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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물건을 정리하며 | 일상의 기록 2020-09-20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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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여기 없다.


만날 수도 없을 뿐더러 전화할 수도 없다. 요양병원에 계실 때는 전화를 할 수 있었는데.. 새벽에 전화하실 때 몇 번은 짜증을 냈었는데 미안하다. 그 날을 준비하며 난 다짐 비슷한 걸 했다. 그건 순전히 나를 위한 것이고, 그건 나중에 후회하지 말자는 것, 아니 최대한 후회를 적게 하려고 난 내가 할 수 있는 건 거의 모든 걸 다 하려고 했다. 그 날은 결국 와버렸고 후회와 미련과 미안함을 피할 수 없었다. 사는 게 후회가 없을 수 없겠지만..


사람이라는 게 그렇게 쉽게 그렇게 빨리 사라질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장례절차는 순전히 산 자들을 위한 것이었다. 그런 절차라도 있었기에 산 자들은 온전할 수 있었고 다시 삶에 복귀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한바탕 휘몰아치면서 슬픔과 애도와 그리움도 그렇게 날려버릴 수 있었겠지.


아버지는 사라졌지만 아버지의 물건들은 여전히 남아있다. 난 그것을 일부러 천천히 정리하려고 했다. 주말마다 아버지의 집에 가서 조금씩 정리를 하곤 했다. 그러다 문득 어제와 오늘 몽땅 해치우기로 했다. 그리고 결국 그렇게 했다. 엄청난 일일 거라는 예상과 다르게 그렇게 엄청난 일이 아니었다. 시계, 핸드폰, 지갑, 연락처, 다이어리 같은 것은 서랍에 따로 보관해놨다. 일단 그렇게 했다. 옷과 이불은 거의 다 버렸다. 옛날 필름카메라와 다리미가 있었다. 그리고 그릇과 냄비는 적당히 버렸다. 미리 예정된 일이었던 듯 정리는 술술 진행되었다. 아버지가 남겨주신 손잡이 달린 플라스틱 바구니 두 개가 큰 도움이 됐다. 결국 사람이라는 게 그렇게 쉽게 사라질 수도 있는 것이고 그 사람의 물건 역시 어렵지 않게 사라졌다. 마치 처음부터 없었다는 듯이.


쓸고 닦았다. 그런데 아버지의 흔적은 사라지지 않았다. 달리기를 할 때 문득문득 떠오른다. 아버지의 물건 중에 일부는 여전히 남아있다. 사진과 동영상 역시 있다. 나 역시 언젠가 사라질 것이다. 그 날은 모르지만 (모르는 게 좋겠다) 아버지처럼 누구나 그렇게 허무하게 사라질 수 있다는 게 처음엔 이상했지만 이제는 이상하지 않다. 어떤 존재든 생기고 사라지고 그런 것이다.


내 다짐 비슷한 것과 다르게 슬픔과 후회는 있었다. 삶이라는 게 생각한대로 흘러가는 않으니까. 그게 싫기도 하지만 그게 삶의 매력이다. 거친 파도가 치는 건 피할 수 없어도 내가 준비하고 노력하는 것에 따라서 그 파도는 내게 다른 존재가 된다. 불확실성 그건 피할 수 없다.


드디어 오늘 아버지의 물건을 다 정리했다. 숙제를 다 한 기분이고 내 인생의 한 장이 끝난 기분이다.


-----------

반바지와 나시티를 손빨래하면서 나는 여름과 '안녕'했다. 아버지의 물건을 정리하며 나는 아버지가 계셨던 세상과 '안녕'한다. 이제 아버지가 안계신 세상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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