 마음에 들지않아 그냥 'delete'키로 날려버릴 수 있는 뱃짱과 높은 기준을 갖고있었다는 것과 함께, 과거에서 현재를 이어 등장인물과 주변, 범죄사건을 다룰 뿐만 아니라 이들이 살고 있는 사회, 국가, 역사까지도 바라보는 커다란 스케일에 있었다 (물론, 호주와 브라질을 날아다니는 것도 있지만).

 

 

사랑하는 여인 라켈이 아들 올레그의 양육권 재판을 위해 모스크바로 떠난 사이, 해리 홀레는 두가지 커다른 사건을 마주 대한다. 하나는 은행강도사건이자 그로서는 살인사건이라고 받아들인 것, 또 하나는 전 여친 안나의 자살 사건.전자는 강도사건으로 보기에 미심쩍은 정황이 포착되고, 후자 또한 왼손잡이 피해자의 오른손에 권총이 쥐어진채 발견된다.


해리는 파트너 엘렌 옐텐의 사건 (그녀가 왜 살해당한 것인지 + 그녀를 죽인 용의자 스베레 올센을 톰 볼레르 경감이 묻기전 정당방위라며 죽여버린 정황 등)을 좀 더 다뤄보고 싶지만, 강도수사과의 이바르손 밑에서 수사를 진행해야하고 계속 부딪히게 된다. 외모와 수사능력은 반비례한다는 해리의 주장을 여실히 증명하는 미남 이바르손을 떠나, 그를 인정하는 묄레르 경정를  (ㅎㅎ, 묄레르가 해리에 대해서 생각하는 부분, p.83에서...나도 묄레르가 좋아졌어) 통해, 한번 사람의 얼굴을 보면 잊지않는다는 경찰관 집안 출신 베아테 뢴과 독자적인 수사를 할 수 있게 된다.  

 

모든 은행강도 사건뒤의 두뇌라는 라스콜은 죽은 안나를 엄청 사랑하는 삼촌이었고, 안나 사건을 해결해주는 대신 은행강도를 지목해달라는 거래를 통해 해리는 개에게 목을 물리고 브라질가서 제대로 된 썬탠대신 뛰어만 다니는 등 당최 뭘 먹었기에 (^^;;;) 저리도 대단한 에너지를 내는지 궁금할 정도로 사건을 파헤치며, 스스로도 함정의 늪에 한 발을 담구게 된다.

 

사건을 수사함에 있어 남다른 에너지가 분출되는 또다른 인물과 참으로 대조적인 모습이다. 술취해 쓰러지면 가끔 잘생겨 보이는 (흠, 그 목격자 처자 참 눈도 이상하네) 해리보다 더 잘생긴 헐리우드식 영웅, 데이빗 핫셀호프를 닮은 그 인물은 누군가를 공포로 다스려 무력하게 만듦에 경찰일을 택한 것과 달리, 해리는 [박쥐] 등을 통해 스스로 대단한 정의의 사도적 의식은 없다고 고백했음에도, 그가 사는 이 세계 - 애보리진을 박해하고, 나치에 가담하여 집시를 무조건 죽이는 법안을 만들었던 미친 시대 - 를 극복하는, 작지만 무시할 수 없는 힘, 흐름을 상징하는 듯하다.  그 어떤 거창한 대의는 없어도, 주변의 작은 것에서부터 하나씩 바로잡아가는. 알콜중독자라 술을 거부하다가도 괴로워 술먹고, 사랑하는 여인이 없는사이 누군가의 침대에 들어가는 실수를 저지르는 인간이지만, 실수를 인정하지않고 자신에게 도취된 인간보다 조금 더 나은 사람이기에.

 

...다들 삶의 의미만 궁금해할 뿐 아무도 죽음의 의미를 궁금해하지않는다....p.10

 

...남의 불행을 보고 느끼는 쾌감에서 비롯된 엷은  미소와 환희가. 옹졸함, 동선, 사디즘. 복수의 네가지 S. 하지만 하나 더 있었다...p.193

 

공유할 수 없는 것을 향해 경쟁하고, 사랑하면서도 없어지기를 바라는 애증의 감정을 품은 두 형제, 사랑하면서 그 사랑을 얻지못해 증오하는 마음은 ...정의와 복수의 여인 네메시스....로마인들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네메시스를 슬쩍 훔쳐다가 자기들만의 여신을 만들었지..저울은 그대로 두고 채찍대신 칼을 쥐여준 다음, 눈에 안대를 둘러주고 유스티티아라고 불렀어....로마인들은 직접 갚아주는 복수 체제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시작했지. 그래서 개인적 차원이었던 복수를 공적인 업무로 바꿔버렸어. 바로 이 여인이 근대 입천국의 상징이 된더야....맹목적인 정의. 차가운 복수. 우리의 문명은 그녀의 손에 달려있지.......p.591

 

나르시시스트의 분노....도덕성, 삶에 대한 사랑, 사랑, 하지만 미움이 가장 강하죠...p.592~594

 

미움과 사랑은 백지장과 같아 뒤집으면 걷잡을 수 없는, 사랑 이상의 파괴력을 지니지만, 그럼에도 자신의 복수를 바라지않는 아버지의 손짓마냥, 복수를 꿈꾸는 동안 (가장 맛있는 복수가 되기 위에 온도가 식기를 기다리는 동안) 차라리 제대로 된 인생을 갖기를. 샤론 스톤 언니가 일찌기 말했듯, get a life.

 

작가가 의도한건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큰 시간을 가운데 두고 서로 다르지만, 같이 태어나 살았기에 말안해도 아는 형제 간의 애증과 더불어, 복수심을 품은 (이제는 시간이 아닌 생과 사를 사이에 둔) 두 여인이 눈에 띈다. 후자의 한 여인은 아직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것을 보았는지 그 의미를 파악하지는 못하지만, 미움과 복수에 있어 보다 현실적이고 현명한듯 싶다만, 해리 홀레 옆에서 과연 어떻게 진실에 다가갈지, 또 도대체 남의 얼굴 구분하는 능력 이상으로 나쁜놈도 구분하는 능력 또한 키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레드브레스트], [네메시스] 그리고 다음 [데빌스 스타]는 오슬로 3부작으로 불린다는데 - 여하간, 맨앞에 오슬로 지도있어서 너무 좋아 - 다음편엔 드뎌 여기서 실체가 보였던 그 정체가 탄로가 난다니 기대가 크다.

 

그리고, 아참, 작가가 뛰어나고 생각한 두번째 이유는, 아주 솜씨좋게 실마리를 심어놓고 치밀한 트릭을 구사하는 터라, 피과 땀, 총알과 고함이 정신을 뒤흔드는 액션스릴러 안에서도 꽤나 비중있고 균형있게 자리잡아, 맨마지막 장을 닫을때 CSI가 흩어진 총알을 하나도 남김없이 주워 방향과 순서를 재구성하듯 쫀쫀하게 사건을 자세히 한눈에 파악하게 만들어준다. 내용에서 형식까지 더 바랄, 투덜거릴 여지가 없다.

 

 

 p.s : 

 1) 작가가 맨처음 10페이지 쓰는데 엄청 공들였다고 했듯, 다시 읽어보니 거기 다 있었다.  

 

2) 역자후기에 따르면,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해리 홀레 시리즈를 음악에 비유한다면 'Space oddity'라고 했다고.

 

그래도.....지상과의 통신교절까지 가지 않기를. 외로운듯 싶어도 베베르, 에우네, 그리고 묄레르도 있잖아~

 

 

 

3) 

1. 박쥐, 1997 이제껏 당신이 본 해리 홀래의 굳은살과 주름이 배기기 전의 모습 (해리 홀레 시리즈 #1)
2. Cockroaches, 1998
3. 레드브레스트, 2000
해리 홀레, 그 제대로 된 시작 (해리 홀레 시리즈 #3)
4. 네메시스, 2002
5. The devil's star, 2003
6. The redeemer, 2005
7. 스노우맨, 2010
저 눈사람은 왜 집을 보고 있지요 (히히히, 은근 무섭지, 해리홀레 시리즈 #7)
8. 레오파드, 2009 스스로 무너질지언정 당하진 않아 (해리홀레 시리즈#8
9. The phantom, 2011
10. Police,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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