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블로그 | 랜덤블로그 쪽지
(初步)_내가 나를 만나는 곳
http://blog.yes24.com/khoh501
리스트 | RSS
태그 & 테마링 | 방명록
초보
初步, 초보, chobo, 촙ㅗ .. 마음이 답답할때, 여유가 없을때, 책 한권 골라 읽고 리뷰를 핑계삼아 마음을 내보이는 곳.
파워 문화 블로그

PowerCultureBlog with YES24 Since 2010

1기 책

프로필 쪽지 친구추가
3월 스타지수 : 별4,381
댓글알리미 비글 : 사용안함
전체보기
주절..주절..
퍼온글..퍼간글
귀촌일기
리뷰어클럽/댓글이벤트
책.책..책...
나의 리뷰
자연과학
인문
사회/정치
경제/경영
역사/동양고전
소설 /시
에세이/심리/여행
자기계발서
기타
나의 메모
기억에 남는글
태그
첫달17권.누적2102권.. 178권.2086권.신축년2222권 11월이가고이젠달력도한장남았다. 포도밭의떨어진잎들을주을까책을읽을까아님그냥빈둥거릴까? 깊어지는가을 다가오는겨울.. 겨울이손짓한다.한해가깊어간다. 바빴고그래서더욱아쉬운9월이지나간다. 밤과대추가익어가는날.. 고추농사는쫑치고샤인머스켓은익어가고이젠코로나가물러갈시간
2021 / 03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월별보기
최근 댓글
출간된지 좀 된 책인 .. 
지금 푸욱 빠져있는 .. 
초보님. 축하인사가 .. 
정성스러운 리뷰 잘 .. 
같은 책 반가워요~~ .. 
나의 친구
출판사
오늘 215 | 전체 3850854
2007-01-19 개설

전체보기
풀어도 보고 엮어도 보는 삶의 이야기.. | 에세이/심리/여행 2021-01-18 05:29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3663572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섬이 쓰고 바다가 그려주다

함민복 저
시공사 | 2021년 0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함민복 시인은 오래전 그의 산문집 [눈물은 왜 짠가]로 만났다. 그리고 그의 시집을 찾아 읽었던 기억이 있다. 시집에서 동명의 시 [눈물은 왜 짠가]를 읽으면서 가슴이 서늘해지기도 했었다. 그가 어머니를 생각하며 쓴 글들을 읽을라치면 나도 어머니에 대해서 생각했고, 그가 삶을 바라보며 쓴 글과 시를 읽을 때면 나 역시도 내 삶을 바라보곤 했다.

 

언젠가 그가 강화도에 산다는 소식을 듣고는 나도 바다가 바라보이는 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바다하고는 거리가 먼 곳에서 태어나고 자라서인지 몰라도 바닷가에서의 삶이 낭만처럼 생각되어지기도 해서였을 것이다. 허나 삶이란 바라보는 것과 겪는 것이 천양지차라는 걸 아는 지금은, 생각나고 가보고 싶을 때 찾아가 보는 것이 더 좋음을 알고 있다. 낯선 곳에서의 삶이란 세월이 흐르면서 말씨며 삶의 태도며 방식마저도 그곳에 동화되었을 때 비로소 말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바다가 보고 싶을 땐 훌쩍 떠나 이름도 모르는 한적한 바닷가를 서성이다 오기도 한다. 살고 있는 곳이 내륙 한가운데인지라 동쪽, 서쪽, 남쪽 어느 곳을 택해도 두서너 시간 운전을 해야 하는 까닭에 마음처럼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가끔은 찾아가보려 애쓴다. 그래서인지 시인의 산문집 [섬이 쓰고 바다가 그려주다]를 읽으면서도 맨 처음 마음에 들어온 것은 바닷가에서의 삶의 모습이다.

 

‘포구는 섬의 문입니다. 섬의 끝이며 바다의 시작이고 바다의 끝이며 섬의 시작입니다. 뭍에서 포구로 가는 길은 이 길 저 길이 부챗살처럼 모여들고 바다에서 포구로 돌아오는 뱃길은 깔때기처럼 모여집니다. 포구는 뱃사람들이 회사인 바다로 출근하는 길이며 퇴근하는 정문입니다.’(38쪽) 글을 읽는데도 포구면 어느 곳에서나 맡을 수 있는 비릿한 냄새가 풍겨오는 것 같다. 그 냄새에서 삶의 고됨과 기쁨을 읽는다. 머지않아 봄이 되면 내가 살고 있는 이곳에서도 거름냄새가 바람에 실려 올 것이다. 그리고 내가 산과 땅에 기대어 살아가듯 바닷가 사람들 또한 땅과 바다에 기대어 살아가는 것 일게다. 시인의 말처럼 우리가 살아가는 삶이란 포구로 가는 길 혹은 포구로 돌아오는 길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한쪽 길은 평탄하고 희망에 찬 길일수도 있지만 다른 한쪽 길은 고된 역경의 길일 수도 있다는 사실이 더욱 그러하다. 이렇게 시작된 사색이 ‘수면에 누운 달빛이 출렁거리는 소리, 달빛이 우는 소리를 오랫동안 들었습니다. 물결 위에서, 물을 끌어당겼다가 놓았다가 반복하는 달의 힘 위에 올라 앉아, 달의 힘을 느끼며, 달빛을 타며……. 내륙의 한복판 중원 땅에서 태어나 바다 한 가운데까지 오게 된 내 지나온 길들을 낚싯줄처럼 풀어도 보고 그물처럼 엮어도 보았습니다.’(46쪽)라는 구절에 이르러서는 아예 책을 덮는다. 그리고 시인마냥 나 역시도 낚싯줄과 그물 사이를 부지런히 오고 간다. 시인처럼 어렸을 때의 기억이며, 살아온 날들을 풀어도 보고 엮어도 본다. 가슴 아프고 후회스러운 시간들은 마음 한 쪽에 내려놓고 그 자리에 미안함을 얹는다. 뿌듯하고 그리운 시간들도 그 옆에 풀어놓고 고마움을 엮는다. 시인이 길을 잃었을 때마다 이정표 역할을 해주었던 섬이 있었듯, 우리들 모두도 그럼 섬이 있었을 것이다. 그 길을 지나오고 나서 까마득하게 잊어버렸던 섬들을 떠올려 본다. 이래저래 책을 읽으며 시인의 생각에 내 생각을 슬쩍 얹어보는 시간이 길어진다.

 

시인들이 쓴 산문집을 읽으면 시인의 감성을 느끼는 것 같은 마음이 들어 좋다. 특히 함민복 시인의 경우 쓰는 글 모두가 시처럼 읽힌다. 하긴 [눈물은 왜 짠가]를 읽으면서 익히 알았지만 말이다. 시인이 강화도에서 살아가면서 겪는 일상들, 그리고 충청도 시골에서 자란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들이 현실세계를 살아가는 통증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시인은 그 안에서 애틋함을 발견한다. 아마 그래서 시인이 쓰는 글들이 모두 시처럼 읽혔는지도 모르겠다. 날씨가 차갑지만 하늘이 맑다. 오늘 밤에는 달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초저녁 서쪽하늘에 걸릴 초승달을 바라보며 조금이 가까워진 강화도의 물때를 보고 시인은 어떤 생각을 할지 상상해보아야겠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11)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19        
진행중인 이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