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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웰의 글쓰기 목적이 분명해진 작품, [버마 시절] | 소설 2020-08-06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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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버마 시절

조지 오웰 저/박경서 역
열린책들 | 2010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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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조지 오웰과 처음 만난 것은 아주 오래전이다. 그때 읽었던 책은 1930년대 경제공황의 시기 탄광지대 실업문제를 다룬 르포르타주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이었다. 그리고 이어서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1984]와 [동물농장]을 읽고선 오웰을 잊어버렸다. 시간이 지나면서 전에 읽었던 그의 작품들을 다시 읽어보기도 했지만, 그의 다른 작품엔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다 얼마 전 우연하게 [더 저널리스트 : 조지 오웰]을 읽으면서 갑작스레 오웰의 글쓰기에 대한 흥미가 생겼다. 그래서 그의 대표적인 산문들을 뽑아 모은 [코끼리를 쏘다]를 읽었는데, 산문들을 읽을수록 그가 글을 쓰는 목적이나 오웰의 삶의 이력 등이 호기심을 더 자극했다. 그의 전작읽기는 아니래도 몇 편의 작품은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첫 번째로 손에 잡은 것이 오웰의 첫 장편소설이라는 [버마 시절]이다.

 

버마는 미얀마의 옛 이름이다. 예전에 국호가 버마였던 시절 축구경기에서 우리나라의 발목을 잡았던 일이 잦아 미얀마보다는 버마라는 이름이 더 친숙하게 들리기도 하는 나라이다. 오웰은 우리식으로 하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진학을 포기한다. 그리고 그가 선택한 것은 대영제국주의 경찰로 인도에 근무하는 것이었다. 당시 버마는 독립적인 나라가 아니라 인도로 편입된 한 지방의 명칭이었고, 오웰은 버마에서 인도제국주의 경찰로 근무했지만 제국주의의 허구와 억압에 회의를 느끼면서 5년 만에 영국으로 돌아간다. 이 작품은 그가 당시의 경험과 목격한 것을 바탕으로 영국의 식민주의 정책을 비판한 소설이라고 한다.

 

소설은 버마의 ‘카우크타다’라는 읍에서 벌어지는 영국인과 현지인들, 즉 지배자와 피지배자들의 일상의 삶을 통해 제국주의의 허상을 파헤치고 있다. 4000여명의 인구를 가진 상 버마의 주도(州都) 카우크타다에는 유럽인이 일곱 명 거주한다. 그중 3명은 관리이고, 다른 3명은 목재회사의 주재원이며, 나머지 1명은 한 목재회사 주재소장의 부인이다. 즉 7명의 유럽인 중 1명만이 결혼을 했고, 나머지 6명은 모두 미혼인 셈이다. 카우크타다에는 이들을 위한 클럽이 있는데 현지인들에겐 회원자격이 주어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거창한 곳이 아니라, 자신들에게 필요한 공지사항을 게시하거나, 회의를 하거나, 그도 아니면 모여서 술을 마시거나, 잡담을 할 수 있는 공간일 뿐이다. 현지인들은 이들 유럽인들을 ‘푸카 사히브’라 부르는데, 이는 ‘위대한 주인 나리’란 뜻으로 인도의 피식민지 원주민들이 백인 지배자를 높여 부르는 말이기도 하다. 클럽은 인도제국에서 유럽인들이 거주하는 곳이라면 어느 곳에나 있었고, 그곳의 유럽인들을 푸카 사히브로 만들어주는 상징적인 장치이기도 했다.

 

서사의 축은 둘로 이루어져 있다. 하나는 주인공인 플로리와 부모를 잃고 카우크타다에 와서 삼촌 집에 얹혀사는 백인여자 엘리자베스 사이의 이야기이고, 다른 하나는 현지인 의사이자 교도소장인 베라스와미와 하급 치안판사 우포킨이 벌이는 주도권 다툼이다. 플로리와 베라스와미는 지배인과 피지배인의 관계를 떠나 친구인 까닭에 두 이야기는 끊임없이 서로를 간섭하고, 종내에는 서사를 비극적인 종말로 이끈다. 그들이 만날 때면 정치적인 성격의  논쟁이 자주 벌어지지만 논쟁의 모순은 항상 영국인은 반영국적이고, 인도인은 친영국적인데 있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의 모습은 다른 영국인들에게는 불편한 일이기도 했다. 푸카 사히브가 현지인과 친구를 맺는다는 것은 스스로 푸카 사히브의 격을 떨어뜨리는 일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베라스와미는 영국인에 대해 광적일 정도로 존경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다른 영국인들의 생각에 그것은 당연한 일이었고, 그럼에도 그는 현지인일 뿐이었다.

 

스무 살도 안되어 버마에 와 15년가량 지낸 35살의 플로리는 해가 바뀔 때마다 더 외로웠고 더 비참한 심정이 들었다. 철이 들면서 그는 영국인들과 그들의 제국에 대한 진실을 통찰했고, 사고의 중심에 자리 잡은 것은 자신이 소속되어 살고 있는 제국주의에 대한 심한 증오였기 때문이다. 그런 플로리가 엘리자베스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희망을 갖는다. 오갈데없는 엘리자베스를 카우크타다로 불러들인 것은 목재회사 주재소장인 삼촌과 그의 부인인 숙모였다. 할 일이 없어 빈곤에 시달리던 엘리자베스는 희망을 안고 이곳으로 왔다. 엘리자베스는 플로리가 원주민들에 대해 얘기할 때 그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말하고, 버마의 관습과 버마인들의 특성을 찬양하고 있음을 알아차리고 불쾌했지만, 같이 사냥을 하고난 후 그가 청혼하면 승낙하리라 생각한다. 허나 플로리는 소심한 성격 탓에 청혼의 말을 하지 못하고, 엘리자베스는 카우크타다에 처음 파견된 헌병 베랄이 오자 급속하게 그에게로 마음이 기운다. 베랄은 카우크타다에 있는 모든 영국인들을 무시했고, 엘리자베스는 그와 가까워져 매일같이 클럽에서 춤을 추고 승마를 하며 그에게 희망을 걸었다. 허나 어느 날 베랄은 말없이 떠났고 엘리자베스는 다시 플로리에게 다가간다.

 

우포킨과 베라스와미와 싸움은 유럽인 클럽에 한명의 현지인을 뽑는 것을 두고 급박하게 진행된다. 플로리가 다른 영국인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베라스와미를 추천하자, 우포킨은 플로리를 모욕하여 그의 말의 신뢰를 떨어뜨리기로 음모를 꾸민다. 6주마다 한번 거행되는 예배가 교회에서 열리고 모든 영국인과 현지인 신자 몇 명이 참석하여 예배를 보는 도중, 우포킨의 사주를 받은 플로리의 전(前) 정부(情婦)였던 마 홀라 메이가 나타나 플로리에게 사기꾼이라 소리치며 돈을 달라며 난동을 부린다. 서둘러 예배가 끝나고 사람들이 빠져나가자 플로리는 엘리자베스에게 사정을 하지만 그녀는 냉담하게 돌아선다. 그날 집으로 돌아온 플로리는 자신의 삶을 마감한다.

 

오웰은 이 작품에서 우포킨과 베라스와미로 대표되는 현지인 관료들의 수탈이나 부패, 혹은 친영국적인 행태 등 식민지에서 벌어지는 현지인들의 반민족적 행위를 묘사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가 말하고자 했던 것은 현지인들의 친영국적인 행태가 아니라 제국주의 영국의 허구성과 억압성이었다. 그들이 식민지에서 펼치는 제국주의적 통치는 오로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착취였고, 그들 사고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은 현지인에 대한 경멸이었다. 오웰은 버마에서 일어나는 제국주의 통치행태를 목격하고 증오하지만, 그런 정치이데올로기에 맞서 싸우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그곳에서 탈출하지도 못하면서 절망적인 삶을 살아가는 플로리의 비극적인 삶을 통해 고발하고 있다. 어쩌면 작품 속 주인공인 플로리는 오웰 자신을 의미하는지도 모르겠다. 플로리의 절망적인 모습에서 산문 <코끼리를 쏘다>에 나타난 오웰의 모습을 연상했다면 너무 멀리 나아간 것일까?

 

오웰에 대한 호기심에 읽은 작품이지만 읽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아마 그것은 오웰이 추구하고자 했던 정치적 목적의 글쓰기라는 것에 의미를 둔 나머지 자꾸 오독하려 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혹은 지금의 세상 또한 정치적, 경제적으로 제국주의적 행태에서 벗어나지 않기에 자꾸만 소설 속에서 어떤 의미를 찾으려 한 까닭인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읽었던 오웰의 작품 모두가 현재에도 유효한 것처럼 이 작품 역시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구매하면서 오웰의 다른 책 두 권을 더 구입했었다. 둘 중에 어느 것을 먼저 읽을지 행복한 고민에 빠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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