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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보며) 멍(때리기)의 즐거움 - [날마다 구름 한 점]을 읽고 | 마흔의 서재(수리중) 2021-03-03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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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날마다 구름 한 점

개빈 프레터피니 저/김성훈 역
김영사 | 2021년 0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그저 멍하니 하늘만 올려다 보았거나, 앞으로 제대로 '구멍'을 즐기고 싶은 예비 구름추적자(구름감상협회 비회원)에게 추천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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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름 보며) (때리기)의 즐거움
<날마다 구름 한 점>을 보고 읽고

 


이 리뷰를 구름감상협회의 비회원들에게 바칩니다.

 

 

  산과 이웃하여 고지대에 살고 있습니다. 아이와 놀이터에서 놀다보면 특히, 해질녘에 오가는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꺼내 무언가를 촬영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됩니다. 자연스레 그쪽으로 시선을 돌려보면 노을빛 하늘을 배경으로 구름들이 다채로운 모양을 선보이며 장관을 이루고 있습니다. 자연이 선사하는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있을 때 어디선가 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구름을 한가득 실은 책 한 권이 찾아와 "구름 좋아하세요?"라며 물어옵니다. 바로 <날마다 구름 한 점>입니다. 

  세계에는 저마다의 공통 관심사로 만들어진 수많은 협회가 있습니다. 그 가운데 '푸른하늘주의'의 진부함을 퇴치하기 위해 2005년에 설립되어 현재 120개국 5만 3천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는 곳이 있었으니, 이름하여 '구름감상협회(Cloud Appreciation Society)'입니다. 이 책의 저자인 개빈 프레터피니 회장은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을 추종하는 사람들의 대척점에 서서 '구름추적자'들을 끌고 있습니다. 조선의 추노(推奴)에 빗대어 보자면 이들을 추운(推雲)이라고도 부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날마다 구름 한 점>의 부제인 '구름감상협회로부터의 365장의 하늘(365 Skies from the Cloud Appreciation Society)'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과거와 현재, 그리고 지상에서부터 저 멀리 우주까지 시공간을 초월한 365개의 구름을 다양한 방식으로 감각할 수 있다는 걸 일깨워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이 어딘지 다시 한 번 확인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자신이 하늘 속에서 살고 있음을 우리는 너무 쉽게 잊어버린다. 우린 하늘 아래 사는 것이 아니다. 하늘 속에 살고 있다. 우리의 대기는 하나의 거대한 바다이고, 우리는 그 안에 살고 있다. 이 바다는 액체 상태의 물 대신 기체 상태의 공기로 이루어져 있지만 대서양이이나 태평양과 마찬가지로 엄연한 바다다. 우리는 자신이 땅 위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이것은 우리가 바다 밑바닥에 붙어사는 생물이라는 의미다. 해저생물이 물속에서 살고 있듯이 우리 역시 대기 속에서 살고 있다.(7쪽)

 

  우리가 하늘 속에 살고 있는 게 사실이라면 앞으로 '구름을 걷는 기분'이라는 표현도 차츰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듭니다. 그렇다면 대기 속에서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구름이 이토록 변화무쌍하게 모습을 바꾸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물의 특성을 지녔기 때문입니다. 기체 상태의 물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수증기라 부르는데, 공기가 살짝 따듯해지거나 식기만 하면 눈에 보이지 않던 투명한 기체가 눈에 보이는 물방울이나 반투명 얼음 결정으로 변하면서 다채로운 모습을 보인다고 합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구름을 감상하는 데 도움이 되는 몇 가지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첫 번째는 어떤 구름이 무슨 구름인지 익숙해지기 위해 구름의 유형 지도를 펼쳐보는 것입니다. 학창시절 과학시간에 배웠던 적운, 층운, 권운 등의 용어가 떠오르면서 벌써부터 머리가 아파온다고요? 그럼 두 번째로 '닮은꼴 구름'을 찾아보는 것도 괜찮겠습니다. 

날마다 구름 한 점 #1 - 무언가를 닮은 구름들

날마다 구름 한 점 #2 - 클트(클라우드 트레이닝)의 좋은 예

날마다 구름 한 점 #3 - 그녀의 노래가 내 가슴 속으로 들어왔다

 

  구름은 지금 이순간 혹은 사진 속 하늘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세 번째로 구름은 화가들이 그린 미술작품 속에서도 한 자리를 당당히 차지하고 있다는 걸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혹시 정신질환이 이 화가에게 구름을 추적할 수 있는 또렷한 의식을 일시적으로 불어넣어준 것은 아닐까? 혹시 그는 물결구름, 즉 켈빈-헬름홀츠 파동 구름의 거친 소용돌이를 묘사한 최초의 인물이 아닐까?(44쪽)

 

 

  미국의 사실주의 화가 에드워드 호퍼는 상층운을 사랑했다. 1939년에 그린 <큰 파도>에서 그는 하늘을 제트기류 권운으로 꾸몄다. 이 권운은 구불거리며 지구를 감고 있는 강한 바람의 띠를 보여주고 있다.(56쪽)

 



 

  이 그림처럼 중층 고적운 층에서 구름 조각 사이에 틈이 있을 때는 이들을 틈새고적운이라고 부른다. 19세기 일본의 화가 가쓰시카 호쿠사이가 그린 이 그림은 그의 고전적 시리즈 <후지산의 36경>의 일부다.(111쪽)

 

 

 

  벨기에의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그가 구름추적자였음을 알아차릴 것이다. 하지만 그는 한 가지 유형의 구름만 찾아냈던 것으로 보인다. 바로 적운이다.(346쪽)

 

  이쯤되면 구름은 어떻게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인지도 궁금해집니다. 입자들이 햇빛을 반사하거나 산란시키기 과정에서 물방울이나 얼음 결정의 크기, 형태, 방향이 정확히 들어맞을 때 빛이 꺾이고 분리되면서 온갖 형태의 원호, 테, 점, 띠를 만들어낸다고 합니다. 이를 가르켜 광학현상이라고 부르는데, 네 번째로 구름을 감상하기 위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특히 물방울에 의한 광학효과의 대표적 사례로 무지개를 들 수 있는데, 하늘, 구름 그리고 무지개의 조화가 참 아름답습니다.

 

 

  무지개하고 비슷한데 수평으로 납작한 것을 보았다면 수평무지개를 보았을 가능성이 높다. 이 광학효과는 하늘에 있는 얼음 결정이 작은 프리즘처럼 작용해서 빛을 굴절, 반사시킬 때 생긴다. 그럼 지평선에 평행한, 밝고 납작한 색의 띠가 나타난다.(51쪽)

 

 


  모든 무지개는 완벽한 원의 형태를 이룰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 눈에 반원의 무지개만 보이는 이유는 그 아래쪽 절반이 땅에 가리기 때문이다.(57쪽)

 

  '하늘의 미소'라고 불리기도 하는 천정호는 거꾸로 뒤집은 무지개처럼 보이는 광학효과다. 사실 이것은 일종의 무리 현상이다. 빗방울에 의해 생기는 것이 아니라 구름의 얼음 결정을 통과하면서 햇빛이 굴절되어 만들어지는 현상이라는 말이다.(64쪽)

 

  마지막 구름 감상법은 '구름 보며 사색하기'입니다. 숨 막힐 정도로 뜨거운 사하라 사막 한가운데에서도 고개를 들면 청명한 하늘길을 따라 길동무가 되어주는 구름 한 점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항상 구름이 우리의 머리 위에 떠 있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겠습니다. 어느 해안가에서 고개를 떨군 채 걷다보면 모래사장을 오가는 물결의 수면 위로 어느샌가 구름이 내려앉아 우리를 올려다보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책을 통해 살펴본 구름 감상법으로 인해 자기가 추적한 구름은 뭔가 아쉽다는 느낌이 들어 더욱 장엄하고 이국적인 구름을 볼 수 있는 머나먼 땅을 동경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는 구름추적의 핵심을 놓치는 것이라고 저자는 힘주어 말합니다. 바로 마음가짐에 따라 일상적인 것에서도 얼마든지 이국적인 것을 찾아낼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오직 자신에게만 그 존재를 드러내는 구름을 찾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구름 추적자의 태도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리뷰를 마치며 '구름 사진과 함께하는 과학적인 멍때리기'라는 이 책의 소개 문구를 다시 바라봅니다. 불을 멍하게 바라보며 '불멍'을 즐기는 캠핑족처럼, 어떤 면에서는 과학적이기도 한 구름을 멍하게 바라보며 철학하는 사람들은 이를 '구멍'이라고 부르지 않을까 상상해봅니다. 그동안 기분에 따라 그저 멍하니 하늘만 올려다 보았거나, 앞으로 제대로 '구멍'을 즐기고 싶은 예비 구름추적자(구름감상협회 비회원)에게 <날마다 구름 한 점>을 띄워 보냅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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