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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이지났다.. 농사를얼마나짓는다고이리바쁠까.. 정신챙기고살아야하는데...ㅎ 꽃에취하고일에치여책읽는것도힘들다.ㅎㅎ 봄이깊어간다. 첫달17권.누적2102권.. 178권.2086권.신축년2222권 11월이가고이젠달력도한장남았다. 포도밭의떨어진잎들을주을까책을읽을까아님그냥빈둥거릴까? 깊어지는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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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자를 알고 텍스트 [순자]를 읽는다. | 역사/동양고전 2022-01-11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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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순자

순자 저/신동준 역
인간사랑 | 2021년 1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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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고전을 읽다보면 가끔 현재의 우리에게 가장 영향을 끼치고 있는 사상이 무엇인가 생각해보곤 한다. 춘추전국시대 출현한 제자백가들의 수많은 사상이 나름대로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지만, 우리에게 친숙한 사상이 아니라 우리의 실생활을 좌우하는 사상이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이다. 물론 동서양이 다르고 동양이라 할지라도 각기 전통과 환경이 달랐기에 꼬집어서 말하기 어렵고, 또 시간이 흐르면서 서로 융합되기도 하였지만 그럼에도 지금의 우리 삶을 가장 강력하게 규정하는 것은 유가와 법가의 사상이 아닐까 싶다. 전국시대를 거쳐 중국이 통일된 후 한나라는 독존유술(獨尊儒術)을 천명하며 유학을 유일한 관학으로 선포하였다. 그때부터 중국에서는 외유내법(外儒內法)이 통치의 근간으로 자리 잡았고, 우리 역시 그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였다. 그런 유가와 법가의 저작 중에서도 가장 관심이 가는 책은 [순자]와 [한비자]이다.

 

학교 다닐 때 동양고전을 배운 우리는 흔히 유가하면 ‘공맹(孔孟)의 도’를 떠올린다. 순자는 맹자와 더불어 논의되었지만 공자의 사상이 맹자에게로 이어졌다고 보았기에, 순자는 이단으로 치부되었다. 물론 지금에 와서는 그들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전공자가 아닌 일반인의 머릿속엔 아직까지도 학교에서 배운 지식으로 그들을 평가하고 있지 않나싶다. 다행인 것은 최근 들어 동양고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순자 역시 다양한 관점으로 조명되고 있다는 점 일게다. 그러나 대부분의 [순자]에 관한 해설서들이 막상 순자에 대해서는 간략하게 다루고 순자의 저작으로 알려진 텍스트에 대한 해석에 치우치는 것 같다. 그렇게 볼 때 고전연구가인 신동준 선생이 역한 이 책 [순자]는 기존의 해설서들과 달리 [순자]라는 고전을 읽고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사상가로서의 순자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알려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인물론>·<순학론>·<순자론>의 총3부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1부 <인물론>에서는 순자의 생장과 사상에 대해 쓰고 있다. 전국시대 말기 조나라에서 태어난 걸로 알려진 순자는 생몰연대가 정확하지 않다. 역자는 그러한 순자의 생애를 사마천이 쓴 [사기] <맹자순경열전>을 비롯한 다수의 고서를 인용하여 설명한다. 또한 순자의 사상을 인도(人道)주의·정악(情惡)주의·예치(禮治)주의·왕패(王覇)주의라는 네 가지 측면에서 살펴본다. 전국시대말기 유가가 작은 예절에 구애되어 뭇사람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순자는 공자의 정맥을 잇기 위해 제자백가의 사상을 연구한 다음 유가사상을 새롭게 정리했다. 맹자가 왜곡시킨 공자의 모습을 본래대로 복원시키면서 공자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현실과 이상의 접합을 시도한 것이다. 그래서 대의에 입각한 패도를 인정했고, 맹자가 의(義)를 전면에 내세우며 축소시킨 공자의 인(仁)을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려놓기 위해 예(禮)를 격상시켰다. 즉, 맹자가 자신의 취향에 따라 공자의 치평(治平)학을 수제(修齊)학으로 변질시켰다면 순자는 치평(治平)학으로 출발한 공학(孔學)의 이념을 발전시켰다고 역자는 말한다.

 

2부 <순학론>에서는 순자의 역사적 위상과 동아시아 3국의 순학(荀學)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 순자에 대한 중국 역대왕조의 평가는 공학의 왜곡사와 일치하고 있다고 한다. 공학은 청대말기까지 존숭되었으나 그 이면은 송대에 성리학이 성립된 이래 유가들이 존숭한 것은 공학이 아닌 맹학(孟學)이었다는 것이다. 역자는 한 제국부터 청대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맹자가 주류가 되고 순자가 이단시되었는지를 살펴본다. 또한 순학이 왜곡된 근대중국, 순학이 부재했던 조선시대, 순학을 새롭게 발견한 일본 에도막부 시대를 비교하면서 성리학과 순학의 관계를 통해 당시 유가들이 바라본 순자사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3부 <순자론>은 텍스트로서의 [순자]에 대한 설명으로 편제와 주석으로 이루어져 있다. 현재의 [순자]는 총20권 32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순자 자신이 저술한 것과 제자들의 손으로 옮겨진 것이 뒤섞여 있다고 한다. 전한제국 말기 유향이 [손경신서서록]에 수록된 322편의 중복된 내용을 정리하여 32편으로 편제한 [손경신서]를 펴냈고, 당나라의 양경이 [손경신서]를 새로이 교정하여 주석을 달면서 총32편 20권으로 정리한 [순경자]를 펴냈다. 바로 그 [순경자]가 현존하는 [순자]의 원본이라고 역자는 말한다. 주석론에서는 제1편 권학(勸學)부터 제32편 요문(堯問)에 이르기까지 원전과 해석이 실려 있다.

 

일찍이 신영복 선생은 독서를 저자를 읽고, 텍스트를 읽고, 자신을 읽는 삼독이어야 한다고 했다. 나 역시도 가능한 삼독을 하려고 노력한다. 특히 고전을 읽으면서는 저자를 읽는 것이 텍스트를 이해하는데 커다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다. 그렇게 볼 때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순자]라는 고전을 저술한 순자라는 사상가를 읽을 수 있게 해준다는데 있지 않을까 싶다. 책을 읽으면서 1부와 2부는 정독(精讀)을 한데 비해 3부 주석은 통독(通讀)을 하였다. 다시 시간을 내어 3부 역시 정독을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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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동네책방지기들의 건투를 응원한다. | 에세이/심리/여행 2022-01-11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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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책방뎐

이지선 저
오르골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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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 한때 책방을 해보고 싶다는 꿈을 가진 적이 있다. 아마 읽고 싶은 책 마음껏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었지 싶다. 한 때의 꿈으로 끝나고 말았지만 지금에 이르러서는 오히려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다시금 책방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마음속으로만 이것저것 따져보지만 그리 만만치 않은 일임을 알기에 아직도 생각에 머무르고 있다. 그래서인지 책방에 대한 글이 보이면 우선 읽고 본다. 다른 책과 달리 저자의 마음에 쉽게 감정이입이 되기도 한다. 글을 읽으면서 대리만족을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이 책은 제목에 우선 끌렸다. 책방에 대한 글인지는 알겠는데 왜 '~뎐‘자를 붙였는지 호기심이 들었다. 저자는 책방을 운영하며 다른 사람을 통해 성장해가는 자신의 모습을 이 책에 담았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누군가가 판소리마냥 위로와 공감을 얻었으면 하는 바램에서 제목을 그렇게 붙였다고 한다.

 

고향 전주에서 <잘 익은 언어들>이라는 책방을 운영하는 저자는 처음 책방을 열면서 마주친 많은 사연들, 그렇게 오픈한 책방에서 만난 사람들, 책방을 운영하면서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는 일인출판사나 작가와의 관계를 이야기하고 있다. 시간과 불편을 감수하면서 굳이 동네의 작은 책방에서 책을 사고 주문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는 사람냄새가 물씬 풍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사람과의 만남에 계산을 하게 되었다. 그렇기에 저자가 좌충우돌하면서도 책방지기로써 책을 사러오는 손님과 엮어가는 이야기는 유쾌하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책방 또한 생계를 위한 자영업이라는 점에서 그녀의 고군분투는 절로 응원하게끔 만든다.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책방을 운영한다는 것이 마냥 쉬운 일만은 아님을 느끼게 된다. 온라인 서점의 등장과 함께 오프라인의 대형서점들도 문을 닫게 되었다는 오래전 뉴스를 소환할 것도 없이 동네책방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우리가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더군다나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비대면사회로의 진화는 그런 책방들의 입지를 더욱 좁혀 놓았다. 어쩌면 동네책방을 운영한다는 것은 사서 고생을 하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럼에도 최근에는 자기만의 특색을 가진 동네 책방의 등장은 책방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제고하게끔 만드는 것 같다. 어떤 간절함이 그들로 하여금 동네책방을 열고 운영하게끔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그곳에서 사람 사는 냄새를 맡으며 아직은 살만한 세상임을 느낄 수 있다면 오히려 동네책방만이 가지는 장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

 

책을 읽고 나니 ‘나는 왜 책방을 하고 싶어 할까’라는데 생각이 미친다. 책방을 운영한다는 것이 業이라는 것을 못 본척하고, 어렸을 때 찾던 동네책방의 모습만을 동경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책방에서 일어나는 동네사람들과 인연은 물론 책방운영에 관한 저자의 조언을 읽으면서 ‘꿈은 꿈으로 남는 것이 아름답다’는 말을 다시금 생각해 보기도 한다. 저자를 포함하여 동네책방을 운영하는 많은 책방지기들에게 응원을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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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하반기에 읽은 책... | 책.책..책... 2022-01-02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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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089  왜 지금 동양철학을 만나야 할까?   박병기,강수정 공저/인간사랑 | 2021년 06월

07-02/090  세상이 탐한 보석의 역사   에이자 레이든 저/이가영 역/다른 | 2021년 06

07-03/091  악의 꽃   샤를 보들레르 저/앙리 마티스 그림/더스토리 | 2021년 06월

07-04/092  공포의 집   고병권 저/천년의상상 | 2019년 06월

07-05/093  순자 읽기   김철운 저/세창미디어 | 2021년 06월

07-06/094  다른 사람   강화길 저/한겨레출판 | 2021년 06월

07-07/095  식물학자의 노트   신혜우 저/김영사 | 2021년 04월

           

 

12-01/096  장면들   손석희 저/창비 | 2021년 11월

12-02/097  마음이 마음대로 안될 때   이경애 저/인간사랑 | 2021년 11월

12-03/098  책방뎐   이지선 저/오르골 | 2021년 11월

12-04/099  작별하지 않는다   한강 저/문학동네 | 2021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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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상담이 처음이라면... | 에세이/심리/여행 2021-12-26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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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마음이 마음대로 안될 때

이경애 저
인간사랑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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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상담이라고 하면 우선 궁금한 것이 많다. 심리 상담을 받아본 적은 없지만 때로는 마음속에 담고 있는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내 마음속에 담겨있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얼마나 되는지 막상 생각해보면 떠오르는 게 거의 없는 것 같다가도 어느 땐 너무도 많은 말들을 억누르고 있다는 생각도 들어서다. 그런데 처음 상담을 받으러 가면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생판 처음 보는 사람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놔도 되는 건지 불안감이 스며든다. 그래서 꾹꾹 눌러 마음속에 담아놓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 [마음이 마음대로 안될 때]는 그런 심리 상담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다. ‘상담실 앞을 서성이는 당신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부제마냥 상담을 하게 될 때 느끼는 감정들, 또는 처음 상담을 받을 때 하게 되는 이야기들에 대해 쓴 책이다. 자신의 마음이 아프다고 느낄지라도 막상 상담실 문 앞에 서게 되면 아픈 마음과는 별개로 또 다른 불안이 찾아올 것이다. 심리 상담을 한지 14년차라는 저자는 ‘나의 가을님’이라는 가상의 내담자에게 보내는 편지형식의 글을 통해 상담실을 처음 찾아오는 사람들이 느끼는 여러 감정을 비롯하여, 상담의 과정, 상담의 힘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실 사람이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제대로 알고 있다고 선뜻 말하지 못한다. 그러기에 심리 상담이란 우선은 자기 자신을 알아가고 그 위에 타인을 알아가는 과정이 아닌가 싶다. 책을 읽고 상담과정을 알아가면서 내 마음의 상태를 발견하고 이해하기 위해서 우선 내 마음이 어떤지를 생각해보았다. 최근 들어 부쩍 다운된 마음상태가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내 마음의 기저에 자리하고 있는 감정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그래서인지 저자의 글 중 지금, 여기에 집중해야 한다는 말이 눈에 들어온다. 마음이 현재에 있지 못하고 과거에 있다면 우울해지고, 미래에 있다면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고 한다. 지난 일은 어찌해볼 수 없으니 무력감에 빠지고,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예측하면서 온갖 근심걱정에 휩싸이게 된다는 것이다. 머릿속으로는 알고 있는 말이기에 다른 사람에게는 쉽게 말하면서도, 내 마음에게는 말하지 못하고 살펴보지도 못한 것은 아닌지. 살아오면서 슬럼프에 빠진 적도 많았지만 그때마다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무난하게 이겨낸 것 같다. 그래서 너무 쉽게 생각해 마음을 제대로 돌아보지 못한 것은 아닌지. 저자가 가을님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어가면서 내 마음을 들여다본다.

 

언젠가 심리학 관련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마음을 타인마냥 바라보는 훈련이 필요하다는 말에 꽂힌 적이 있다. 저자 역시 자신의 마음을 가만히 살펴볼 것을 주문하기도 한다. 혼자서도 할 수 있지만 다른 누군가가 필요할 때 상담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알아가고, 상담이 마음을 다독이며 변화시키는 힘이 되는 것을 알려준다.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심리 상담에 대해 가졌던 막연한 회의와 불안을 내려놓는다. 또한 지금의 내 마음이 왜 이리 갈팡질팡하고 있는지 살펴보게 만든다. 나도 잘 모르는 내 마음을 조금 더 바라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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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대한 어젠다 세팅을 말하다. | 사회/정치 2021-12-24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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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장면들

손석희 저
창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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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 앵커를 처음 알게 된 것은 그가 MBC에서 <100분토론>이나 <시선집중>과 같은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였다. 방송사를 불문하고 뉴스에 대한 불신이 깊은 시절이었음에도 그가 진행하는 프로그램들은 가급적 찾아듣거나 보곤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다 그가 MBC를 떠나면서 차츰 기억 밖으로 사라졌고, 느닷없이 종편에 모습을 보였을 때는 여느 사람들과 다름없다는 생각에 씁쓸한 마음이 들기도 했었다. 신문이든 방송이든 관심을 끊고 지내다가 어느 날 우연히 그가 진행하는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보았다. 그가 어떤 말을 했는지는 기억에 없지만 여운은 가슴에 오랫동안 남았다. 그 후로 시간이 되면 뉴스는 차치하고 ‘앵커브리핑’만이라도 보고자 했던 것 같다.

 

이 책 [장면들]은 그가 JTBC로 자리를 옮긴 후 <뉴스룸>에서 다루었던 사건들에 대한 기록과 그가 생각하는 저널리즘에 대한 철학이 담겨있다. 1부 ‘어젠다 키핑은 무엇인가’와 2부 ‘저널리즘은 무엇이어야 하는가’로 구성된 이 책에서 그는 저널리즘의 핵심을 어젠다 키핑이라 말하고 있다. 어젠다 키핑이란 흔히 언론의 기능이라 말하는 의제설정을 넘어서서 그 의제를 꾸준히 지켜내는 것을 뜻한다. 사실 그간의 우리 언론은 의제설정에만 치우치지 않았나 싶다. 물론 그 의제마저도 제대로 된 것인지는 의문이 들지만 말이다. 그래서 어떤 사건이 일어나면 사건의 본질보다는 자신들의 이익에 맡는 곁가지에 신경을 썼고, 그마저도 시간이 지나면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내팽개치곤 했지 싶다. 그러다보니 사건은 오래 지나지 않아 당사자들에게만 한으로 남고, 사람들은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무심해지고, 그걸 보며 비웃고 희희낙락했던 것이 소위 말하는 언론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이 앵커로 <뉴스룸>을 진행하던 시기 실천한 어젠다 키핑에 대해 말하고 있다. 세월호참사 현장을 200일 넘게 지키며 보도를 이어간 것이나 국정농단 사태로 이어진 태블릿PC 보도는 언론이 의제를 설정하고 그 의제를 지켜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외에도 삼성노사전략 자료 보도, 미투운동, 그리고 남북미 대화 국면의 보도를 통해 현장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나 그 과정에서 자세히 알지 못하고 소문으로만 들었던 내용들의 기록은 우리가 지나온 길이 얼마나 험난했는지, 우리는 제대로 걸어왔는지를 성찰해보게 만든다. 또한 저자는 저녁 9시뉴스를 8시부터 100분 동안 진행하는 <뉴스룸>으로 바꾸었다. 그러면서 생겨난 고정코너들인 ‘앵커브리핑’·‘팩트체크’·‘비하인드 뉴스’·‘문화초대석’·‘엔딩곡’과 같은 코너에 대한 이야기는 저자가 생각하는 저널리즘이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저자는 자신이 생각하는 보도원칙으로 4가지를 들고 있다. 팩트·(이해관계 속에서의) 공정·(이데올로기에 있어서의) 균형·품위가 바로 그것으로, 그는 이 원칙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한다. 아마 그래서 <뉴스룸>이 사람들에게서 신뢰를 받게 되었지 않나 싶다. 물론 사람들은 자신이 처한 환경 혹은 생각에 따라 제각기 평가를 한다. 그래서 그를 나와 다르게 평가하는 사람도 있음을 안다. 그렇지만 ‘저널리즘을 위해 운동을 할 수는 있어도, 운동을 위해 저널리즘을 하지 않는다’는 그의 말은 진정성 있게 다가온다. 그래서인지 그가 진행했던 <뉴스룸>은 저널리즘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었다는 생각이 든다.

 

2020년 <뉴스룸>을 떠나면서 뉴스진행을 내려놓고, 2021년 현장으로 돌아왔다는 그. 그가 기록한 지나간 시간의 장면들은 지금의 언론이 진실을 추구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보도를 해왔고 또 하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만든다. 혹 감시견을 가장한 애완견 혹은 경비견은 아니었는지. 누구나를 불문하고 제각기 공정을 말하지만 공허하게 들리는 시대에 ‘종종 멀리 돌아가고 가끔은 멈추거나 뒷걸음질 하더라도 각자의 영역에서 타당한 선택을 해나가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그의 말에 귀 기울이게 되는 것은 그만큼 언론이 제자리를 찾기 바라는 마음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이 책 [장면들]은 지금의 언론이 그렇게 되기를 소망하는 어젠다 세팅이고, 우리는 이제 그 어젠다를 키핑하는 언론을 보고 싶다는 간절함이 아닐런지. 나 역시도 그가 기록한 지난 시절의 장면들을 읽으면서 똑같은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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