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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저드 베이커리 후기 | 기본 카테고리 2022-07-03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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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위저드 베이커리

구병모 저
창비 | 2022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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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Y 시리즈로 개정되어 나온 책
14년만에 다시 나에게 와준 책

초판이랑 개정판은 얼마나 다를까? 하면서 개정된거 읽고 초판이랑 비교하면서 읽는 재미를 느끼느라 좀 느리게 읽었다.
이 책을 처음만난 당시의 나는 오직 주인공의 시선으로, 주인공 입장만을 생각하면서 읽었다.
내가 처음 이 책을 접하던 나이만큼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작가님의 문장력 만큼이나 나의 내면도 많이 성장했고, 무언가를 바라보는 시각도 넓어졌다.

말에도 아 다르고 어 다른게 있듯이 글도 문장순서를 바꾸면 느낌이 달라진다. 추가된 문장이나 빠진 문장의 재미를 보는 것도 좋았고, 책 속의 캐릭터들도 성장했다는 게 느껴져서 좋았다.
무례하기만 하고 이기적인 진상 손님들은 막무가내긴해도 교양있게 비판하는 구매자가 되었고, 어린 아이에게 무심하게 '얘' 거리던 경찰은 '학생' 이라는 호칭을 칭할 줄 아는 경찰이 되어있었다.

한껏 시니컬한 주인공은 조금은 점잖고 말이 없는 아이가 되어 나타나주었다.
14년의 세월동안 나도, 이 책도 변했는데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하고 싶다가도 머뭇거리게된다.
그럼 너와의 추억은 어디로 가는거야? 우주에서 먼지로 떠돌게 되는걸까?

이 책에는 자신만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나온다. 엄마도, 아버지도, 새가족인 배선생과 무희마저도.
6살때 청량리역에 버려졌던 어린 주인공은 그 날이후 자신을 보살펴주지 않는 엄마가 세상에 존재하든 없든 상관없었다. 있으나 없으나 매한가지였던 엄마였다.
그런 아버지가 자신의 지위를 위해 새엄마를 원했고, 당시 6살인 주인공은 아무 선택권없이 배선생을 만난다.

분명 아버지 말로는 "첫날에 너에게 우유를 주었다고 해서 다음날 물로 바꿀 사람이 아니다, 우리 셋이 쫄쫄 굶더라도 너에게 매일 우유를 줄 사람이다" 라는 말을 하지만 글쎄... 그렇게 믿고싶은 아버지의 바램이 아니었을까?
배선생은 한번 실패한 이혼 경험 때문인지 자신의 새로운 가족이 깨지지 않길 바랐고, 나는 꼭 성대한 결혼식을 치룰거라는 말도 내비쳤다.
주인공의 생각과 달리 이건 배선생의 두번째 결혼만큼은 "완벽"하고 싶다는 생각이 만든거라 생각된다.

배선생의 완벽한 가족과는 거리가 먼 주인공.
말더듬는 것 때문일수도, 자신에게 다가오려는 노력조차 안하는 것일수도 있지만 정확한 이유는 모른다.
어쩌면 애초부터 아들이 맘에 안 들었을수도.

주인공은 어려서부터 엄마에게 버려지고, 역에서 버려진지 일주일만에 찾는 아버지에게 외면당하고, 배선생에겐 경멸당하며 살아왔고, 평생을 저렇게 살아온 주인공은 이런 차가움에 익숙하다.
익숙해진다는 건 참 무섭다.
안 좋은것에 익숙해지면 그 감각에 무뎌져 좋은게 뭔지 모른다.
좋은 것에 익숙해지면 그 좋은 것이 사라지고 나서야 더 잘해줄걸 하는 후회를 하게 된다.

주인공이 겪어보지 못한 따뜻함을 준 빵집 점장과 파랑새를 잊지 않았으면 한다.
그래서 난 Y의 경우보다 N의 경우를 더 좋아한다.
어렸을땐 단순히 '잊는건 너무 슬픈일' 이라는 생각에 N을 선택했다면 지금은 '소중한 추억을 뒤로하고 사는 것'이 마음 아파서다.

Y의 경우라면 묘한 기시감에 사로잡힌 주인공이 아빠의 결혼을 반대하고, 그렇게 아버지는 10년넘게 재혼을 못하지만 작년에 아동성추행이 걸려서 빵에 가게 되지만, 다정하고 따뜻했던 일마저 없어져버린다.

언제나 경멸당하고, 고개 숙인채 다녀왔습니다 라는 말을 겨우 내뱉고는 눈앞에 있는 배선생의 슬리퍼가 사라질때까지 기다려야했던 주인공
주인공의 괜한 오지랖에 화내고 혼낸 점장의 슬리퍼는 한발짝 다가와준다.
"두번 다시 그런일 하지마" 라는 말엔 점장 특유의 다정함이 묻어있다.
점장이 주인공의 어깨에 올려준 손
누군가에겐 사소한 행동이 주인공에겐 큰 따뜻함이 되어 다가왔다.

주인공에게 필요한건 저 작은 온기였다.
그거 하나 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엄마도, 아버지도, 배선생도 할머니도. 그러니 타인인 선생들도 해줄리 만무하다.
주인공에겐 집같은 공간일 빵집

엄마에게 자신의 성폭행 흔적을 발견당한 무희가 성추행한 상대로 지목당한 주인공이 도망친 빵집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는 말이 있는데 주인공에겐 도망친 곳이 낙원이었다.
책의 끝자락에 알게 된 진실에도 배선생은 주인공에게 달려든다. 그건 아마도 배선생의 두려움 때문일거라 생각된다.
이번에도 실패한 결혼을 할 순 없어 하는. 너만 없으면, 차라리 전부 네 일이라고 해 라는 심정이 아니었을까 짐작만 해본다.

그래도 나는 주인공입장에서 N의 경우가 좋다고 본다.
주인공에게 빵이란 6살무렵에 홀린듯 허겁지겁 먹고 전부 토해버린 평생동안 잊지 못할 맛을 지닌 보름달 빵을 생각나게 하는 과거이고, 빵집에서 지내며 현재를 살아가고, 짓궂은 손님이 던져준 카스테라 빵에서 느껴진 아련함이 담긴 미래일테니 나는 N의 경우를 더 좋아한다.

기억에 없지만 눈물이 나고, 기묘한 이끌림을 느끼기만 하는 것보단 그들이 준 다정함과 따뜻함을 기억하고 살아가는 게 좋다고 본다.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 고문영이 쓴 동화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아이가 악마에게 "나에게 불행이 오지 않게 해줘" 악마는 그 소원을 들어주지만 아이는 행복하지 않았다.
"나는 불행하지 않은데 왜 행복하지 않은거야?"라고 묻는 아이에게 악마는 말한다.
"행복은 불행을 겪어본 자만이 가질 수 있는거니까. 너는 불행이 없으니 행복도 가질 수 없어"라고 말한다.

Y의 경우엔 주인공의 불행이란 주인공이 직접적으로 괴롭힘을 당하는 경우는 나오지 않기에 그들을 만나서 따뜻했던 다정함을 느낄 수 없는 것이다.
좋은 추억을 쌓을 수 없다는 것이 주인공의 불행이지

참 역설적이게도 불행속에서 만난 행복과 소중한 다정함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다.
언제나 사람을 성장시키는 건 다정함이다.

#위저드베이커리 #구병모 #창비 #소설Y #위저드베이커리리뷰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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