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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을 따뜻하게 해주는 글들,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 에세이/심리/여행 2021-01-21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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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박완서 저
세계사 | 2020년 1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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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완서 작가가 우리 곁을 떠난 지 10년이 되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그의 책들을 꾸준히 찾아 읽어서인지 실감이 나지는 않는다. 정갈하고 따뜻한 그의 글들은 읽는데 아무런 부담이 들지 않아서 좋다. 특히 산문이나 짧은 소설들은 더욱 그러했다. 그래서 그의 산문 중 대표작만을 모았다는 이 책도 망설임 없이 선택한 것 같다. 이 책은 1970년부터 2010년까지 작가가 생전에 쓴 660여 편의 에세이 중에서 35편을 추려 엮었다고 한다. 당연히 읽은 글도 포함되었으리라 생각했지만 별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좋은 글은 몇 번을 읽어도 그 감동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서다.

 

처음 산문집의 제목을 보고서 수록된 산문 중에 동명의 글이 있는 줄 알았다. 그래서 목차를 살펴보았지만 보이지 않는다. 다른 산문집들을 꺼내 보아도 마찬가지이다. 왜 책 제목을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라고 했을까 고민하며 책을 읽어나가다 그 구절을 발견했다. <중년 여인의 허기증>이란 글에 나오는 구절이었다. 이 글은 작가가 여성동아에 [나목]이 당선되어 등단하게 된 과정을 쓴 글이다. 습작기를 거쳐 당선작을 낸 것이 아니라 당선작을 낸 후 습작을 열심히 했다는 작가는, 그 후에 쓴 글에서 ‘자랑할 거라곤 지금도 습작기처럼 열심히라는 것밖에 없다. 잡문 하나를 쓰더라도, 허튼소리 안 하길, 정직하길, 조그만 진실이라도,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진실을 말하길, 매질하듯 다짐하며 쓰고 있지만, 열심히라는 것만으로 재능 부족을 은폐하지는 못할 것 같다.’(216쪽)라고 했다. 물론 겸손의 말이 포함된 글이지만 글을 쓰는 자세에 대한 자신의 결심과 의지를 밝힌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러기에 우리가 작가의 글을 읽을 때 편한 마음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 실려 있는 작가의 글 중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글은 <잃어버린 여행가방>이었다. 여행 중 잃어버린 가방을 소재로 쓴 글이지만 내가 지닌 모든 것들에 대해 생각해보게끔 했기 때문이다. 작가는 ‘나에게만 중요했던 것은, 나의 소멸과 동시에 남은 가족들에게 처치 곤란한 짐만 될 것이다. 될 수 있으면 단순 소박하게 사느라 애썼지만 내가 남길 내 인생의 남루한 여행가방을 생각하면 내 자식들의 입장이 되어 골머리가 아파진다.’(247쪽)면서도, 육신이라는 여행가방 안에 들어있는 영혼을 더 걱정한다. 나 역시도 영혼을 걱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 보다는 내가 남기게 될 사물들에 더욱 마음이 쓰인다. 그래서 이것저것 정리도 해보곤 하지만 아직까지는 가지고 있는 것들을 쉽게 버리지 못한다. 다른 사람들 눈에는 하찮게 보일지 몰라도 나에게는 추억과 함께 소중한 시간들이 담겨있기에 그렇겠지만, 조만간 정리를 해야지 생각하면서도 시간만을 흘려보내기 일쑤다. 글을 읽으면서 또 다시 마음먹어보지만 제대로 될지는 모르겠다.

 

작가의 글을 읽으면서 작가의 사람에 대한 믿음이나 이웃에 대한 연민 등이 가슴에 와 닿았다. 그리고 가족을 먼저 보낸데 대한 고통이나 가족사를 얘기하는 글에서는 지난한 세월을 살아온 우리나라 여성들의 삶을 보는 것 같기도 했다. 그러한 고통을 마음속에 간직하고서도 일상의 아름다움과 타인에 대한 따듯함을 잊지 않는 글들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작가는 ‘시간이 나를 치유해준 것이다. 이 나이까지 살아오면서 깨달은 소중한 체험이 있다면 그건 시간이 해결 못할 악운도 재앙도 없다는 것이다.’(252쪽)라고 말하지만, 그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삶의 이야기, 인생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써내려가는 작가의 글을 읽다보면 안타까운 생각이 들 때도 있고, 가슴이 아파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글을 읽으며 따뜻하고 편안한 마음이 드는 것은 작가의 삶이 그것들을 외면하지 않고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지키려 했기 때문일 것이다. ‘올 겨울도 많이 추웠지만 가끔 따스했고, 자주 우울했지만 어쩌다 행복하기도 했다. 올 겨울의 희망은 뭐니 뭐니 해도 역시 봄이고, 봄을 믿을 수 있는 건 여기저기서 달콤하게 속삭이는 봄에의 약속 때문이 아니라 하늘의 섭리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라는 작가의 글을 읽으며 나도 봄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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