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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모론이 판치는 세상에서 민주주의를 구하라! | 사회 정치 2021-11-18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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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쉽게 믿는 자들의 민주주의

제랄드 브로네르 저/김수진 역
책세상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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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음모론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우리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때로는 그럴듯한 때로는 허무맹랑한 음모론이 판을 치고 있습니다. 심지어 터무니없는 음모론인지, 정당한 의혹 제기인지 경계가 모호할 때도 많습니다.

 

왜 상당수의 국민이 대학교육을 받고 있음에도 음모론은 줄지 않고 있을까요? 음모론은 우리 민주주의를 위기로 몰고 가지 않을까요? 위기를 막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이 질문들의 답을 프랑스 사회학자 제랄드 브로네르가 지은 "쉽게 믿는 자들의 민주주의"를 통해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2009년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 사망하자 곧바로 그가 죽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음모론이 등장했습니다. 그의 죽음을 믿고 싶지 않았던 팬들은 손에 넣을 수 있는 수천 가지 자료를 철저히 분석했습니다. 단편적인 정보들을 집대성해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일관성 있는 음모론 상품을 만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마이클 잭슨이 마지막 TV 출연을 했을 때 건강해 보였으며, 심장마비로 사망할 조짐은 전혀 없었다. 응급 요청이 마이클 잭슨 집이 아니라 3분 거리에 있는 호텔 전화로 접수되었다. 심폐소생술은 원래 딱딱한 바닥에서 해야 하는 것인데, 침대에 눕힌 채로 마이클 잭슨에게 심폐소생술을 했다. 사망 직후 사진을 보면 당시 그의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이는 데 이것은 합성사진 같다.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는 한 남자가 모자로 얼굴을 가리고 추도식과 장례식에 참석했다. 그가 마이클 잭슨 아닐까? 마이클 잭슨을 옮길 때 그는 이미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들것 위에서 무엇인가 움직이는 것 같았다. 

 

마이클 잭슨이 살아 있기를 바라는 팬들은 수없이 많은 마이클 잭슨이 죽지 않았을 것이라는 증거를 찾아냈습니다. 이 증거들은 인터넷을 통해 마치 프랑스 음식 밀푀유 케이크처럼 쌓이고 겹쳐졌습니다. 그리고 인터넷을 통해 엄청난 속도로 퍼져나갔습니다.

 

음모론의 근거 중 일부는 의심스러운 것이고 공식적으로 반박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음모론에 노출된 사람들은 되묻기 시작합니다. 설마 모두 거짓말이겠어? 저 많은 증거 중 하나는 진실일 수 있는 것 아니야? 한 두 개는 우연이어도 저렇게 우연이 많이 겹쳐 있다면 무엇인가 수상한 것 아닐까?

 

911 테러에 CIA가 개입되어 있다던가 아이티 대지진이 아이티에 눈독을 들인 미국이 플라스마 공명 임펄스 발생기를 이용하여 일부러 일으킨 사건이라던가 수없이 많은 음모론이 유통되고 있습니다. 어떤 정치인이 외계인이나 파충류 인간의 하수인이라는 음모론도 세계적으로 흔한 레퍼토리 중 하나입니다.

 

"설마 이런 이야기를 믿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이런 음모론이 100% 거짓이라고 장담할 수 있느냐고 되묻는다면 누구나 머뭇거릴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말이 존재하는 것을 증명할 수 있지만, 유니콘이 존재하지 않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처럼. 우리 모두 "의심은 가지만 반박하기는 어려운" 음모론의 논리에 언제라도 빠져들 수 있습니다.

 

판을 치고 있는 음모론이 혹시 민주주의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닐까요? 저자 제랄드 브로네르는 당연히 그렇다고 말합니다. 민주주의는 대중에게 알 권리, 말할 권리, 결정할 권리를 부여합니다. 음모론에 손쉽게 휘둘리는 사람들이 이러한 권리를 행사하게 되면 자연히 세상은 혼란과 위기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교육 수준이 향상되면 음모론이 자연히 줄어들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라는 실증적 증거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과학 비전공자인 동시에 대학교육을 받은 사람이 음모론에 빠질 확률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파스칼은 지식이 하나의 공이라면 그 표면은 무지와 접촉한다고 했습니다. 공이 커지면, 그러니까 교육을 받아 지식이 많아지면 무지와의 접촉면도 동시에 넓어지게 됩니다. 무지와의 접촉면이 넓어질수록 정보가 부족하다는 불안에 빠지기 쉽고 음모론은 이 불안을 교묘하게 이용하여 사람들의 뇌 속에 자리를 잡는 것입니다.

 

요컨대 제랄드 브로네르는 음모론이 지식의 부족이 아닌 인지의 한계로 인해 발생한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아무리 교육을 받아도 인지적 결함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잘못된 직관을 극복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가진 대표적인 인지적 결함은 확증편향입니다. 우리가 작게라도 어떤 신념을 갖게 되면 이후 우리는 신념을 강화하는 정보는 취하고 신념을 약화시키는 정보는 버리면서 원래의 신념을 키워갑니다. 인터넷 덕분에 클릭질 몇 번이면 나의 신념을 강화할 정보를 얼마든지 얻어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민주주의는 의사소통의 장이 아니라 자기가 챙겨 온 것만 먹고 마는 포트럭 파티( Potluck party)가 되고 있습니다.

 

또 하나,  우리는 깊이 생각하는 것을 싫어하고 쉬운 것, 익숙한 것, 나의 경험과 일치하는 것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 중에도 달이 기우는 것은 지구의 그림자가 달에 비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쉽고 익숙하니까 그런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 안에는 지적 구두쇠 한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수없이 많은 인지적 편향을 우리는 가지고 있습니다. 어쩌면 음모론이 판치는 세상의 책임 중 일부는 우리 스스로에게 있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저자는 음모론에 취약한 사람들로 이루어진 민주주의를 "쉽게 믿는 자들의 민주주의"라고 칭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상황은 생각보다 훨씬 심각합니다. 저자는 우리의 민주주의가 그 내부의 악마와 쉽게 믿는 자들의 민주주의에 무릎을 꿇어 결국 민주주의가 역사로부터 버림받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고백합니다. 인터넷을 통한 정보혁명과 고등교육의 보편화가 결국 음모론을 극복하게 해 줄 것이라던가 음모론은 예전부터 있었으며, 민주주의는 원래 시끄러운 것이라고 말하고 마는 것은 적절한 태도가 아니라는 의견이라고 하겠습니다.

 

저자는 이에 관한 여러 대책을 제시하고 있는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언론과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오늘날 언론인은 쉽게 믿는 자들의 민주주의를 움직이는 중요한 주체가 되었습니다. 저자는 보통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언론인도 정신적 환상과 이념적 프리즘에 쉽게 굴복하여 음모론을 만들고 퍼트린다고 말합니다.

 

2003년 5월 프랑스 TF1 채널 8시 뉴스에 자멜이라는 청년이 출연합니다. 자멜은 당시 툴루즈 시장에게 맹비난을 퍼부으며 자신은 툴루즈 지역 유력 인사들이 벌인 난교파티에 매춘 남성으로 참석했고 그곳에서 유력 인사들은 아동들을 성폭행하고 심지어 살해하기도 했다고 폭로합니다. 그런데 자멜이라는 청년은 자신이 마이클 잭슨의 숨겨진 아들이며 대통령을 비롯한 거물 여러 명에게 강간당했다는 말도 함께 합니다. 그가 허언증 환자일 수 있다는 결정적 증거임에도 TF1 채널은 이 부분을 삭제한 채 방송을 해서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은 것입니다. 사태가 이 지경이 된 원인 중에는 프랑스 방송국들 사이의 과도한 인터뷰 경쟁이 있었습니다. 언론매체 사이의 경쟁은 일정한 수준까지는 정보의 신뢰성을 높이는 데 이바지 하지만지나치게 되면 오히려 정보의 신뢰성을 낮추는 원인이 되는 것입니다. 자칫하면 언론은 터무니없는 음모론이 진실에 가까울 수 있다는 확인 도장을 찍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실수를 저지릅니다. 하지만 실수가 반복되면 그것은 더 이상 실수가 아닌 과오가 됩니다. 언론인도 다른 이들처럼 사람이고, 때로는 실수와 과오를 저지르지만 그들은 우리의 평균보다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언론인에게는 인지적 결함을 일깨우고 바로잡는 교육이 제공될 필요가 있습니다 언론 스스로 음모론에 굴복하지 않으려는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 최근 언론이 비난의 십자포화를 맞고 있지만 저자는 언론을 구태여 비난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다만 민주주의에서 언론인의 역할이 중대한 만큼, 이들에게 다른 사람들보다 아주 조금만 더 기대를 거는 것은 그리 지나친 것이 아닐 것이라는 완곡한 기대를 말합니다.

 

지금까지 음모론 안에서 허우적거리는 우리의 민주주의 그 위험성과 해결 방향을 제시하려 한 프랑스의 사회학자 제랄드 브로네르의 쉽게 믿는 자들의 민주주의를 살펴보았습니다. 프랑스와 미국의 구체적 사례와 다양한 사회 심리학적 연구결과가 소개되어 진지하면서도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최근에 민주주의가 불안하다고 걱정하시는 분들은 한 번 읽어볼 것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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