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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고바야시 서점에 갑니다 | [2022년 My Reviews] 2022-10-07 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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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오늘도 고바야시 서점에 갑니다

가와카미 데쓰야 저/송지현 역
현익출판 | 2022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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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유난히도 서점이 주 배경이 되는 소설들을 참 많이 읽게 되는 것 같다. 그 시대가 전쟁이었던 '런던의 마지막 서점'을 제외하고는 배경도 패턴도 모두 비슷했다. 다만 그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사연만 달랐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질려하지 않고 참 재미있게 읽었다. 그래서인지 이 책도 그 책들과 등장하는 사연만 다를 뿐(아마도 '이번에는 어떤 사연이 등장할까? 하는 호기심) 당연히 유사한 패턴으로 구성되어 있을거라 여기며 읽기 시작했다. 헉! 그런데 다르다. 서점이 배경이기는 하지만, 일부는 실제 존재하고, 일부는 가상인 '논픽션 노벨'이었다. 게다가 또 다른 배경은 출판유통계의 이야기었다. 앞서 읽은 서점이 배경인 소설들 속 서점들은 모두 일명 '독립 서점' 혹은 '(동네)작은 책방'들이었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개인의 서점 오픈 과정이 주인공이 사연을 통해 공개되긴 하지만, 서점임에도 불구하고 출판사나 출판유통사 등의 출판업계 종사자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물론 행사 준비를 위해 가끔씩 등장하긴 하지만 그걸로 끝이었다.) 그런 점에서 다른 소설들과 차별화 되었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고바야시 서점(小林書店)은 실제 오사카 아마가사키에서 1952년에 개점해 올해까지 70년이 넘게 운영되오고 있는 동네 작은 서점이다. 이 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점주 고바야시 유미코(小林由美子)씨는 원래 서점에서 일할 생각은 아니었다고 한다. 그의 아버지는 11명 형제 중 다섯째 였는데, 초등학교 졸업 후 철물점에서 일하다 전쟁이 나며 징집되어 전쟁에 동원됐다 종전 후 친척의 주선으로 결혼하게 되고, 장래를 고민하다 아이들에게 '책방'이라는 환경이 좋지 않겠냐며 선택한 것이 책방이었다고 했다. 마침 친척 중에 책방을 운영하는 분이 있어서 그 곳에서 일하다 독립해서 만든것이 바로 고바야시 서점이었다. 원래는 고등학교 국어 교사가 되고 싶었던 유미코씨는 자신의 성을 딸이 계속 이어갔으면(그러려면 사위가 양자로 와야되는 상황) 해서 그걸 딱히 거스르고 싶지 않았던 유미코는 대학을 포기하고 취직한 유리 제조 업체에서 현재의 남편을 만나 결혼하게 된다. 운좋게 그의 남편은 양자로 들어오게 된다. 우리나라도 그랬지만 당시의 일본도 사내 결혼을 하게 되면 암묵적으로 여자 쪽이 퇴직하는 룰 같은게 있어 유미코씨는 퇴사 후 아버지의 책방을 돕게 되며 자신이 책방과 꽤 잘 맞는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어쨌든 그런 사이에 두 아이도 태어난다.

 

그러다 남편이 지방으로 전근 명령을 받게 되고 한 번 가면 적어도 10년을 돌아오지 못할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렇게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에서 그의 남편은 가족과 함께 살아야 인상의 마지막 날 후화하지 않을 것 같다며 과감하게 회사를 그만두고 유미코와 함께 아버지로 부터 책방을 물려받아 현재까지 운영하게 된다.

 

일단 고바야시 서점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이고, 다음은 이 책의 또 다른 주인공 오모리 리카다. 딱히 책을 좋아하지도 않지만, 일단 취직은 해야 되고, 대기업이면 어디든 상관 없다는 생각에 지원했다 합격한 곳이 출판유통기업이었다. 이 업계에서 1~2위를 다투는 곳 중 하나라 이 곳에서 그저 가늘고 길게 소리없이 지낼 작정인 듯 싶었다. 그런데, 도쿄 태생으로 그곳을 벗어나 본 적 없던 그녀가 갑자기 오사카 지사로 발령을 받게 된다. 그것도 그녀가 가장 기피했던 영업직으로 말이다. 첫 출근 후 연수를 받던 중 어쨌든 보탬이 되어 보자고 무작정 벌인 일이 여러 사람을 곤란하게 만들게 되며 상사로 부터 혼이 나게 되고, 자신도 모르게 마음 속에 담아 두었던 말들을 상사에게 내뱉으며 눈물을 보이고 만다. 자신이 대체 왜 이 회사에 오게된 건지, 왜 오사카에, 왜 영업직을 하게된거냐고. 그 상황에 맞닥뜨려 당황했던 상사가 잠시 자리를 비웠다 나타나더니 리카를 한 서점(그 서점도 리카가 담당하는 서점 중 하나이다.)으로 데리고 가고, 상사는 일부러 핑계를 대며 자리를 비운다. 그 곳이 바로 고바야시 서점이었고, 그렇게 유미코와 리카의 첫 만남이 성사된다.

 

이야기는 그렇게 만나게 된 리카가 70년 넘게 운영되어 온 고바야시 서점의 점주와의 대화를 통해 어엿한 출판 관련 기획자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서점임에도 서점 중앙에 우산이 한 가득한 다소 황당한 이 서점의 사연을 유미코가 리카에게 들려준다. 이 유미코란 실존 인물은 이야기할 때 지칠줄을 모른다. 게다가 이야기는 넋 놓고 들을 정도로 재미있게 한다. 그렇게 한 두 번 시작된 유미코의 생생한 경험들을 리카에게 고민이 생기거나 곤란한 일,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보이지 않는 처방전이 되곤 한다. 자신이 왜 이 곳에 있는지 조차 알지 못했던 리카는 그렇게 한 발 한 발 스스로 움직이며 자신의 일에 진심이 되어 가고, 실행하는 프로젝트마다 줄줄이 성공하며 결국엔 본사에 새로운 부서가 신설되며 제일 먼저 스카웃 되는 영광을 맞게 된다.

 

이 책은 구성 또한 재미있다. 사실 일본의 일부 드라마들이 이 책의 비슷한 경우가 종 종 있다. 이 책이 고바야시 서점이라는 곳을 홍보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은 아니지만, 홍보를 겸한 일부 일드의 경우와 구성이 비슷했다. 실제 홍보를 위한 업체가 주 배경으로 그 회사의 제품을 아예 대놓고 홍보하며 그 속에 새로운 사연을 자연스럽게 버무리는 식이다. 총 9개의 이야기로 구성된 이 책의 경우도 리카가 고바야시 서점에 갈 때마다 유미코가 자신의 서점 운영과 관련된 경험담을 들려주고, 그 이야기를 통해 리카가 아이디어를 얻거나 동기부여를 얻어 일을 해결해 나가는 방식이다. 그래서 과거에 한창 일드를 찾아보며 꽤 특이하다고 생각했던 구성을 소설 속에서도 만나보는구나 싶어서 반갑기도 했던 것 같다.

 

조금 의아했던 것은 고바야시 유미코의 경험담들이었다. 고바야시 서점이 실존하는 서점이고, 고바야시 유미코와 그의 남편 마사히로씨 이 둘은 실존인물 그대로 등장하지만, 나머지는 모두 가상인(다만, 소설 속 등장하는 각 행사들의 아이디어는 실제 동네 서점에서 있었던 행사들을 모티브로 했다고 저자가 밝히고 있다.) 상태라고 사전에 밝혔음에도, 유미코씨의 경험담들이 너무 비현실적일 정도로 그 과정뿐만 아니라 결과까지 너무 긍정적이다보니 이거 대체 어디까지가 픽션이고, 어디까지가 실화인거야 하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마지막 작가의 말을 통해 유미코씨의 경험담들이 모두 실화라는 사실을 알게 되며 좀 많이 놀라기도 했던 것 같다.

 

리카라는 가상의 인물이 성장하는 과정도 좋았지만, 아무래도 실존 인물인 유미코씨에게 더 신경이 갈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구글링을 통해 실제 고바야시 서점의 사진과 유미코씨의 사진 그리고 그녀의 다양한 활동 모습과 글들을 확인하긴 했지만, 그 이상으로 정말 활발하고 긍정적인데다 적극적인 인물이었다. 음.. 이 책을 읽고난 느낌을 정리하자면 어느 작은 마을의 쓰러져가는 상가를 마을 주민이 힘을 합쳐 일으키는 내용을 주제로 한 마음 따뜻해지는 일드 한 편을 본 느낌이다. 늘 가상 속에서만 만나보았던 인물이 실제로도 존재하는 구나 하는 생각 때문에 살짝 이거 진짜 맞아.. 싶으면서도 재미있었던 시간인 것 같다. 최근에 만나는 일본 소설은 내용만큼이나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이나 구성도 많이 눈에 띄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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