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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도 널 사랑해! [탈고본] 12 | 죽어도 널 사랑해! [탈고] 2022-05-20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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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유로는 머리 위에 마법 써클이 그려진 채 빛의 속도에 가까울 정도로 빠르게 어느 집까지 끌려갔다.

집 내부까지 이동하자 자신의 몸에 조금의 자유가 주어지는 듯했다.

천정이 높고 넓은 방 안으로 밀려 들어가자 반라 상태의 유향이 눈을 감은 채 세 개의 마법진 중 왼쪽에 있는 마법진 안에 서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 그 어두운 기운이 서린 소녀, 이령이 뒷모습이 보였다.

유로는 자신의 의지와 달리 오른쪽 마법진에 서게 되었다.

 

너였어? 너였다구?”

오빠, 오랜만이야. 정식으로 이렇게 대화할 수 있는 거 말이야.”

니가 그렇게 수이를 죽이려 한 범인이었어?”

오빠 처음부터 그런 건 아니었어. 처음엔 그냥 오빠와 수이를 헤어지게 하려고만 했어.”

그럼 지금 이건 뭐야. 니가 날 죽인 거 아니야?”

오빠 오해하지 마. 난 단 한 번도 오빠를 죽이려 한 적이 없어. 그냥 수이가 사라지길 바랐던 것뿐이야.”

수이를 죽이려다가 날 죽이게 된 거겠지?”

오빠, 만약 내 마법 때문에 오빠가 죽은 거라면. 오빠 혹시 수이에게 오는 모든 흑마술을 오빠가 감당하겠다는 그런 마법을 쓴 거 아니야?”

 

유로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면서도 곰곰히 기억을 되짚어 봤다. 수이가 걸그룹 멤버로 확정됐던 날 자신이 한 기도가 떠올랐다.

하나님! 수이에게 오는 모든 무거운 짐을 제가 감당하게 해주세요. 수이가 앞으로 힘겹지 않고 포근하게 꽃길만 걸을 수 있도록 제가 감당할 수 있는 모든 걸 감당하겠습니다.’

 

맞다. 유로는 그리 기도했었다. 유로는 문득 생각했다. ‘그래, 다행이야!’그 기도가 아니었다면 지금 죽어있는 건 유로 자신이 아니라 수이였을 거란 생각을 하니 차라리 자신이 죽은 것이 너무 다행스러웠다.

 

오빠, 정말 그런 마법을 쓴 거야?”

마법이 아니야. 난 그냥 사랑을 한 거야.”

오빠, 그 사랑이 오빠를 죽인 거야.”

그래도 내가 죽은 게 수이가 죽는 것보단 나아!”

오빠 미쳤어? 어떻게 누군가를 대신해서 죽는 게 나을 수 있어?”

미친 건 너지. 어떻게 사람을 죽이고도 양심의 가책은 커녕 또 죽이려 들 수 있는 거야? 싸이코패스라는 말이 너 같은 애를 두고 생겨난 말인 것 같다.”

양심의 가책은 수이가 느껴야지. 수이 때문에 오빠가 죽은 건데. 그 애만 없었더라면 수이 그 기지배만 없었더라면 오늘 같은 일도 없었을 거야.”

오늘 같은 일? 너 진짜 내 동생은 왜 저렇게 세워둔 건데? 나를 불러오는 주술에 내 동생이라도 필요했던 거야?”

 

유로는 이령의 말도 안 되는 적반하장에 기가 막혔다. ‘양심이라곤 1도 찾아볼 수 없는 그런 애 아니야?’ 그러다 문득 자기 동생인 유향이가 서 있는 모습이 심상치 않아 보여 이령에게 물었다. 하지만 왠지 저 섬찟한 아이에게 뭔가 다른 의도가 있는 것 같아 불안하기도 했다.

 

오빠, 난 오빠를 살려내기로 했어.”

그게 무슨 소리야?”

 

유로는 갑자기 불안감이 엄습해 왔다. ‘저 괴물 같은 아이가 이젠 또 무슨 짓을 하려는 걸까?’

 

나 오빠 없이 살 수 없을 것 같아. 오빠가 다시 살아나야 나도 사는 것 같을 거란 말야.”

그러니까 그게 무슨 소리냐구? 날 살리겠다면서 내 동생은 왜 저렇게 세워뒀냔 말이야?”

나 오빠랑 유향이를 바꾸려고 해?”

뭐라고? 그게 무슨 말이야! 너 설마 내 동생을 죽이면 날 살릴 수 있을 거라고 믿는 거야? 너 정말 미쳤어? 제정신이 아니구나.”

오빠, 이미 한번 유향이 몸속으로 들어가 봤잖아. 그냥 빙의하는 거라고 생각해. 유향이 몸에서 오빠 영혼으로 살아가면 되는 거야.”

! ! 내 동생한테 무슨 짓이라도 해 봐. 내가 가만히 있나. 넌 살인자고 싸이코패스고 연쇄살인범이야.”

오빠, 오빠가 모두 기억하는 게 버겁다면 내가 오빠 기억을 지워줄게. 그리고 더 이상 수이를 괴롭히지도 않을게. 그냥 내 곁에만 있어줘. 영원히!”

 

유로는 영원히 곁에 있어 달라는 말이 이렇게까지 소름 끼치는 말일 거라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었다. 유로는 저 미친 여자아이로부터 어떻게 동생을 구할 수 있을지 궁리했다. 그러면서 발버둥쳤다. 유로의 발이 마법진 밖으로 조금 나왔다.

 

오빠 어떻게 한 거야. 마법진 밖으로 나오려고 하면 위험해. 거기 그대로 있어.”

 

그렇게 말하고는 이령인 가운데의 더 큰 반경의 마법진으로 다가갔다.

 

벨레트, 내가 시킨 대로 모든 준비는 마쳤어? 근데 유로 오빠가 발버둥 치며 벗어나려 해. 이젠 마법을 진행할까?”

 

빈 마법진 앞에서 이령이 그렇게 말하자 마법진 안에서 흑마를 탄 기사 같은 남자가 나타났다.

 

이령, 그런데 문제가 생겼네. 나보다 높은 분께서 이 자리로 오시려고 해.”

아니, 난 소환하지 않을 거야. 소환하지 않는 악마는 나타날 수 없는 거잖아. 너희 멋대로 나온다면 그건 마법이 아니지. 마법은 약속이야. 악마도 약속은 철저히 지키잖아.”

이령, 이건 약속이나 마법의 문제가 아니야. 마왕께선 네가 일깨운 우리 64 마신들에게 이 세계를 정복할 새로운 사명을 주셨어.”

? 그게 무슨 말이야? 마법 소환을 이용해서 이 세계를 장악하겠다는 거야?”

 

그때 가운데 커다란 마법진에서 불길이 사방으로 뻗어나가며 모든 공간이 지옥의 화염이 불타고 있는 공간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마엘이 망토를 휘날리며 나타났다.

 

그 오랜 세월 동안 사악한 인간들은 많이 봐 왔지만, 너처럼 순수한 악일 수 있는 소녀는 몇 세기의 끝마다 드물게 나타날 뿐이었다. 다행히 너를 통해 우리는 다시 지상을 정복하게 될 것이다. 이 세계를 위해 희생되는 것을 영광으로 알아라.”

 

사마엘의 이 말과 함께 이령은 둥그런 구체의 결계에 갇히며 눈을 뜬 채 의식을 잃었다.

유로는 사마엘의 등장과 집이 있던 공간을 넘어 전체 공간들이 차원 중첩되며 지옥의 모습으로 변해가자 놀라 지도령을 불렀다.

 

지도령님. 큰일 났어요.”

오빠, 이젠 어떡해.”

 

잠에서 깨어난 듯한 수이의 목소리가 유로 등 뒤에서 들렸다.

 

너 여긴 어떻게 온 거야? 하필이면 이런 때.”

나도 모르겠어. 잠들었다 깨니까 여기야.”

수이는 지금 영혼이 너와 함께 끌려온 거야. 얘 몸은 마포대교에서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어.”

 

지난번에 봤던 수이의 수호천사 목소리가 들리자 유로는 반갑고 다행스러웠다.

'이젠 무슨 방법이 있을 거야.'

 

이제 어떻게 해야 하죠. 수호천사님?”

나도 몇백 년 산전수전 겪으면서 마녀사냥까지 경험해 봤지만 사마엘은 실제로 처음 봐. 이건 우리 힘으로 어쩔 수 있는 문제가 아니야. 아니지, 넌 너희 소속에서 수호신급이라고 했으니까 감당할 여지가 있을지도 모르겠네.”

 

유로와 유향이 갇힌 마법진 밖은 이미 지옥의 화염들이 가득 채우고 있고 악마들과 마군 부대가 전투태세를 갖추기 시작했다. 그들은 대대적으로 차원의 틈에서 인간 세상으로 이동하려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유로는 다시 한번 다급하게 지도령을 불렀다.

 

지도령님 어디 계세요? 오늘따라 왜 이렇게 굼뜨신 건데요?”

 

그때 수이의 수호천사가 하늘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봐. 수호령군 저기를 봐!”

 

 

 

<다음 회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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