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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완(素玩) | 빈바구니-퍼담기 2017-08-11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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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완정기(素玩亭記)

                                                                                               燕巖 朴趾源

전주인(全州人) 이서구(李書九)가 책을 쌓아둔 그의 서재에 소완(素玩)이라는 편액을 걸고 나에게 기(記)를 청하였다.

내가 힐문하기를, 무릇 물고기가 물속에서 놀지만 눈에 물이 보이지 않는 것은 왜인가? 보이는 것이 모두 물이라서 물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지. 그런데 지금 이서구(李書九) 자네의 책이 마룻대까지 가득하고 시렁에도 꽉 차서 앞뒤 좌우가 책 아닌 것이 없으니, 물고기가 물에 노는 거나 마찬가지일세. 아무래도 한(漢) 나라 때 학자 동중서(董仲舒)에게서 학문에 전념하는 자세를 본받고, 진(晉) 나라의 유력한 정치가 장화(張華)에게서 기억력을 빌리고, 한 나라 무제(武帝) 때 동방삭(東方朔)에게서 암송하는 능력을 빌린다 해도, 장차 스스로 깨달을 수는 없을 터이니 그래서야 되겠는가? 하자, 이서구(李書九)가 놀라며, 그렇다면 장차 어찌해야겠습니까? 하였다.

내가 말하기를, 자네는 물건 찾는 사람을 보지 못했는가? 앞을 바라보면 뒤를 놓치고, 왼편을 돌아보면 바른편을 빠뜨리게 되지. 왜냐하면 방 한가운데 앉아 있어 제 몸과 물건이 서로 가리고, 제 눈과 공간이 너무 가까운 때문일세. 차라리 제 몸을 방 밖에 두고 들창에 구멍을 내고 엿보는 것이 나으니, 그렇게 하면 오로지 한쪽 눈만으로도 온 방 물건을 다 취해 볼 수 있네. 했더니, 이서구(李書九)가 감사해 하면서, 이는 선생님께서 저를 약(約)으로써 인도하신 것이군요. 하였다. 내가 또 말하기를, 자네가 이미 약(約)의 도(道)를 알았으니, 나는 또 자네에게 눈으로 보지 않고 마음으로 관조하는 법을 가르칠 수 있지 않겠는가.

저 해라는 것은 가장 왕성한 양기(陽氣)일세. 온 누리를 감싸주고 온갖 생물을 길러주며, 습한 곳이라도 볕을 쪼이면 마르게 되고 어두운 곳이라도 빛을 받으면 밝아지네. 그렇지만 해가 나무를 태우거나 쇠를 녹여내지 못하는 것은 왜인가? 광선이 두루 퍼지고 정기(精氣)가 흩어지기 때문일세. 만약 만리를 두루 비추는 빛을 거두어 아주 작은 틈으로 들어갈 정도의 광선이 되도록 모으고 유리구슬로 받아서 그 정광(精光)을 콩알만 한 크기로 만들면, 처음에는 불길이 자라면서 반짝반짝 빛나다가 갑자기 불꽃이 일며 활활 타오르는 것은 왜인가? 광선이 한 군데로 집중되어 흩어지지 않고 정기가 모여서 하나가 된 때문일세. 하니, 이서구(李書九)가 감사해 하면서, 이는 선생님께서 저를 깨달음<悟>으로써 깨우쳐 주신 것이군요. 하였다.

내가 또 말하기를, 무릇 하늘과 땅 사이에 흩어져 있는 것들은 모두가 이 책들의 정기(精氣)이니, 제 눈과 너무 가까운 공간에서 제 몸과 물건이 서로를 가린 채 관찰하고 방 가운데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 본래 아니지. 그러므로 복희씨(伏羲氏)가 문(文)을 관찰할 적에 위로는 하늘을 관찰하고 아래로는 땅을 관찰했다. 고 하였고, 공자(孔子)는 복희씨(伏羲氏)가 문을 관찰한 것을 찬미하고 나서 덧붙여 말하기를, 가만히 있을 때는 그 말<辭>을 완미(玩味)한다. 했으니, 무릇 완미한다는 것은 어찌 눈으로만 보고 살피는 것이겠는가. 입으로 맛보면 그 맛을 알 것이요, 귀로 들으면 그 소리를 알 것이요, 마음으로 이해하면 그 핵심을 터득할 것이다.

지금 자네는 들창에 구멍을 뚫어 오로지 한쪽 눈만으로도 다 보며, 유리구슬로 빛을 받아 마음에 깨달음을 얻었네. 그러나 아무리 그러해도 방의 들창이 비어 있지 않으면 밝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유리알이 투명하게 비어 있지 않으면 정기를 모아들이지 못하지. 무릇 뜻을 분명히 밝히는 방법은 본래 마음을 비우고 외물(外物)을 받아들이며 담담하여 사심이 없는 데 있는 것이니, 이것이 아마도 소완(素玩)하는 방법이 아니겠는가. 하였더니, 이서구(李書九)가 말하기를, 제가 장차 벽에 붙여 두고자 하니 선생님은 그 말씀을 글로 써 주십시오. 하기에, 마침내 그를 위해 써 주었다.

※소완(素玩) : 소(素)는 흰 바탕의 편지나 책을 의미하므로, 이서구는 책들을 완상(玩賞)한다는 뜻으로 이 당호를 지었을 것이다. 또한 소(素)에는 텅 비었다는 뜻도 있으므로, 연암 박지원은 이 뜻을 취하여 허심(虛心)으로 완상하라고 충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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