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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만들고 키운 용에게 잡아먹혀도 책임 안 짐! | 기본 카테고리 2022-06-05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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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퍼 드래곤 레시피

폴 뇌플러,줄리 뇌플러 저/정지현 역
책세상 | 2022년 05월

 

 

 

 

SF 판타지도 동화도 아닌 첨단과학이 동원된 진지한 용 만들기 레시피들이다. 몇 해 전만 해도 흥미롭고 재밌게 읽을 책인데, 이젠 실체화가 가능할 것 같아 묘한 기분으로 두근거리며 그 가능성을 검토하듯 읽게 된다.

 

유전자를 바꾸는 작업은 시작 동물의 초기 성장 단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즉 생식세포와 만능줄기세포 또는 단일 배아에 변화를 주어야 한다는 뜻이다. (...) 배아 상태에서 크리스퍼를 적용하면 나중에 태어날 용의 세포에 그 변화가 나타날 것이다.”

 

물론 애를 써도 과학정보와 기술의 현황을 비교하며 가능성을 내가 확실히 파악할 방법은 없다. 현재 과학과 산업 연구가 필연적으로 모두 그러하듯, ‘용 만드는일에도 역사, 생물학, 화학, 유전공학, 인공뇌과학, 생명공학 등등 통합 지식이 필요하다.

 

예전부터 나는 인류가 을 아주 익숙하고 당연한 동물로 받아들이는 것이 정말 신기했다. 아무도 본 사람이 없으나 인류의 역사와 일상에 깊이 뿌리 내린 용... 어떻게 된 일인지, 어리둥절하면서도 실재하는 동물보다 인기 있는 용의 존재가 재밌기도 했다.

 

 


 

동서양의 용은 모습도 그렇지만 성격도 역할(?)도 많이 다르다. 동양의 용은 어쩐지 허허허~ 웃을 듯이 좀 더 행복한 신적 존재라면, 서양의 용은 대체로 화가 많이 난 존재다. 하긴 영웅이 되려는 인간들은 죄다 용을 통해 그 용기를 증명하려 했으니 화가 날 만도!

 

The Lernaean Hydra. Attic amphorae from the 5th century BC.

 

사령도 중 청룡 노선시대 다보성 소장

 

학교 숙제*에서 시작해서, 진짜 다운 용을 만들고, 무척 현실적인 위기 상황과 주의점도 언급하고, 이젠 아무도 더 이상 고민하지 않나 싶은 생명윤리도 다루는 귀한 책이다. 신나게 웃고 즐기다 차분히 고민하고 사유하는 다채로운 독서 경험을 제공한다.

 

* '용 만들기 프로젝트: 재미 혹은 세계정복을 위해'

 

읽는 중간에 더 이상 따지고 판단할 생각이 사라지고 진짜 용을 만들 수 있겠다 싶게 설득되었다. 태어나 처음으로 나는 용을 만들고 싶은지, 원하는 용의 모습이 구체적으로 있는지, 바라는 것은 무엇인지, 꽤 구체적으로 상상해보았다.

 

- 인간 정보의 크기였으면

- 입에서 불을 뿜어내지 않았으면

- 항온 동물이었으면

- 채식을 했으면

- 지능이 높아 대화가 가능했으면

- 날 수 있었으면

 

 


 

첨단과학이 일상을 숨 가쁘게 변하는 재편하는 시대를 살다보니, 뜻밖에 얼마 되지 않아 반려용 만드는 일이 어떤 방식으로든 가능해지는 것은 아닌가... 여전히 조금은 두렵고도 흥분되는 생각을 꽤 생생하게 해본다. 진지하게 학문적 접근을 통해 상세한 이론적 방법을 들려주는 책을 읽은 덕분이다.

 

! 상품 개발이 아니라 생명을 창조하는 일이라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인간은 다른 생명을 멸종시키는 일을 태연히 하고, 서로가 죽이는 일도 멈출 생각이 없어 보인다. 인간의 취향과 애호에 맞게 만들어 낸 현재의 반려동물이 처한 현실을 생각하면 더욱 세심한 윤리적 가이드와 합당한 법이 필요하다.

 

복제양 돌리가 출현한 당시, 과학계 내부에도 생명윤리에 대한 논쟁이 이어졌다. 눈먼 과학자가 되지 않기 위해 과학을 전공하던 우리들은 인문학적 공부에 대한 당위와 책임도 상당히 받았다. 어떤 노력도 무용하지는 않았겠지만 과학적 호기심과 산업 자본을 완벽하게 설득하기에는 늘 힘이 약했다. 현재, 현실의 바이오 해커들은 짐작보다 많을 지도 모른다.

 

알지 못한 분야의 과학을 공부한 것도 좋았고, 다시 한 번 과학 기술과 윤리를 고민하는 의견을 만난 것도 반가웠다. 가장 좋았던 점은 비약과 상상 대신 차근차근 목표에 접근하고 당면하는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접근이었다.

 

일상도 역사도 이런 식으로 성실하고 솔직하게 학문적 성취에 근거해서 나아가면 이상적일 텐데... 불합리와 비논리와 폭력과 근력이 21세기에도 기세등등한 현실이 아프고 속상하고 수치스럽다. 변명과 포기에 열심인 어른들 말고 다른 상상력과 희망을 가진 노력하는 이들이 이 책을 많이 읽으면 좋겠다.

 

용을 만들어도 되는 것일까? 윤리에 어긋나는 일은 아닐까? 어떤 윤리 문제가 따라올까? 용을 만드는 과정도 위험하기 짝이 없지 않은가? 용을 만드는 데 성공하고 나서는 어떤 위험과 윤리 문제가 나타날 수 있을까? 이 질문과 딜레마를 지금 미리 다루어야 한다. 용을 다 만들고 나서가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말이다. 역사를 보더라도 과학에서 급진적인 변화가 일어난 후에는 윤리적인 문제를 따져 보기에 이미 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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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실하고 간절하게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망설이는 누군가에겐 큰 힘이 될 책 | 기본 카테고리 2021-08-27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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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관련 책을 읽은 적이... 초등생 방과 후 활동에 남녀로 구분되는 축구부가 있다는 것도 우리 집 꼬맹이가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엔 몰랐다. 핑크를 좋아하고 공주라 불러 달라던 꼬맹이는 학교에 입학하고 나자 단짝 친구가 생겼고 함께 축구부 활동을 시작했다.

 

힘들 텐데 빠지는 법도 없고 무척 즐겁게 활동하다 장래 희망도 축구선수가 되기에 이르렀다. 제법 진지하게 한국체육대학교에 입학할 의논을 하기도 한다. 코로나 판데믹으로 활동이 중단되고 학교마저 못 가게 되었지만, 일 년이 넘는 공백에도 불구하고 4학년이 된 지금도 희망사항과 꿈은 변하지 않았다.

 

저자는 인천유나이티드에서 구단 직원으로 일하다, 영국으로 간 워홀에서 토트넘에서 일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현재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K리그를 위해 일하고 있다. 재밌는 내용들 중 하나는 토트넘에서 손흥민 선수 유니폼을 미친 듯이팔았던 이야기이다.

 

그 외에도 어찌나 생생하고 다양한 일화들을 재밌게 써주셨는지 조금씩 읽어야지 했던 것이 앉은 자리에서 떠나지 못하고 결국 한 번에 다 읽어 버렸다. 상황과 심정을 잘 안다고 할 수는 없음에도 이렇게 재밌으니, 축구 덕후들이 읽어 보시면 엄청나게 더 재밌고 경험해보고 싶은 상황들이 아닌가 짐작해본다.

 

만약에 우리집 꼬맹이가 정말 진지하게 축구와 관련된 삶을 살아간다면, 나도 그 여정 동안 축구 덕후가 될 지도 모른다. 그땐 축구와 관련된 건물, 물건들만 봐도 마음이 설렐지도 모른다. 어쩌면 축구 관련된 일이나 활동을 하고 싶을 지도 모른다. 그때 다시 읽으면 이 책은 전혀 다른 느낌의 이야기가 될 테지.

 

에세이지만 단순히 저자의 경험을 기록한 글이 아니다. 축구와 함께 살면서 저자가 고민하고 생각한 것들이 세월과 더불어 잘 숙성되어 저자 특유의 솔직한 화법으로 담긴 책이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잘 알고 그 길을 열심히 신나게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는 일은 참 행복한 일이다. 나도 일단 저지르는유형의 사람은 아니지만, 만약 절실하고 간절하게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망설이는 누군가에겐 큰 힘이 될 책일 것이다. 참 잘 읽었다. 만나서 다행인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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