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한낮의 꿈이 꺼질때 바람과 황혼은
길 저쪽에서 소리없이 오는것이었다
목화꽃 희게 희게 핀 밭고랑에서
삽사리는 종이쪽처럼 암닭을 쫓고있었다
숲이 얄궂게 손을 저어 저녁을 뿌리면
가느디 가는 모기우름이 오양간쪽에서 들리는것이었다
하늘에는 별떼가 은빛 우슴을 얽어놓고
은하는 북으로 북으로 기울어지는것이었다
전경에 한 그루의 나무와 가옥들이 서 있는 정경을 불투명 수채화로 표현한 작품이다. 화려한 색깔들이 쓰여지지는 않았지만 비슷한 톤의 색감들이 풍부하고 다양한 변주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