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태생이라 채소를 보면 어떤 게 맛있는 품종인지 잘 알아봅니다.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텃밭에다 자식들 먹을 거리를 때때로 수확해서...
조선아욱, 상추, 시금치, 열무, 얼갈이배추, 쑥갓, 오이, 가지...
다른 한 켠엔 도라지, 나무두릅, 달래...
오이나 상추, 취나물 등은 여러 번 따낼수록 맛이 덜하죠.
이 오이는 여러 번 따내지 않은 풋풋함이 있더군요.
은근한 달큰함이 있고요. 무엇보다 억세지 않은 연함.
아마도 난방으로 키웠을 법한데 한봉지에 4개 =3200원. 두봉 구매.
한창철에 비하면 비싸다 여겨지지만 농군님네의 정성으로...
여리여리 날씬한 오이는 한입크기로 썰어 절이는데 다라이 바닥에 깔리더군요.
오이소박이는 부추로 담궈야맛 나서 부추는 1팩만 1700.
엄마가 쪽파를 뽑아 다듬어 놓으셨다고 하길래.
담고 보니 약간 싱거워서 액젓을 넣으면 물 생길 것 같아
새우젓을 가미했더니 비린내가 살짝 나는 걸 제외하곤 굿.
평소 기막히게 민감한 본죽 조카도 여동생도 첫맛에 반해선지 비린내 얘기 1도 없어.
원체 조금이라 모녀가 몇 개씩 집어먹고는 남김.
오늘 제부에게 잘게 잘라서 줬더니 잘 먹더라고.
정통한 소식통이 톡을 했더랬다.
막내남동생이 배달한 줄 알았다가 처형이 시골가서 장봐다 담았고,
새참한 것이라 입맛 좀 다시라 보낸거라니...
연초록에 시선이 가며 입맛을 다시게 되는 맛.
오이 8개를 나누자면
엄마네 2, 우리 4.5, 여동생네 1.5, 아는 언니 우리것에서 2를 덜어줌.
작년 겨울부턴가 치아에 문제가 생겨 동네 치과를 다녀와...
한동안 괜찮더니 얼마전부터 또 신경쓰인다면서도
오이소박이를 남겨주는 그 마음이 이해되면서도 이해불가.
나랑 하루 차이인 막내아들이 수욜 생일인데
혹시라도 다니러오면 한 끼 맛나게 먹이려는 걸 난 안다욧~~~
그나저나 치과를 좀 모시고 가야는데 한동안 휴무도 없을 예정이라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